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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위한 선택 : 오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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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희망의가위
작품등록일 :
2021.04.20 22:52
최근연재일 :
2021.06.07 14:47
연재수 :
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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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8
추천수 :
52
글자수 :
164,961

작성
21.05.15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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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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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 후회 (2)

DUMMY

[명화] 오빠.


자고 있다가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깨어나 보니 머리맡에 명화가 서 있었다.


뭐야. 이 컴컴한 밤중에 갑자기 무슨 일이지?


하지만, 제대로 의아해할 틈도 없이 굉장한 위화감이 온몸을 감쌌다.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신체가 어딘가에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는 것 같았다.


손가락이나 발가락 정도는 움직일 수 있었지만, 팔, 다리 같은 큰 부위는 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다.


숨 쉬는 데는 아무 문제 없는 걸 보니 남들이 말하는 가위에 눌린다거나 한 것 같진 않은데 왜 이런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민호] 뭐야, 이거! 어떻게 된 거야?


[명화] 눈을 떴어?


[민호] 그래. 그런데 내 몸이 좀 이상해!


어? 그런데 명화가 왜 말을 할 수 있는 거지?


설마 갑자기 기적이 일어나서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건 말도 안 되고. 그렇다고 꿈이라기엔 너무 생생한데?


[명화] 움직일 수 없지?


[민호] 그래. 왜 이런지 모르겠지만···일단 불부터 좀 켜봐.


방 안은 지독하게 어두워서 명화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조차 보이지 않았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상황 파악이 되질 않았다.


다만, 불길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명화] 오빠.


명화의 목소리는 평소와는 달리 우울함과 쓸쓸함이 가득 담겨 있어서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켰다.


[민호] 왜, 왜 그래?


[명화] 왜 나를 버린 거야?


소름이 확 끼쳤다.


무슨 일인지 짐작이 되었기 때문에.


설마 이 애···.


[명화] 내가 그렇게 귀찮았어?


[민호] 너 설마···지인이를 만난 거니?


명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어둠 속에서 그녀의 실루엣이 살짝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고개를 끄덕인 것 같았다.


분명했다.


원래 세상에서 명화가 깨어났고. 지인이가 이 애를 이 세상으로 보낸 것이다.


왜지? 왜 그런 짓을 한 거지?


지인이와 명화가 전부터 서로 알고 있었을 리는 없으니, 알지도 못하는 명화를 일부러 찾아갔다는 말이 된다.


지인이는 별 이유도 없는데 모르는 사람을 만나러 가고 먼저 말을 거는 애가 아니다.


그만큼 분명한 목표가 있었기에 찾았다는 말이다.


[민호] 그, 그래. 깨어났구나. 다행이다.


짐작할 수 없는 지인이의 의도.


이 한밤중에 나를 찾아온 명화.


움직일 수 없는 신체.


하나하나가 불안하기만 했다.


이제 나를 이렇게 만든 게 누구인지도 명백하다.


[명화] 다행이라고?


[명화] 정말 그렇게 생각해?


명화의 목소리에서는 감정이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았다.


지금으로서는 최대한 자극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민호] 으, 응. 깨어나지 못하는 줄 알았으니까.


[명화] 그래? 깨어나지 않길 바랐던 건 아니고?


[민호] 내가 왜 그러겠어? 그럴 리가 없잖아?


[명화] 오빠는 날 버렸잖아.


[명화] 내가 의식을 되찾기도 전에 여기로 도망쳐버렸잖아?


크흑.


대답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그제야 내가 한 일에 대한 심각성을 깨달을 수 있었다.


[민호] 미, 미안. 그게 아니라···.


[명화] 지인 언니에게 설명을 듣고도 믿을 수가 없었어.


[명화] 오빠가 나를 두고 떠날 리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명화] 그런데 그게 아니었던 거야.


[명화] 오빠는 좀 더 좋은 동생이 필요했던 거지?


[명화] 만약 정상인 내가 있다면 지금 이 세상에 있는 나도 버릴 거지?


[민호] 아니···그게 아니라.


입이 바짝바짝 마르는 것 같았다.


대답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명화의 목소리가 점점 어두워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좋지 않아. 이 상황 정말 좋지 않다.


애초에 나를 꼼짝도 할 수 없게 만들어놨다는 것부터 그렇다.


