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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포 예능의 카메라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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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HP1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2
최근연재일 :
2021.06.23 22:05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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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69
추천수 :
1,623
글자수 :
2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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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4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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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1
추천
27
글자
13쪽

EP4. 서울시 은평구 (3)

DUMMY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입으로는 노래를 여전히 부르고 있지만.


김장우의 요동치는 눈동자와 찡그린 얼굴이 말해주고 있었다.


어디서 나는 소리냐고.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



이건 분명 방안의 스피커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었다.


저 바깥 어딘가에서 배경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노래를 끝마친 김장우는 곧장 달려나갔다.


확인하고 싶었을 거다.


심 피디와 이 프로그램에 쌓인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싶었을 거다.


나도 급하게 뛰쳐나가는 김장우에게 따라붙었다.


모퉁이를 돌아서자마자 김장우는 걸음을 멈췄다.


소리에 집중했다.


복도의 많은 방 중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배경음악.



어쩌면 겁이 나서.


어쩌면 눈치채지 못하게.


그나마도 약한 조명을 낮추고.


발꿈치를 들어 천천히 걸었다.




한 걸음.



한 걸음.



점점 선명하고 커지는 배경음악.


바로 앞에 있는 오른 방에서 새어 나오고 있는 것 같았다.


한 차례의 심호흡에 겁을 떨쳐내고.


망설임 없이 들어섰다.


우리와 비슷한 상태로 몰입하고 기대했던 채팅창에는 물음표가 한가득해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소리는 사라졌다.



애초에 나오지 않았던 것처럼.



꺼져있는 스피커.


열조차도 없고, 그 어떤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천천히 고개를 젓는 김장우.


많은 생각이 들어 복잡해 보이는 얼굴.


그 속에 많은 것 중 하나는 아마도.


심 피디의 발언이 아니었을까.



장우씨, 그런 말이 있대요. 한 번 제대로 마주하면 계속 앞에 나타난다는.



또 다른 생각은 아마도 이와 연관된 의문들일 거다.



그때였다.



익숙한 멜로디가 또 바깥 어딘가에서 들려왔다.


고민 없이 곧장 달려나갔다.



기척을 줄이고, 굳이 눈치채지 못하게 신경 쓸 필요 따위는 물론, 그럴 여유도 없었다.


해답을 줄 진실의 순간을 마주하기만을 바랐다.



벌컥, 또 하나의 방문을 열었다.


툭 끊겨버린 것도 아니다.


소리는 그냥 스르륵 사라져버렸다.


우리를 어디선가 보고 있는 걸까?


혼란 속에 당황하고, 어쩌면 절망하는 모습을 보면서 즐기고 있는 걸까.



사라진 소리에 머리를 붙잡은 김장우와 내 귓가를 파고드는 익숙한 멜로디.


노랫소리는 또 다른 방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소리를 쫓아 방문을 열면 사라지고.


또 들려오고.


다가가면 날아가고.


또 들려오고, 쫓아가면 없어지고.



수차례 반복됐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복도에 있는 방이란 방은 전부 돌았다.


짧은 시간에 참 많이도 들어갔다 나왔다.


이제는 안 가본 방도 없다고.


김장우는 화가 난 얼굴로 복도 한가운데에 섰다.



어디든 소리만 나봐라.


곧장 뛰어가서 반드시 확인하겠다.


이런 마음이었을 것이다.


우릴 단순히 괴롭히고 장난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지금 그 어떤 존재는 아주 만족한 성과를 얻었을 거다.


씩씩대는 김장우의 거친 숨소리를 안주 삼아 낄낄거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지금 통쾌한 마음이 극에 달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클라이막스에 폭죽이 터지며 가장 화려함을 뽐내듯이.


이 지하 노래방에 있는 모든 방에서 일제히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동시에 기계들이 켜졌는지 각 방의 창문을 뚫고.


색색의 불빛이 노래방 전체를 밝혔다.


이 모든 건 한순간이었다.



화려한 피날레.


아니, 시작을 알리는 소리였을 지도 모른다.


익숙한 찬 공기가 다가왔다.


또 내 몸을 스쳤다.


모든 방의 멜로디와 빛이 또 한순간에 숨어버렸다.


이제는 카운터의 근처에 있는 방부터 티비의 불빛과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켜지고 꺼지고.



다른 방으로 옮겨가서.



켜지고, 꺼지고.



불빛과 멜로디는 그렇게 우리가 있던 비교적 안전한 방까지 들렀다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복도의 모퉁이에 서서 이 모든 걸 경험하며 정신이 없던 우리.


이런 우리 코앞으로 휘이익- 또 한 번 바람이 일었다.


긴장감이 만들어낸 착각?


과도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오해?


아니, 그럴 리는 없었다.


김장우도, 나도 순간 그 찬 공기를 의식하며 고개를 돌렸으니까.


마치 앞에서 무언가 지나가서 반사적으로 고개가 돌아간.


그런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


우리가 머물던 방의 반대편 길.


이 가보지 않은 어두운 길의 어딘가에서 또다시 들리는 노랫소리.


