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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위한 선택 : 오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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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희망의가위
작품등록일 :
2021.04.20 22:52
최근연재일 :
2021.06.07 14:47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703
추천수 :
52
글자수 :
164,961

작성
21.05.26 19:01
조회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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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7쪽

4. 죄와 벌 (4)

DUMMY

[민호]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죠?


그렇다고 해서 이유를 듣지도 않은 채 싫다고 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럼 아마 노골적으로 수상하게 생각하겠지.


어차피 싫다고 해서 순순히 물러날 사람도 아닐 테고.


[기자] 학생이 다니는 학교에서 1학년 학생 네 명이 살해된 일이 있었잖아요?


[민호] 그랬죠.


젠장. 그쪽인가!


명화의 일로 취재를 하러 오는 것보다 훨씬 안 좋다.


그 살해 사건에 대한 취재를 하기 위해 교문 앞에서 우리 학교 학생을 무작위로 붙잡고 질문을 한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굳이 학년도 다른 나를 일부러 지목했다는 건 분명히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말일 테니까.


[기자] 그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기자의 얼굴을 바라보니 최대한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려는 듯했지만, 조금이긴 해도 야릇한 미소를 엿볼 수 있었다.


분명히 뭔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게 좋은 쪽인지 나쁜 쪽인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쪽일 거란 가능성은 떠오르질 않는다.


[민호] 어떻게 생각하다니. 왜 그런 걸 묻는 거죠?


[기자] 그냥 솔직하게 느낀 그대로를 말하면 돼요.


할 수 없이 나는 대충 무난하게 대답했다.


[민호] 이런 일이 내 주변에서 직접 일어났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고, 무섭기도 했어요.


[기자] 그리고요?


[민호] 그게 전부인데요?


[기자] 잘됐다는 생각 같은 건 하지 않았나요?


[민호] 네? 아니, 왜 그런 생각을 합니까?


내심 떨렸지만, 굉장히 황당하다는 내색을 하며 말한다.


[기자] 민호 학생은 그 애들이 동생을 강간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나요?


[민호] 왜 그런 생각을 하시는지 모르겠네요.


젠장. 역시 명화의 일도 알고 있었군. 최악이다.


[기자] 그럼, 그런 일이 없었다는 말인가요?


[민호] 네.


[기자] 이상하네? 그런데 왜 그 애들이 범인이라고 경찰에 신고했던 거죠?


경찰에 신고? 뭔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


그래. 맞아! 놈들이 붙잡힌 세상에서 돌아온 뒤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단 놈들을 신고했었지!


[민호] (그런데 이 인간이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지?)


어쩌면 이 남자는 범죄를 전문으로 담당하는 기자일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경찰에 아는 사람이 한두 명쯤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겠지.


이 자식. 그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지금까지 일부러 모르는 척했던 건가?


굉장히 기분 나쁘다. 마치 손바닥 위에서 사람을 갖고 노는 듯한 이런 태도.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걸음을 재촉했다.


이런 인간이랑 말을 섞었던 내가 멍청이였다.


[기자] 왜 대답을 못하죠?


[기자] 솔직하게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있었던 건가요?


[민호] 마음대로 단정 짓지 마시죠.


[민호] 사실대로 말했다간 의심할 게 분명하니 그렇게 말한 것뿐이니까요.


이 남자를 상대하면 안 되는데.


그렇다고 지금까지 나눴던 대화만 기사로 나온다고 생각하니 끔찍했다.


말은 최대한 아끼되 일단 할 말은 해야 한다.


인간이란 말을 하지 않는 거랑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을 구분하지 못하니까.


[기자] 그럼 왜 그 애들을 범인이라고 생각했던 거죠?


나는 그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걸음을 서둘렀다.


어차피 솔직하게 대답할 수도 없는데 괜히 상대했다간 좋을 일이 없을 게 분명했으니까.


[기자] 인터뷰를 하는 게 좋을 텐데요?


[기자] 저는 그 학생들의 부모하고도 인터뷰를 할 거거든요.


[기자] 아마 그분들은 자식들을 살해한 잔인무도한 범인을 잡기 위해서라도 흔쾌히 승낙하겠죠.


[기자] 그렇게 되면 한쪽 인터뷰만 나갈 수밖에 없고, 어쩔 수 없이 한쪽에 치우친 기사가 될 겁니다.


[기자] 하지만, 독자들은 그 내용을 그대로 믿겠죠.


[기자] 독자들은 자기가 읽은 것만 진실로 받아들이거든요.


이번엔 협박인가.