그냥 적당히 끝낼 거라면 이렇게까지 하진 않았을 테니까.


[민호] 명화야. 일단 불을 켜지 않을래?


[민호] 그리고 나도 움직일 수 있게 해줘. 제대로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자.


[명화] 나는···오빠의 얼굴을 볼 수가 없어.


[명화] 미안해. 오빠가 아는 이 세상의 내가 아니거든.


이런 멍청한! 이런 바보 같은 소리나 지껄이다니! 그새 잊어버린 거냐.


가만. 명화의 원래 성격이 대체 어땠었지?


그 시절로부터 불과 반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모든 게 생소하게만 느껴졌다.


[명화] 실망했어? 보지 못하는 동생이라?


[민호] 아냐. 그런 게 아니야.


[명화] 그렇겠지. 그러니까 나를 버렸겠지.


명화에겐 내 말이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귀엽고 여리다고만 생각했던 동생이 무섭게 느껴진 건 처음이었다.


[민호] 알았어. 오빠가 잘못했어.


[민호] 그땐 내가 어떻게 됐던 것 같아. 아니. 어떻게 됐어.


[민호] 나 다시 돌아갈게.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너한테 잘할 테니까.


나는 필사적으로 명화에게 호소했으나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명화] 오빠. 이미 늦었어. 그런 걸로는 안 돼.


[민호] 그럼, 어떻게 했으면 좋겠니? 네가 원하는 대로 다 해줄게.


다급하고 무섭기도 했지만, 그건 적당히 이 자리를 넘기려고 말한 게 아닌 내 진심이었다.


[명화] 다행이네. 오빠. 이제라도 내 마음을 알아준 것 같아서.


[민호] 명화야···.


명화도 조금은 기뻐하는 것 같았다.


그래. 내가 잘못 생각했던 거야.


명화가 제일 힘든 시기에 곁에 있어줘야 했던 게 당연한 건데 그 애 곁을 떠나 도망쳐 있었으니.


내가 명화 입장이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보니 명화가 이러는 것도 당연했다.


[명화] 오빠. 나랑 함께 가줘.


[민호] 그래. 당연하지.


[민호] 돌아가면 네가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일, 먹고 싶은 것. 다 함께 해줄게.


[명화] 아냐. 그런 게 아니야.


[명화] 나와 함께 저세상으로 가자.


뭐, 뭐라고!? 지금 뭐라고 한 거야?


창문을 통해 희미하게 들어온 달빛에 비춰 명화의 손에서 무언가 반짝인 게 보였다.


저것은 마치···금속이 빛을 받아 반사한 것 같이 보였다.


[민호] 자, 잠깐만. 손에 들고 있는 게 뭐야?


[명화] 이거?


명화는 느긋하게, 천천히 대답했다.


[명화] 걱정하지 마. 금방 끝날 거야.


[민호] 너 지금 무슨 생각하고 있어!?


젠장! 묶여 있을 때부터 불안하긴 했지만, 나를 죽일 생각이었던 거야!


[민호] 진정해. 지금 혹시 이상한 생각 하는 건 아니지?


[명화] 무슨 소리야? 나와 함께 가주겠다고 했잖아?


[명화] 아니면 결국 거짓말이었어?


[민호] 거짓말은 아니지만, 죽는다고는 안 했어!


[민호] 알고 있어? 죽으면 모든 게 끝이라고!


[명화] 영원히 함께 있을 수 있어.


이 애 지금 진심으로 저런 헛소리를 늘어놓는 건가!?


이건 분명히 지인이가 꾸민 짓이야!


이 개 같은 년이 명화에게 이상한 세뇌를 한 게 분명해!


내가 아는 명화는 이런 애가 아니었어!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명화가 원래 어떤 아이였는지에 대해 점점 자신이 없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민호] 명화야. 차분하게 이야기해보자! 날이 밝으면 밥이라도 같이 먹으면서 이야기해 보자고.


[명화] 밥 같은 건 저 세상에서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잖아?


그렇게 말하며 명화는 칼을 쥔 손을 서서히 들어 올린다.


이러다가 정말로 죽을 거야!


나는 온 힘을 다해 몸을 비틀었지만, 침대에 못으로 고정이라도 시켜놨는지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민호] 멈춰! 제발 이성을 좀 찾아!


