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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천재 암살자는 암살을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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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47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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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4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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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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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신고식(3)

DUMMY

쥬이스와 모이트. 그 둘의 존재를 진작에 알아차렸다. 시무르트의 검망은, 고작 1급 암살자 수준의 은신으로는 파훼할 수 없는 것이다.


데반이 그 둘이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끌고 있었다는 것도.


“훌륭해.”


일행의 기습을 위해 일부러 검을 크게 휘둘러 이쪽의 빈틈을 유발하고 있다는 사실도.


“그런데 그런 성격 아니잖아?”


시무르트는 눈치채고, 알고 있었다. 그 의도가 너무나도 노골적이다. 파성식을 운용하며 오른쪽으로 크게 돌았다. 데반의 검이 도달하는 것보다 빨랐다.


‘검은 안 돼.’


신체의 회전을 이용하여 본능적으로 발검하려다가 덜컥 멈췄다. 여기서 휘두르면··· 데반이 죽는다. 대신 오른발을 휘둘러 데반의 등을 가격했다. 이 정도는 되겠지. 이 또한 대응이니까.


“억!”


흡사 척추가 골절되는 통증. 데반은 순간 숨이 막혀오는 것을 느꼈다. 그 탓에 몸을 추스르지 못했다.


“야!”


화들짝 놀란 쥬이스와 모이트가 내질렀던 손을 급히 수습했다.


“비켜!”


가장 경험이 많은 모이트가 빨랐다. 날아오는 데반의 몸을 대충 잡고 옆으로 치우면서도 정면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시무르트의 도주 방향을 확인하기 위한 행동.


“오.”


하지만 시무르트는, 도주는커녕 이쪽의 꼴을 그저 지켜보고만 있다. 마치 도주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안 도망갑니까?”


그것이 영 어색해 모이트가 물었다. 그림자 싸움에서 암살자가 도망을 가지 않으면 뭘 할 수 있나, 해서.


“그건 내가 할 말 같은데.”


시무르트는 셋을 보며 히죽 웃었다. 그 사이에, 바닥에 내팽개쳐진 데반이 일어나 자세를 잡았다.


“거기서 나올 수 있겠어?”


시무르트의 말에 1급 세 명이 동시에 주변을 살폈다. 막다른 골목길의 끝. 퇴로가 공중밖에 없다. 정면을 시무르트가 지키고 있다.


“거기서 계속 막으시겠다고요?”


순간 쥬이스와 모이트가 코웃음을 쳤다. 그림자 싸움이 끝날 때까지 우리를 여기에 가두어 놓겠다고? 암살자가? 술래를?


‘그것도 세 명을?’


직계라고는 하지만 너무나 오만하다. 놀라운 성취라고는 하나 고작 16살짜리 꼬맹이다.


반면 이쪽은 산전수전 다 겪은 1급 셋. 직전 시무르트가 술래였을 때 크게 당했다지만,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단장에게 깨지고 온 멘탈. 덕분에 준비된 상태. 익숙한 환경. 수적 우위. 질 리가 없다.


“저희는 아까와 다르게 진지하게 임할 겁니다.”


단장의 말이 떠오른다. 청사의 자존심이 걸렸다. 1급 셋이 고작 16살 신입을 이기지 못한다. 거대한 추태다.


상대가 직계라도 뱀들은 신고식에서 진 적이 없다. 그 전적은 유지되어야 한다. 새로운 역사의 희생양이 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나도 그걸 기대하고 있어.”


청사의 1급을 무시하는 발언. 모이트는 시무르트의 전신을 눈에 담았다. 짝다리를 짚고 장난치는 듯이 검을 뽑는··· 껄렁껄렁한 태도. 입가에 그려진 미소. 명백한 도발이다.


‘우리가 자초한 일이다.’


그러한 언행에서 모이트는 내색하지 않았다. 감정의 요동. 암살자가 지양해야 할 것 중 하나.


