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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위한 선택 : 오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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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희망의가위
작품등록일 :
2021.04.20 22:52
최근연재일 :
2021.06.07 14:47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704
추천수 :
52
글자수 :
164,961

작성
21.06.07 14:47
조회
10
추천
1
글자
8쪽

6. 네가 있다면 (5)

DUMMY

명화는 우리가 다투고 있다고 생각했는지 말리러 들어온다.


[명화] 두 사람 다 싸우지 마.


[명화] 사랑하는 사이끼리 왜 그래?


명화가 눈을 뜬지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 은영이가 우리가 사귀고 있다는 걸 말했다고 한다.


사실 내가 이야기하는 게 맞겠지만, 은영이가 여자끼리 둘이서 이야기하고 싶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는데, 결과적으론 잘 된 것 같아서 다행이다.


[민호] 사귀기는 해도 사랑이니 뭐니 그런 건 아니야.


그렇긴 해도 동생한테 그런 말을 듣는 건 너무 낯설고 민망하기만 하다.


사실 사귄다고는 하지만, 관계가 달라진 점이 별로 없기도 했다.


[은영]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네가 지금 제정신이야? 나 정도 여자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이거지?


은영이가 얼굴을 있는 힘껏 찌푸리며 내게 쏘아붙인다.


[민호] 아니, 그게 아니라. 우리가 사랑이니 뭐니 하기엔 아직 어리잖아.


[민호]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는 걸 보고 착각하는 애들은 있겠지만, 사실 고등학생 간에 뜨거운 사랑은 말도 안 돼.


[은영] 뭐라고? 난 널 엄청 사랑하는데?


[민호] 아니, 난데없이 무슨···.


이런 이야기는 둘이 있을 때 진작 좀 하지.


[민호] 키스 같은 것도 한 번도 안 했잖아?


[은영] 하면 되잖아!


[은영] 고백도 내가 하고, 키스도 내가 먼저 해야겠니? 증말 답답하네.


[은영] 아니면 입술을 내밀고 지내야 돼?


[민호] 야. 제발 명화 앞에서는 그런 노골적인 이야기는 하지 말자.


결국, 내가 심정을 털어놓았지만, 은영이는 <뭐 어떠냐?>같은 표정이었다.


그야 친구의 여동생과 진짜 여동생은 다르겠지.


[명화] 난 신경 쓰지 마. 사이 좋아 보여서 좋으니까.


내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명화의 말에는 영혼이 거의 담겨 있지 않은 것처럼 들렸다.


그냥 예의상 말해주는 것 같은 느낌.


[은영] 아, 맞아.


[은영] 내가 맛있는 거 사왔거든.


[은영] 오빠 주지 말고 혼자 다 먹어야 해?


은영이는 들고 온 쇼핑백에서 알록달록한 종이에 포장된 조그만 물건을 주섬주섬 꺼내놓는다.


집에 들르지도 않고 온 것 같은데, 왜 나보다 늦게 왔나 했더니 이걸 사오느라고 늦었던 건가?


[민호] 뭔데 그래?


은영이가 포장용지를 풀고 있는 것을 들여다보자 그 애는 내가 그러길 기다렸다는 듯이 얼른 말한다.


[은영] 아. 스톱. 날 사랑하지도 않는 차가운 남자는 볼 자격도 없어.


[민호] 너 자꾸 치사하게 그럴래?


[은영] 그럴래.


물론 은영이의 말은 농담이었다. 혼자서 숨어서 먹는 것도 아닌데 바로 옆에 있는 나한테 보이지 않을 리가 없으니까.


그녀가 꺼내 든 것은 자그마한 치즈 케이크였다.


흔히 볼 수 있는 원형의 커다란 케이크가 아니라 케이크를 칼로 조각낸 것을 한 조각만 사온 것이었다.


요즘에는 조각내서 따로 팔기도 하는 모양이지? 그나저나 한 조각밖에 없으니 먹으라고 해도 안 뺏어 먹겠다.


은영이는 케이크를 포크로 잘라내어 한 조각 집어올린다.


[은영] 자. 언니가 먹여줄게. 아-해.


[명화] 아-.


명화는 은영이가 가져온 게 뭔지도 모를 텐데 입을 덥석덥석 벌리는 건가.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만큼 믿는다는 이야기겠지.


은영이는 나만이 아니라 명화에게 있어서도 굉장히 소중한 사람이다.


[은영] 어때? 맛있지?


[명화] 응.


네가 우리 곁에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은영이의 꾸밈없는 밝은 미소를 바라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는 실컷 떠들던 병실에서와는 달리 상당히 차분해져 있었다.


[은영] 명화가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야. 안 그래?


[민호] 그래.


[민호] 고마워.


[은영] 뭐가?


[민호] 네 덕분이야. 나 혼자만 있었다면 분명히 무거운 분위기를 넘어서지 못했을 거야.


[민호] 네가 있어서 명화가 웃을 수 있어. 고마워.


[은영] 내가 뭘 한 게 있다고. 명화가 강한 것뿐이야.


저녁노을을 받은 은영이의 얼굴은 평소보다 예쁘게 빛나고 있었다.


하는 행동이 예쁘니 외모까지 더 좋게 보이는 걸지도 모른다.


[민호] 난 평생 명화를 지켜주고 싶어.


나는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었던 말을 조심스럽게 꺼내보았다.


