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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천재 제작자는 탑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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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씨케인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4.22 19:33
최근연재일 :
2021.05.04 19:05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1,848
추천수 :
168
글자수 :
75,395

작성
21.05.04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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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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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1쪽

제 1 재해의 탑 (2)

DUMMY

“우선 저 몬스터의 뒤를 따라가 보는 건 어떻겠습니까.”


그 말을 내뱉자마자 순식간에 모두의 시선이 나를 향해 쏟아졌다.


“뭐? 자네, 진심으로 하는 말인가?”

“그러다 위치가 발각되기라도 하면 꼼짝없이 싸우게 될 텐데. 그럴 거라면 차라리 지금 나서서 해치우는 편이,”


콰앙!


막 보급대원 한 명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지면을 강타하는 거대한 땅울림이 들려왔다.

그와 함께 시야를 희뿌옇게 가리며 피어오른 흙먼지가 느리게 가라앉자, 자이언트 엔트가 거대한 팔을 휘두르며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뭔가 다른 좋은 수라도 있는 건가?”


경계 섞인 표정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기사단장이 다시 고개를 돌려 내게 말을 건넸다.


“저 녀석이 나타난 이후 일대가 완전히 조용해졌습니다. 게다가 특별히 다른 몬스터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 걸로 봐서는······. 이곳의 몬스터들은 저 녀석의 주변에 다가가는 걸 꺼리는 게 분명합니다.”


실제로 자이언트 엔트의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한 시점부터, 저 멀리서 어렴풋이 들려오던 울음소리가 멎어버린 것을 알 수 있었다.

내 말에 일행들 모두가 잠시 행동을 멈추고 주변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주기적으로 들려오는 땅울림 사이를 채우는 적막.


“확실히 그렇군. 다른 몬스터들도 저 녀석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는 건가.”

“예. 그리고 방금 상황을 보니 앞을 가로막지 않는 이상 먼저 공격해오지 않는 것 같고. 이동속도도 느리니 단순히 뒤를 따라가기만 한다면 저희가 큰 피해를 볼 일은 없을 겁니다.”


‘오히려 지금은 저 녀석을 이용해서 숲 안쪽으로 들어가는 편이 제일 안전하겠지.’


근처에 몰려드는 몬스터가 없을 때 숲속으로 들어가면, 그동안 토벌대의 위치도 파악할 겸 다른 안전한 장소를 찾을 수 있으니 지금이 가장 절호의 기회였다.

설명을 덧붙이자, 내 의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듣고 보니 일리가 있군.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는 말은 없었으니, 본격적인 사냥은 토벌대와 합류하거나 머물 장소를 수색한 뒤에 시작해도 늦지 않겠지.”

“마차를 금방 고쳐낸 것도 그렇고. 처음에 뭔가 오고 있다는 걸 알아챈 걸 보면 실없는 소릴 할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그러자 처음엔 반신반의하는 반응을 보이던 대원들 또한 어느 시점부터 느리게 고개를 끄덕거리며 이야기를 경청하기 시작했다.


“뭐······. 다른 뾰족한 수가 없으니 한번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여차하면 따라잡히기 전에 후퇴하는 방법도 있을 테니, 괜찮은 생각이군.”


곧 우리는 전방과 후방으로 나뉘어 자이언트 엔트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뭘 찾고 있는 거지?”


이동 내내 고개를 양옆으로 두리번거리는 녀석을 보고 누군가 중얼거린 순간, 줄곧 앞을 향하던 엔트의 고개가 휙 돌아갔다.

정확히 우리가 있는 쪽으로 향한 시선.


“······발각된 거 아닙니까?”


전방에서 공포에 질린 목소리가 작게 새어 나오자, 보급대 대장이 앞을 주시한 채로 모두에게 수신호를 보냈다.


[기척을 죽이도록.]


쿵, 쿵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천히 이쪽을 향해 방향을 튼 자이언트 엔트가 무거운 발소리를 내며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저 녀석이 갑자기 왜!”

“대장님, 아무래도 위치가 발각된 게 분명합니다. 더 지금 후퇴하지 않으면······.”

“아뇨. 아직은 때가 아닙니다.”


다급한 목소리로 내뱉어진 병사들의 말을 끊어내자, 반발의 말들이 빠르게 쏟아졌다.


