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위한 선택 : 오늘도 명화는 눈을 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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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희망의가위
작품등록일 :
2021.04.20 22:52
최근연재일 :
2021.06.07 14:47
연재수 :
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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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4,961

작성
21.04.21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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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1회

DUMMY

[은영] 이번 주말에 영화 보러 가지 않을래?


쉬는 시간에 은영이가 내게 말을 건네온다.


대화를 나누던 도중이 아니라 갑자기 내 자리로 찾아와선 처음 하는 말이 저것이었다.


그야말로 난데없는 상황이었지만, 별로 놀랄 일은 아니었다.


[민호] 너 정말 영화를 좋아하는구나?


2주일쯤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지금처럼 은영이가 내게 같이 영화나 보자고 했고, 나 역시 좋다고 해서 같이 영화를 보고 왔었다.


그뿐 아니라 한 달쯤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그것뿐만이 아니라···최근 반년 동안 같이 영화를 보러 간 횟수가 손으로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라고만 해두자.


웬만큼 이름이 알려진 영화는 모두 봤기 때문에 지금 극장에 간다고 해도 딱히 볼만한 영화가 없을 정도다.


갈수록 훌륭한 영화가 증가하는 추세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수준 높고 취향에도 들어맞는 영화가 정기적으로 개봉하는 건 아니다.


그러니 상당한 영화 매니아가 아닌 이상, 이 상황에서 영화를 보러 가자고 할 이유가 없다.


[은영] 보러 갈 거야? 말 거야? 그것만 말해.


은영이가 귀찮다는 듯이 말한다.


<어차피 따라갈 거면서 뭐 그렇게 잔말이 많아.> 라고 하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민호] 갈게. 언제 갈 건데?


[은영] 이번 주 토요일 저녁에 어때?


[민호] 토요일? 그땐 애들이랑 약속이 있는데. 일요일 저녁은 안 돼?


[은영] 상관없어. 그럼 일요일에 만나.


은영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더 이상 하고 싶은 말이 없는지 휙 돌아서서 여자애들 사이로 돌아가 버린다.


정확한 약속 시간이나 장소는 아직 정하지도 않은 상태였다.


하기야 어차피 장소는 늘 만나던 그곳일 테고, 시간이야 영화 상영 시간을 확인하고 따로 연락하겠지. 지금까지도 그래 왔으니까.


[승원] 또 데이트하는 거냐? 부러워서 못 견디겠네.


은영이가 가자마자 옆에서 우리들의 대화를 빠짐없이 듣고 있었던 승원이가 능글맞게 웃으며 말한다.


히죽거리는 꼴을 보고 있자니 정말로 부러워한다기보단, 내가 난처해하며 부정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 같았다.


[민호] 그런 거 아니라니까 그러네. 알면서 뭘 그래?


은영이하고는 사실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냈었다.


엄마들끼리 이전부터 친구였고 집도 비교적 가까워서 친해지게 되었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은영이가 내 동생 명화랑 친하게 지내면서 옆에 있던 나랑도 같이 어울리다 보니 가까워졌다는 게 맞을 것 같다.


그렇지만, 중학교가 서로 달랐기 때문에 3년 동안 만나지 못했고, 고등학교에 와서 다시 만나게 되었지만, 그동안 사적으로 만났던 적이 없었기도 해 굉장히 서먹해져 서로 말을 건네긴커녕 인사도 제대로 안 하게 되었다.


사실 그때가 원래 이성 관계라던지 교우 관계에 좀 미묘한 시기다 보니 아마 학교가 다르지 않았다고 해도 어느 정도 어색해졌을 것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나와 같이 다니던 승원이가 은영이에게 적극적으로 말을 걸면서 나랑도 다시 친해지게 되었는데···그렇다 보니 셋이서 함께 다닐 때도 종종 있었다.


그러고 보면 셋이서 같이 영화 보러 갔던 적도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우리 둘이서만 다니게 되었군.


[승원] 아니면 굳이 너한테 영화 보러 가자고 할 리가 없잖아?


[민호] 혼자 영화 보러 가기 뭐하니까 같이 가자고 한 거겠지.


[승원] 그런 거라면 당연히 다른 여자애들한테 말했겠지.


