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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천재 제작자는 탑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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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씨케인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4.22 19:33
최근연재일 :
2021.05.04 19:05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1,883
추천수 :
168
글자수 :
75,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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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6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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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채집 (1)

DUMMY

“요슈아님. 이쪽의 미지근한 쪽은 카밀라님, 뜨거운 쪽은 레너드님께 드리면 돼요. 카밀라님은 작은 변화에도 예민하신 분이니 꼭 나눠서 건네 드려야 해요.”

“알겠습니다. 제대로 구분해두죠.”


로웬이 막 찻잔을 건내며 말을 덧붙였다.

고개를 한번 끄덕인 뒤 힐끔 열린 문 너머를 돌아보니 카밀라에게 호미 하나를 건네는 레너드의 모습이 보였다.

저쪽이 바로 호미 의뢰의 주인인가 본데.


“역시 섀넌의 작품이군요. 완성도야 두말 할 것 없이 훌륭하고, 같은 소재를 써도 다른 것들과는 비교가 불가할 정도의 견고함이 느껴져요.”


카밀라는 얇은 곡선을 조심스럽게 손가락 끝으로 쓸어보거나 직접 손잡이를 쥐고 그립감을 느껴보는 등 레너드가 만들어낸 호미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어찌나 꼼꼼히 관찰하는지, 그녀의 회색 눈을 가로막고 있는 안경이 전등 빛을 받아 번뜩일 때마다 호미가 세밀하게 해체되어버리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 완성도 때문에 모두가 입 모아 섀넌의 상품이 최고라고 하는 거죠. 특히 이번 호미에서는 이 손잡이 부분의 디테일이 마음에 들어요.”


카밀라의 호평이 손잡이로 옮겨가자 곁에 서 있던 로웬이 내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카밀라님이 칭찬하실 정도면 정말 대단한 거예요. 아이템을 보는 눈만큼은 마스터께서도 인정하실 만큼 까다로우신 분이거든요.”


나는 조금 얼떨떨한 기분이 들어 잠시 내 기억 속에 있던 카밀라의 정보를 되짚어보았다.


‘상업 길드에서도 손에 꼽는 최고의 감정사였던 것 같은데.’


그런 사람의 눈에 충족될만한 물건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스스로 뿌듯함이 느껴졌다.

기초 제작 교육을 들었을 때도 그렇고, 이곳에 와서도 작은 아이템들을 제작할 때마다 공방 식구들이 평가를 내리곤 했지만, 아이템을 감정하는 것을 업으로 삼은 사람에게 듣는 칭찬은 또 남다르게 느껴졌다.


“허허, 역시 이 눈은 못 속이는구만. 이미 알고 있겠지만 이 손잡이는 내가 만든 게 아닙니다. 저쪽에 새로 들어온 보조 제작자의 솜씨인데, 내가 보기에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 부분 제작을 맡겼습니다.”


그 말과 동시에 카밀라가 날카로운 시선을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마치 내 가치를 환산하는 듯한 차가운 눈.


“보조 제작이라. 섀넌에 새로운 제작자가 들어온 건 정말 오랜만에 보네요.”


언뜻 그것에 옅은 호기심이 서려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쯤 로웬의 안내를 받은 카밀라가 레너드와 함께 테이블로 다가왔다.

정확한 온도를 맞춰 만들어낸 차를 마시며 한참동안 공방의 장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카밀라는 그만 일어나봐야겠다며 자리를 정돈하더니, 바로 돌아서지 않고 작업 공간 쪽으로 향했다.


“뭔가 더 필요한 게 있으신가요?”


로웬의 물음에 여유롭게 뒤를 돌아본 카밀라가 정확히 나를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


“이 호미. 아까 보니 레너드씨의 작품은 아니더군요. 새로 오신 분의 작품인가요?”

“맞습니다. 제가 만들었습니다.”

“레너드씨 것만큼 고도화된 물건은 아니지만, 이쪽도 충분히 판매 가치가 있어 보이는군요. 혹시 저희 길드에 납품해보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마침 개수도 적당하네요.”


그리고 그 말과 동시에, 나는 줄곧 고민하고 있던 호미의 재고를 올바르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


며칠 뒤 아침.

나는 이자르의 부탁을 받아 포션을 제조할 때 필요한 약초들을 채집하기 위해 성 밖의 숲에 들어왔다.