물론 생각 없이 진실과 의견을 구분하지 못한 채 기사만 무조건 믿어버리는 멍청한 독자들도 문제지만, 너네들이 한쪽 의견만 일방적으로 주장하며 당연히 맞다는 식으로 기사를 써대는 것도 문제잖아?


아무튼, 더는 상대해선 안 된다.


애초에 지금 나는 이 자를 상대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이대로 아무 생각 없이 떠오르는 대로 말하다간 도발에 욱해서 엄청난 말실수를 할 수도 있고, 이 사람이라면 그 실수한 부분을 중심으로 기사를 만들어서 나를 매장시키려 할 것이다.


어차피 이대로 물러날 리가 없다.


최소한 한 번은 내 앞에 다시 나타나겠지.


그러니 집에 가서 어떤 식으로 대처할지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가라앉힌 뒤, 이다음에 만났을 때 제대로 상대하는 게 좋을 것이다.


하긴, 아무리 준비해봤자 애초에 제대로 상대할 만한 상대가 아니지만.


나는 그 뒤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걸음을 재촉했고, 남자는 귀찮게 따라오며 계속 신경을 자극하는 말을 던져왔지만, 무시하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와서 생각해본 후 아무런 상대를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야기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하나도 없어 보이는 반면 손해될 건 많았다.


일단 내가 한 건 사실이기 때문에 변명을 해봤자 허점이 드러나기 쉽고, 완벽하게 속일만한 거짓말을 생각해낸다고 해도 그중 한 부분이라도 모순이 드러난다면 그대로 자멸할 게 분명했다.


버티다가 제풀에 지쳐 떨어질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이런 사건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음에도 좋은 기삿거리를 찾을 수 없으면 포기하고 다른 기삿거리를 잡아야만 할 것이다.


다만, 혹시 모를 일이니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은 생각해 두었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을 생각이지만,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어야만 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사실 그놈들이 죽었을 때 내가 학교에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


다행히 학교 내에 CCTV 같은 것도 없고, 그 외 증거라고 할 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물론 학교에서 벗어나 있었다는 증거도 없지만, 그런 증거는 없는 애들이 더 많을 테고 그 정도 이유만으로 용의자로 지목할 수도 없다.


기자가 수상하다고 생각한다는 이유로 수사가 진행되지는 않는다.


다만, 주의해야 할 건, 기자가 나를 범인으로 마구 몰아가는 기사를 썼을 때···독자들이 그걸 보고 흥분해서 나를 잡으라고 강력하게 아우성을 쳐댄다면, 경찰에서도 그걸 무시할 수는 없을 거라는 것이다.


실제로 그런 식으로 수사가 시작된 사건이 몇 번인가 있지 않았던가.


그렇게 되어 경찰서에 소환되기라도 하면, 그 시간에 내가 뭘 했는지에 대해선 나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제대로 된 변명을 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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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 죄와 벌 (10) 21.06.02 9 1 7쪽
42 4. 죄와 벌 (9) 21.05.31 10 1 7쪽
41 4. 죄와 벌 (8) 21.05.30 7 1 8쪽
40 4. 죄와 벌 (7) 21.05.29 8 1 8쪽
39 4. 죄와 벌 (6) 21.05.28 7 1 7쪽
38 4. 죄와 벌 (5) 21.05.28 8 1 9쪽
» 4. 죄와 벌 (4) 21.05.26 8 1 7쪽
36 4. 죄와 벌 (3) 21.05.25 10 1 8쪽
35 4. 죄와 벌 (2) 21.05.24 7 1 8쪽
34 4. 죄와 벌 (1) 21.05.23 8 1 8쪽
33 3. 명화가 눈을 뜨면 (3) 21.05.22 11 1 7쪽
32 3. 명화가 눈을 뜨면 (2) 21.05.21 10 1 7쪽
31 3. 명화가 눈을 뜨면 (1) 21.05.20 14 1 7쪽
30 2. 너와 함께라면 (4) 21.05.19 12 1 10쪽
29 2. 너와 함께라면 (3) 21.05.18 9 1 10쪽
28 2. 너와 함께라면 (2) 21.05.17 10 1 8쪽
27 2. 너와 함께라면 (1) 21.05.16 19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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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1. 후회 (1) +2 21.05.14 12 2 8쪽
24 5. 너를 위해서 (2) 21.05.13 13 1 8쪽
23 5. 너를 위해서 (1) 21.05.12 21 1 8쪽
22 22회 21.05.11 15 1 8쪽
21 21회 21.05.10 14 1 8쪽
20 20회 21.05.09 15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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