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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망나니 때문에 못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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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루도스
작품등록일 :
2021.04.15 18:01
최근연재일 :
2021.05.12 20:0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3,868
추천수 :
115
글자수 :
134,435

작성
21.04.28 23:03
조회
130
추천
4
글자
12쪽

DUMMY

수업이 다 끝난 한가로운 오후.

대부분의 생도들은 동아리 활동을 하거나 훈련실에서 훈련을 하는 등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이지만···.

나는 담임인 한수원과 면담을 하고 있었다.


“백선우.”


“넵.”


언제나 그렇지만 한수원의 포스는 조금 위압적이었다.

무투파답게 덩치도 크고, 근육들 또한 정장으로 가려지지 않을 만큼 울긋불긋 솟은 근육이 그 원인이었다.


“포지션 변경을 했으면 보고를 했어야지. 언제 각성한 거지?”


“어··· 시험 보기 일주일 전 쯤이었습니다.”


“그럼 시간도 충분한데.”


“···죄송합니다. 정신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나는 고개를 숙여 한수원에게 사과했다.

듣기로는 한수원이 F는 면하게끔 다른 교관들을 설득하려 했다고 한다.

결국은 실패했지만.

규정은 규정인지라 어쩔 수가 없었다고 한다.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호의적이다는 설정이 그대로이긴 한가 보네.’


게임에서도 한수원은 어느 정도 비중이 있는 캐릭터였다.

노력으로 3급 헌터가 되고, 아카데미 교관의 자리를 차지한 캐릭터.

그런 만큼, 노력하는 사람을 좋아했다.

내가 빙의하기 전 백선우 같은.

결국 게임에서는 백선우는 퇴학당했지만.


‘근데 솔직히··· 포지션 변경한다고 3단계 감점 때리는 건 심하긴 했다. 진짜.’


솔직히 나도 조금 억울한 면이 없지는 않았다.

이제 막 빙의한지 일주일이 좀 넘어가는데, 아카데미의 사정에 눈이 밝을 리가 없다.

뭐가 감점요인이고 뭐가 플러스 요인인지는 게임으로 밖에 배우질 못했는데··· 알 수 있을 리가 없없었다.

제길.

하소연할 곳도 없고, 미칠 노릇이었다.


“후··· 그래 지나간 건 어쩔 수 없으니까 그렇다치고··· 이제 중간고사가 네 마지막 구명줄이다. 잘 알아둬라. 이번 월례평가에서도 낙제를 받으면 퇴학이다.”


“옙.”


“그리고··· 보급고에서 대여받은 물건에 관한 건데.”


한수원이 탁자에 놓여있는 문서 한 장을 툭툭치며 말했다.

그 문서에는 내 이름과 내가 대여받은 장비들의 목록이 쓰여 있었다.

그리고, 그 장비들의 사진까지.

재밌는 점은 그 장비들 대신 가루 같은 것들이 찍혀 있었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네가 가루로 만든 롱소드 2자루, 단검 6자루는 변상해야 된다.”


바로 보급고에서 대여받은 물건들을 부숴먹은 채로 반납했기 때문.

일단 반납기간이 다가와서 돌려놓기는 해야되는데··· 물건은 이미 부숴먹었고, 어쩔 수 없이 그 흔적들을 모아서 가져갔다.

부숴진 채로 말이다.

검술lv.2가 인챈트된 건 대여를 연장했지만.

그렇게 되어 담임인 한수원에게까지 이야기가 갔고, 교무실로 불려온 것이다.


“아··· 그거요.”


아니 솔직히 어쩔 수가 없었다.

다른 수가 있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때는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달까.


“···아무튼 특별한 이유 없이 망가트렸으니. 그 장비들은 네가 변상해야한다. 그게 아니면 벌점 20점을 받아야되는데··· 어느 쪽을 택할 거냐.”


“아, 그럼 두 번째 걸로···.”


벌점이라고 해봤자 혜택 감소인데··· 어차피 월례평가에서 낙제를 받아서 줄어들 혜택도 없었다.


“참고로 두 번째 걸 선택하면 앞으로 보급품 대여는 못한다. 지금 빌리고 있는 롱소드도 반납해야 된다.”


“첫 번째 걸로 하겠습니다.”


이렇게되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 롱소드가 지금 내 목숨줄이나 다름 없는데.


나는 돈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



“돈을 벌 수단이 뭐 없나···.”


여러모로 돈이 필요했다.

한수원이 말했던대로 부숴먹은 장비값도 물어내야 했고, 앞으로도 인챈트를 하려면 많은 돈이 필요했다.

