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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위한 선택 : 오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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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희망의가위
작품등록일 :
2021.04.20 22:52
최근연재일 :
2021.06.07 14:47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707
추천수 :
52
글자수 :
164,961

작성
21.06.07 14:39
조회
8
추천
1
글자
7쪽

6. 네가 있다면 (4)

DUMMY

[지인] 괜찮아?


어느새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바닥에 앉아 있었다.


지인이가 무뚝뚝하지만, 걱정이 섞인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마 한참 동안 돌아오지 않아 와본 모양이었다.


[민호] 안 괜찮아···.


지인이에게는 미안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 애의 배려도 그저 귀찮게만 느껴졌다.


그냥 모든 게 다 짜증 났고 세상 모든 것들이 다 내 인생을 방해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여겨졌다.


지인이도 그 이상 내게 말을 걸지 않았다.


내 마음을 눈치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원래부터 이유가 없으면 먼저 말을 꺼내는 성격이 아니기도 하다.


차라리 그런 게 더 편했다.


지금은 다른 사람하고 대화를 하고 싶은 기분이 아니었으니까.


그렇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시간만 천천히 흘러갔다.


어느새 지인이는 가버리고 없었고 다시 혼자 남아 있었다.


이제 어떻게 하지?


아니. 지금은 그런 거 생각하기도 싫다.


그냥 오늘은 이대로 아무 생각 없이 지내고 싶다.


일단 집에 돌아가야 했지만, 몸을 일으킬 기력도 없어 그대로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냥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어딘가로 홀로 숨어버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은영] 피가 나잖아.


고개를 들어보니 언제 왔는지 은영이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은영이가 내 오른손을 두 손으로 붙잡고 살며시 들어 올린다.


살이 찢어져 피가 흐르고 있었다.


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서인지 지금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막상 피를 보게 되자 따끔거리는 통증이 느껴졌다.


[은영] 일어나. 씻으러 가자.


은영이는 내 손을 붙잡고 잡아당겨 나를 일으켜 세우려 했지만, 나는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은영] 어서.


그때 은영이의 목소리는 지금까지 내가 들어본 것 중에서 제일 상냥하고 친절하게 들렸다.


정말로 걱정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 귀찮긴 했지만, 은영이의 호의를 더는 거절할 수가 없어서 할 수 없이 몸을 일으킨다.


아무도 없는 건물이다 보니 화장실 역시 텅 비어 있었다. 은영이는 여자 화장실로 나를 이끌었다.


그리고 세면대 물을 틀어 멍하니 서 있는 내 손을 붙잡고 흐르는 물에 가져다 댄다.


쓰라린 통증과 함께 세면대에 잠시 빨간 물이 흐르긴 했지만, 출혈도 이미 거의 멎은 상태였기에 손도 물도 곧 깨끗해졌다.


[은영] 무슨 일 있었어?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기에 그냥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은영] 말하고 싶지 않으면 하지 않아도 괜찮아.


[은영] 그렇지만, 혼자 너무 쌓아두진 않았으면 좋겠어.


[은영] 내가 의논 상대로는 부족할 수도 있지만, 상담 정도는 해 줄 수 있으니까.


[은영] 나한테 좀 의지했으면 좋겠어. 너도 명화도 나한테는 중요한 사람이니까.


[민호] 고마워. 나중에 생각이 정리되면 말할게.


그래도 은영이같은 애가 옆에 있다는 건 굉장히 소중한 일이다.


[민호] 그런데 여기에 있는 걸 어떻게 알고 왔어?


평소에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이런 장소인데 우연히 이 타이밍에 나를 찾아 여기에 왔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은영] 지인이가 알려줬어.


[민호] 아···. 그랬구나.


그 사교성 없는 지인이가 친하지도 않은 은영이에게 먼저 알려준 건가.


지인이도 필시 나를 생각해준 것이리라.


아까는 마치 세상이 나를 외면하고 세상 사람 모두가 적으로 보였지만, 그래도 이렇게 나를 위해주는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다.


둘이 함께 돌아다닌 적은 많았지만, 학교에서 같이 돌아오는 건 초등학생 때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돌아오는 동안 대화는 많지 않았지만, 서로의 마음이 잘 전해졌던 시간이었다.


[은영] 집에 가면 손 다시 씻고 약 발라야 해.


[민호] 알았어.


[은영] 밴드도 붙이고.


[민호] 알았다니깐. 내가 애냐?


[은영] 아무래도 불안하단 말야. 내가 가서 발라줄까?


[민호] 됐어. 널 위해서라도 꼭 할게 걱정 마.


텅 빈 집 안으로 들어왔지만, 아까와 같은 고독감은 없었다.


