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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천재 제작자는 탑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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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씨케인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4.22 19:33
최근연재일 :
2021.05.04 19:05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1,843
추천수 :
168
글자수 :
75,395

작성
21.04.25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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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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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12쪽

증명 (2)

DUMMY

“······흐음, 그렇단 말이지. 그럼 어디 한번 실력을 보도록 할까. 만약 나를 도와준다면 네가 원하는 제작법을 한가지 가르쳐 주마. 어떠냐?”

“좋습니다.”

“그래. 오랜만에 간이 작업대를 꺼내놔야겠군.”


그간 작업 중인 레너드의 어깨너머로 제작법을 익히고 있던 차에, 원하는 제작법을 배울 기회가 찾아오니 무척 달가웠다.


'게다가 손잡이 제작이라면 그동안 꾸준히 연습했으니까, 이번 기회에 시험해볼 수도 있겠어. 이왕 이렇게 된거 제대로 해보자.'


그날 오후.

나는 레너드의 큼직한 작업대 근처에 놓인 간이 작업대 앞에 자리를 잡았다.


“우선 제작을 시작하기 전에 마무리를 짓는 법부터 알려주지.”


그는 로웬이 꺼내 온 완성된 손잡이와 갓 만들어진 호미 날 하나를 가져와 내려놓았다.

숙련된 대장장이답게 레너드가 직접 조각한 목재 손잡이는 가운데에 아주 매끄러운 곡선이 들어가 있었다.


‘얼핏 보기엔 간단해 보이지만, 저만큼 부드러운 모양을 잡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테지. ······나도 이 정도로 만들 수 있을까.’


지금까지는 줄곧 완만한 모양의 손잡이만 만들어 왔기에, 곡선을 만들고 다듬는 과정은 내게 생소한 것이었다.

잠시 머릿속으로 그 과정을 그려보는 동안 간이 화덕 앞에서 호미의 몸통을 달궈낸 레너드가 다시 내 앞에 섰다.


“완성된 손잡이와 날을 연결하는 건 아주 간단해.”


탕! 탕!


잘 달구어진 몸통의 끝부분을 손잡이의 홈에 끼워넣고 모루 위에서 몇 번 망치로 두드리고 나니, 두 개의 분리된 부위가 점차 단단히 맞물려갔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아주 간단한 작업이지만, 꼼꼼히 마감하지 않으면 금방 망가져버릴테니 주의해라. 특히 이건 섀넌의 이름이 새겨져 나가는 물건이니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 써야 한다는 걸 잊지 말라고.”


레너드의 설명이 끝난 뒤 나는 곧장 손잡이를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기본적인 순서에 이미 익숙해진 상태였기에 작업 과정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기초 제작 과정에서 만들었던 칼자루의 기본 틀을 응용해, 인내심을 가지고 가운데 부분을 여러 번 파내어 둥그런 곡선과 작게 새겨진 무늬를 추가하면 되었으니까.


‘곡선의 대칭이 딱 맞아떨어지게 만드는 건 좀 번거롭지만, 이 정도면 할 만하네.’


몇 번의 시도 끝에 요령을 익힌 나는 추가적으로 손잡이 끝에 벽이나 줄에 매달기 쉽도록 작은 구멍을 만들어내는 데까지 성공했다.

그렇게 세 시간의 시간이 흘러 레너드가 주문한 만큼의 손잡이를 거의 다 완성해 갈 때쯤, 새로운 스킬을 습득했음을 알리는 메시지가 허공에 나타났다.


[스킬 ‘장비 제작(Lv.1)’ 획득]


‘이건 제작 속도를 높여주는 스킬이잖아. 자연 획득 조건이 엄청 까다로운 스킬일 텐데······. 만든 개수만큼 숙련도가 빨리 올라가서 그런가? 노가다 한 보람이 있네.’


곧 홀가분한 마음으로 작업을 마친 뒤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사방에 떨어진 나뭇조각과 먼지들을 쓸어냈다.

이어서 완성품들을 한쪽 상자 안으로 옮기려는데, 레너드가 호미 날을 만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깡! 깡! 까앙!


나는 어느새 하던 일을 멈추고 호미의 날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감상하게 되었다.

한참 뒤 내 시선을 느낀 레너드가 힐끔 뒤를 돌아보더니 말을 꺼냈다.


“거, 손잡이 만드는 건 다 끝내고 놀고 있는 거냐?”

“네. 완성품은 저쪽 상자에 모아놓았습니다.”

“그래? 어디 한번 확인해볼까.”


꼼꼼히 손잡이의 품질을 확인하던 그의 손이 내가 뚫어놓은 위쪽 구멍에서 멈춰 섰다.


“거치용 구멍을 낸 건가? 거스러미가 생기지 않게 주변도 정리해 놨고, 꽤 봐줄 만한 수준이군. 이제 연결만 잘 시키면 되겠어.”


