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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위한 선택 : 오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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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희망의가위
작품등록일 :
2021.04.20 22:52
최근연재일 :
2021.06.07 14:47
연재수 :
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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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0
추천수 :
52
글자수 :
164,961

작성
21.05.1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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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 너와 함께라면 (3)

DUMMY

그 이후 우리는 같이 다니는 일이 전보다 더 많아졌다.


일주일에 두 번은 함께 명화의 병문안을 갔고 오는 길에 간단하게 간식이라도 사먹을 때도 있었다.


같이 다니는 일이 많아졌던 건 은영이에게 신세 졌던 게 고마워서 더 어울리게 된 점도 있었지만, 다른 이유가 더 컸다.


불안.


시간이 지나도 불안은 줄어들지 않고 더 커져만 갔다.


그래서 공범인 우리는 서로 같이 다니며 서로 품고 있는 불안을 상쇄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 은영이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나는 그랬다는 것이다.


그날 이후로 매일 신문과 뉴스를 챙겨본다.


최대한 검색을 자제하곤 있지만, 이틀에 한 번 정도는 인터넷 검색도 해 본다.


경찰이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 사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궁금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결과를 이야기하자면 종이 신문과 TV뉴스에선 화재 이야기를 찾을 수 없었고, 인터넷에서도 그때 이후로는 기사가 올라오질 않고 있었다.


단순히 새로운 정보가 없기 때문에 기사로 나오지 않는 건지, 아니면 비공개로 수사를 진행 중인지, 유족의 반대로 실리지 않는 건지, 그 정도 사건으로는 더 이상 기사화되기 어려운 건지. 가능성이 너무나도 많이 있어 정확한 이유는 알 수가 없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불안한 마음으로 지내야 할까?


[은영] 왜?


그 이후로 은영이를 보면 조금 복잡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분명히 큰 아빠가 조폭이든 뭐든 그건 은영이랑은 상관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때, 방화가 있었을 당시 은영이의 태도가 마음에 걸리는 것이다.


그런 살인 사건에서도 너무나 침착했고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어쩌면 은영이는 내가 아는 것보다 훨씬 위험하고 무서운 애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면 지금 불안해하는 건 나뿐이고, 은영이는 아무렇지도 않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은영] 민호야?


[민호] 아, 응.


그래. 아무리 그래도 둘이 있을 때는 이런 생각 하지 말자.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느라 대답을 못했던 것을 은영이는 조금 오해했던 것 같다.


[은영] 괜찮아.


[민호] 뭐?


은영이는 내 왼손을 부드럽게 붙잡는다.


[은영] 아무 일 없을 거야. 괜찮아.


[민호] 으응. 그래.


내가 불안해서 대화에 집중하지 못하는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렇게 생각한 건 본인 역시 불안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마주 잡은 손에서 느껴지는 희미한 떨림이 그런 생각을 뒷받침한다.


그래. 불안하지 않을 리 없어.


아마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겠지.


다시 원래의 생활로 되돌아가려면 말이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주말에 집에서 쉬고 있을 때 은영이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은영] 큰일 났어! 어떻게 해?


아무 생각 없이 전화를 받은 나는 은영이의 다급한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민호] 무슨 일이야? 왜 그래?


[은영] 큰 아빠 사무실에 경찰이 와서 사람들을 잡아갔어!


[은영] 그때 가스 폭발을 일으킨 사람들이 잡혀갔대! 어떻게 알아낸 건지 구속 영장까지 가져왔대!


심장이 크게 뛰는 것이 느껴졌다.


낭패다. 설마 이렇게 어이없게 들킬 줄이야.


[은영] 그리고 내가 어디에 있는지 물었다는 거야.


[은영] 나까지 붙잡으려고 하는 게 틀림없어!


[은영] 왜 내가 의심받는 거지? 그 사람들이 내 이름을 말했을 리가 없는데!


기가 막힌 일이었다. 조직 폭력배들뿐 아니라 은영이에게까지 혐의가 걸린 건가.


경찰이 이렇게까지 우수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아니야. 잠깐.