김장우가 바로 움직였다.


나도 그를 따랐다.


무언가에 홀려서 하는 행동은 아니었다.


위험한 곳은 아닐까.


혹시나 하는 걱정에 김장우가 손에 쥐고 있던 마이크를 앞에 내던졌으니까.



바닥에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얼마를 굴러가다 멈춘 것 같았다.


길은 있다.


정신이 팔려 헛것을 보고 있는 게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발끝으로 바닥을 몇 번을 찔러보며 내밀고, 벽을 짚으며 앞으로 걸었다.


이 어두운 복도의 끝으로 도달했을 때, 우린 문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찾지 못하다가.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니 벽에 세워진 철판 하나가 보였고.


이걸 치우고서야 문을 찾을 수 있었다.


꼭 보이지 않게, 없는 것처럼 막아둔 것 같았다.


비상구라고 하기에는 가려둘 리가 없고.


주위 벽에는 비상등도 보이지 않았고, 비상시에 드나들기에는 문의 크기도 작았다.


평범하게 널린 문의 반쯤 될까?


주위에 또 다른 길은 없는 것 같았다.


소리도 여전히 이 너머에서 들려오고 있고.


손잡이도 없어 살짝 밀어내니 드르륵 열리는 판넬.


엎드려서 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꼭 개구멍 같다는 느낌도 받았다.


어디로 향하는 길일까.


왜 우릴 부르듯 이쪽에서 소리가 나고 있는 걸까.


가야 할까?


답은 정해져 있었다.


“ 여러분, 잠깐 잘 안 보여도 양해 좀 해주세요. ”


김장우가 먼저 숙이고 머리를 들이밀었다.


“ 감독님, 들어오세요. 괜찮은 것 같··· ”


그 순간 김장우가 시야에서 사라지며 비명이 울렸다.


“ 장우씨! ”


나도 서둘러서 안으로 몸을 들이밀었다.


기어서 손바닥을 몇 번 뻗자마자 몸이 앞으로 쏠리면서.


쭈욱 미끄러졌다.


앞서가는 김장우의 비명.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노랫소리와 섞여 희한했다.


그렇게 몸을 쓸리며 미끄러지기를 몇 초.


점점 이제는 익숙한 것도 같은 차가운 공기가 몸을 뒤덮고.


묘한 향이 콧속으로 들어왔다.


맡아본 적 있는 것 같으면서도, 없는 것 같기도 하고.


분명한 건 맡고 싶지 않은 악취였다.


한순간 몸이 붕 떴다가.


먼저 떨어진 김장우와 푹신한 소파 같은 것이 내 몸을 받아냈다.


놀라웠다.


여기에 이런 공간이 존재한다는 게.


위에서 보았던 방과 복도를 모두 하나로 합친 것 같은 커다란 공간.


한쪽엔 투명한 유리 벽이 보인다.


그 안으로는 화장실과 샤워장이 있는 것 같았고.


다른 한쪽은 문이 닫혀 안을 볼 수 없는 방.


또 다른 쪽은 역시나 긴 테이블.


그리고 위와는 다르게 고급스러워 보이는 색감과 질감의 소파.


한쪽엔 노래방 기기들도 마련되어 있었다.


멜로디를 따라 몇 걸음을 오니.


역시나 티비의 화면이 켜져 있고, 그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바닥엔 깨진 유리 조각처럼 뭔가 계속 밟혔다.


이렇게 얼추 둘러보고 이 공간을 딱 한 단어로 정리할 수 있다면.


대부분은 존재 자체도 모르는, 아는 사람만 올 수 있는 VIP룸 같았다.


지저분한 것과 아까보다 더 강하게 코를 찌르는 악취만 빼면 아마도 완벽한 공간이 아닐까.


“ 여러분, 제가 코에 문제가 있어서 킁킁거리는 게 아니라. 여기 아까부터 이상한 냄새가 나요. ”


나도, 김장우도 그렇지 않기만을 바라는데.


굳이 냄새의 원인을 유추하고 굳이 말하는 시청자들.


더는 우리가 여기 있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나가는 게 맞지 싶었다.


이때.


한순간에 빠르게 올라가는 채팅창.


그 안에 무수하게 많이 보이는 물음표와 놀라는 얼굴의 이모티콘.


“ 감독님. ”


김장우도 나를 나지막하게 불렀다.


모두가 한 곳을 지목했다.


티비.


요란하게 이 노래, 저 노래로 바뀐다.


그에 맞춰 뮤비도 정신없이 바뀐다.


동시에 화면 하단에 보이는 노래 가사들도 정신없이 바뀐다.



근데 그 많은 글자 중.


유달리 진하게 칠해지며 반복해서 보이는 몇 개의 글자.




어.





두.





워.





답답해.




뜨거워.




숨막혀.




그리고,




“ 꺼내줘. ”




읊조리는 김장우와 눈이 마주쳤다.


동시에 방안을 가득 채우는 스피커의 하울링.


우린 두 귀를 막은 채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막아도 손등을 뚫고 귓속으로 들어오는 찢어지는 소리.