대여받은 장비도 언젠가는 보급고로 되돌려놓아야 하기 때문에 전용장비도 맞춰놔야하고.


‘이참에 돈 좀 벌어놔야겠는데···.’


어차피 돈은 벌려고 했었다.

영약 같은 것도 사고, 물건들을 구입해서 인챈트하는 데에 쓸 수도 있으니 말이다.

오히려 잘됐다.

금력을 이용해서 강해지는 것이다.


‘그나저나 백선우 애는 돈이 왜 이렇게 없는 거야?’


낙제생이긴 하나 백선우도 아카데미 생도인 만큼 품위유지비 명목으로 매달 수십만 원씩 통장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매달 품위유지비 명목으로 돈이 들어오지만, 월례평가 성적이 좋은 것도 아니어서 그런지 그 금액이 적었다.

품위유지비는 월례평가 등급별로 차등 지급이 되기 때문.

우수한 학생에게는 더 많은 금액을 주는 것이다. 그 밖에도 다양한 혜택이 월례평가의 등급에 따라 차등적으로 적용된다.

생도들의 경쟁심리와 향상심을 자극하려는 목적으로 보이는데··· 난 잘 모르겠다.


나는 녀석의 핸드폰을 통해 통장으로 들어갔다.


-문북스 결제 : <헌터, 노력하면 될 수 있다!> ··· 외 4권 (85,700원)

-헌터몰 : <마력 트레이닝 기구 - 세트1 > (780,000원)

-코팡 : <마력 향상 물약> (990,000원)

-아베이 : <어빌리디카 : 장기간 복용 시 이능각성 확률을 높여주는 알약!> 90일치 (2,129,900원)

.

.

.


“어··· 음.”


결제 내역을 보았다.


“나름 많이 노력했나 보구나.”


결제 내역을 보니 딱히 할 말이 없었다.

제 나름대로 노력을 한 모양이었다.

그런데 어빌리디카는 사기물품인 걸로 알고 있는데.

게임 기준으로 몇 달 뒤쯤에 사실은 약에 별다른 효능이 없는 걸로 발각되어 회사 전체가 날아가는 걸로 알고 있다.


아무튼 나는 남은 잔고를 보았다.


“100만원도 없네.”


875,100원.

애매한 돈이었다.

나는 돈을 벌 수단들을 생각했다.


가장 먼저 주식이 떠올랐다.

이 세계는 지구를 배경으로 한 현대인 만큼 당연하게도 회사들이 있고 주식이 있다.

다만 문제가 있었다.


‘시기도 멀고, 백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어느 세월에 돈을 불리냐.’


바로 시기의 문제였다.

언제 어느 사건이 크게 터진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그게 일어나려면 멀었다.

애초에 돈이 없어서 별로 벌지도 못한다.

이건 아웃.


그 다음은 정보였다.

정보를 이용하는 것이다.

크게 보면 주식도 이것에 포함되긴 하는데 아무튼.

팔아먹는 것과 직접 사용하는 방법이 있었다.


‘좀 더 장기적인 방법이 좋을 것 같은데.’


물론 팔아먹는 것도 좋긴 하지만 지속적으로 돈이 공급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돈은 많이 필요한데 그때마다 계속해서 구하는 건 시간낭비이니 말이다.


“아 맞다. 제조법.”


그때 아까 백선우가 결제했던 어빌리디카라는 약이 떠올렸다.

그래, 약을 만들어서 파는 것이다.

나는 곧바로 발길을 옮겼다.



***



헌터사가에는 ‘제조’라는 시스템이 있다.

장비든, 포션이든, 의약품이든 간에 재료와 제조법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이다.


재밌는 게 하나 있다면, 이 제조를 하기 위해서는 레시피가 필요한데 이게 없어도 제조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료를 외우고, 재료를 넣는 순서와 그 과정을 외워서 그대로 따라하면 되는 것이다.

레시피가 있다면 만드는 과정은 생략되지만 레시피가 없다면 직접 만들어야 된다는 것이다.

나는 당연히 레시피를 구하는 게 귀찮고 돈도 드는 문제로 후자의 방법을 많이 애용했다.

처음에는 쓸 데 없이 현실적이다 싶어서 짜증났지만 지금 이렇게 보니 이처럼 반가울 수가 없었다.


‘마력 향상의 알약··· 그걸 만들면 돈 좀 제대로 만지겠는데.’


일시적으로 마력을 높여주는 알약이 하나 있었다.

시중에서도 파는 도핑용 약과 비슷하지만, 내가 만드려는 건 시중에서 파는 것보다 성능이 1.3배는 좋은 물건이었다.

더 좋은 것들도 있지만 솔직히 그걸 만들면 감당할 수 없을 것 같고 이게 딱 적당한 것 같았다.


