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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위한 선택 : 오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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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희망의가위
작품등록일 :
2021.04.20 22:52
최근연재일 :
2021.06.07 14:47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709
추천수 :
52
글자수 :
164,961

작성
21.06.05 21:09
조회
8
추천
1
글자
7쪽

6. 네가 있다면 (3)

DUMMY

[미정] 그냥 이것저것 시켰어요.


[미정] 요리를 시키거나 심부름을 시키는 건 그나마 나았죠.


[미정] 노래를 시키거나 춤추게 한다거나 누구 흉내 내게 한다거나. 그런 게 전 싫더라고요.


[미정] 그 있잖아요. 자기들은 아무것도 안 하고 빙 둘러앉아서 하라는 대로 억지로 하는 나를 보며 키득대는 거.


[미정] 그냥···장난감이었어요. 이유가 있어서, 싫어서가 아니라 그냥 재미있으니까. 심심하니까.


[민호] ······.


미정이가 우리 집에 놀러 왔을 때는 어두운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는데.


물론 내가 둘이 노는 데 끼었던 건 아니니 자세히 보고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미정] 어느 날 걔들이 저를 강간하려고 했어요.


[미정] 별로 놀랄 일도 아니었어요.


[미정] 사실, 그전부터 제 몸을 만지거나 옷을 벗고 돌아다니게 할 때도 있어서 언젠가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미정] 그렇지만, 그것만큼은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어요.


[미정] 그래서···.


미정이는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지만, 나는 대충 상황을 알 것 같았다.


[민호] 명화를 대신 넘겨주기로 한 건가.


미정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민호] 정확히 어떤 식으로 말했는데?


[미정] ······.


미정이도 그때만큼은 입을 다물었지만, 나는 침묵을 바라지 않았다.


[민호] 말해. 나는 들을 권리가 있어.


미정이는 잠시 주저하더니 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미정] 나보다 더 예쁜 애가 있다.


[미정] 그 애는 시각 장애인이라 목소리만 내지 않으면 절대로 정체를 들킬 일이 없다.


[미정] 나를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그 애를 그러는 데 도와주겠다.


[미정] 그렇게 말했어요.


나는 머리를 비우고 생각을 최대한 적게 떠올리느라 노력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성을 잃고 눈앞에 있는 여자애의 목을 졸라 버릴 것만 같았다.


[민호] 그놈들은 정말로 그 말을 들었던 건가.


강간을 하려 들 정도로 발정한 주제에 직전에 마음을 바꾼다는 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미정] 아마 걔들도 저를 강간하기엔 주저가 있었던 것 같아요.


[미정] 정말로 했다간 얘가 다른 사람에게 말해버리면 어떻게 하나.


[미정] 재수 없으면 소년원 갈지도 모른다.


[미정] 그런 생각을 조금은 했던 것 같아요.


[미정] 그리고 저를 공범으로 만들면 앞으로도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말하지 못할 거라는 그런 생각을 했었을지도 모르죠.


글쎄. 그놈들한테 거기까지 생각할만한 두뇌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되진 않는데.


[미정] 나머지는 알고 계신 그대로예요.


[민호] ······.


[민호] 그런 일이 있었는데도 아무 일도 안 했다는 듯 우리 집에 잘도 놀러 왔었구나.


[민호] 명화 얼굴을 볼 용기가 있었나 보네.


[미정] ······.


미정이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어쩌면 명화에게 미안한 마음에 더 잘해줬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우리 집에 놀러 오는 빈도도 최근 들어서 더 늘었고.


하지만, 그야말로 웃기는 위선이다.


나는 그래도 완전히 나쁜 아이는 아니야. 이렇게 친절하게 대해주잖아?


그런 식의 자기 정당화일 뿐이다.


[민호] 물론 제일 나쁜 건 그놈들이야. 모든 일의 주범이니까. 철저히 쓰레기들이지.


[민호] 하지만, 너도 나빠.


[민호] 어떻게 친구를 팔아먹을 수가 있지? 그것도 자기가 당하는 게 싫어서 남한테 떠넘겨?


[미정] ······.


직접 듣고도 믿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차라리 미정이가 개입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냥 그 자식들만 개새끼고 다른 사람들은 잘못이 없었다는 이야기인 편이 나았을 것이다.


[민호]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말하기 힘들었으면 나한테라도 말했어야 했어.


[민호] 최소한 명화를 놈들한테 넘기기로 했을 때. 그놈들이 행동하기 전에 나한테 귀띔이라도 해줬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야.


[민호] 그렇게 되면 네 일까지 해결할 수도 있었어. 안 그래?


