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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포 예능의 카메라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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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HP1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2
최근연재일 :
2021.06.23 22:05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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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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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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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8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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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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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0

DUMMY

카메라에 달린 작은 조명을 껐다.


얕은 빛이래도 존재 자체로 몰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나 방송에선 적외선으로 보면 되고.


김장우와 사인을 주고받은 뒤 화장실 문도 닫고 곧장 잠가버렸다.


변기에 앉아 두 손을 가지런히 무릎에 올린 김장우.


이마에 땀이 조금 맺히긴 했지만 가볍게 올린 입꼬리가 여유로운 마음을 대변하는 듯했다.


난 김장우가 집중하는 걸 방해하지 않기 위해 숨소리도 최대한 줄였다.


그 결과 고요했다.


김장우가 일부러 크게 내뱉는 콧바람을 제외하고는.


그렇게 십여 초가 지났을까.


적막은 점점 작은 소리를 신경 쓰게 만들었다.


이에 조금 전엔 들리지 않았던 소리가 하나씩 들려왔다.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소리는 아니었다.


저 밖에서 똑. 똑. 하고 들리는 바닥으로 떨어지는 물소리도 이미 진작에 들었던 거다.


단지 신경이 온통 다른 것에 쏠려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


김장우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눈썹이 움찔거렸다.


오른쪽에서 꽤 큰 소리가 들렸다.


이건 낯선 소리 같았다.


바람이 거세졌는지 화장실 벽 창문이 흔들리며 나는 소리 같았다.


예전 낡은 집에서 들었던 소리와 비슷했다.


창문을 두드릴 정도니 바람이 어지간히 센 거다.


덕분에 거친 휘파람 소리도 같이 들려왔다.


김장우는 조금 전과 달리 몸이 더 위축된 거 같았다.


여유롭게 무릎에 올려뒀던 손은 어느새 주먹을 쥐고 있었다.


마른 침을 꼴깍 삼켰는지 그의 목울대도 힘겹게 움직였다.


곁눈질로 손목시계를 확인하니 고작 30초가 지났다.


앞으로 2분 30초를 더 이러고 있어야 한다.


캄캄한 화장실에서 멍하니 있다 보니 들리지도 않던 별소리에 다 집중을 하게 된다.


나랑 다르게 눈까지 감고 있는 김장우는 오죽할까.


아니나 다를까.


김장우의 이마에 난 땀이 어느새 콧등으로 흘러내렸다.


그때였다.


김장우의 몸이 순간 크게 움찔거렸다.


아마도 밖에서 들리는 낯선 소리 때문이었을 것이다.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나, 바람 소리가 아니었다.


도대체 왜 들리는 걸까.


지금 두 귀로 듣고 있는 이 소리가 진정 내가 생각하고 있는 그 소리가 맞을까.


몇 번의 의심을 낳았다.


그건 화장실의 미닫이문이 열리며 나는 소리였다.



덜컥. 덜컥.


바닥의 이물질에 걸려 잘 열리지 않다가.


드르르르륵.


하곤 완전히 열렸다.


화장실에 누군가 들어선 걸까.


이상하게도 그다음 당연히 들려야 할 발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누가 들어온 거라기보다는 오히려 나갔다고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그리고 이런 생각은 곧장 착각임을 깨달았다.


누군가 우리가 들어선 칸 바로 밖에서 문을 두드렸다.



똑.



똑.



똑.



아찔했다.


문이 가볍게 흔들리는 그 떨림이 내 등을 타고 고스란히 전해졌다.


충격과 동시에 떠오른 한 가지.


3번째 주의 사항.


노크 소리가 들릴 수 있으니 당황하지 말고 똑같은 횟수를 두드리면 된다고.


김장우가 얼른 두드리기를 기다리는데.


어째서인지 그가 반응이 없었다.


입으로는 여전히 중얼거리며 초를 세는 걸 보니 정신은 온전한데.


혹시 주의 사항을 잊어버린 건가 싶었다.


몰입은 깨지겠지만 주의 사항을 따르긴 해야 한다는 생각에 내가 그를 대신할까 생각했다.