[민호] 다른 애들 다 바쁜가 보지. 내가 제일 할 일 없어 보였을 수도 있고.


[승원] 이 갑갑한 놈아. 너 정말 모르겠냐? 은영이는 너한테 마음이 있어.


[민호] 남의 일이라고 막 말하지 마.


[승원] 넌 여자의 마음을 그렇게도 모르냐? 내 눈은 틀림없다니까? 좀 믿어봐.


[민호] 여자와 사귀어 본 적도 없는 녀석 말을 어떻게 믿어?


별것 아니라는 듯 대답하긴 했지만, 솔직히 나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혹시 은영이가 나를 좋아하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할 때면 기분이 묘해지기도 하지만, 막상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별로 그럴만한 일도 없었다.


은영이는 단순히 말이 통하고 취향이 맞는 친구 중 하나로서 나를 대하는 것뿐인데 나 혼자서 엉뚱한 착각을 하고 있는 걸 수도 있는 것이다.


[승원] 네가 계속 그런 태도면 내가 대시할 수도 있다?


[민호] 글쎄?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데?


[승원] 뭐가 추천을 안 해? 역시 그건 또 싫은 모양이지?


[민호] 아니. 그게 아니라 은영이가 은근히 성격이 까다롭거든. 맞춰주기가 쉽지 않을걸?


[민호] 나나 되니까 맞춰 주는 거지. 여자 친구가 필요하면 다른 여자애 찾아보는 게 속 편할 거야.


[승원] 웃기는 소리 작작하고 솔직하게 속마음을 말하지그래?


[민호] 진짜라니까 그러네.


사실 나도 은영이가 좋다.


하지만, 은영이 마음도 모르고 섣불리 고백했다가 어색해지는 것보단 지금 이 상태가 낫다.


게다가 지금처럼 이런 식으로 가끔 만나 놀러다니는 것도 제법 즐겁고 재미있기에 굳이 관계를 바꿀 필요를 못 느끼고 있다.


잘은 몰라도 정식으로 사귄다고 해봤자 특별히 달라지는 건 없지 않을까?


그렇다면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지. 졸업할 때까지 시간도 많으니까 천천히 생각해 보자고.




우리 가족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


총 13층으로 되어 있는데, 사실 몇 층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1층이라 엘리베이터를 탈 일도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 저층을 꺼린다는 말을 들었다.


전망도, 일조량도, 보안면에서도 안 좋은 면이 있으니 이해가 된다.


하지만, 우리 집은 정 반대다. 우선순위로 저층을 택했고, 이렇게 1층에 들어오게 되었다.


1층을 원했던 건 내 동생 명화 때문이다.


[민호] 다녀왔습니다.


문을 열고 집에 들어와 보니 평소에는 이 집에 없는 신발이 한 켤레 놓여 있었다.


누구의 것인지는 짐작할 수 있었다. 이미 몇 번인가 보기도 해서 눈에 익은 신발이었다.


[명화] 어서 와.


[미정] 안녕하세요.


현관과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명화의 방 앞을 지나쳤을 때 안에 있던 두 명의 여자애가 내게 인사한다.


역시 미정이가 와 있었군.


미정이랑 명화는 어렸을 때부터 친했고, 나랑도 꽤 오래 알고 지낸 사이다.


옛날엔 서로 실없는 이야기도 떠들어가며 같이 어울리기도 했었는데 아무래도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조금은 거리가 생긴 것 같다.


그렇긴 해도 인사 정도는 친근하게 주고받는다.


적어도 같이 있다고 해서 긴장되거나 불편한 마음이 드는 일은 없다.


[민호] 오랜만에 보니 더 예뻐진 것 같네.


[미정] 네? 아니에요. 그리고 얼마 전에도 봤잖아요.


그렇지만, 예전과는 달리 내게 존댓말을 쓰는 것을 들으면 아무래도 거리가 생겼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민호] 나 신경 쓰지 말고 재밌게 놀다가.


[미정] 네.


작가의말

원래 게임 시나리오로 작성된 거라 [민호] 같이 대사 앞에 말머리가 붙어있는데, 보기 불편하시다면 제외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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