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현실디펜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연재 주기
xiles
작품등록일 :
2021.04.17 17:12
최근연재일 :
2021.07.02 00:43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873
추천수 :
3
글자수 :
117,979

작성
21.05.30 01:31
조회
11
추천
0
글자
17쪽

Ep.2-천년왕국 크리티아스(8)

DUMMY

“...”


온몸에 들러붙은 핏자국을 최대한 지우며, 나는 자리를 옮겼다.

대신전 방향이었다. 대신전을 경호하고 있던 사제들과 기사들은 내 모습을 보고 놀라는 모양이었다.

누가 보면 쿠데타라도 하러 가는 줄 알겠어. 그렇게 보는 건 너무 억울하다고.


“선지자님...!”

“결계는 복구했습니다.”

“저를 다시 찾아오신 건... 단순히 그 말씀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네요.”

“역시 눈치가 빠르시군요. 아이린 대주교님.”


아이린 대주교도 내 모습을 보고, 눈을 키운채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나 혼자 이 생각을 실행할 수는 없었다. 여기에 온 것은, 대주교를 설득하기 위함이었다.

에드 부단장, 그 미친놈한테 했던 이야기를 나는 천천히 아이린에게 들려주었다. 에드, 레티시아, 달라진 상황까지.


“그 말씀은...”

“이걸 결정하는 건 아이린 대주교의 일입니다.”

“그렇게 말씀은 하시지만, 선지자님은 이미 뜻을 정하셨군요.”

“... 할 말이 없네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크리티아스 최고결정권자로서 선지자님의 계획은 수용할 수 없습니다.”

“그렇습니까...”


내 말을 들은 아이린 대주교는 생각에 잠긴 채로 작전도를 바라봤다.

이건 단순한 도박. 리더가 입에 올릴만한 안건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녀는, 수도 50만 인구를 책임지는 리더였다. 내 방법은 그녀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게 당연하겠지.


“하지만...”

“...?”

“제 본직은 주의 뜻을 따르는 자. 그것이 선지자님의 뜻이라면, 저희는 믿고 따를 뿐입니다.”

“믿고 따른다니... 저는 그리 대단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면 알려주세요. 선지자님. 왜 이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셨습니까?”

“최선은 아닙니다. 하지 않았을 때 후회할 것 같을 뿐이죠.”

“후회...”


내 말이면 믿고 따른다니, 그런 말을 들으면 너무 부담스럽잖아.

그래도 고마웠다. 누군가가 나를 믿고 따르겠다는 생각이, 내 말이 누군가를 움직일 수 있다는 일이.

아이린의 최선이 내 최선이 될 수 있도록, 나는 별다른 말 없이 마음을 그대로 전했다.


“이 시련에 의미가 있기를, 그저 바랄 뿐입니다.”

“그 말은...”

“크리티아스 군과 사제들은 선지자님의 뜻대로 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이걸 설득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해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첫 번째 난관은 넘었다. 이제, 마법진을 조작한다는 일을 어떻게 실행할지였다.


“만일의 일에 대비해서, 저는 대피 준비를 시작할게요. 작전 시간은 그대로인가요?”

“14시간 안에는 마법진에 도달해야 할 테니, 10시간 뒤에 시작해야겠습니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군요. 잠을 잘 여유는 없겠어요.”

“모두를 대피시킬 수 있겠습니까?”

“현실적으로 어렵겠죠. 주께서 모두를 가호하기를 바랄 뿐이에요.”

“그럴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먼저 가장 중요한 문제는 수도에 있는 인원들의 대피였다.

이 삼중 성벽 안에는 수십만 단위의 민간인들이 살고 있었다. 그들을 바다 너머로 대피시키려면, 10시간으론 어림도 없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애초부터 그럴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지만... 실행하는 나도 자신이 없었다.


“...”

“할 말이라도...?”


대피 준비를 위해 목록을 들여다보던 대주교는 갑자기 나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바라보기를 2~3여분. 아무리 내가 철면피라고 해도, 왜 그러는지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왜 이런 격변이 일어났는지 알고 계신가요?”

“갑작스럽네요. 그건 왜...?”

