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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위한 선택 : 오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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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희망의가위
작품등록일 :
2021.04.20 22:52
최근연재일 :
2021.06.07 14:47
연재수 :
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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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4,961

작성
21.05.19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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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 너와 함께라면 (4)

DUMMY

역에 도착해서 만남의 광장을 찾아 안으로 들어간다.


아직 은영이는 오지 않았는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의자에 앉아 입구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며 은영이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린다.


시간이 촉박해서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눈에 띄는 것 위주로 챙겨오긴 했지만, 막상 아무 일 없이 도착한 걸 보면 너무 서둘렀나 하는 후회가 느껴진다.


아직 은영이는 오지 않았으니 조금 더 충실하게 준비해 왔어도 문제가 없었을 텐데.


하지만, 그러다가 늦어지면 끝이다.


어쨌든 이대로 있다간 은영이가 잡히는 것은 시간문제일 테니까.


그나저나 은영이가 늦는데.


전화라도 해보고 싶지만, 지금 함부로 전화를 사용할 수는 없다.


위치 추적도 걱정되고, 어쩌면 통신사에 협조를 구해 전화 및 메시지 내용을 감청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답답하지만 무턱대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


혹시 은영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떠오를 때도 있지만, 쓸데없는 생각이라며 고개를 저어버린다.


역시 그때, 병원에서 돌아왔을 때 은영이에게 부탁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지인이의 힘을 빌려서 어떻게든 내가 직접 해결을 해야 했었다.


그랬다면 지금쯤 사건도 해결하고 은영이와 함께 우리가 이긴 것을 축하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어제까지만 해도 아무 걱정 없이 편히 지내고 있었던 게 거짓말 같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마음이 어둡고 답답해지는군.


그래서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제 와서 그런 생각을 해봤자 어쩔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중요한 건 내가 강해야만 은영이를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이다.


정신 차려야지.




한밤중에 집으로 돌아왔다.


밤 10시가 될 때까지 은영이는 오지 않았다.


30분 정도 역 안을 돌아다니며 찾아봤지만, 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전화를 끊고 냉정하게 생각해보니 역시 도피 같은 건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을지도 모른다.


차라리 그편이라면 낫겠지만.


못 온 걸 수도 있다.


즉, 이미 잡혔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간에 일단은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내일이 되면 모든 게 명확해지겠지.


어차피 짐도 대충 챙겨왔으니 다시 준비할 필요도 있다.


[민호] 다녀왔습니다.


집에 돌아오자 엄마께서 화들짝 놀라며 내게 다가오신다.


연락도 없이 늦었는데다가 큼지막한 가방을 들고 왔으니 그것만으로 이상하게 여기실 법도 했지만, 꺼내신 말씀은 그것하고는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엄마] 너 이야기 들었니?


[민호] 네? 무슨 이야기요?


[엄마] 은영이 알지? 엄마 친구 딸.


엄마 입에서 은영이의 이름이 나오자 이유도 모른 채 덜컥 겁부터 났다.


[민호] 은영이가 왜요? 무슨 일 있었어요?


[엄마] 지금 경찰서에 있다더구나.


심장이 멎는 듯한 기분이었다.


정말 붙잡힌 건가?


설마 이렇게 빨리···.


[엄마] 대체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르겠네. 무슨 일을 했으니 자수를 했을 텐데.


[민호] 네? 자수라고요?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


자수라고? 붙잡혔다면 몰라도 왜 자수를 한 거지?


보이지 않는 압박을 감당할 수 없어서?


분명히 당황하고 초조해하긴 했지만, 전화를 끊었을 때는 비교적 안정을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잘 이해가 되지 않아.


가만, 어쩌면.


나한테 피해가 돌아오지 않도록 자기가 혼자 떠맡을 생각인가?


사실 사랑의 도피라는 게 말처럼 쉬울 리가 없다.


고등학교도 나오지 못했고 소유 자금도 얼마 없는 미성년자 남녀.


지독한 고생이 따라올 것이고.


도피 생활 도중 붙잡힐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런 힘든 책임을 내게 지울 수는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내게 피해가 돌아오지 않게 하려고 자수를 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은영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아이다.


하지만.


정말로 그 판단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다면 완벽한 잘못이다.


너에게 다 떠넘기고 나만 혼자 편하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니?


그게 은영이가 원하는 방법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다.


일단, 짐부터 정리할까?


이대로 내팽개쳐두고 경찰서로 갈 수는 없으니까.




[남자] 후.


취조실에서 나온 남자는 곧장 자판기로 다가가서 밀크 커피부터 한 잔 뽑는다.


담배를 끊고 나서 커피를 마시는 빈도가 더 늘게 된 것 같다.


[남자] (담배를 피우면서 커피를 마시는 버릇이 없던 게 그나마 다행이군.)


그렇지 않았다면 커피를 마실 때마다 흡연 충동이 치밀어올라 다시 담배에 손을 댔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젊은 남자] 어? 벌써 끝나셨습니까?


뜨거운 커피 한 잔을 거의 다 비울 때쯤, 그보다 좀 더 젊어 보이는 남자가 그에게 다가온다.


남자보다는 후임으로 보였지만, 경력 차이가 얼마 되지 않는지 친근한 태도였다.


[남자] 별로 할 것도 없었어. 묵비권을 행사하지도 않았고 아니라고 잡아떼지도 않았으니까.


[젊은 남자] 어떠셨습니까?


[남자] 어떻긴 뭘 어때? 뻔하지.