괘씸하지만, 당연한 오만. 모이트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주억거렸다. 첫 그림자 싸움에서 못난 모습을 보여줬다. 청사의 1급을 무시해도 할 말이 없다는 것이다.


‘바로 잡아야 한다.’


단장의 뜻과 일치한다. 모이트는 쥬이스와 데반에게 눈길을 보냈다. 둘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시선을 나눈 것만으로 역할이 배정되었다.


모이트가 품속에 손을 넣었다. 빈손에 자루가 잡혔다. 그것을 쭉 잡아당겼다. 데반의 것과 같은 검이다.


‘아공간이네.’


시무르트의 눈에 이채가 발했다. 1급들은 개인 아공간 마도구를 지급받는다고 했다. 쥬이스도 품속에서 검을 꺼냈다. 새삼 세월을 절감한다. 아공간 마도구가 이리 흔한 비품이 되었을 줄이야.


모이트는 조용히 움직였다. 단순한 신고식. 놀이였으나, 이제는 아니다. 대련처럼 선공을 입에 담지 않는다.

신형이 쏘아졌음에도 고요하다. 1급 암살자의 몸놀림. 마음가짐이 변한 것이 보기만 해도 느껴진다. 실전이라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


‘암살자들이랑 노는 건 오랜만인데.’


실전 아닌 실전. 시무르트의 눈에 흥미가 담겼다.


**


소드마스터라는 성취.

그 사실이 뱀굴에게도 들어갔다면, 이런 신고식 따위는 필요하지 않았을 터다.

아마 약간의 지식만 숙지하고 바로 참관 의뢰로 들어가겠지. 소드마스터는 신입과는 도저히 어울릴 수가 없는 경지니까.


어쩌면 참관이 아닌 단독 의뢰로 시작할지도 모르겠다.


‘근데 믿을 수가 없으니까.’


본 성취를 아는 이가 적다. 시무르트는 막 허공으로 도주하려는 쥬이스와 모이트에게 손짓으로 검기를 날리고는, 속으로 셈을 했다.


카라드와 오르드.

게겐을 비롯한 카라드의 심복인 원로들.

자하르와 아엘.


겨우 여덟. 그들은 시무르트의 성취를 숨기기를 원한다.


‘다시 분란이 일어날 소지가 있으니.’


이제 막 불길이 꺼지려던 참인데, 새로운 장작을 주어서는 안 되니까. 본가를 청소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세력 싸움에 가담한 이들을 처리했다지만, 확실치 않다.


색출이 그리 쉬운 작업이었다면 세상 귀족들은 노후까지 편안하게 살아왔겠지. 그리고 그쪽 세상, 그러니까 제국 귀족 출신인 쟈냐는··· 포기하지 않았을 터다.


전생의 엑사는, 그러한 귀족을 많이도 봐왔다. 제 잘못을 모르고, 스스로의 결핍을 타인과 환경의 문제로 치부하는 역겨운 군상.

그런 놈들은, 죽기 전이 되어서야 무릎을 꿇는다. 제 잘못을 인정해서가 아니라, 죽기 싫어서. 쟈냐도 그러할 것이다. 억울해하고 있을 것이고, 적절한 때를 노리고 있겠지.


아직 본가에 복귀하지 않은 아르네아는··· 솔직히 아직 모르겠다. 직접 봐야 알 것 같은데. 그래도 설마 쟈냐같지는 않겠지.

아엘은 조심하라 했지만, 벌써부터 걱정할 이유는 없다. 아직 본가에 복귀하지도 않았고, 했다고 해도 바로 움직이지는 않겠지.


아마 상황을 지켜보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 쟈냐 같지만 않다면, 분명.


가주가 될 생각이 없다고 밝히는 방법도 있지만··· 글쎄. 남매의 아르네아라면 몰라도 쟈냐는 믿지 않을 터다.


믿는다고 해도, 그건 이미 별개의 문제가 됐다. 이미 쟈냐와는 척을 지었다. 쟈냐는 어떻게 해서든 자신을 죽이고 싶어 할 터다.


‘신기해.’