나는 방으로 들어와 가방을 던져놓고 침대에 누웠다.


피곤했다. 너무나도.


다시 혼자가 되니 또 이것저것 불안정한 생각이 머릿속을 채워가는 것을 느꼈다.


적어도 지금은 아무 생각 없이 머리를 비운 채 누워 있고 싶었다.


머리를 식히고 나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해보자.


물론 약도 발라야 할 테고. 은영이가 걱정할 테니까.





반년 후.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우선 네 놈 모두 경찰에 소환되었다.


미정이가 경찰서에 가서 모든 걸 자백했던 것이다.


미정이가 가해자에 해당될지는 아직 알 수가 없으니 자수라고 표현해도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애는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고 증언이 신빙성이 높다고 인정되어 그놈들은 모두 불려갔던 것이다.


사실 미정이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죄책감이나 명화에 대한 미안함이야 물론 있었겠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경찰서라는 누구라도 접근하고 싶지 않은 장소에 스스로 찾아가서 낯설고 무섭기만 할 경찰에게 그런 사실을 털어놓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 자신도 처벌을 받을지도 모르고 보복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을 게 분명하다.


틀린 선택을 하긴 했지만, 미정이의 자수는 분명히 용기있는 행동이었다.


[민호] (바보같이. 경찰서에 가서 털어놓을 용기가 있었다면 그전에 나한테 말을 하지 그랬어···.)


그런 생각을 하면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했다.




[민호] 어때? 오늘 몸 상태는?


[명화] 응. 괜찮아.


[명화] 참. 간호사 언니가 조만간 퇴원할 수 있을 거래.


[민호] 그래? 그거 잘 됐네.


[민호] 뭐 갖고 싶은 거 없어? 퇴원 선물로 사줄게.


[명화] 괜찮아. 그런 거 없어도.


명화도 의식을 되찾았다.


외상이 완치되고도 오랫동안 눈을 뜨지 못해 걱정이 많았는데, 정말 다행이었다.


그 이후로 수업을 마치면 여기에 오는 게 거의 일과처럼 되었다.


명화에게는 아직 사건 해결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모든 이야기를 하려면 당연히 미정이 일도 말해야 할 텐데 아마 상당한 충격을 받겠지.


물론 언제까지나 숨길 수는 없는 일이지만, 적어도 퇴원할 때까지는 숨기고 싶다.


[은영] 나 왔어.


은영이가 큰 소리로 말하며 병실 안으로 들어온다.


[민호] 뭐야. 너도 왔냐? 그럴 거면 같이 오자 하지 그랬어.


[은영] 수업 끝나자마자 후다닥 사라져놓고서 뭐가 어째?


[민호] 전화하면 되잖아?


[은영] 네가 여기에 올 거라는 걸 알지도 못했는데 무슨 전화를 해?


[민호] 어차피 난 매일 여기 온다고.


[은영]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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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 죄와 벌 (10) 21.06.02 9 1 7쪽
42 4. 죄와 벌 (9) 21.05.31 10 1 7쪽
41 4. 죄와 벌 (8) 21.05.30 7 1 8쪽
40 4. 죄와 벌 (7) 21.05.29 8 1 8쪽
39 4. 죄와 벌 (6) 21.05.28 7 1 7쪽
38 4. 죄와 벌 (5) 21.05.28 9 1 9쪽
37 4. 죄와 벌 (4) 21.05.26 8 1 7쪽
36 4. 죄와 벌 (3) 21.05.25 10 1 8쪽
35 4. 죄와 벌 (2) 21.05.24 7 1 8쪽
34 4. 죄와 벌 (1) 21.05.23 8 1 8쪽
33 3. 명화가 눈을 뜨면 (3) 21.05.22 11 1 7쪽
32 3. 명화가 눈을 뜨면 (2) 21.05.21 11 1 7쪽
31 3. 명화가 눈을 뜨면 (1) 21.05.20 14 1 7쪽
30 2. 너와 함께라면 (4) 21.05.19 12 1 10쪽
29 2. 너와 함께라면 (3) 21.05.18 9 1 10쪽
28 2. 너와 함께라면 (2) 21.05.17 10 1 8쪽
27 2. 너와 함께라면 (1) 21.05.16 19 1 8쪽
26 1. 후회 (2) 21.05.15 10 1 11쪽
25 1. 후회 (1) +2 21.05.14 12 2 8쪽
24 5. 너를 위해서 (2) 21.05.13 13 1 8쪽
23 5. 너를 위해서 (1) 21.05.12 21 1 8쪽
22 22회 21.05.11 15 1 8쪽
21 21회 21.05.10 14 1 8쪽
20 20회 21.05.09 15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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