생각해보면 그렇게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일단 그 조직이 한 일이라는 걸 어떻게 알아낸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어떤 증거가 발견되었겠지. CCTV든 다른 것이든.


그렇지만, 범인으로 단정 짓자니 잘 이해가 안 됐을 거다.


동기가 없으니까. 조직 폭력배가 이유도 없이 자기들과 관계없는 고등학생을 죽일 리가 없다.


그게 이상해서 조사를 해보니 조직 두목의 조카가 피해 학생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 점이 수상하다고 생각되어 은영이도 불러내서 같이 조사하려고 하는 거겠지.


젠장!


나 때문이다.


내가 은영이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하지만 않았어도.


아니, 최소한 죽이지는 말라고 설득했어도 이렇게 되진 않았을 텐데.


분명히 실행으로 옮기기까지 며칠이나 시간이 있었다.


그때까지 단 한 번만이라도 어떤 식으로 보복할 건지에 대해 물어보기만 했어도 참사는 막을 수 있었고, 이렇게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민호] 젠장···.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은영이를 지금 당장 구속하려는 건 아닐 거다. 그럴 만한 증거는 없을 테니.


하지만, 은영이한테까지 혐의가 왔다면 나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도 시간문제겠지.


은영이 하나라면 몰라도 우리 둘을 따로 격리시켜 놓고 취조한다면 진상은 금방 드러날 것이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이 상황을 무사히 넘기는 게 가능할까?


뭔가 좋은 방법을 생각해내고 싶어도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급한 상황이다 보니 머리가 안 돌아가기도 하지만, 냉정했을 때라도 좋은 생각이 떠올랐을 것 같지는 않다.


그렇게 쉽게 수사를 피할 수 있다면 범죄자들이 판을 치고 다니겠지.


빌어먹을. 이대로 잡혀야 하는 건가.


빈틈없는 거짓말을 만들어서 입을 맞출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고.


[은영] 괜찮아. 네 이름은 절대 말하지 않을 테니까.


은영이는 내 동요를 꿰뚫어보듯 달래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은영] 내가 혼자 한 걸로 할게.


[은영] 경찰이 물어봐도 아무것도 말하지 마.


[은영] 피해를 보는 건 나만으로 충분해. 죽이라고 부탁한 것도 네가 아니고 나잖아.


바보같이···이런 상황에서까지 나를 생각해주는 거니.


내 걱정이나 하고 있었던 내가 한심하다.


젠장. 은영이를 위해서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우리 둘이 숨어서 사회에 폐 안 끼치고 조용히 살 테니까 놔뒀으면 좋을 텐데.


[민호] 달아나지 않을래?


[은영] 뭐?


머릿속에 떠올린 생각이 무심코 입 밖으로 나왔는데.


가만히 보니 나쁘지 않은 생각인 것 같았다.


[민호] 그래. 나랑 같이 어디론가 멀리 떠나는 거야!


[은영] 떠나다니? 어디로?


[민호] 어디라도 좋아. 경찰이 찾지 못하는 곳으로 가자.


[민호]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아무도 못 알아보는 곳으로 가서 둘이서 사는 거야.


[민호] 둘이 일하면 어떻게든 먹고 살 수 있을 거야. 아니. 나 혼자서라도 일하겠어.


[민호] 너 하나라면 충분히 먹여 살릴 수 있어.


[은영] ···진심이니?


수화기 너머로 은영이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민호] 당연하지. 지금 상황에서 거짓말을 왜 해?


[민호] 솔직히 나도 무서워. 하지만, 너와 함께라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아.


[은영] ······.


잠시 아무 말도 들려오지 않았다.


전화가 끊긴 것도 아니었고, 물론 다른 데 갔을 리도 없다.


쉽지 않겠지. 곧바로 대답을 내놓으라는 건 가혹하다.


나는 천천히 기다린다. 은영이가 대답을 생각할 때까지.


그러는 동안 점점 머리가 냉정해졌지만,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은영] ···고마워.


약간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은영이가 대답한다.


[민호] 고마워하지 마. 나 때문에 생긴 일인데.


[민호] 네가 나를 위해 도와줬으니 이번에는 내가 도울 차례야.


[민호]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불안하지 않을 리가 없다.


