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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포 예능의 카메라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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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HP1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2
최근연재일 :
2021.06.23 22:05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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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9
추천수 :
1,623
글자수 :
230,821

작성
21.06.13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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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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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글자
13쪽

EP4. 서울시 은평구 (2)

DUMMY

천천히 기울던 의자의 등받이가.


덜컥-


둔탁한 소리를 내며 한순간에 뒤로 팍 기울었다.


걱정과 달리 의자가 돌아서 앞모습을 보게 되는 일은 없었다.


그제야 발이 떨어졌다.


“ 안녕하세요.. 혹시, 거기 누구 계신가요? ”


긴장감을 날려버리고 싶었는지.


김장우가 카운터 쪽을 향해 말을 걸었다.


진짜 돌아오는 대답이라도 있었다면 곧장 뒤돌아서 도망갈 것 같은 자세였다.


다행히 고요했다.


김장우는 천천히 카운터로 다가섰다.


이때, 어디선가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


땀에 끈적거리는 목을 스쳤다.


자연스레 바람이 불어온 곳으로 시선이 향했다.


카운터의 뒤쪽.


머리보다 높은 곳에 작은 창문 하나가 살짝 열려있었다.


그 틈으로 바람이 들어온 것 같았다.


“ 고장난 의자예요. ”


이리저리 만져보던 김장우가 등받이를 쑤욱 빼냈다.


다시 천천히 껴 넣어 보니 멀쩡하다가.


가볍게 의자를 건드리니까.


조금 전처럼 끼이익 소리와 함께 조금씩 기울다가.


한순간에 뒤로 팍 기울었다.


고정하는 부분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


김장우는 괜히 또 갑자기 소리가 나면 안 될 것 같았는지 등받이를 아예 빼냈다.


“ 혹시 모르니까 들고 갈까요? ”


방망이처럼 허공에 휙휙 휘둘러보더니 마음에 든 것 같았다.


형이 그걸 들면 반칙이라고, 제발 몸값 좀 하라고.


시청자들 반응이 안 좋으니 애초부터 챙겨갈 생각이 없었다는 듯.


괜히 팔에 힘을 주며 똥폼을 잡았다.


다시 껴두진 않고 카운터 위에 얌전히 올려두고 다시 걸었다.


수칙에 따르면 복도를 지나 모퉁이를 돌아 곧장 왼편 방으로 가라고 했다.


컴컴한 복도.


조금 지나자마자 바닥에서 뭔가 느껴졌다.


빳빳했던 바닥과 다르게 스윽 밀리는 느낌.


바닥에 뜯어진 포장지가 있었다.


이게 왜 여기 있을까 싶은 스타킹 포장지.


속에 든 건 없었다.


김장우도 보더니 굳이 언급하지 않았다.


채팅창에서는 여러 말들이 올라왔다.


난 조용히 다른 곳을 찍었다.


방은 좌우로 여러 개가 있었다.


둘러보지 말라는 규칙은 없었으니 지나가다가 유리문 하나에 카메라를 들이밀었다.


렌즈에 가득 담기는 계란 모양의 푸른 무언가.


순간 문 뒤에서 무언가 카메라에 얼굴이라도 들이민 것 같았다.


놀라서 곧장 카메라에서 눈을 뗐다.


방금 뭐였지?


뭔가 잘못 본 건가 싶어서 다시 살폈다.


천천히 눈을 가져다 대고.


방안의 어딘가에서 나오는 푸른 불빛임을 알았다.


근데, 잠깐.


여긴 영업을 안 하는 곳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전기는 들어오고 있는 건가?


놀라는 날 본 김장우는 곧장 날따라 방안을 봤다.


아마 푸른 불빛도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나처럼 이상하게 생각했을 거다.


김장우는 심 피디를 급하게 불렀다.


“ 여기 영업 안 하는 곳이라고 안 했어요? ”


“ 심 피디님? ”


“ 심 피디님?! ”


채팅창을 보며 애타게 찾는 김장우.


피디님은 아까 미션 하나 알려주고는 나갔다는 시청자들의 채팅이 올라왔다.


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려고.


아예 질문을 받을 상황을 피해버린 것 같았다.