자하르와 아엘. 그 남매는 자신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내온 베덴에게 향하는 것보다 거대한 것이었다.

아르네아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남매의 존재가 결정적이다. 어쩌면 대화가 통할지도 모르겠다. 남매의, 특히 자하르의 성격이 그러한 생각을 저절로 들게끔 만든다.


‘뭐. 그런 인간이었으면 진작에 유배를 막았겠지만.’


어쨌든. 그쪽에서 먼저 공격만 하지 않는다면, 과거의 일을 꼬투리 잡을 생각은 없다. 그게 중요한 것도 아니고. 완만하게 해결할 생각이다.


쐐액!

이번에는 역할이 달라졌다. 데반이 도주를 감행한다. 쥬이스와 모이트는 정면으로 달려든다.


‘대충 이쯤.’


둘의 검이 휘둘러지기 직전, 시무르트는 도약하려는 데반의 예상 진로에 검기를 튕겼다. 더없이 많은 실전을 겪었다. 겨우 1급 암살자들의 행동도 읽지 못한다면, 인생을 헛살았다는 거다.


그리고 그것과는 별개로, 시무르트는 그들을 약간 실망 어린 기색으로 바라봤다. 검사였다면 더 재미있었을 텐데.


‘암살자라는 거지.’


도주라는 발상이 기본적으로 깔려있다. 상황을, 판을 새로이 깔려는 암살자들의 버릇이다.


1급이라고는 하나, 그럼에도 싸움에 서툴다. 얼마나 많은 경험을 쌓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면은 익숙지 않은 것이 티가 난다.


검을 쳐내고는 폼멜과 오른손으로 모이트와 쥬이스의 복부를 가볍게 끊어쳤다. 펑! 북 터지는 소리와 함께 둘의 신형이 쭉 밀려났다.


“윽!”


그 사이에 데반이 땅으로 고꾸라진다. 도약과 동시에 시무르트가 미리 던져둔 검기에 적중당한 것이다.


“또?”


나가떨어진 데반을 확인한 쥬이스와 모이트가 허탈한 음성을 내뱉는다. 이게 몇 번째일까.


정면으로 셋이 달려들 수 없는 구조다. 좁은 골목길은 둘이 나란히 서는 것도 어렵다. 때문에, 일부는 골목을 빠져나갈 필요가 있다.

정면이 어려우니 위. 정면에서 시선을 끄는 동안, 동료를 내보내 협공을 위한 공간을 창출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것이 처음부터 막힌다. 허공으로 도약하는 이들이 하나같이 실패하고, 추락한다.


분명 도약을 견제하기 위한 탄지는 분명 도약보다 선행되었음에도, 도약하는 이들을 귀신같이 격추시킨다.


‘이게 된다고? 한 번도 틀리지 않고? 어떻게?’


23번을 당했다. 모이트는 그 횟수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움직임을 아무리 꼬아도, 먼저 출발한 검기가 후행된 도약을 실패로 만들어 버린다.


상대의 움직임을 완벽히 예측해야만 가능한 묘기. 시무르트는 그것을 밥 먹듯이 해내고 있다.


질 것이라 예상은 했다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우웅!

데반이 몸을 추스름과 동시에 마력의 기파가 대연무장을 울렸다. 세 번째 기파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30분.


“이제 안 해?”


시무르트는 여전히 골목 구석을 빠져나오지 못한 셋을 보며 물었다. 정비를 마쳤음에도 달려들지 않는다. 여태까지는 꾸준히 시도했었는데.


“···.”


쥬이스와 모이트는 질린 얼굴로 시무르트를 바라보고 있다. 데반은 허탈하게 웃었다. 예상했던 것이 진실로 이루어졌을 때의 허무함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그럼 이제 그만할까.”


납검한 시무르트는 그들에게 다가갔다. 솔직히 여기서 뭘 더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다. 더 이상 빼먹을 단물이 없다.

청사 1급의 실력을 알았다. 나쁘지 않지만, 역시 암살자보다는 검사를 상대하는 것이 더 재미있다.