[민호] 명화와 같이 살면서 그 애의 눈이 돼주고, 그 애가 생활할 수 있도록 옷도 사주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을 수 있게 해주고,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


[민호] 애를 키우는 것도 아니고, 다 큰 성인과 함께 사는 건 돈이 많이 들지는 않을 테니까.


[민호] 아마 남들이 들으면 명화를 보호하기만 해선 안 된다. 자립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하는 게 진짜 사랑이다. 그렇게 말할지도 몰라.


[민호] 하지만, 난 그래도 명화를 위해 살고 싶어.


솔직히 무서웠다.


그냥 생각하고 있었던 걸 말한 것뿐이지만, 부정당할까 봐 두려웠다.


다른 사람이라면 뭐라고 하든 별로 상관없지만, 은영이가 부정한다면 나는 굉장히 자신을 잃고 말 테니까.


[은영] 다른 사람 말 같은 걸 신경 쓸 필요 없어.


[은영] 너하고 명화의 생각이 중요하지.


[은영]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에게 장애가 있는 가족이 있을까?


[은영] 내 일 아니니까 쉽게 말할 수 있는 거지, 그런 사람들도 본인의 일이 된다면 그렇게 가볍게 말할 수는 없을걸?


은영이는 선뜻 그렇게 말해 주었다.


고마웠다. 내색하진 않았지만, 굉장히 위로가 되는 기분이었다.


[민호] 하지만, 걱정이긴 해. 이래 가지곤 아무도 나랑 결혼하려 하지 않을 테니까.


[민호] 네 말대로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이해한다고 해도 앞을 볼 수 없는 시동생하고 한평생을 살고 싶진 않겠지.


말하고 보니 이런 시시콜콜한 일까지 은영이에게 말할 필요는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긍정적인 분위기를 타고 평소에는 꺼낼 생각도 할 수 없었던 말이 무심코 나와버린 것이다.


하지만, 은영이는 진지하게 내 말에 응해주었다.


[은영] 그럼 나랑 결혼하면 되겠네?


[은영] 난 너도 좋지만, 명화도 정말 좋아하니까.


은영이는 치아를 내보이며 밝게 웃어 보였다.


나랑 결혼해줘!


충동적으로 그렇게 말해버리고 싶은 마음이 치밀어올랐지만, 차마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마음속 마지막 브레이크가 충동을 억눌렀는데, 시간이 지나고 마음이 가라앉으니 안 말했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말해버렸으면 나 자신의 치명적인 경솔함에 1주일은 후회하며 지냈을지도 모른다.


[민호] 우리 집에 잠깐 들렀다 갈래?


[은영] 왜?


너한테 키스해주고 싶어서.


그 말 역시 말하기 직전에 그만두었는데···. 말했다면 2주일은 후회했을지도 모른다.


[민호] 그냥···케이크의 보답도 할 겸 해서.


[은영] 보답 같은 건 안 해도 돼. 하지만, 초대해준다면 갈게.


앞으로 우리 셋이 어떤 관계를 이어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시간은 끊임없이 흘러가기 마련이니 작든 크든 어떠한 변화는 생기겠지.


하지만, 우리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결코 변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것이 사건이 일단락된 지금의 내가 바라는 것이다.




End 6. 네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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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6. 네가 있다면 (4) 21.06.07 8 1 7쪽
47 6. 네가 있다면 (3) 21.06.05 8 1 7쪽
46 6. 네가 있다면 (2) 21.06.04 10 1 7쪽
45 6. 네가 있다면 (1) 21.06.03 9 1 7쪽
44 4. 죄와 벌 (11) 21.06.02 7 1 8쪽
43 4. 죄와 벌 (10) 21.06.02 9 1 7쪽
42 4. 죄와 벌 (9) 21.05.31 10 1 7쪽
41 4. 죄와 벌 (8) 21.05.30 7 1 8쪽
40 4. 죄와 벌 (7) 21.05.29 8 1 8쪽
39 4. 죄와 벌 (6) 21.05.28 7 1 7쪽
38 4. 죄와 벌 (5) 21.05.28 8 1 9쪽
37 4. 죄와 벌 (4) 21.05.26 8 1 7쪽
36 4. 죄와 벌 (3) 21.05.25 10 1 8쪽
35 4. 죄와 벌 (2) 21.05.24 7 1 8쪽
34 4. 죄와 벌 (1) 21.05.23 8 1 8쪽
33 3. 명화가 눈을 뜨면 (3) 21.05.22 11 1 7쪽
32 3. 명화가 눈을 뜨면 (2) 21.05.21 10 1 7쪽
31 3. 명화가 눈을 뜨면 (1) 21.05.20 14 1 7쪽
30 2. 너와 함께라면 (4) 21.05.19 12 1 10쪽
29 2. 너와 함께라면 (3) 21.05.18 9 1 10쪽
28 2. 너와 함께라면 (2) 21.05.17 10 1 8쪽
27 2. 너와 함께라면 (1) 21.05.16 19 1 8쪽
26 1. 후회 (2) 21.05.15 10 1 11쪽
25 1. 후회 (1) +2 21.05.14 12 2 8쪽
24 5. 너를 위해서 (2) 21.05.13 13 1 8쪽
23 5. 너를 위해서 (1) 21.05.12 21 1 8쪽
22 22회 21.05.11 15 1 8쪽
21 21회 21.05.10 14 1 8쪽
20 20회 21.05.09 15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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