“알고 계시다면, 조금이나마 들어두고 싶습니다. 신께선 무슨 일로 저희에게 시련과, 당신을 내려주시었는지.”

“그건...”

“정말 알고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


그녀는 갑자기 상상도 못한, 가장 아픈 정곡을 찔러왔다.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두 설명하라는 소리였다.

그녀의 눈빛이 내 심장을 도려낼 듯이 나를 추궁했지만, 나는 도저히 입을 뗄 수가 없었다.


“모르겠습니다.”

“... 그런가요.”


내 작은 호기심과, 이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나 자신도 믿고 싶지 않았다. 스마트폰에 적힌 몇자의 글이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을. 도저히, 말할 수 없었다.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밤을 샌 적은 처음이었지만, 정신은 멀쩡했다.

아이린 대주교, 기사단 고위 기사들과 함께 계획을 논의하고 실행하기 바쁜 밤이었다.

내 계획을 전해들은 기사들은 놀라기 바빴지만, 불가능과 가능 사이를 조율하며 한가지 희망을 꽃피웠다.


“선지자님. 선발대 기사 400, 보조 마법사 10명 편성 완료했습니다.”

“... 레티시아 단장은 복귀했습니까?”

“단장님께서는 아직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동안 잠을 청했던 기사단 본부에 이번 작전의 참여자들이 모였다.

기사단 주축인 기사들과, 마법진 지원을 위한 고위 마법사 10인. 수도 방위의 핵심 멤버들이었다.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진 않았다.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이들은 이미 죽음을 각오했다.


“출발하죠.”


그들과 함께, 나는 도시 중앙부를 걸어나갔다.

장엄한 수도는 조용했다. 이미 살아있는 이들은 항구에 집결하거나, 떠났다.

남아있는 것은 방벽 너머를 바라보는 병사들의 한숨과, 이 너머를 넘어가려는 이들의 결의 뿐이었다.


ㅡ끼이이이이...


그렇게 천년을 버티던 수도의 성문은 열렸다.

성문이 열리자마자, 411명의 결사대는 바로 숲으로 향했다.

평시엔 수도의 목재를 공급하는 이 거대한 숲 안에, 거대 마법진에 마력을 공급하는 마력원이 있었다.


“시간입니다.”


인간이 닿지 않은 숲의 기원까지 걸어다는 와중.

나는 문득 스마트폰을 꺼내서 시간을 확인했다. 아이린과 약속한 시간이었다.

그 시간이 되자, 나를 포함한 모든 이들이 하늘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ㅡ위이이이이이잉!


강한 마력원을 추적하기 위해 만든 장치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하늘의 등대가 있다면 그런 모습일까. 수도 성벽으로부터 뻗어나온 빛줄기는 한 장소를 가리키고 있었다.


“저쪽인가...”


빛이 이끄는 곳으로, 주저없이 걸어갔다.

길은 없었고, 위치를 알려주는 것은 빛줄기 뿐이었지만 멈추진 않았다.

그렇게 예상 지점에 다다르고, 빛이 멎어들 무렵. 본대는 나무를 쳐서 잠시 쉬고, 선행 정찰대가 먼저 앞으로 나아갔다.


“...”


그렇게 시간은 사정없이 흘러갔다.

나는 한 바위에 걸터앉아서, 정찰대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았지만...


“선행 정찰대가 올 시간입니다만...”

“무슨 일이 생겼군요.”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일단은...”

“시간이 없습니다. 이미 험난할 거라고 생각했지 않습니까.”

“하지만 마력 원천에 대규모 마법을 쓸 수도 없는 상황이라...”

“그건 직접 보고 판단할 일입니다. 이동합니다.”


선행 정찰대가 오지 않는다는 것은 한가지 의미였다.

살해당했든, 함정에 빠져서 휩쓸렸든, 그들이 향한 곳은 위험하다는 소리였다.

하지만 발걸음을 멈출 수는 없었다. 여기까지 온 이상, 선택할 수 있는 여유조차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렇게 본대는 숲의 그림자로 점점 걸어들어갔다.


“선지자님...”

“...”


그렇게 발걸음을 재촉하던 나는, 정찰대를 마주하고 멈출 수밖에 없었다.