“ 나참... 미션은 뭐래요? ”


김장우의 물음에 시청자들은 목적지 가서 알려주라고 부탁을 받았단다.


“ 감독님, 일단 확인은 해볼까요? ”


방안의 푸른 불빛이 뭔지 제대로 보고 싶다는 김장우.


문만 열고 확인하는 데 오래 걸리고, 힘든 것도 아니니까.


마다할 필요가 없었다.


시청자들도 계속 들어가 보자고 하고 있었고.


우리가 조심스레 문을 열였다.


그리고 이 방안으로 들어섰을 때.


그 푸른 빛은 어디로 간 건지 사라지고 없었다.


바깥에서 카메라를 들이밀었던 각도에서 빛의 존재를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다.


애초에 빛이 생길 물건조차 없었다.


그나마 전원이 켜져 보인 거라면 노래방 기기일 텐데.


이 기기는 위치상 켜졌대도 보일 리가 없었다.


시청자들도 혼란스러워했다.


개중엔 갑자기 아까 불빛이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다는 의견이.


동시에 계속 도배되며 눈에 들어오는 한 채팅.



아니, 내가 아까부터 금방 사람 얼굴 아니냐고. 푸른색에 검게 파인 두 개 뭐냐고 물었잖아요.


아니, 내가 아까부터 금방 사람 얼굴 아니냐고. 푸른색에 검게 파인 두 개 뭐냐고 물었잖아요.


아니, 내가 아까부터 금방 사람 얼굴 아니냐고. 푸른색에 검게 파인 두 개 뭐냐고 물었잖아요.



읽자마자 팔뚝에 괜히 소름이 돋았다.


문 뒤에서 푸른 얼굴 같은 것을 들이밀었던 것 같은 느낌이.


나 혼자만 보고 느낀 게 아니었고.


내 머릿속의 축적된 기억이 만들어낸 헛것 같은 게 아니라.


어쩌면 진짜로 얼굴을 들이민 뭔가와 눈이라도 마주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라이브라 돌려볼 수도 없고, 그보다 찜찜한 생각.



...지난 촬영과 심 피디.


어쩐지 기이한 일이 일어나는 장소.


이런 장소로 우릴 이끄는 심 피디.


김장우가 보여줬던 사진들.


한 번 마주하게 되면 계속 눈앞에 나타난다는 심 피디의 말.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순식간에 내 머릿속을 복잡하게 헤집어놨다.


김장우도 마찬가진 것 같았다.


시청자들이 장우형 지금 어디 보고 있냐고, 뭐 보고 있냐고.


뭐에 홀린 거 아니냐고, 무섭게 얼른 여기 보라고 애타게 찾았다.


내가 어깨를 건드리지 않았다면 정신을 차리지 못했을 거다.


“ 일단 빨리 그 방으로 가죠. ”

“ 네, 감독님... ”


굳이 다른 방을 살펴보진 않았다.


괜히 행동수칙에 쓰여있기를.


우리가 향하는 방이 안전할 거라는 말이 떠올라서.


게다가 어쩐지 처음 이곳을 들어왔을 때 목을 스치던 차가운 바람이.


묘하게 복도의 방을 하나씩 지나는데 똑같이 느껴져서.


처음 이곳에 들어왔을 때, 입구에 열어둔 문틈으로 뭔가가 따라온 게 아닐까 하는 괜한 느낌이 들어서.


지나가지 않고 목뒤에서 계속 머무는 바람이.


어쩐지 한 걸음, 걸음 나아가는 우릴 천천히 따라오고 있는 것만 같았다.


티를 내지 않고 도망가듯 조심스럽게, 걸음을 빨리했다.


모퉁이를 돌자마자 고민 없이 곧장 보이는 방안으로 들어왔다.


이렇게 느끼던 건 나뿐만이 아닌 것 같았다.


시청자들은 김장우가 들어서자마자 문부터 잠근다고 비웃었다.


같이 복도를 지나온 나만이 이런 김장우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방안에는 꺼진 노래방 기기와 큰 화면.


좌우, 천장에도 달린 스피커.


직사각형으로 길고 큰 테이블.


이런 테이블을 둘러싼 다양한 패턴의 까만 노래방 소파.


익숙하고 흔한 느낌이 들었다.


