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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포 예능의 카메라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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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HP1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2
최근연재일 :
2021.06.23 22:0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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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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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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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EP5. (1)

DUMMY

며칠이 지났다.


그동안 수사 때문에 생전 가본 적도 없는 경찰서에 몇 번이나 다녀왔다.


시신은 신원확인이 됐고, 범인도 어렵지 않게 잡혔다.


시신의 손에서 불에 탄 부분이 발견되고.


콘크리트 안에서 담배꽁초 하나도 나왔다고.


범인이 핀 걸 당시에 곧장 손에 쥔 것 같다고.


이걸 듣고 피해자의 기지에 놀라기도 했지만.



그 날 뜨겁다는 노래방 기계의 가사가 떠올라 머리가 순간 멍해졌다.


범인은 피해자와 친분이 있어 그 노래방의 지하 장소에서 자주 만났는데.


최근에 다투다가 사고가 난 것 같다고.


집주인은 아무런 연관이 없었다.


애초에 문을 닫은 가게에 주인은 철거 공사를 맡겼는데.


철거 업체 대표가 오히려 범행 장소로 사용했다고 한다.


피해자의 집에서 철거 업체 대표와 관련된 자필 편지도 발견됐는데.


그걸 통해 피해자한테 지속적인 성폭행과 협박이 있었다는 게 밝혀졌다.


범인은 노래방에서 종종 피해자를 성폭행했고.


그러한 행위를 할 때마다 방마다 노래 볼륨을 시끄럽게 켜두고 했다는 거다.


형사는 비명이 새어나가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도 있겠지만, 범인의 이상한 취향일 수도 있겠다고 했다.


그게 김장우가 불렀던 그 노래라는 걸 듣곤 난 머리를 둔기에 세게 맞은 것 같았다.


우연?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이건 심 피디가 뭔가를 알고 있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


또, 난 심 피디가 우리에게 일러준 행동 양식이 오히려.


그곳에서 기이한 일을 불러들이는 행위라는 것에도 확신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여기엔 정말 뭔가 거대한 것이 있을 것 같다는 김장우의 예전 말이 떠올랐을 때.


마침, 김장우에게 연락이 왔다.


저녁에 밥을 먹자고.


나도, 김장우도 오늘부로 수사 때문에 경찰서를 와야 하는 일도 끝났고.


김장우와는 나눌 얘기가 있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오히려 연락이 오지 않았으면 내가 먼저 보자고 했을 테니까.


저녁에 김장우를 보기 전까지 난 사무실에서 원철이 형을 만나기로 했다.



#



“ 어, 왔어? 또 오라든? ”

“ 아니, 오늘로 끝. 갈 일 없어. ”


경찰서에 다녀오겠다는 말만 하고.


막상 결과도 말해주지 않고 사무실로 와버렸다.


오는 동안 정신이 온통 딴 데로 빠져버린 탓에.


“ 고생했다. 야, 빨리 앉아 먹어. 금방 왔어. ”

“ 내가 뭐 감방 다녀왔어? ”

“ 트집은. ”



짜장면에, 탕수육 그리고 웬일로 깐쇼새우까지는 좋은데.


무슨, 두부까지 준비해둔 원철이 형이었다.


마음고생 했으면 먹는 거란 말에 그럭저럭 설득당하고.


난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


“ 밥맛 떨어지려나? 딴 데 틀까? ”


배달음식을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티비를 켰는데.


마침 사건과 관련된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 아니, 괜찮아. ”


정말 괜찮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피할 이유는 없었다.


그 날의 기억이 떠올라서 다시 받을 충격보다는.


어쩐지 앞으로 받을 충격이 더 크지 않을까 싶었다.


이미 지금도 충분한 거 같기도 하고.


“ 이게, 프로그램이 방송을 타긴 타는데 하필 이런 거로 타버리네. ”


뉴스에서는 수사에 관한 얘기를 하면서 가볍게 우리 방송도 언급했다.


다행히 나쁜 쪽으로도, 좋은 쪽으로도 프레임을 씌우진 않았지만.