“무슨 자신감으로 그런 말을 하는 겁니까! 그나마 거리가 더 좁혀지기 전에 후퇴해야만 전방 병사들이 목숨을 건질 수 있단 말입니다.”


그때 대꾸 없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대장이 어디 더 말해보라는 듯 내 쪽으로 말없이 시선을 던졌다.

나는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얼굴 너머로 검지를 치켜들며 정면을 가리켰다.


“앞을 보시죠.”


전방을 지키고 있는 병사들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

미동도 없이 우뚝 서 있던 나무 하나가 나뭇가지를 흔들며 모습을 드러냈다.


“저건······. 그냥 나무인 줄로만 알았는데, 엔트가 위장하고 있던 거였나?”


새로 나타난 엔트는 자이언트 엔트의 절반이 채 되지 않는 크기였으나, 보통의 키 큰 나무들과 똑같은 모양과 높이를 가지고 있어 가만히 서 있을 때는 육안으로 구별해내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채집 스킬의 영향으로 진짜 식물과 아닌 것을 구별할 수 있게 된 내게 위장한 엔트를 가려내는 일 정도야 아주 간단한 일이었다.


‘눈앞에 아무것도 뜨지 않길래 설마 했더니, 역시나.’


그 사이, 위장을 해제한 동류의 앞에선 자이언트 엔트가 천천히 두꺼운 나뭇가지를 뻗었다.

두 엔트가 서로 인사를 나누듯 나뭇가지를 겹친 순간.


사아아아아!


작은 엔트가 나뭇가지에서 새하얀 꽃을 피워 내더니 이내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방금 그건 뭐지?”

“아니, 싸우려던 게 아니었다고?”


도통 의도를 알 수 없는 자이언트 엔트의 행동에 모두가 어리둥절한 기색을 보였다.

곧 보급대 대장의 지시로 꽃을 피운 엔트의 상태를 확인하러 간 전방의 병사들이 복귀했다.


“특이사항 없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도 전혀 반응이 없는 것이, 꼭 잠이라도 자는 것 같습니다.”

“허, 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


엔트를 자세히 관찰하니, 방금까지 채집 시야에 포착되지 않았던 새로운 메시지가 떠올랐다.


[대상으로부터 아이템 제작에 필요한 재료를 채집할 수 있습니다]


‘채집 시야가 활성 되었다는 건 시스템이 저 엔트를 자연물로 판정한다는 건데.’


이 독특한 현상은 이 탑의 1층에서만 허용되는 규칙 중 하나였다.

도전자가 스테이지에 입장하는 순간부터 1층의 보스인 자이언트 엔트는 그들과 싸우게 될 아군의 개체 수를 자체적으로 조절하는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정해진 난수만큼 동류를 더 깨우거나 재우는 방식이었지.’


그 과정에서 자이언트 엔트에게 잠을 명령받은 개체는 스테이지에 입장한 도전자들이 죽음으로서 도전을 포기할 때까지 일반적인 나무로 남아 전투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규칙이었다.


나는 이곳에 처음 들어왔을 때 눈앞에 나타났던 1층의 미션이 적힌 퀘스트 창을 다시 호출해 목표를 읽어보았다.


‘여기 떨어지고 나서 시간이 꽤 지났는데, 아직도 총 토벌 목표수가 물음표로 남아다는 건······. 개체 수 조절이 끝나려면 아직 남았다는 뜻인가. 으음, 그럼 적어도 오늘 저녁까지는 계속 저 패턴이 반복되겠군.’


잠시 나무로 변한 엔트를 조사하는 동안 계속해서 앞으로 가고 있던 자이언트 엔트는 어느새 거리가 조금 멀리 떨어진 갈림길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나는 더 늦기 전에 채집 시야를 유지한 채로 나무에 가까이 다가가 재빨리 나뭇가지에 핀 꽃을 채집하기 시작했다.


[아이템 ‘엔트의 몽유꽃’ 획득]


“그건 어디에 쓰려고 그러나?”

“자이언트 엔트의 힘으로 피워 낸 꽃이니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선은 가능한 한 많이 채집한 뒤에 소재를 역산해볼 생각입니다.”


[엔트의 몽유꽃]

[설명] 제 1 재해의 탑 1층에서 서식하는 엔트에게서 채집한 하얀 꽃. 엔트는 우두머리에 의해 긴 잠에 빠지는 순간, 자신의 힘을 응축한 꽃을 피워 낸다. 제작 시 고급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


아이템 창의 설명을 슬쩍 확인한 나는 빠르게 채집을 완료했다.