[민호] 넌 지인이한테 속고 있는 거라고!


소리높여 외쳤지만, 그 애는 이런 상황쯤은 모두 예상했다는 듯 완전하게 무반응이었다.


[명화] 소리쳐도 소용없어.


[명화] 들을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뭐라고?


사실, 큰 소리를 냈던 건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도 있었다.


명화를 자극하지 않고 부모님께 이 상황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명화도 눈치챘던 건가.


아니, 그것보다 들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게 무슨 말이지?


설마, 이 녀석. 부모님까지···.


소름이 끼쳤다.


믿을 수가 없어. 어째서 이렇게 된 거지?


이런 애가 아니었는데.


남에게 상처를 주는 방법조차 몰랐던 아이였는데.


···나 때문인가?


모두 다 나 때문인가?


내가 그렇게 도망쳐버렸기 때문에 그만큼 상처를 받았던 거니?


자신을 잃어버릴 정도로 커다란 충격을 받았던 거니?


젠장. 내가 정말 어리석었다.


내가, 다른 사람도 아닌 내가 명화를 이렇게 만든 거야.


[민호] 미안해. 정말 미안해.


그제야 진심으로 사과했다.


상황을 어떻게든 넘기기 위해서가 아닌 내 진심이었다.


[민호] 나만 생각했었어.


[민호] 분명히 그땐 내가 어떻게 됐었어.


[민호] 앞으로는 너를 위해서 살게.


[민호] 네가 하자는 대로 뭐든지, 해달라는 대로 뭐든지 하고 싶어.


[민호] 그 정도로 나를 용서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아니. 용서하지 않아도 괜찮아.


[민호] 그게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니까.


명화에게선 잠시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어두워서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저 기다릴 뿐이었다.


[명화] 늦었어. 오빠.


잠시 후에 꺼낸 말은 그것이었고, 나는 절망과 공포가 온몸을 관통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명화] 이미 너무 늦어버렸단 말이야.


명화의 슬픈 목소리를 듣고서야 나는 깨달았다.


명화도 모를 리가 없어.


저 세상에서 다시 만나 함께 지내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걸 모를 리가 없다.


그렇지만, 그렇게 믿고 싶었고 믿어야만 했던 거야.


그만큼 몰려 있었던 거지.


[명화] 나 있지. 다음에 다시 태어난다면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평범하게 태어나고 싶어.


[민호] 명화야···.


울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명화가.


명화는, 우리는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명화] 외롭지 않을 거야. 금방 따라갈 테니까.


나는 더 이상 어떤 말도 소용없다는 것을 느꼈다.


자업자득이라는 말로 끝내기엔 너무나도 비참한 결말이다.


다시 한 번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명화] 안녕, 오빠.




End 1.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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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 죄와 벌 (10) 21.06.02 9 1 7쪽
42 4. 죄와 벌 (9) 21.05.31 11 1 7쪽
41 4. 죄와 벌 (8) 21.05.30 7 1 8쪽
40 4. 죄와 벌 (7) 21.05.29 8 1 8쪽
39 4. 죄와 벌 (6) 21.05.28 7 1 7쪽
38 4. 죄와 벌 (5) 21.05.28 9 1 9쪽
37 4. 죄와 벌 (4) 21.05.26 8 1 7쪽
36 4. 죄와 벌 (3) 21.05.25 10 1 8쪽
35 4. 죄와 벌 (2) 21.05.24 7 1 8쪽
34 4. 죄와 벌 (1) 21.05.23 8 1 8쪽
33 3. 명화가 눈을 뜨면 (3) 21.05.22 11 1 7쪽
32 3. 명화가 눈을 뜨면 (2) 21.05.21 11 1 7쪽
31 3. 명화가 눈을 뜨면 (1) 21.05.20 14 1 7쪽
30 2. 너와 함께라면 (4) 21.05.19 12 1 10쪽
29 2. 너와 함께라면 (3) 21.05.18 9 1 10쪽
28 2. 너와 함께라면 (2) 21.05.17 10 1 8쪽
27 2. 너와 함께라면 (1) 21.05.16 19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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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회 21.05.11 15 1 8쪽
21 21회 21.05.10 14 1 8쪽
20 20회 21.05.09 15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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