갈 곳도, 저축해 놓은 돈도, 아르바이트 경험조차 없다.


나 혼자라면 분명히 포기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포기할 수 없다. 지켜야 할 사람이 있으니까.


[민호] 어때? 나를 믿고 따라와 줄래?


잠시 후, 천천히. 그렇지만, 힘있는 목소리로 대답이 돌아왔다.


[은영] 알았어. 갈게.


[은영] 어떻게 해야 되지?


[민호] 일단 간단하게 갈아입을 옷하고 저축한 돈. 세면도구만 챙겨서 나와.


[은영] 나, 지금 집이 아니야. 밖에 있다가 전화받고 너한테 바로 전화 건 거야.


[은영] 집에 무서워서 못 들어가겠어.


하긴, 체포 영장까지 나왔다고 했으니 집 주변에 이미 경찰이 돌아다니고 있을지도 모른다.


경찰이 직접 찾고 있댔으니 무서운 게 정상이다.


[민호] 어쩔 수 없지. 일단 나라도 필요한 물건들 챙겨 갖고 나올 테니까, 나중에 잠잠해지면 집에다 연락해 보내달라고 하자.


[민호] 일단 너는 친구들한테 빌릴 수 있는 만큼 돈을 빌려두는 게 좋겠어.


[민호] 준비가 끝나고 7시에 서울역에서 만나자.


[민호] 안에 만남의 광장 같은 게 있을 거야. 없으면 입구에서 기다릴게.


[은영] 기차로 갈 거야?


[민호] 그래. 입석으로 아무 거나 잡아타고 최대한 멀리 가야지.


[은영] 알았어. 그렇게 할게.


은영이도 각오를 굳힌 것 같았다.


그래. 은영이하고라면 같이 할 수 있을 거야.


[민호] 그래. 그럼 그때 만나자.


[민호] 전화는 그때까지 하지 않는 게 좋겠어. 위치 추적당할 수도 있으니까.


전화를 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두르자. 시간은 금방금방 지나간다.


일단 커다란 가방부터 챙기고. 중요한 순서대로 넣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집어넣어야겠지.


하지만, 정말 괜찮을까?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미성년자인 우리가 잘살아갈 수 있을까?


[민호] 젠장.


생각을 하면 할수록 불안해지는 것 같다.


은영이를 만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아야지.


[민호] 참나. 가출이란 건 정말 바보 같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인생이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더니···.


쳇. 또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었군.


지금은 눈앞의 일에 따라 부지런히 뛰어다녀도 시간이 촉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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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 죄와 벌 (10) 21.06.02 8 1 7쪽
42 4. 죄와 벌 (9) 21.05.31 10 1 7쪽
41 4. 죄와 벌 (8) 21.05.30 7 1 8쪽
40 4. 죄와 벌 (7) 21.05.29 7 1 8쪽
39 4. 죄와 벌 (6) 21.05.28 6 1 7쪽
38 4. 죄와 벌 (5) 21.05.28 8 1 9쪽
37 4. 죄와 벌 (4) 21.05.26 7 1 7쪽
36 4. 죄와 벌 (3) 21.05.25 9 1 8쪽
35 4. 죄와 벌 (2) 21.05.24 7 1 8쪽
34 4. 죄와 벌 (1) 21.05.23 7 1 8쪽
33 3. 명화가 눈을 뜨면 (3) 21.05.22 10 1 7쪽
32 3. 명화가 눈을 뜨면 (2) 21.05.21 10 1 7쪽
31 3. 명화가 눈을 뜨면 (1) 21.05.20 14 1 7쪽
30 2. 너와 함께라면 (4) 21.05.19 12 1 10쪽
» 2. 너와 함께라면 (3) 21.05.18 9 1 10쪽
28 2. 너와 함께라면 (2) 21.05.17 10 1 8쪽
27 2. 너와 함께라면 (1) 21.05.16 19 1 8쪽
26 1. 후회 (2) 21.05.15 10 1 11쪽
25 1. 후회 (1) +2 21.05.14 12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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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5. 너를 위해서 (1) 21.05.12 18 1 8쪽
22 22회 21.05.11 15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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