결국 기척이라도 최대한 줄인 뒤 문을 두드리려는데.


순간 뭔가 찜찜했다.


분명 주의 사항에서는 노크 소리가 들릴 수 있다고 했지만.


그 소리가 옆 칸에서 들릴 수 있다고 했다.


지금처럼 칸막이 밖이 아니라.


그럼 이건 3번째 주의 사항에 해당하는 게 아니다.


그 외 것들에 일체 반응을 하면 안 된다는 4번째 주의 사항에 해당하는 거다.


의외로 김장우가 가만히 있던 이유가 있었다.


잔뜩 식은땀을 흘리며 긴장한 모습은 역력하지만, 사람은 조금 달리 보였다.


우리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자 다행히 노크 소리는 더 들리지 않았다.


대신 옆 칸에 문이 열리고 잠기는 소리가 들렸다.


몰래 숨어있던 제작진이 이렇게 괴담을 재연해주는 건가 싶었다.


근데 이런 생각에는 계속 불편한 의심을 떨칠 수가 없었다.


발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


이렇게 고요한 곳에서 바람 소리, 복도에 울리는 물이 뚝뚝 떨어지는 소리도 들리는데.


그래, 뭐 발소리야 어떻게든 숨겼다고 해도 사람은 인기척을 느끼는데 특화되어있지 않은가.


눈을 감으면 앞에 있는 김장우가 있다고 묘하게 느낌이 나는데 칸막이 너머라고 전혀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을까.


근데 또 여기서 이게 제작진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더 복잡해진다.


...머리가 아프다.


그때였다.


똑.


똑.


똑.



또다시 노크를 해왔다.


이번엔 옆 칸이었다.


즉, 똑같은 횟수로 두드리면 됐다.


김장우가 갑작스러운 소리에 흠칫 놀라다가 이내 천천히 손을 뻗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울린 횟수와 똑같이 3번을 두드렸다.


다시 고요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바람은 거세게 불고 복도 바닥으로 물방울은 떨어지는 것 같았지만.


시계를 슬쩍 보니 3분이 흐르기까지는 30초 정도가 남았다.


조금만 더 버티면 된다.


땀에 옷이 꽤 축축해진 것 같은 김장우지만 잘 버텨주고 있었다.


똑똑.


재차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번엔 옆 칸이 아니라 처음처럼 바깥에서.


처음과 똑같이 별 반응 없이 넘기면 될 일이었다.


눈을 감았다고 해도 옆 칸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있을 거다.


분명, 노크 소리만 들었을 때까진 이렇게 생각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 장 우 씨. ”



듣는 순간 너무 놀랐다.


발음이 정확하진 않았지만 어쩐지 내 목소리랑 비슷해서.


바람 소리끼리 묘하게 섞여 얼핏 들으면 마치 내가 바깥에서 김장우를 부르는 것 같았다.


일체 어떤 반응도 하면 안 되는 주의 사항.


김장우도 알아차려야 할 텐데.


불안하고 걱정됐다.


김장우가 자신을 부르는 줄 알고 어떤 행동을 할까 봐.


근데 불안한 예감은 틀리질 않는다고.


그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오물거리며 초를 세던 입이 어느새 멈춰있었다.


무슨 소리였는지 고민하는 것 같았다.


마른입을 적시는 게 그렇게 보였다.


똑똑.

재차 두드리고.


“ 장 우 씨. ”


또 불렀다.


괴상한 소리에 김장우의 이마와 눈썹이 들썩인다.


똑똑.

“ 장 우 씨. ”


얼굴이 일그러진다.


지금 김장우는 속으로 한참 고민하고 있을 거다.


안에서 찍는다더니 밖으로 나갔나?


날 왜 부르는 거지?


똑똑.

“ 장 우 씨! ”


혹시 내가 지금 무슨 일이 있는 줄 알고 애타게 부르는 건가?


대답을 해줘야 하나?


김장우가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똑똑.

“ 장 우 씨! ”


문을 두드리고 부르는 사이의 시간이 짧아졌다.