사람이 나무에 걸려있는 꼴을 본 이는, 아마 이 글을 본 사람들 중엔 없었을 것이다. 그 모습은... 길게 늘어진 시체와, 그 위에 몇 가지 눈에 띄는 고문 흔적, 그리고 긴 혀...


“선지자님!”

“네? 네!”

“단순한 몬스터가 아닌 것 같습니다. 놈들은...”

“그건 알고 있습니다!!”

“선지자님...?”

“죄송합니다. 잠시 생각을 하느라...”


나는... 그래. 분명 무서워하고 있었다. 그 모습들에, 압도당했다.

나름 수많은 시체를 마주해버렸지만, 그 시체들은 참혹할지라도 움직이지 않는 존재들이었다.

하지만 저 시체들은 분명히 말하고 있었다. 이 안으로 들어온다면, 분명 죽게 될 것이라고.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경고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시체들은 또 다른 말도 하고 있었다.


“...”


놈들은 분명 위협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경고도 하지 않았겠지.

이 경고가 우리의 규모에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의미라면,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20명 정도의 별동대를 추리세요. 마법사도 함께.”

“양동 작전을 하실 생각이십니까?”

“아니요. 양동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저희가 가려는 진로에 마법들을 퍼부을 겁니다.”

“네? 그러면 공격을 할 수가...”

“착각하면 안됩니다. 저희가 하려는 건 공격이 아니에요.”


죽음이 지척에 다가오면 냉정해진다고 하던가. 나는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숲. 상대방의 홈그라운드. 매복. 순간 베트남전이 떠올랐다. 지독한 정글 게릴라에 미군이 꺼내든 답은 바로 헬리본 작전이었다.

헬리본 작전처럼 재빠르게 후방을 차단할 수는 없겠지만, 우회 기동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순간 내 머리를 스쳤다.


“그 말씀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전면적인 공격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빈틈이 생기면 본대는 우회해서 물러나는 적들을 섬멸할 겁니다.”

“그럼 말씀하신 별동대들은...”

“바로 이곳에서 공격을 하는 것처럼 연출할 겁니다.”


우회 기동이 성공하기 위한 가장 큰 요소는, 정면에 강력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놈들은 숲 안에서 기회를 노리고 있을 터. 그 기회를 꺾을 정도로 강력한 공격을 퍼부어야 비로소 우회 기동이 의미가 있었다.


“... 위험한 임무가 되겠군요.”

“네...”


내 작전을 들은 한 기사는 솔직한 평을 내렸다.

그 말 그대로였다. 별동대로 차출된 인원은 살아남기 힘들테니까.


“일단, 제가 남겠습니다.”


그래서 그 인원을 선별하는 것도... 뭐?


“네?”

“어제, 와이번을 향해 달려가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건...”

“죽을 각오가 되어 있냐고 물으셨었죠.”

“...”

“그때, 선지자님의 뒷모습을 보고 각오했습니다.”


이 기사는... 그 때 함께 몸을 피했었던 기사였었나...!

그때 꼴사납게 뛰어간게 생각보다 그의 머리엔 좋게 남은 모양이었다.

내 뒷모습에 죽음을 각오할 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걸까.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 결의에 더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 이름이 뭡니까?”

“라인홀트.


그저 나는 이름을 물었다. 라인홀트. 좋은 울림이었다.


”라인홀트...”


이 이름을, 다시 부르고 싶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떠날 때까지, 그의 이름을 계속 되뇌었다. 별동대로 자원한 이들의, 언제 사라질지 모를 이름과 함께... 되뇌었다.


“선지자님? 손을 잡으십시오.”

“고맙습니다.”

“우회로가 이리 있을거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물이 흘러서 길을 대충 유추할 수 있었으니까요.”


뒤로 돌아간 본대와 함께, 나는 뛰어가듯 이동했다.

빼곡한 숲속. 예전에 기록된 지도를 참고삼아, 물길을 가로질러갔다.

누군가를 버리지 않겠다고, 에드 부단장을 멍청하다고 말한 것이 어제였는데. 왜 이렇게 되어버린걸까.


ㅡ콰아아아아앙!


ㅡ화르르르르륵!