시청자들끼리 논쟁할만한 거리는 제공한 것 같았다.


출연진에 대한 걱정으로 인한 프로그램의 존폐와 얼떨결이지만 범죄를 밝혀낸 프로그램의 선한 영향력.


일단 내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아니었다.


“ 형, 그래서 이 프로그램은 어떻게 맡게 된 거야? ”

“ 아, 맞다, 그래. 그거. ”


별로 도움이 될만한 얘기는 없었다.


방송국 사람들한테 여기저기 명함 뿌리고, 자리 좀 달라고 하고 다녔는데.


그중 소식을 듣고 심 피디가 직접 연락해 온 거라고 했다.


어떻게 YLC에서 이렇게 작은 프로덕션에 연락을 주셨냐고 신기해서 물었더니.


연락 달라고 여기저기 흘리고 다니신 거 아니냐고.


그건 또 맞으니 할 말이 없었다고 했다.


계약 과정도 다른 프로그램 진행할 때처럼 평범했다고.


형이 듣기에 프로그램에 대해 특별하거나, 이상하거나, 별 얘기는 없었냐고 물으니 고개를 저었다.


“ 아, 그리고 그 문양도 찾아봤는데 전혀 나오는 게 없더라. ”


며칠 전에 김장우한테서 전에 봤던 사진들을 다시 보면서 알아낸 게 하나 있었다.


보고서의 하나의 양식이나 워터마크처럼 위아래로 있던 알 수 없는 문양들.


내가 노래방에서 보았던 귀걸이에 있는 그림과 같았다.


두 손바닥 위에 투명한 잔이 올려진 문양.


어쩐지 어디서 본 것 같더라니.


두 개가 연관이 있는 것 같아서 찾으면 뭔가 나올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보다.


뭔가 저 깊은 곳에 숨어 있는 걸 수도 있고.


이상한 건 한두 개가 아닌데, 막상 알 수 있는 게 없다.


이러니 더 수상하다.


“ 근데 그게 뭔데 갑자기 그렇게 급하게 알아봐달래? ”

“ 그냥 어디서 봤던 건데, 갑자기 생각나서. ”

“ 싱겁긴. 조금 더 알아봐 줄까? ”

“ 그럼 나야 좋고. ”



#




여러 가지 잡생각에 오랜만에 열심히 달렸다.


땀을 쫙 빼고선 김장우를 만나러 한 곱창집에 왔다.


“ 은찬씨, 여기요. ”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한쪽에서 두꺼운 팔을 흔드는 김장우.


“ 잘 지내셨어요? ”

“ 네, 뭐. 장우씨는요? ”


경찰서에서 볼 일은 없었고, 서로 병원에 있던 기간도 엇갈려서.


따로 얼굴 볼 시간은 없었다.

“ 저도 뭐... 근데 잘 지냈다고 하긴 그렇고. ”


생각이 많아 보였다.


아마 나보다 먼저 심 피디에 대한 의혹을 품었으니 그럴 만도.


“ 일단 시킬까요? ”


소곱창에 콜라.


나는 소주 한 병.


배에 기름을 넣으며 수사 내용과 그 날 겪었던 일을 나누고.


내가 알아낸 것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래 봐야 아직 별것도 없는 정도였지만.


“ 거봐요, 이거 진짜 뭔가 있다니까요. 절대 단순한 일은 아니에요. ”


김장우는 무릎을 탁- 쳤다.


“ 그래서 그 귀걸이는 챙겨두셨어요? ”

“ 아뇨, 그건 물건 훔치는 거라. ”


보고서에 있던 문양과 같다는 걸 알았더라면, 일단 챙겼을 거다.


일이 벌어진다면 그건 나중에 생각하고.


“ 그게 왜 거기 있었을까요? 누가 흘리고 간 건가? ”


형사에게 물었을 때 형사는 아예 존재를 몰랐다.