그의 칭찬을 직접적으로 듣는 건 처음이었다.


‘거치용 구멍은 중간에 떠올린 아이디어였는데, 추가하길 잘했네.’


뿌듯한 마음으로 막 옆에 놓인 화덕의 불 세기를 확인해보려는데, 근처에 놓인 레너드의 모루가 다시 시야에 들어왔다.


‘······저걸 만들면 지난번과 비슷한 감각이 생기려나.’


지난번 검신을 제작하면서 집중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찾아왔던 고양감.

문득 그 감각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넋을 놓고 있고만. 왜, 호미 날을 만들어보고 싶냐?”

“가르쳐주시겠습니까?”

“손잡이를 만족스럽게 만들었으니 이건 보조의 대가와는 별개로 쳐주지. 몇 개든 익숙해질 때까지 만들어봐라. 대신! 괜히 재료만 날렸다간 한동안 모루에는 얼씬도 못 하게 만들 거다.”


레너드는 작업장 구석에서 예비용으로 쓰던 자신의 모루를 꺼내왔다.

그것을 단단한 나무 위에 올려 위치를 잘 고정시키는 것을 끝으로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나자, 그는 직접 호미의 날을 만드는 시범을 보였다.


까앙!


빠르고 정확하게 내려치는 장인의 망치질.


‘저기선 힘을 좀 빼고 두드려야 하는구나. 각도를 맞추기 위해서인가? 어림잡아서 30도 정도 되는 것 같은데······.’


곧장 그 과정을 하나도 빠지지 않고 눈에 담으며 머릿속에 새겼다.


“자, 시범은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그럼 이제 스스로 만들어보도록 해라.”


하나의 날이 완성된 뒤 레너드가 나머지 일을 하러 자신의 모루 앞으로 돌아가자, 나는 직접 호미의 날을 만들기 위해 예비용 모루 앞에 섰다.


‘좋아. 그럼 시작해볼까? 가장 먼저 단조부터.’


화덕 안에서 붉게 달궈진 쇠를 꺼내 모루 위에 올린 뒤 망치를 집어 들었다.


깡! 깡!


레너드의 시범을 보아하니, 호미의 몸통은 이전에 제작한 검신과 달리 단조 과정에서 쇠를 돌려가며 길고 얇은 형태를 만들어야 한다는 차이점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망치질로 3분의 2 정도 되는 지점은 얇게.

나머지는 그보다 더 두껍게 일정한 차이를 계속해서 유지하며 조금씩 강도를 높여나가야 하는 것이었다.


‘후우, 이거 보통 일이 아니네.’


그 밀도를 조절하기 위해 부위에 따라 망치에 실리는 힘을 조절해가며 계속해서 작업을 이어가니,

시간이 지나자 어느새 그럴듯해 보이는 기초 틀이 완성되었다.


‘이제 다시 화덕에 구워주면 되겠다.’


단조 작업을 마친 쇠를 화덕 속에 넣으니 어느새 이마에서 땀방울이 후드득 떨어졌다.

약 2000도의 온도를 자랑하는 화덕의 뜨거운 열기에 피부가 화끈거릴 지경이었지만 전과는 또 다른 배움을 얻게 되니 몸은 고되어도 마음만큼은 즐거웠다.

다시 화덕에서 꺼낸 쇠를 모루 위에 올려 망치를 두드리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한 끝에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까앙!


그리고 이어진 다음 단계.

모루 위에 놓인 쇠의 모든 면을 좀 더 작은 망치로 번갈아 두드리며 매끄럽게 만드는 메질 작업을 거쳤다.


‘이 정도면 되려나? 모양은 확실하게 잡힌 것 같고.’


이어서 다시 달구어진 쇠를 형태에 맞게 매끄럽게 잘라준 뒤 망치로 두드려가며 윗부분이 휘어진 완전한 호미의 모양을 만들어나갔다.

곡선을 넣는 작업은 까다로운 편이었지만 나에겐 좋은 보조 능력이 있었다.


[스킬 ‘장비 제작(Lv.1)’ 발동]

[스킬 ‘집중 제작(Lv.1)’ 발동]


검신을 만들 때보다도 한 단계 수월해진 상태로 이어진 작업.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잘 알고 있던 익숙한 형태의 호미 몸통을 만들어내었다.

마지막으로 처음 배웠던 손잡이를 끼우는 과정까지 거치고 나자, 완전한 호미 하나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호미’ 제작 대성공!]

[아이템에 특별한 힘이 깃듭니다]


망치를 내려놓자마자 눈앞에 떠오른 시스템 창.


‘대성공 판정이라고? 무슨 옵션이 들어간 거지.’


나는 그 속에 적힌 글씨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눈가를 좁혔다.