친숙함에 묘한 안정감도 주는 것 같았다.


우린 카메라를 점검한다는 핑계로 잠시 끊고 숨을 골랐다.



#



우린 약 오 분 정도를 그냥 바닥에 기대앉아서 쉬었다.


복잡한 머리를 달래기에도 바빴을 거다.


나도, 김장우도.


“ 여러분, 다들 화장실은 잘 다녀오셨어요? ”


한결 여유로워진 톤으로 다시 방송을 재개하는 김장우.


“ 맞다, 미션. 이제 알려주세요. 미션이 뭐예요? ”


한 시청자가 자기가 알려주겠다며 나서는데 그사이에 이미 미션 내용을 쳐준 다른 시청자.


“ 그게 끝이에요? ”


이게 전부라면 미션은 역시나 간단했다.


노래 한 곡을 완창하는 것.


주의사항이라면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노래를 도중 멈추지 말고 끝까지 부를 것.


또 하나, 아무 노래나 부르는 건 아니었다.


교회를 다니지 않아도 알만한 사람들은 안다는 노래.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 근데 저 이거 가사를 몰라요. 그리고 이거 은근 긴 노래 아니에요? ”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딱 이 한 마디밖에 모른다는 김장우.


기계가 작동하지도 않는데 어떡하냐는 김장우에게 돌아온 건 측은한 시선이었다.


시청자들은 가사를 복사해왔다.


“ 아, 맞네요... ”


머리를 긁적이는 김장우.


괜히 자기는 애초에 배경음악이 안 깔리면 못 한다고.


그것 때문에 걱정한 거라고 둘러댔다.


핸드폰으로 키면 되지 않냐고 물었지만

내 것도 김장우 것도 이미 방송용으로 쓰이고 있어서.


동시에 작업하기엔 불편했다.


그냥 부르면 되지, 뭘 배경음악도 깔아달라고.


번거로움을 말하니 다시 화살은 김장우에게 쏠렸다.


결국 그냥 가사만 가져와 주면 대충 부르겠다는 김장우.


입술을 부르르르.


목을 풀고 곧장 입을 떼려다가 또 멈칫.


이거 하나 정도는 오바 같지 않고 괜찮지 않냐면서 앞에 있는 마이크를 잡아 들었다.


전원은 들어오지 않았다.


스위치를 딸깍, 딸깍 수차례 움직여봐도 불빛은 들어오지 않았다.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이거라도 쥐니 좀 느낌이 난다는 김장우.


이곳의 익숙한 분위기 때문인지 아까보단 긴장감이 풀어지고 편해 보였다.


이런 뜻이었을까?


의문은 많지만, 이곳이 비교적 안전하다는 행동수칙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난 서서 부르는 김장우의 구도를 잘 뽑기 위해서 한쪽 구석 소파에 앉았다.


그때 어떤 알갱이를 깔고 앉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영업을 안 하는 곳이다 보니 앉을 때 확인이라도 해야 했는데.


엉덩이를 찌른 것을 빼내고 뭔지 봤다.


날카롭지 않아 다행이었다.


귀걸이인 것 같았다.


아주 작은 귀걸이.


두 손바닥 위에 투명한 잔이 올려져 있는 것 같은 모양이었다.


이상하게 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누군가 여기에 떨어트리고 간 모양이다.


흠집이 없이 깨끗한 게 최근 이곳을 이용한 사람이지 않을까 싶었다.


찾으러 올진 모르겠지만 이왕이면 잘 보이는 테이블에 올려두었다.


“ 저기, 감독님? 뭐 하세요? 집중해주세요. ”

“ 아, 네. ”


이제 막 노래를 부르겠다는 김장우.


난 꺼진 티비 화면을 김장우의 오른편으로 보이게 구도를 잡았다.



“ 아, 아,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



김장우는 채팅창에 눈을 가져다 댔다가.



“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 ”



괜히 몰입해서 애절한 발라드를 부르듯 오버해서 손짓도 하며 몰입했다.



“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



노래를 어떤 일이 있어도 도중에 끊지만 않으면 된다는 간단한 미션.


기계에 전원이 들어오지도 않으니 나오는 노래가 도중 멈추는 일도 없을 거고.