저 멀리서, 포화와 같은 마법음이 흘러들어왔다.

별동대의 공격이 시작된 모양이었다. 그 곳을 보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저쪽은 시작한 모양입니다.”

“여기서부턴 최대한 몸을 낮춰서 포복할 겁니다.”

“예...? 오는 걸 기다리는 게 아니었습니까?”

“거리가 멀어지면 그만큼 적도 흩어집니다. 최대한 접근할겁니다.”

그럼 갑옷은...?”

“벗으세요.”

“네?”

“노출되면 죽는 겁니다.”


예상 지점을 표시한 나는 물가 주변의 진흙을 온 몸에 발랐다.

은엄폐는 군에서밖에 해본 적이 없었지만, 진짜 위장을 해야하는 상황이 오니 더럽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렇게 갑옷을 벗어던진 기사들과, 긴 로브를 접은 마법사들은 땅에 몸을 맡기고 웅크려서 이동했다. 오리걸음이라고도 하던가.


‘이상한 표식입니다.’

‘마력석을 박아두세요. 여기서 은폐할 겁니다.’


빼곡한 나무, 거친 수풀에 베여가면서 나아가기를 여러 번.

하반신의 근육이 비명을 지르며, 힘이 풀리려고 할 때 표지판과 비슷한 표식이 눈에 들어왔다. 아마도 누군가가 길을 구분하기 위해 박아둔 흔적. 매복 장소가 있다면 바로 이곳이었다.


ㅡ스스스스...


ㅡ스스스...


전투음이 계속 숲 속을 울리던 와중, 수풀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렸다.

주의 깊게 듣지 않으면 그저 바람의 움직임으로 들렸지만, 분명 무언가가 달랐다.


‘옵니다. 마도대 점화 준비.’


ㅡ샤샤샤샤샤샥!


ㅡ스스스스...!


‘점점 늘어납니다...! 시간을 더 끌다간 포위당할 수도...’

‘대기합니다. 대기하세요.’


땅바닥의 흙냄새를 맡으며, 나는 한계까지 기다렸다.

소리는 점점 다가오고, 점점 많아졌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날뛰는 심장소리를 애써 줄이는 것 뿐이었다.

점점 빠르게 뛰는 심장. 점점 빠르게 다가오는 발걸음들. 나는 손짓과 눈짓으로, 그 끝을 조절했다.


ㅡ콰직!


나뭇가지가 부숴지는 소리.

뭔가 의미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게 내 신호였다.


“돌격!!!”


ㅡ콰아아앙!


ㅡ콰앙!


내 고함소리와 함께, 사방에 깔아놓은 마력석이 터져나갔다.

사방에 나무파편이 튀어들고, 그 파편을 엎드려 맞은 기사들은 일어나 뛰쳐나갔다.

허겁지겁 품에 넣어둔 단검을 찾은 나도, 그 파도에 올라타서 아드레날린을 표출했다.


“으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

“개같은 새끼들아!!!”

“커... 커헉!”


죽고 죽이는 것에는 미학이 있을 수 없다.

나를 움직이게 만든 것은, 먼저 죽이지 않으면 죽는다는 두려움이었다.

다른 기사를 상대하고 있는 한 형체를, 나는 단검으로 난도질했다. 피를 토하며, 땅에 쓰러질때까지.


“하아... 하... 하아...”


ㅡ툭!


내가 찌른 형체를 보고 나서야, 나는 단검을 떨어뜨렸다.

피를 흘린채로 쓰러져 있는 건 사람이었다. 몬스터도 아니고, 괴물도 아닌 사람.


“씨발...”


나는 사람을 죽였다.

그러나, 신은 내게 괴로워할 시간도 주지 않았다.


ㅡ카앙!


“역시 단장님의 스승이란 말은 거짓말이었군요.”

“너...?!”

“그런 어줍잖은 움직임으론 몬스터는 물론이고 사람도 죽이지 못할 겁니다.”

“헛소리 집어치우고 어떻게 해봐!”

“안 그래도...”


내 등뒤에서 갑자기 울리는 청명한 검의 공명음.

당황한 내가 뒤를 돌아보자, 거기엔 에드 부단장이 검을 들고 있었다.