약초라면 공방과 계약을 맺은 재료상으로부터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으니 이미 부족함이 없을 텐데, 그녀가 특별히 이런 부탁을 한데에는 무언가 이유가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안 그래도 슬슬 연금술로 뭔갈 만들어 볼 때가 된 것 같았는데.’


이미 그녀에게 연금술에 쓰이는 재료 손질에 대해 배우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 와중에 채집을 보내는 데에는 이제 본격적으로 연금술을 가르쳐주려는 뜻인 것 같아, 부탁을 듣자마자 내가 먼저 나서서 당장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길을 나선 참이었다.


‘뭘 배우게 될까? 재료를 보니 아무래도 체력 회복 포션 같은데.’


제일 기본이긴 하지만 앞으로 매일 쓰게 될 소비품이니 배워두면 가장 유용하게 쓰일 것이었다.

공방에 들어온 이후로 매일같이 새로운 아이템을 만드는 재미에 푹 빠진 나는 요즘 늘 이런 식으로 하루종일 제작에 대한 생각 밖에 하지 않게 되었다.


얼마 후면 루카스 섀넌이 속한 탐사대도 돌아올 테니 그전에 그의 제자들에게 제작법을 모두 배우려면 매일이 빠듯한 상황이었다.

조급한 마음에 이른 시간부터 움직여서 그런지, 숲 입구에 다다르니 평소라면 채집과 사냥을 위해 모여있을 모험가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까악! 까악-!


대신 발아래 밟힌 풀로부터 들려오는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나뭇가지에 앉아 울음소리를 내던 까마귀가 푸드득 날개를 펼치며 시야 밖으로 사라진다.

그것을 뒤로 한채 부지런히 발을 놀려 숲 안쪽으로 향했다.


“다 와 가는 것 같은데······. 이쯤인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자란 나무들.

이 숲은 나무들이 오랜 세월 자리를 지키며 만들어낸 적당한 그늘 덕에 포션의 재료로 쓰이는 자연산 버섯들이 자라난다는 곳이었다.


그중에서도 체력 회복 포션을 제조할 때 쓰이는 버섯들을 채취하는 것이 오늘의 목적.

그래서 재료로 가장 많이 쓰이는 둥근 버섯들이 모여 자란다는 장소를 찾아 헤매게 되었다.

하지만 버섯들은 주변 지형이 어떤가에 따라 자라는 종류가 다르다.

그렇다 보니 보통의 경우라면 서식지를 찾기 위해서 한참 동안 숲속을 헤매야만 할 것이었다.


‘땅에 습기가 있고, 잔돌이 많으면서 풀이 적당하게 자라난 그늘이었던가.’


나는 게임에서 유독 둥근 버섯이 자주 생산되던 곳의 특징을 떠올려가며 빠르게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잠시 후.


“······찾았다.”


땅 위로 작게 솟아오른 버섯의 머리가 보였다.

그대로 가까이 다가가 뒤덮인 흙을 살살 치워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조그마한 버섯이 모습을 드러냈다.


“게임에서 많이 보던 모양이네. 근데 원래 이렇게 작은 거였나?”


포션을 제조할 때 쓰이는 버섯들은 아이템의 아이콘에 완벽하게 다 자라난 모습으로 그려지다 보니 실제로 봐서는 확실하게 감을 잡기가 어려웠다.

아직 갓조차 제대로 피지 않은 작고 둥근 버섯의 몸체에서 희미하게 푸른색이 비쳤다.

저건 아무리 봐도 약으로 쓰는 버섯에선 보이지 않는 색깔인데.

나는 채집 가방을 뒤적거린 끝에 공방을 떠나기 전 이자르가 건네준 채집 리스트를 펼쳐보았다.


‘이거 같은 게 맞는 건가?’


혹시나 독버섯이라면 채취를 하더라도 당장 써먹을 데가 없으니 괜히 시간을 버리지 않으려면 신중해야 했다.

그녀가 솜씨 좋게 그려낸 낙서와 버섯의 모양을 비교해보니 확실히 마디가 짧고 덜 봉우리 진 것이 어린 버섯인 것 같았다.

나는 그림 아래에 적힌 짧은 글귀를 빠르게 읽어내렸다.


[덜 자란 버섯엔 독성이 있으니까 조심해.]


“음······. 그렇다면 이건 아직 채취할 수 없겠는데.”