이에 갈팡질팡하는지, 그냥 정신이 나간 건지.


잔뜩 구겨진 얼굴로 이젠 다리마저 떨고 있는 김장우지만 잘 버티고 있었다.



똑똑.




똑똑.




똑똑.




똑똑.







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


갑자기 거세게 두들기며 문은 미친 듯이 흔들렸다.


성인 남성이 최대한으로 문을 세게 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잠깐을.


요란하게 쿵쿵대던 문은 또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해졌고.


김장우를 부르던 이상한 소리도 더는 들리지 않았다.


김장우의 손은 천천히 변기 위를 더듬었다.


시간을 보니 3분은 이미 지난 후였다.


이제 변기 물만 내리면 이 괴담 미션은 끝난다.


김장우가 레버를 내리니 물탱크가 비었는지 변기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김장우가 계속하는 탓에 달칵, 달칵거리는 빈 소리가 났다.


달칵.


달칵.


세 번쯤 달칵거리는 소리를 냈을 때 말도 안 되지만 옆 칸에서 물이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분명 잘못 들은 소리는 아니었다.


물이 별로 없어 물거품이 부르륵- 하는 소리까지 들었다.


당연히 김장우도 못 들을 리 없었다.


한껏 찡그린 얼굴이 그가 지금 겪고 있을 기분을 알려주는 거 같았다.


김장우가 후딱 일어나려다가 이내 멈칫했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문을 열고, 닫는 소리가 또다시 들려야 한다.


옆 칸의 문이 열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번의 드르르륵.


다 된 건가 싶었는데 김장우는 그럴 생각조차 할 여유가 없었는지.


눈을 뜨고 크게 숨을 내뱉으며 나부터 찾았다.


“ 와... 감독님... ”


눈이 이렇게 컸었나 싶을 정도였다.


잔뜩 휘둥그레져서는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 일단 여기서 나가는 게 좋겠죠? ”

“ 무조건요... 근데 나가도 될까요? ”

“ 주의 사항은 다 지킨 거 같아요. ”


혹시나 미션 종이를 다시 살펴봤다.


“ 더 없어요? ”

“ 네. ”

대답을 듣자마자 김장우가 문을 벌컥 열고 나섰다.


“ 에이, 감독님, 그거 아니에요. 우리 그냥 가요. ”


빨리 안 나오고 뭐하냐는 얼굴로 나를 보며 손짓했다.


“ 이게 더 좋지 않을까요? ”


나온 김에 곧바로 옆 칸을 한번 확인해보고 싶었다.


“ 하... 저는 안 봐요. 뭘 봐도 아무것도 말해주지 마세요. ”

“ 먼저 나가 있으세요. ”


소리가 났던 옆 칸은 문이 애매하게 열려있었다.


아까 분명 김장우가 발로 차서 문을 활짝 열어뒀을 텐데.


여기서부터 누군가 들어온 흔적은 있는 거다.


문을 열기 전에 밑에 살짝 뚫린 공간으로 휙 고개를 들이밀었다.


아무것도 없다는 걸 확인하고 곧장 문을 열었다.



#




안쪽을 확인하고 나오는 나를 김장우가 빤히 쳐다봤다.


먼저 나가 있으랬더니 밖에 혼자 있고 싶지 않았는지 화장실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 혹시 궁금해서 쳐다보시는 거예요? 말해달라고? ”

“ 아, 아뇨. 그냥 감독님 얼굴 보고 알아서 판단하려고요. 근데 모르겠네요. ”

“ 제작진이겠죠. ”

“ 그쵸? 역시. 이제 맘이 좀 편하네. ”


애매한 내 얼굴의 이유.


안쪽에는 별다른 흔적이 없었다.


내 기억과 달리 조금 닫혀있던 것 거 같은 문의 각도뿐이다.


들어가 있던 두 번째 칸의 변기와 다르게 옆 칸 물탱크에는 내려갈 물도 조금 남아있었고.


어떻게 완전히 발소리를 완전히 죽인 건지.


내 목소리는 언제 희한하게 흉내낸 장치를 준비한 건지.