[남자] 너야말로 어땠는데?


그는 물어보면서도 별다른 기대가 느껴지질 않았다.


젊은 남자의 취조 능력을 믿을 수 없어서가 아니라 어차피 자기가 들은 내용과 큰 차이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젊은 남자 또한 별로 대단한 소득은 없었는지 평소 같은 자신감은 찾아볼 수 없는 표정이었다.


[젊은 남자] 여러 가지 물어보긴 했는데 한결같았습니다.


[젊은 남자] 여자애는 아무 잘못 없다.


[젊은 남자] 자기가 협박해서 여자애가 어쩔 수 없이 큰아버지한테 부탁했답니다.


[남자] 협박? 무슨 협박?


남자가 흥미롭다는 듯 물어보자 젊은 남자도 힘을 얻은 듯 자세하게 설명했다.


[젊은 남자] 학교에 네 큰아버지가 조직 폭력배라는 소문을 퍼트리겠다.


[젊은 남자] 그게 싫으면 큰아버지한테 그 애들을 죽여달라고 부탁해라.


[젊은 남자] 그랬다는 건데, 말도 안 되는 말 아닙니까?


[남자] 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지?


젊은 남자는 자판기에 동전을 넣고 율무차 버튼을 누르고는 말을 잇는다.


[젊은 남자] 그런 협박을 받는다고 해서 큰아버지한테 그런 부탁을 할 리도 없고, 그 큰아버지도 선선히 부탁을 들어줄 리도 없잖습니까?


[젊은 남자] 협박이 무서워 자기랑 상관도 없는 사람을 네 명이나 죽일 거라면 차라리 그 남자애를 죽이는 편이 훨씬 간단하지 않습니까?


[젊은 남자] 한 번 시키는 대로 하면 계속해서 하라는 대로 끌려다닐 거라고 생각하는 게 정상입니다.


[남자] 흠.


남자는 젊은 남자에게 들은 말을 자기가 여자 아이의 입에서 들은 내용과 비교를 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생각을 정리한 뒤 후배로 보이는 젊은 남자에게 자기가 들었던 내용을 이야기한다.


[남자] 내가 들은 것도 비슷해. 어떻게 보면 반대야.


젊은 남자가 듣기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설명이었다.


[젊은 남자] 그게 무슨 말입니까? 비슷하면서도 반대라니.


[남자] 남자애가 하지 말라고 말렸는데도 그 애들을 죽여달라고 큰아버지에게 멋대로 부탁했다고 하더군.


[남자] 그래서 사건 후에 남자애가 굉장히 화를 내고 혼냈다는군.


[남자] 이쪽이 더 설득력이 있지. 어쨌든 말은 되니까 말이야.


[젊은 남자] 아니, 뭐가 말이 됩니까! 그 남학생이야 그 애들이 동생을 강간한 범인이라고 생각했다지만, 여학생이야 그 애들을 죽이고 싶어할 이유가 없잖습니까?


[남자] 그 여자애는 그 사건의 피해 여학생과 굉장히 친했던 모양이야.


[남자] 통화 이력도 확인했고, 병문안도 자주 갔었다고 하더군.


[젊은 남자] 그렇다고 해서 두들겨 패달라는 것도 아니고 살인 청부를 했다는 건 이상하지 않습니까?


[젊은 남자] 그러다가 잡히면 자기도 처벌받을 거라는 것쯤은 알 텐데.


[남자] 모를 수도 있어. 절대 안 잡힐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면.


[남자] 죽이고 싶다는 생각에 빠지면 그 이후의 일은 머릿속에 생각조차 하지 않는 케이스는 성인들 가운데서도 가끔 있으니까.


[젊은 남자] 그건 그렇지만···.


젊은 남자는 말문이 막힌 듯 우물거린다.


[젊은 남자] 그런데, 비슷하면서도 반대라는 건 무슨 뜻입니까?


[남자] 증언은 서로 반대였지만, 둘 다 자기한테 불리한 쪽으로 증언했다는 말이야.


[남자] 즉, 상대방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지.


[젊은 남자] 그렇다면 선배님은 사건의 전모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남자는 고개를 젓는다.


[남자] 그건 아직 확실하지 않아. 서로 말한 이야기를 조금씩 따져가며 하나씩 맞추어봐야겠지.


[남자] 일단, 두 사람 이야기 중 공통되는 부분은 맞다고 생각해도 될 거야.


젊은 남자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젊은 남자] 그런데 아직 전혀 모르겠는 게 있습니다.


[젊은 남자] 그 애들은 왜 그 네 명의 아이들이 남학생의 여동생을 집단 성폭행한 범인이라고 생각한 건지 이해가 안 됩니다.


[남자] 그래.


지금까지 막힘없이 대답한 남자도 그 의문에는 대답할 수 없는지 입을 다물었다.


[남자] 사실 제일 중요한 문제가 바로 그거야.


[남자] 그걸 밝혀내는 게 우리의 일이겠지.




End 2. 너와 함께라면.


작가의말

이번 <너와 함께라면>루트를 다시 읽어보니 굉장히 전개가 조급하다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조금씩 불안함이 증폭되고, 점점 초조해지고 은영이와 민호의 관계에 대해 천천히 그려냈어야 했는데...아무래도 너무 어려운 과제에 도전했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 부분만이라도 다시 써보고 싶네요. 물론 그때까지 필력을 열심히 길러야겠죠.


그럼...내일부터는 3번 루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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