그랬었지. 여기서 합류하기로 했었지. 꼴보고 싶진 않았지만, 에드를 보니 마음이 놓였다.


“그러려고 왔습니다.”

“끄아아아아!”


갑자기 난입한 에드를 필두로, 기사들은 사정없이 적을 베어넘겼다.

인간이든, 몬스터든. 거기 있는 생명들은 차례차례 꺼져나갔다. 허름한 옷가지를 입은 그들은, 목숨은 중요치 않다는 듯이 기사들의 검을 피하지 않았다.


“후우... 후... 하아...”

“선지자님!!! 놈들이 흩어지고 있습니다!”

“쫒지 마십시오!”

“하지만 저놈들을 살려뒀다간...”

“지금 할 일에 집중해야합니다. 그리고...”


작전은 성공했지만, 기분은 더없이 찝찝했다.

놈들은 조금의 두려움도, 조금의 주저함도 없었다. 마치, 자기의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게다가... 지능을 가진 개체가 튀어나올거라곤 생각했지만 그들이 인간일 줄은 몰랐다.


“저희는 괴물들을 죽이러 온 겁니다.”

“...”


나는 내가 난도질한 시체를, 가만히 바라보며 말했다.

그들의 눈은, 내가 아는 인간의 눈과 다르지 않았다. 그들은...


“이도교 놈들은 처음 보나 보군요.”

“무슨 소리지?”

“죽어있는 놈들 말입니다. 괴물들의 속삭임에 빠져 변절한 놈들.”

“하지만 이건... 내 머리 속에 없었어...”

“아직도 망상에 사로잡힌 겁니까? 마스터 서?”

“뭐?”

“시작은 당신의 상상으로 시작되었더라도, 이 세계는 이미 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에드는 쓰러진 시체를 발로 차면서, 이교도라는 이야기를 꺼냈다.

아마도 인간이길 포기한 자들. 그런 이들을 부르는 별칭인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런 존재들은, 내 상상 속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은 일그러진 존재. 그 계기가 레티시아의 운명 개변이든, 내가 여기 있는 것이든 분명 이 세계는 변화하고 있었다.


“어떤 방향으로든, 일그러지기 시작한 겁니다.”


내가 손을 쓸 수 없는 방향으로, 계속 어그러지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현실디펜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0 Ep.3-잊었던 기억들(1) 21.07.02 5 0 12쪽
19 Ep.2-천년왕국 크리티아스(End) 21.06.24 8 0 13쪽
18 Ep.2-천년왕국 크리티아스(10) 21.06.08 12 0 14쪽
17 Ep.2-천년왕국 크리티아스(9) 21.06.02 14 0 14쪽
» Ep.2-천년왕국 크리티아스(8) 21.05.30 12 0 17쪽
15 Ep.2-천년왕국 크리티아스(7) 21.05.24 14 0 12쪽
14 Ep.2-천년왕국 크리티아스(6) 21.05.19 21 0 15쪽
13 Ep.2-천년왕국 크리티아스(5) 21.05.15 17 0 12쪽
12 Ep.2-천년왕국 크리티아스(4) 21.05.12 18 0 13쪽
11 Ep.2-천년왕국 크리티아스(3) 21.05.10 23 0 16쪽
10 Ep.2-천년왕국 크리티아스(2) 21.05.10 22 0 12쪽
9 Ep.2-천년왕국 크리티아스(1) 21.05.10 45 0 13쪽
8 Ep.1-웨이브 디펜스(END) 21.05.10 41 0 13쪽
7 Ep.1-웨이브 디펜스(6) 21.04.30 66 0 12쪽
6 Ep.1-웨이브 디펜스(5) 21.04.28 62 0 14쪽
5 Ep.1-웨이브 디펜스(4) 21.04.26 69 0 12쪽
4 Ep.1-웨이브 디펜스(3) 21.04.23 71 0 13쪽
3 Ep.1-웨이브 디펜스(2) 21.04.21 80 0 14쪽
2 Ep.1-웨이브 디펜스(1) +2 21.04.19 116 2 14쪽
1 프롤로그 21.04.17 158 1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xiles'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