“네?”

“뭘요?”

“이거. 사실 의미도 없잖아. 전적은 유지해야지.”


신고식의 역대 전적에서, 신입이 이긴 적은 없다. 직계도 마찬가지.


‘암살자 역할을 지키지 않았다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방어라면 모를까, 저들의 도주를 제지한 것에 대해서 할 말은 없다. 허공에 수차례 날렸던 검기는, 공격이라 판단해도 무방한 행위다.


‘자존심이 있으면 안 그러겠지.’


그림자 싸움에서 이긴다 함은, 술래 때 모든 암살자를 붙잡고 암살자일 때는 2시간을 넘기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잡힌다면 무승부가 된다는 뜻이다. 양측 모두 술래일 때 대상을 잡아냈으니. 신고식에서 쩨쩨하게 시간을 비교하지는 않는다. 그건 뱀들 사이에서나 하는 짓이지.


‘굳이 깰 필요는 없지. 뭐 주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유능함보다는 청사의 무능함이 강조될 터다. 아르네아와 쟈냐에게는 다르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소드마스터가 아니란 것을 들키지만 않으면 된다.


현 뱀굴은 온전한 실력주의가 아니다. 아르네아와 쟈냐, 그들의 잔존 세력을 신경 써야 했다.


물론 데그라트에 어울리지 않다는 단점이 극명하기에, 어느 정도의 특출함은 보여줄 필요가 있었지만.


‘이 정도면 얼추 보여줬으니까.’


“가자. 얼른 잡아.”


시무르트가 양팔을 쫙 벌렸다. 얼른 제압하라는 뜻.


‘무슨 꿍꿍이지?’


쥬이스와 모이트가 눈을 좁혔다. 전투 의지는··· 담겨있지 않다. 하지만 여태까지 당한 것이 너무 많다.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싫어? 새로운 역사의 순간을 맛보고 싶어?”


하지만 참을 수 없는 유혹이다. 신고식의 전적이 목에 달라붙은 가래처럼 불편했다. 단장 사아나의 으름장이 자꾸만 머리를 울린다.


청사의 자존심일까. 개인의 자존심일까.


“감사합니다.”


선택을 고민하던 차에 막내 데반이 명분을 만들어줬다. 그는 거침없이 다가가더니 시무르트의 양팔을 잡았다.


“그치. 네가 제일 재미있어.”


데반은 굴욕적일 수도 있는 현 상황에서도 웃고 있었다.


‘역시 싹수가 있어.’


“좋은 뜻이죠?”

“아마?”

“그럼 됐어요.”


**


“왔구나!”


사아나는 중앙 광장을 향해 걸어오는 무리를 보며 크게 반색했다. 1시간 34분. 나쁘지 않은 기록이다. 으름장을 놓은 것은 해이해진 기강을 다잡기 위함이었다.


1분 34초라는 난해한 기록은 애초에 바라지도 않았다. 아무리 어리다고 해도 데그라트다. 본가의 기술을 익혔다. 직계를 겨우 그 시간 만에 잡는다는 건 요원하다는 소리다.


‘무승부면 됐어. 직계잖아.’


애초에 승리를 바라지도 않았다. 1분 34초를 준 시점에서 승리는 물 건너갔다. 무영은 그림자 싸움에서 사기라 불릴 정도의 기술.

종종 직계들이 신고식에서 무승부를 이뤄내는 이유다. 사아나는 무승부를 이루었다는 것에 만족했다.


‘쫄기는.’


사아나는 암울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청사의 1급들을 보며 밝게 웃었다. 역시 승부욕도 뛰어난 청사다. 아마 단장의 명령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부끄러워하는 것이겠지.


데반은 원래 애가 특이하니까 알 바 아니고.


‘역시 귀엽다니까.’


무승부. 방심을 만회했다고 볼 수 있다. 아까 채찍을 줬으니, 이제는 당근을 줄 차례. 사아는 분위기 환기의 필요성을 느꼈다. 뱀들 사이에 벌어진 것도 아니고, 단순한 신고식이니까.