물론 나는 그 당시의 미정이의 심정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정말로 몰려 있으면 눈앞의 일밖에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떻게든 지금 상황만 넘기고 싶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런 이유로 정당화될 수는 없다.


내가 괴롭다고 해서 남을 괴롭게 만드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민호] 명화가 남긴 유서에 부모님보다 먼저 떠나는 불효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이 적혀 있었어.


[민호] 너에 대한 사과도 적혀 있었지.


[민호]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떠나서 미안하다고.


[민호] 명화는 마지막까지 널 믿었던 거야.


[민호] 나 역시 마찬가지였고.


[미정] 미안해요···.


미정이는 훌쩍이기 시작했다.


사과해야 할 대상은 내가 아니겠지.


[민호] 먼저 나가줄래? 혼자 있고 싶어.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하지만, 알아야만 했던 진실은 너무나도 처참했다.


미정이는 말없이 내게 고개를 숙이고는 밖으로 나갔다.


[민호] 젠장···.


미정이가 나가고 혼자가 되자 억누르고 있었던 감정이 조금씩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민호] 대체 어디부터 잘못됐던 거야?


[민호] 그놈들이랑 미정이가 같은 반이 된 게 문제였나?


[민호] 아니면 그런 일을 보고도 아무도 말리지 않았던 그 반. 이 학교 새끼들이 문제인가.


[민호] 그것도 아니면 미정이가 명화하고 친구가 된 것 자체가 잘못이냐.


대답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텅 빈 교실 속에서.


나는 잠시 동안 그렇게 서 있었다.


[민호] 젠장!!


주먹으로 벽을 힘껏 때렸다.


분노한 상태에서 단단한 벽을 힘껏 치면 고통도 느껴지지만, 아드레날린 같은 게 분비되는지 기묘한 흥분 상태가 찾아온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민호] XX!!!


[민호] 대체 왜 이렇게 된 거야!


[민호] 이 사회가 문제냐? 아니면 이 나라, 아니면 인간이라는 종족 자체가 문제야!?


연거푸 벽을 두들겼다.


벽이 부서지도록, 벽이 부서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벽이 마치 그놈들의 얼굴이라도 되는 것 마냥 힘껏 때렸다.


분노와 흥분이 머릿속을 가득 채워서 그렇게라도 분출하지 않고서는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물론 미정이에게 화가 나기도 했지만,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놈들!


그 반 놈들!


이 사회! 이 학교!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고 지냈던 나 자신에게도.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모두 더럽고 지저분하게만 느껴졌다.


모든 것에 다 화가 났고, 원망을 퍼붓고 싶었다.


만약, 세상을 모조리 파괴해버릴 수 있는 능력이 내게 있었다면 이 순간 이미 몇 번이고 부수었을 거다.


[민호] 으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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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6. 네가 있다면 (1) 21.06.03 10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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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 죄와 벌 (10) 21.06.02 9 1 7쪽
42 4. 죄와 벌 (9) 21.05.31 10 1 7쪽
41 4. 죄와 벌 (8) 21.05.30 7 1 8쪽
40 4. 죄와 벌 (7) 21.05.29 8 1 8쪽
39 4. 죄와 벌 (6) 21.05.28 7 1 7쪽
38 4. 죄와 벌 (5) 21.05.28 9 1 9쪽
37 4. 죄와 벌 (4) 21.05.26 8 1 7쪽
36 4. 죄와 벌 (3) 21.05.25 10 1 8쪽
35 4. 죄와 벌 (2) 21.05.24 7 1 8쪽
34 4. 죄와 벌 (1) 21.05.23 8 1 8쪽
33 3. 명화가 눈을 뜨면 (3) 21.05.22 11 1 7쪽
32 3. 명화가 눈을 뜨면 (2) 21.05.21 11 1 7쪽
31 3. 명화가 눈을 뜨면 (1) 21.05.20 14 1 7쪽
30 2. 너와 함께라면 (4) 21.05.19 12 1 10쪽
29 2. 너와 함께라면 (3) 21.05.18 9 1 10쪽
28 2. 너와 함께라면 (2) 21.05.17 10 1 8쪽
27 2. 너와 함께라면 (1) 21.05.16 19 1 8쪽
26 1. 후회 (2) 21.05.15 10 1 11쪽
25 1. 후회 (1) +2 21.05.14 12 2 8쪽
24 5. 너를 위해서 (2) 21.05.13 13 1 8쪽
23 5. 너를 위해서 (1) 21.05.12 21 1 8쪽
22 22회 21.05.11 15 1 8쪽
21 21회 21.05.10 14 1 8쪽
20 20회 21.05.09 15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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