결국, 눈까지 감아버렸다.


생생히 느껴진다.


코를 타고 몸속 가득 들어오는 악취.


이런 내 몸을 감싸는 차가운 공기.


10여 초가 지나도록 계속되는 하울링.


비명 같았다.


간절한 몸부림과 애타는 외침이거나.


그렇게 잠깐을 있으니, 어느덧 잠잠해졌다.


김장우와 우린 자연스레 주위부터 살폈다.


이상한 일의 원인을 찾아내야만 할 것 같았다.


우리가 전문가도 아니고, 지식은 없어도 감이라는 건 있다.


벽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유난히 칠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럼에도 속에서 무언가 부어오르기라도 했는지 균열이 일어나 부분부분 금 간 벽.


무엇보다, 다시는 맡고 싶지 않은 진한 향이 그 틈새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무슨 생각이 더 필요한가.


나는 곧장 폰을 잡았다.



#



서울시 은평구, 외딴 골목길.


달도 잠든 새벽에 꽤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사이렌도, 반짝이는 경광등도 꺼진 채 주차된 경찰차.


구급차와 우리의 상태를 살피는 구급대원.


건물 앞엔 폴리스라인이 만들어지고.


과학수사대로 보이는 몇 명의 사람들도 함께 비좁은 골목길에 들어섰다.


또, 서둘러 오긴 했지만 어쩐지 담담해 보이는 얼굴의 심 피디와 제작진 몇 명.


심 피디 사단이 건네는 따뜻한 물을 마시며 마음과 정신을 달랬다.


심 피디는 우리의 안부를 묻곤 곧장 일 처리를 위해서인지 바빠 보이는 무리 속으로 사라졌다.


이어서 단체로 몰려오는 또 다른 무리.


깔끔한 단체복을 입긴 했는데 어디서도 본 적은 없었다.


아니, 본 적 있다고 해야 할까.


뭔가 떠오를 듯 말 듯.


아무래도 충격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



“ 야, 임마!! ”


어둠이 걷히자마자 내 앞에서 쩌렁쩌렁 큰소리를 내뱉는 사람.


“ 정신 들어? 이거 보여? ”


원철이 형이었다.


앞에다 대고 손가락을 폈다, 접었다.


괜찮다고,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물었다.


내가 새벽에 그대로 정신을 잃어서 제작진이 병원으로 데려왔다고 한다.


김장우는 멀쩡할까 싶어서 물어보니 옆방에 있단다.


어제 기억이 떠올랐다.


머리가 아팠다.


그 악취가 여전히 남아 정신을 후비는 것 같았다.


“ 형... 거기서, 뭐가 나왔어요...? ”

“ 그게 궁금하냐, 지금? ”


콘크리트 안을 굳이 확인하지 않았어도, 듣지 않았어도.


어느 정도 예상이 가긴 하지만.


사실 내가 뭘 기대하며 물은 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래도 예상하는 일은 없었기를 바라는 건지.


얘기를 듣고 심 피디에 대한 의문을 풀어나가려는 건지.


진짜 그저 호기심인지.


어쨌든 원철이 형에 따르면 아직 수사 중이긴 하지만.


갈라졌던 콘크리트 안에서 부패된 시신이 발견됐다고 한다.


어제 그 건물에서 벌어졌던 기이한 일들은 아마...


순간, 팔뚝부터 온몸이 시렸다.


너무 이상한 것 같아서.


건물마다 알려줬던 우리가 지켜야 하는 행동수칙은 뭐지?


지켜야 한다는 것처럼 쓰여있는데.


막상 지켜도 우리에게 기이한 일은 일어난다.


단순히 한 번 나타났으니 계속 나타난다는 말처럼 우연이라고 보기엔 이상한 게 많지 않나.


심 피디의 보고서에서 봤던 것들.


우리가 수행했던 수칙 말고 더 적혀있던 항목들.


그저 간단한 행동 같은 것들이었지만 전부 우리가 촬영 때 했던 행동이었다.


어쩌면 그 보고서가 쓰인 순서는.


촬영 전에 행동수칙을 구상했다가 본 촬영 때 간소화한 게 아니라.


촬영 이후 그 날의 우리 행동을 추가한 것 같다는 거다.


그럼 행동수칙이라는 건 지킴으로써 기이한 일에서 벗어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기이한 일을 만들어내는, 이상한 존재들을 불러내는 행위인 건가?


그렇다고 치면 그런 행동수칙을 우리에게 주는 심 피디는 또 뭐지?


도대체 왜?



혼란스럽다.


머릿속이 복잡하고 지끈거린다.


“ 야, 은찬아, 괜찮냐? ”


내가 머리를 부여잡으니 또 걱정되는 모양이었다.


하긴, 깬 지 얼마 됐다고.


“ 괜찮아요. 형, 저 조금만 더 자도 되죠? ”

“ 그럼, 안 될 게 뭐 있냐, 푹 쉬어. ”

“ 감사해요. ”


일단 머리를 비우고, 조금은 더 자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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