물론 내가 만들 수는 없었고 다른 이의 힘을 빌려야됐다.

그리고 그 역할로 적합한 사람이 하나 있었다.


‘예하랑.’


분해와 제조라는 이능을 가지고 있고, 약학에 뛰어난 지식을 가진 캐릭터이다.

얘가 없었다면 약을 만드는 게 아니라 다른 걸 생각했을 정도이다.

그만큼 약학에 관련해서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


나는 그녀가 있는 제약부로 향했다.


‘엄청 구석진 데에 있네.’


적당히 게임 상의 지리를 기억하면서 찾아왔다.

설정 상 1인 동아리인 걸로 기억을 하고 있다.

원래는 안 되지만 예하랑의 사정을 보고 교사 중 한 명이 허가를 해준 걸로 기억을 하고 있다.


-제약부-


나는 문 위에 걸린 패를 확인하고는 그대로 들어갔다.


“실례합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적당히 넓은 공간이 있었다.

공간확장마법이 적용되지 않은 평범한 장소였다.

그곳에는 교복 위에 하얀 가운을 입고 있는 여자애가 하나 있었다.


“···잘못 들어왔으면 나가주세요.”


예하랑이었다.

그녀는 들릴듯 말듯 무척이나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마 소심한 성격 때문일 것이다.


“잘 못 온 건 아니고, 여기에 볼 일이 있어서.”


“···백선우?”


“어.”


볼 일이 있다고 하니까 그제야 얼굴을 보고는 말한다.

같은 반이기도 하고 학기 시작한지도 몇 달이 지난만큼 이름은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


예하랑은 내 이름을 불러놓고는 그대로 몇 초간 계속 침묵하고 있었다.

뭘 말하려고 우물쭈물 하는 게 보이기는 했다.

진짜 소심하네.


“지금 뭐 하고 있었던 거야?”


나는 적당히 화제를 돌렸다.

내가 가리킨 곳에는 가마솥이 하나 있었다.

마치 중세 마녀가 무언가를 만드는 것 같은 현장이었다.

커다란 가마솥에 뭘 넣고 팔팔 끌이고 있었다.


“···약이야. ···이능으로 만드는 거랑 실제로 만드는 거랑 비교실험.”


나는 가마솥으로 다가가서 뭐가 들어가 있는지 하나씩 살폈다.


‘대충 알겠네.’


특징적인 게 많아서 대부분 알아볼 수 있었다.


“블루 슬라임의 핵, 블러드피쉬의 비늘, 마광 버섯, 마력목의 껍질, 마지막으로 아이스 트롤의 피인가?”


눈에 띄는 건 보고 맞혔지만 마지막 것은 추측한 것이다.

이 재료들로 만들 수 있는 약은 한정적이니까.

더군다나 이 재료가 다 들어가는 건 하나 뿐이었다.

포션.

그녀는 상처를 치유하거나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포션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포션 만들고 있었나 보네.”


“어? 어떻게 알았어?”


예하랑은 짐짓 놀란 눈빛으로 되물었다.


“뭐, 그냥 좀 배웠거든. 그렇게 많이 알지는 않는데 어느 정도는 알고 있지.”


“그럼 혹시 상태이상 회복 포션 만드는 것도 알고 있어?”


“조금은.”


“지난 번에 상태이상 회복 포션을 만들려고 했는데 실패해서. 재료는 어둠아귀의 피, 흡혈목의 뿌리, (중략)···를 넣었고, 순서는 마력수와 물을 0.5 : 9.5로 15L가량 부은 다음 하급 빛의 정령의 핵을······ 그렇게 했어.”


“음···.”


나는 잠시 고민을 하며 입을 열었다.

다행히도 뭘 만드려는지 알 것 같았다.


“그건 순서를 좀 바꾸면 좋을 것 같은데. 먼저 흡혈목의 뿌리에 어둠아귀의 피가 스며들게 하는 게 포인트이기 때문에 둘의 과정을 좀 더 가깝게 하고··· 어둠아귀의 피를 저온에서 냉각시킨 다음 넣으면 좀 더 흡혈목에 흡수가 잘 될 거야.”


“진짜? 참고해볼게.”


약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자 예하랑의 태도는 눈에 띄게 바뀌었다.

말도 적고, 목소리도 작았는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까 평범하게 자기 할 말도 하고 의견도 곧잘 내놓는 게 나에 대한 거리감이 조금은 줄어든 것 같았다.

그렇게 적당히 이야기를 나눴을 무렵, 나는 그녀에게 여기에 온 목적을 꺼내놓았다.


“약 하나 같이 만들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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