정말 제작진이라면 칭찬해줘 마땅하지만, 제작진이 했다고 단언할 수 없었다.


이렇게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찝찝하고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어차피 촬영 끝내고 제작진에게 물어보면 될 일이다.


우선 화장실을 빠져나와 우린 다시 복도를 걸었다.


" 음... 으음... "


몇 걸음 걷다 보니 언젠가부터 김장우가 끙끙거렸다.


웬일로 말이 없이 조용히 간다 싶었다.


한 번이 아니라 계속 끙끙대는 탓에 왜 그러냐 물어보려던 찰나였다.


김장우가 먼저 말을 꺼냈다.


“ 감독님, 이거 촬영하면서 느낀 건데, 혹시요. 정규 때는 라이브로 가는 거 어때요? ”

“ 진짜 1인 방송처럼요? ”

“ 들어보니까 저 말고 다른 사람 또 출연시킨다는 얘기는 없었거든요. ”


찌라시 관점으로 보면 굳이 여럿 데려다가 큰돈 쓸 이유가 없으니까.


“ 완전 1인은 좀 그렇고 저랑 감독님이랑 둘이서 이렇게 다니는 거죠. ”


의외였다.


“ 자꾸 놀려서 저 싫어하실 줄 알았는데. ”

“ 저도 사실 자본주의적 마인드를 이해하거든요. ”

“ 아... ”

“ 감독님은 어떤 거 같아요? ”


나도 지금 촬영 방식이 썩 마음에 들진 않는다.


조작이라는 말이 나오기 가장 쉬운 호러 리얼 예능에서 녹화 방송으로 간다는 건 많은 흠이다.


이거 외에도 정규로 가려면 이것저것 변화가 많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근데 문제는 일개 카메라맨의 말을 들어주기나 할까 싶고.


이것 외에도 중요한 건.


방송이 나갈지 안 나갈지도 모르는 땜빵용이라는 거다.


이것만 아니었어도 감히 피디한테 프로그램 방향을 제안해볼 예정이었다.


“ 라이브로 하면 좋죠. 더 몰입감 있고. 문제는 아무런 일이 안 일어나면 허무하다는 건데... ”


이건 사실 으스스한 공간을 가서 체험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긴 할 거다.


기이한 일이야 터지면 떙큐에 대박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현상은 아니다.


“ 건데...? 왜 말을 하다 마세요? ”

“ 아니에요. 괜찮네요. 라이브. ”


사실 이런 고민과 생각이 이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윗동네 어르신들의 마음이, 손가락 하나가 어딜 향하느냐가 더 중요하지.


“ 제가 촬영 끝나면 피디님한테 말씀드려 볼게요. 괜찮겠죠? ”

“ 정중하다면야 누군들 제안을 싫어하겠어요. ”


김장우도 알고 있나 싶었는데 찌라시에 관해선 전혀 모르는 모양이다.


아니면 까먹었거나 내가 모른다고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다.


“ 어, 근데 감독님. 큰일 났어요. ”


김장우가 자기 몸 이곳저곳을 막 더듬었다.


“ 왜요? ”

“ 그게 없는데요? 다음 미션 종이. ”

“ 아, 여기요. ”

“ 엥, 어디서 챙기셨어요? ”

“ 아까 옆 칸에서요. ”

“ 와, 이게 거기 있었어요? 어떻게든 결국엔 그 칸에 들어가 보게 하려고 했네. ”


열을 내던 김장우는 어느새 천천히 미션 종이를 읽어 나갔다.


[ Mission 6.


1층에 있는 방으로 가십시오.


위치 : 3층 공용화장실에서 나와 직진하다 보면 복도의 중앙쯤에 비상구가 있습니다.


Tip : 중앙을 구분하는 방법은 벽에서 깨진 비상구 안내등을 찾으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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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EP2. 강원도 횡성 (1) +6 21.06.02 508 37 13쪽
23 EP1. 대학교 방송실 (4) +7 21.06.01 517 42 13쪽
22 EP1. 대학교 방송실 (3) +7 21.05.31 525 4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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