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너를 위한 선택 : 오늘도 ...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일반소설

완결

희망의가위
작품등록일 :
2021.04.20 22:52
최근연재일 :
2021.06.07 14:47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676
추천수 :
52
글자수 :
164,961

작성
21.05.22 18:11
조회
9
추천
1
글자
7쪽

3. 명화가 눈을 뜨면 (3)

DUMMY

[승원] 뭐야. 끝났냐?


열려 있는 문으로 승원이가 들어온다.


난데없이 왜 여기까지 왔냐 싶지만, 사실 승원이는 아까부터 옆 교실에 있었다.


만약 놈들이 한 번에 몰려온다면, 스프레이만으로는 네 놈을 상대하기엔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다.


연습을 철저히 했다고 해도 1:4는 어렵다.


만약 세 놈을 쓰러트린다고 해도 나머지 한 놈한테 뺏기기라도 하면 내가 스프레이 세례를 받고 놈들한테 몇 배로 보복당할 테니까.


그래서 승원이에게 옆 교실에 있어달라고 했다.


그런 상황이 발생했더라면 승원이가 친구들에게 연락해 나를 도우러 올 예정이었다.


[승원] 아깝네. 오랜만에 힘 좀 써볼까 했는데.


승원이는 섀도복싱을 하듯 허공에 대고 몇 번 주먹을 휘두른다.


내가 도와달라고 하자 흔쾌히 수락하며 놈들을 박살 낼 생각에 들떠 있던 녀석이었다.


[승원] 녹음은 잘 됐냐?


[민호] 이제 들어보려던 참이야.


[승원] 그래. 잘 안 됐으면 또 다른 놈 불러서 녹음하지 뭐.


승원이는 싱글거리며 그렇게 말한다. 이 녀석도 만만하게 봐선 안 될 녀석이다.


나는 일부분을 재생해보고 제법 깨끗하게 녹음된 것을 확인한 후 다시 품 속에 집어넣는다.


[승원] 다 안 들어봐도 괜찮아?


[민호] 나머지는 집에 가서 천천히 들어보려고.


[민호] 그 자식이 다른 놈들 데리고 다시 올 수도 있으니 빨리 내려가는 게 좋겠어.


[승원] 그래. 그럼 그렇게 해.


승원이도 고개를 끄덕인다.


[민호] 가자. 기다려준 보답으로 한 턱 쏠게.


[승원] 좋아. 승리한 기념으로 떡볶이라도 먹으러 가볼까?


[민호] 그런 기념은 놈들이 구속되고 나서 확실하게 하자. 이건 그냥 보답이야.




나는 명화 일로 알게 된 경찰 아저씨에게 녹음 파일을 전달했고, 증거로서 인정되어 놈들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었다.


주범 격인 두 놈은 구속 수사를, 나머지는 불구속이긴 하지만, 어쨌든 수사는 진행되었다.


지금까지 난 구속이라면 당연히 감옥, 즉 교도소에 갇히는 건 줄 알았는데, 도주하거나 증거 인멸을 하지 못하도록 창살 안에 가둬두고 조사를 하는 거지 교도소 이송과는 전혀 다르다는 걸 이번에야 알았다.


재판을 거쳐 무죄로 판명되면 그대로 구속에서 풀려나는 거고, 유죄 판결을 받으면 그대로 소년원이나 교도소로 이송되는 것이다.


그러니 구속되지 않는다고 해서 무죄거나 혐의가 없는 건 아니다.


하긴, 말이 그렇지 조사받는 사람 입장에선 둘은 천지차이겠지.


절대로 구속되고 싶지는 않을 것이고, 피해자 측으로서는 최대한 많은 녀석들을 구속시켜버리고 싶을 수밖에 없다.




놈들은 처음에는 발뺌하는 것 같았지만, 각자 따로 붙잡아두고 취조하자 거짓말은 금방 바닥을 보였고, 내가 제출한 녹음 파일은 빼도 박도 할 수 없는 증거가 되었다.


결국, 재판이 진행되었고, 길고 긴 과정이 있었지만, 결국 두 놈은 소년 교도소에 두 놈은 소년원으로 송치되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명화가 깨어나면 민사소송도 진행하여 손해배상도 청구할 것을 생각하고 있다.


재산이 없는 미성년자라고 해도 부모가 손해배상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들었다.


교도소로 보내봤자 우리에겐 아무런 이익도 없다.


보상을 받는 건 피해자의 당연한 권리다.


사실 명화가 깨어나서 퇴원을 해도 완전히 원래대로 돌아오는 건 불가능하다.


학교부터···오래 쉬기도 했지만, 그걸 떠나서 소문이 다 퍼졌을 텐데 다닐 수 있을 리 없다.


전학을 하거나 자퇴를 하거나. 어느 쪽이든 쉽지 않은 결정이 될 것이다.


보상금을 받아 명화가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걸 최대한 이루게 해주고 싶다.




마지막 녀석의 재판까지 방청하고 나서 나는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승원] <축하한다. 네 열정이 이긴 거야.>


[은영] <잘 됐어. 명화가 일어나면 오빠를 자랑스러워 할 거야.>


병원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친구들이 보내온 메시지를 읽어보았다.