신고식 기록서에는 시간을 적지 않는다. 그저 승무패만 기입하지. 그런 관점에서, 이 자랑스러운 세 마리의 청사들은 분명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이다.


“1시간 34분.”


사아나는 무리가 광장에 도착했을 때 말했다. 자하르와 아엘의 놀람이 엿보였는데, 그것이 사아나의 기분을 썩 좋게 만들었다. 적어도 청사가 얕보일 일은 없을 것 같아서.


“역시 직계 분들이시네요. 준비가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아요.”


마지막 직계, 시무르트도 고개를 끄덕였다. 분위기가 좋았다. 신고식이 무난하게 끝났다. 이로써 청사는 자존심을 지켰고, 직계들은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었다.


“아마 당장 다음 주에 참관 의뢰를 시작할 수 있겠네요. 적당한 의뢰를 이미 찾아놓았답니다.”


사아나가 대연무장 입구까지 직계들을 배웅했다. 마지막까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사실 계속 웃음이 나왔다. 나쁘지 않게 사태를 수습한 청사의 1급 셋이 기특해서.


“다들 왜 죽상이야?”

“···.”


직계들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사아나가 뒤로 돌아 흐뭇한 눈으로 청사 셋을 보았다. 쥬이스와 모이트의 얼굴이 심각하다. 누가 보면 죽을 죄라도 저질렀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내가 진짜 1분 34초를 기대할 줄 알았니? 무승부면 되었단다.”

“···.”


사아나가 부드러운 어투로 말했다.


“아까 일은 너무 신경 쓰지 말렴. 내가 너무 예민했어. 알잖니? 아직 단장직이 서투른 거.”

“···.”


사아나가 머리를 긁적였따. 내가 아까 말을 너무 거칠게 했나. 단장이 된 이후로 좀 세게 나가기는 했다. 원래는 누이처럼 굴었었는데.


“처음에 잡힌 건 그럴 수 있어. 방심했잖아. 다음에 안 그러면 되지.”

“···.”

“나는 너희가 자랑스러워. 방심했지만, 만회했어. 봐. 하니까 되잖아.”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반응이 없다. 셋은 그저 서로의 눈을 보면서 눈치만을 살피고 있다. 흡사 범인 찾기라도 하는 듯한 눈빛.


“다들 왜 그래. 너네 잘했다니까? 무승부면 잘한 거야. 상대가 직계잖아. 직계가 얼마나 까다로운데. 거기다가 이번 직계는 특이하기도 했고···. 아까 내 말이 그렇게 심했니?”


사아나의 말에 단원들이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쥬이스와 모이트는 데반에게 시선을 주고 있었다.


저 기특한 막내는··· 총대 메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할 말은 하는 성격. 모든 사건을 객관적으로 볼 줄도 알아서, 보고하기에 저만큼 걸맞은 인재도 없다.


“단장님.”


지금도 마찬가지. 데반은 사아나를 보며 해맑게 웃었다.


“사실 저희가 성공해서 데려온 게 아니고···. 아. 근데 이게 화내실 것이 아닌 게 시무르트 님은 진짜 예외거든요. 어찌 된 것이냐면···.”


데반은 정말 정확하지만 얄미운 말투로 진실을 입에 담았다. 쥬이스와 모이트는 그러한 데반에 모습에 새삼 감탄했다.


저런 놈인 줄 알고는 있었다만.


“솔직히 진짜 개발렸거든요. 무슨 예언가도 아니고, 뭘 하려고만 하면 계속···.”


저 실시간으로 험악해지는 사아나의 얼굴을 보고도, 할 말을 멈추지 않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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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참관 의뢰(1) +1 21.05.20 539 2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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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신고식(2) 21.05.19 561 27 17쪽
18 신고식(1) 21.05.19 618 2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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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협박 +6 21.05.17 713 30 13쪽
13 세 번째 시험(2) 21.05.16 689 2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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