“근처에 위장한 엔트가 있으면 이쪽에서 바로 알려주니 행동하기 훨씬 수월하지 않은가.”

“아아, 맞아. 자네가 있어서 아주 든든하구먼.”


하지만 지금의 상황이 언제까지나 이어질 일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마냥 마음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예상대로, 평화로운 순간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케르르르륵!


자이언트 엔트의 뒤를 따르던 도중 우리는 저 멀리에 엔트들이 무리 지어 몰려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놈들은 사납게 울부짖으며 위협적인 나뭇가지를 마구잡이로 휘두르고 있었는데, 그 사이로 금속의 마찰음와 기합 소리가 들려왔다.


‘이 소리는······?’


[조준모드 활성화]


나는 즉시 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 활을 조준한 뒤 목표를 들여다보았다.

자동으로 확대된 시야 속에 엔트들을 상대로 고전하고 있는 병사들이 들어왔다.


“······이런. 저쪽에서 토벌대가 공격받고 있습니다.”


내 말을 들은 보급대원들이 일제히 숨을 삼키며 전방을 주시했다.


“그, 그럼 저 엔트들을 상대하고 있단 말입니까?”

“곧 우두머리가 저 앞을 지나갈 것 같은데, 저 녀석이 나서면 상황이 끝나는 거 아닙니까.”


모두가 다급한 마음으로 자이언트 엔트의 행동을 주시하는 가운데.


“아아, 이럴 수가······.”


잠시 후 문제의 지점에 도달한 녀석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앞을 지나쳤다.


“즉시 합류해서 아군을 구한다. 전투태세를 갖춰라!”


상황을 지켜보던 대장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각자의 무기를 빼든 보급대원들이 앞을 향해 달려 나갔다.

나는 그들의 뒤를 쫓으며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이 정도라면 해볼 만하겠어.’


엔트 무리에 둘러싸인 토벌대를 구하기 위해 뒤에서부터 녀석들을 치기 시작하자, 곧 우리의 합류를 알아차린 토벌대 병사들의 눈에 놀라움과 희망이 동시에 깃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력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엔트들을 토벌하는 일을 쉽지 않았다.


“이 녀석들은 대체······. 공격이 먹히기는 하는 건가?”

“아무리 찔러도 흠집 하나 나질 않네!”


단단한 나무껍질을 두른 녀석들은 높은 방어력을 가지고 있어 대부분의 공격을 손쉽게 막아내고 있었다.


쉬이익!


그때, 내 손에서 떠난 화살이 만들어낸 파공성이 공기를 갈랐다.

정확히 엔트의 나무껍질 사이에 꽂힌 그것이 퍽 소리를 낸 순간.


케, 케르륵!


불속성 활에 맞아 그을린 껍질 사이로 녀석의 속살이 드러났다.

약점을 드러낸 녀석이 큰 몸을 허우적대는 사이, 상황을 눈치챈 병사 몇 명이 달려들어 그 상처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저 녀석은 이제 알아서 정리될 것 같고.’


나는 빠르게 주변을 둘러보며 안쪽을 향해 계속해서 나아가기 시작했다.


‘나머지 사람들은 근처에 피신해있는 모양인데.’


현재 엔트들과 싸우고 있는 이들은 전투 능력을 갖춘 자들만이었는지 어디에도 루카스 섀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


콰지지지직!


한참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바깥쪽과 달리 엔트의 개체 수가 적어 보이는 안쪽에서 스파크가 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곧장 소리를 쫓아 고개를 돌리니 투명한 보호막처럼 보이는 둥그런 반원 위로 마도 회로가 모습을 드러냈다.


“저건······. 은폐용 회로잖아. 저 안에 나머지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건가?”


활을 쥔 채로 빠르게 풀숲을 지나니 그곳엔 엔트 한 마리의 움직임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자, 누군가 엔트의 공격을 정면에서 맞받아치는 것이 보였다.


‘여기서 다시 만나는군.’


나는 엔트를 향해 활을 겨누며 비죽 입꼬리를 올렸다.


작가의말

소중한 후원금을 보내주신 랗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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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메이커의 길 (2) +1 21.04.22 193 16 13쪽
1 메이커의 길 (1) +2 21.04.22 297 1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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