애들의 정신적인 지원이 굉장히 강한 버팀목이 되었다.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 이겼다. 하지만.




중요한 명화는 아직까지 눈을 뜨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 놈들이 처벌을 받는다고 해서 명화가 눈을 뜨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의사도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이제는 그저 염원할 수밖에.


병실에 들어간 나는 명화의 침대 앞에 앉았다.


그 애의 왼손을 두 손으로 살며시 들어 올려 감싸쥐었다.


[민호] 오늘 법원에 갔다 왔어.


[민호] 그놈들을 심판하는 날이었거든.


[민호] 웃기더라. 그 자식들, 당당하던 모습은 어디 가고 벌벌 떨기만 하는 걸 보고 어이가 없더라.


그만큼 심각성을 모르고 있었던 거겠지.


설마 잡히겠어. 라던가 설마 정말로 처벌받겠어. 설마 경찰에 신고하겠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그런 일을 몇 번이나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었던 거겠지.


[민호] 이겼어.


[민호] 오빠가, 우리가 이겼어···.


마지막 판결이 내려졌을 때,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해서 울컥했다.


지금까지 싸워왔던 일들이 하나하나 떠오르면서 벅찬 느낌도 들었지만, 아무 일도 없었던 이전으로는 결코 돌이킬 수 없다는 생각에 착잡한 마음도 들었다.


무엇보다도 이 판결을 나와 같이 들어야 할 명화가 아직도 의식 불명인 상태라는 점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민호] 이제 너를 괴롭힐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안심하고 눈 떠도 돼.


[민호] 오빠가 이제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할 테니까.


침대에 누워있는 명화는 미동도 보이지 않았다.


눈을 뜨기를 거부하고 잠 속에 숨는 것을 선택한 것만 같았다.


그래도 계속 말을 걸어보자.


언젠가 무의식을 넘어 명화의 마음에 전달될지도 모르니까.




눈을 뜨면 제일 먼저 사과부터 해야지.


내 일에만 정신 팔려 이야기를 듣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


너무 당연해서 함께 있는 것의 소중함을 몰랐었다.


명화가 눈을 뜨면 매일 조금씩이라도 함께 있는 시간을 만들어가야지.


같이 맛있는 것도 먹고, 함께 돌아다니고, 둘이 이야기하고.


명화의 옆에서 그 애의 눈이 되어주고 싶다.


조만간 그런 날이 올 것이다.


그때까지 계속 병원에 오자.


언젠가 병원에 왔을 때 그 애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일어나 있을 것이다.


아마 아무것도 모른 채 두려워하기만 할 그 애의 손을 붙잡고 천천히 이야기해주자.


지금까지 무서운 일이 많이 있었지?


괜찮아. 이젠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 없어.


앞으로 너를 두렵게 하는 건 이 오빠가 모든 것을 걸고서라도 막아 줄 테니까.




End 3. 명화가 눈을 뜨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너를 위한 선택 : 오늘도 명화는 눈을 뜨지 않았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9 6. 네가 있다면 (5) 21.06.07 10 1 8쪽
48 6. 네가 있다면 (4) 21.06.07 7 1 7쪽
47 6. 네가 있다면 (3) 21.06.05 8 1 7쪽
46 6. 네가 있다면 (2) 21.06.04 10 1 7쪽
45 6. 네가 있다면 (1) 21.06.03 8 1 7쪽
44 4. 죄와 벌 (11) 21.06.02 6 1 8쪽
43 4. 죄와 벌 (10) 21.06.02 8 1 7쪽
42 4. 죄와 벌 (9) 21.05.31 9 1 7쪽
41 4. 죄와 벌 (8) 21.05.30 7 1 8쪽
40 4. 죄와 벌 (7) 21.05.29 6 1 8쪽
39 4. 죄와 벌 (6) 21.05.28 6 1 7쪽
38 4. 죄와 벌 (5) 21.05.28 7 1 9쪽
37 4. 죄와 벌 (4) 21.05.26 7 1 7쪽
36 4. 죄와 벌 (3) 21.05.25 9 1 8쪽
35 4. 죄와 벌 (2) 21.05.24 7 1 8쪽
34 4. 죄와 벌 (1) 21.05.23 7 1 8쪽
» 3. 명화가 눈을 뜨면 (3) 21.05.22 10 1 7쪽
32 3. 명화가 눈을 뜨면 (2) 21.05.21 10 1 7쪽
31 3. 명화가 눈을 뜨면 (1) 21.05.20 13 1 7쪽
30 2. 너와 함께라면 (4) 21.05.19 11 1 10쪽
29 2. 너와 함께라면 (3) 21.05.18 8 1 10쪽
28 2. 너와 함께라면 (2) 21.05.17 9 1 8쪽
27 2. 너와 함께라면 (1) 21.05.16 18 1 8쪽
26 1. 후회 (2) 21.05.15 10 1 11쪽
25 1. 후회 (1) +2 21.05.14 12 2 8쪽
24 5. 너를 위해서 (2) 21.05.13 11 1 8쪽
23 5. 너를 위해서 (1) 21.05.12 18 1 8쪽
22 22회 21.05.11 15 1 8쪽
21 21회 21.05.10 13 1 8쪽
20 20회 21.05.09 15 1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희망의가위'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