[날렵한 호미]

[효과] 공격력+1%, 속도+10%(영구)

[설명] 날렵하게 빛나는 호미. 일반 호미보다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더욱 빠르게 채집할 수 있다.

[제작] 요슈아 (초급)


‘허, 이게 여기에 붙어 나오다니.’


‘날렵한’이라는 타이틀은 일반적으로 장비에 부가효과를 추가하는 마법 부여와는 달리 오직 제작의 대성공 판정 시에만 붙는 특수효과였다.


‘그중에서도 이건 나올 확률이 얼마 되지도 않는 건데.’


심지어 공격력과 속도를 각각 영구적으로 상승시켜주니, 게임 내에서 어느 정도 자본이 있는 유저들은 이 옵션을 비롯한 희귀 타이틀을 붙이기 위해 무한 제작 의뢰를 맡기기도 했었다.


“게다가 어쩐지 모양이 좀 다른 것 같기도 하고······.”

“뭐? 설마 아까운 재료를 그대로 날린 거냐?”


근처에서 작업하고 있던 레너드가 내 중얼거림에 사납게 대꾸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는 내가 만들어낸 호미를 보자마자 잠시 침묵하더니 곧 망치질을 다시 시작하며 말을 이었다.


“······첫 제작에 특수 부여를 다하니.. 운이 엄청 좋았던 건가. 뭐, 그렇다면 모양이 옵션에 맞춰서 달라지는 것도 당연하지. 그래도 호미에 부여하기엔 아쉬운 옵션인데. 무기에 달렸더라면 당장에 가치가 몇 배씩 뛰는 건데 말이야.”


확실히 이곳이 현실의 게임이었더라면, 그리고 이 옵션이 부여된 대상이 호미가 아닌 일반적인 무기였더라면 거래소에 물건이 등록되자마자 바로 팔려나갔을 만한 희귀한 옵션이긴 하다.

하지만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한번 타이틀이 달린 아이템을 제작하고 나니 다음엔 필요한 장비에 이것보다 더 좋은 타이틀을 부여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생겼으니까.


‘그럼 기세를 몰아서 계속 만들어볼까.’


[스킬 ‘장비 제작(Lv.1)’ 발동]


마침 때맞춰 발동된 스킬 덕분에 속도도 붙었겠다, 공방 창고에 산처럼 쌓여있는 재료 상자에 바닥을 드러내 보이겠다는 각오로 제작에 박차를 가했다.


[제작 등급이 올랐습니다]

[제작 시 성공률이 소폭 상승합니다]


덕분에 제작한 호미가 세 자릿수에 가까워졌을 때는 줄곧 초보에 머물러있던 제작 등급도 견습으로 올라가게 되었다.

제작 초반에는 자잘한 실수로 인해 실사용이 어려운 것도 몇 개 있었지만, 중간에 제작 레벨이 오르면서 성공률이 상승했기 때문인지 제작법에 익숙해짐과 동시에 일정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너무 많이 만들었나?’


우선 특수효과가 붙은 호미 하나를 보관해놓고 확인해보니 한쪽에 쌓여있는 완성품의 개수가 적지 않았다.

땀에 젖은 손을 씻어낸 뒤 남은 것들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공방의 출입문이 열렸다.


“어서오세요. 아, 카밀라씨! 오랜만에 뵙네요. 직접 오시다니 어쩐 일로······.”

“레너드씨께 의뢰 드렸던 아이템, 막 작업에 들어가셨다고 하셔서 견본을 보러왔어요.”


안경을 치켜세우며 안으로 들어온 사람은 날카로운 인상의 여성으로, 자로 잰 듯 반듯하게 각이 선 옷을 입고 있었다.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작업에 열중하고 있던 레너드가 망치를 내려놓고 빠르게 걸어 나왔다.


“참, 그랬었지. 내 정신이 없어 공방에 미리 말해두는 걸 깜빡했군. 잘 오셨습니다. 마침 완성품이 꽤 쌓였으니 한번 둘러보시죠.”


레너드가 손님과 대화를 나누는 사이, 내 옆으로 가까이 다가온 로웬이 작게 속삭였다.


“요슈아님. 다과를 준비하려고 하는데 잠시 절 도와주실 수 있나요?”

“아, 물론입니다.”


그녀의 뒤를 따라 공방의 응접실로 향하는 동안 나는 힐끔 시선을 돌려 손님의 얼굴을 확인했다.


‘이름이 카밀라라고 했지. 그렇다면 설마 그 사람인가.’


그때 내 의문을 읽기라도 한 듯 앞서 걷던 로웬이 말을 걸어왔다.


“그러고보니 요슈아님은 오늘 오신 손님을 처음 뵙는군요? 저쪽은 섀넌 공방의 아이템을 공급하고 있는 상업 길드의 카밀라씨에요.”


역시나.

그녀는 수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상업 길드의 감정사, 카밀라 웨인레이스가 분명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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