아쉽지만 적당히 성장할 때까지는 건드리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바로 다른 버섯을 찾기 위해 근처를 돌아 다녀보니, 이제 갓이 피기 시작해 채집 가치가 떨어지는 버섯부터 자라나는 과정에서 무언가 잘못되었는지 바짝 마른 버섯이 대부분이라 채취할 만한 것을 찾기가 어려웠다.


“아, 이거다.”


나는 한참 시간이 지난 뒤에야 바닥 위에 약간 튀어나온 작은 둔덕들을 발견했다.

꼭대기부터 흙을 살살 거두어내니 단단한 땅을 뚫고 나온 버섯 더미들이 보였다.

갓이 제대로 피어난 데다 크기도 지금까지 보았던 것들의 배는 되어 보였다.


“역시, 이렇게 한쪽에 몰려있으니 눈에 띄지 않았던 거였구나. 그럼 빨리 작업을 시작해야지······. 근처에 쓸만한 나뭇가지가 있었던 것 같은데.”


나는 바닥에 드문드문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 중 가장 기다란 것을 막대기로 삼았다.

그것을 버섯 아랫부분의 흙 밑으로 깊게 찔러 넣으려 하니,


“땅이 너무 단단해서 이걸로는 무리인가 보네.”


단단하게 굳은 땅 때문에 나뭇가지가 땅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흙의 표면을 긁어내기만 했다.

그렇다고 해서 바로 손을 가져다 대고 쑥 뽑아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랬다가는 버섯의 갓 부분만 툭 잘려 나갈 텐데, 둥근 버섯의 치유 성분은 몸통에 집중되어 있었다.


‘포션 완성도에 영향을 끼칠지도 모르는 데 함부로 사용할 수도 없고, 골치 아픈 일이네. 뭔가 대책이 필요하겠는데.’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굴려 가며 우선 인벤토리를 열어보았다.


“쓸만한 거 없나? 그냥 단단하기만 해서는 아까 그 나뭇가지처럼 소용이 없을 것 같은데.”


이런 상황에서 땅을 파는데 가장 적합한 장비는 아무래도 삽이겠지만, 당장 이곳에서 만들어 낼 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걸 대체할만한 것을 찾아내야 했다.


“이건 지금 못 쓸 것 같고, 이것도 아니고······. 아, 이거다!”


온갖 잡동사니 사이에서 유일하게 쓸모가 있어 보이는 물건 하나.


“이렇게 좋은 게 있었는데 까먹고 있었네.”


손에 들린 것은 얼마 전 처음으로 특수 타이틀을 다는 데에 성공한 호미.

날렵한 날이 자연광 아래서 번뜩이며 쓰임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왕 만들어놓은 거 이럴 때 제대로 써먹어 줘야지.


‘이걸로 위쪽에 단단한 지점만 거둬내면 될 것 같은데.’


퍽! 퍽!


몇 번 땅을 내려치자 나뭇가지로는 꿈쩍도 하지 않던 표면에 조금씩 틈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좋아. 확실히 그냥 나뭇가지만 썼을 때와는 차원이 다르네.’


날카로운 날 덕분에 흙이 파헤쳐지는 속도가 현저히 빨라서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뭇가지가 제대로 땅을 파고 들만한 공간적 여유가 생겼다.


푹!


그대로 옆에 있던 나뭇가지를 들어 충분히 땅속에 박혀 들어갔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깊숙이 넣었다,

곧 적당한 지점까지 들어갔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힘을 주어 집어넣는 동작을 멈춘 뒤,

옆에 무리를 지어 자라난 버섯이 흔들리지 않도록 막대기가 들어간 쪽의 반대 방향으로 손을 가져가 손바닥으로 흙 위를 약하게 눌러주었다.


‘이대로 조금씩 들어 올리면 된다고 했지.’


막대기를 쥔 손에 들어간 힘을 살살 조절해가며 서서히 위쪽으로 들어 올렸다.

단단한 땅 위에 자리 잡은 버섯이 아주 조금씩 땅 위로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다.

동시에 눈앞에 시스템 창이 나타났다.


[아이템 ‘둥근 버섯’ 획득]


손안에 버섯을 쥐고 겉에 묻은 흙을 털어내며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수분을 머금어 약간 터진 부분이 있었지만, 충분히 재료로 사용할 수 있을 듯한 모양이었다.

한번 요령을 익히고 나자 그 뒤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스킬 '기초 채집(Lv.1)' 획득]


근처에 자라난 둥근 버섯을 한참 채취하는 도중에 채집 스킬이 습득되었다는 알림이 떠올랐으니까.

하지만 변화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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