가사도 계속 묻히지 않게 올라오고 있으니 몰라서 버벅거리는 일도 없을 거다.


그럼에도 어딘가 불안감을 떨쳐낼 수 없었다.



“ 태초부터 시작된... ”



곧잘 부르다가 김장우의 음정이 순간 흔들렸다.


노래에 몰입해서 가사 혹은 내리 물결을 치던 시청자들도 하나둘 물음표를 띄웠다.


김장우의 오른쪽 대각선 위치에 있는 티비.


그 티비의 화면이 깜빡거리기 시작했다.


검었다가, 순간 전기가 들어오는 듯 회색빛이 일었다가.


다시 검은 화면으로 돌아왔다가.



“ 만남을 통해... 열매를... 맺고... ”



떨리는 김장우의 목소리에 맞춰 깜빡거리다가.


이내 점점 깜빡이는 그 속도가 빨라졌다.


당황했어도 노래는 계속 부르려는 김장우.


다행히 빠른 속도로 깜빡이던 티비가 어느새 얌전해졌다.



그러다 다시 팟! 하고 켜지며.



동시에 난 몸을 움츠리고, 있는 힘껏 인상을 쓸 수밖에 없었다.


한순간 귀를 찌르는 마이크의 하울링을 덤덤하게 버텨낼 사람은 없었을 거다.


찢어질 듯 고막을 후비는 하울링 이후에 전원이 켜진 마이크.


울림과 함께 김장우의 목소리로 방을 채워버리는 스피커.


콘크리트 건물이 즐비한 어딘가의 공사장을 배경으로 한 뮤비를 보여주는 티비.


이걸 보고 누가 영업을 중지한 노래방이라고 할까.


그래도 이렇게 갑자기 전기가 들어오게 하는 건 제작진이 충분히 쉽게 하지 않냐며 무서움을 덜어내려는 시청자.


나도 이 정도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싶었다.


지금 방안을 가득 메우는 이 차가운 공기를 부정할 수 있었으면 말이다.


여태 생생하게 느꼈던 그 기억을 완벽하게 지울 수 있다면 말이다.


복도.


아니, 그전부터.


입구에서 처음 느꼈던 그 찬 공기가 어째서 한순간에 이 닫힌 방안으로 가득 들어온 것 같았다.


창문은 없고, 틈이라고는 종이나 간신이 통과할 작은 문틈인데 말이다.



휘이익.



또 어디선가 바람이 일었다.


왼쪽 목선을 타고 뒤쪽으로 불었다.



또다시.


이번엔 뒤쪽으로 내 목덜미를 삥 돌았다.



이런 느낌을 안다.


너무 잘 안다.


앞에서 차가 지나간다거나.


사람이 지나간다거나.


뭔가가 지나갔을 때.


그럴 때 보통 바람이 몸으로 불어와 가볍게 스친다.


근데 왜 그런 기분을 지금.


나는 왜 꽉 닫힌 이 방안에서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걸까.


오돌도돌한 김장우의 팔이 고스란히 영상에 담기니 다 같이 난리 나는 시청자들.


빨리, 빨리 노래 이어서 부르라고, 끊으면 어떡하냐고.


얼 타던 김장우가 다시 입을 열고.


난 그때 느낀 것 같다.


이 찬 공기가 다시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것 같다고.


살랑이며 코끝을 스쳐간 것 같은 바람은.


다시는 불지 않았다.


다행이라고, 노래를 멈추지 말라니까 왜 멈추냐고.


깜짝 놀라긴 했지만, 이제 별일 없이 무난히 미션을 수행할 거라고 안심하는 시청자들.


여전히 꼼꼼히 잘 만든 연출 극 정도로 보는 것 같았다.


그럴 수밖에.


내가 여기서.


지금 느낀 찬 바람 따위를 알 리가 없으니.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다.


이들과 달리 난 알았다.


오늘 이 방안, 아니.


노래방을 지나 1층.


이 건물에서 나가지 않는 한.


지난번과 비슷한 것을 마주하게 될 거라고.


지금, 저 밖에서.


자기 목소리가 아닌 또 다른 이질적인 소리를 들어버린 김장우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거다.


놀란 얼굴로 나와 눈을 마주쳤으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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