“ 감독님, 혹시 제작진 중에 그거 누가 하고 있던 거 본 적 있으세요? ”

“ 없죠. 본 적이 없어요. 했단 걸 본 적 없는 게 아니라, 귀걸이를 살펴본 적이 없어요. ”

“ 그쵸? 하긴 그건 저도 그래요... ”


제작진 중 누군가 사전답사 중 혹은 현장을 연출하는 과정에서 흘렸다.


그간 공포랍시고 겪은 기이한 일의 정도만 약했더라도 이렇게 생각했을 거다.


보고서에 있던 문양과 같은 건 그저 심 피디 사단의 제작진이고, 심 피디의 제작팀과 연관 있는 문양이라고.


그렇지만 이렇게만 생각하기엔 뭔가 더 크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 같다.


심 피디 제작팀의 특별한 문양이라면 구할 수 있는 정보는 왜 없는지.


심 피디가 쓴 보고서의 존재, 보고서에 쓰인 이상한 것들, 그런 보고를 받는 존재 등.


게다가.


“ 장우씨, 혹시 그때 기억나요? ”

“ 언제요? ”

“ 우리가 노래방에서 나와서 구급차에 앉아있을 때요. 경찰이랑 과학수사팀, 구급대원 말고도 또 다른 사람들 왔었잖아요. ”

“ ...그랬어요? ”


김장우가 나보다 먼저 정신을 놓았다고.


결국, 나밖에 보지 못한 거다.


선명하지 않은 내 기억을 보듬어줄 사람도 없다.


“ 막막하네요. ”


사실 이런 고민을 하거나 답답해할 필요 없이.


이제는 못 해 먹겠다고 촬영에서 벗어나면 그만이지만, 문제는 따로 있다.


“ 감독님도 장기계약하셨다고요? ”

“ 네, 원철이, 아니, 저희 프로덕션 대표님이 밥 가릴 처지 아니었다고. ”


우리가 밥 가릴 처지냐고 내가 내뱉은 말이기도 했고.


이런 일이 일어날 줄도 몰랐으니까.


“ 그래도 촬영 중 정신적 충격 뭐 이런 거 이것저것 엮으면 계약은 털 수 있지 않을까요? ”


아직 말은 안 꺼내봤지만, 가능성은 반반이지 않을까.


피디가 평범한 사람에다가, 평범한 방송 같았다면 안 될 이유가 없겠지만.


심 피디에, 방송이 심 피디의 괴담속으로니까.


의도적으로 우릴 끌어들였다면, 그냥 나가게 둘 리가 없을 거다.


물론, 시도를 안 해보겠다는 건 아니다.


이미 약속도 잡아놨고.


“ 근데요, 감독님. ”


김장우가 고심하는 듯 입을 쉽게 열지 못했다.


나는 조용히 기다렸다.


“ 혹시 만약에요. 만약에, 저희에게 큰 피해가 오지 않는 거라면 굳이 이 프로그램을 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요? ”


의외였다.


이번 일까지 겪었으니, 나보다 먼저 그만두고 계약 파기도 술술 진행하고 싶어할 줄 알았는데.


“ 그게 무슨 말이에요? ”

“ 아니, 횡성 갔다 와서는 이거 안 되겠다. 돈을 많이 받더라도 이건 아니다. 그만해야겠다 싶었는데요. 이번엔 좀 이상해요. ”


김장우가 콜라를 마시면서 술 마시듯 인상을 썼다.


“ 소름 끼치고 무서운 일이지만 어쨌든 좋은 일에 한몫하게 됐잖아요. 이게 우리가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더라도요. ”


티비에서 반반으로 갈리던 의견 중 하나.


범죄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된 선한 영향력의 프로그램이라는 것.


이걸 말하는 것 같았다.


“ 사실 제가 처음이거든요. 이렇게 관심도 많이 받고, 인정도 받고. 도움도 되는 건. 지금이 되게 좋거든요. 드디어 무명 타이틀 벗어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


웃음기가 싹 사라진 진지한 얼굴.


“ 그분은 저희한테 고마워하지 않겠어요? ”


피해자를 말하는 것 같았다.


김장우의 반응이 놀랍긴 했지만,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었다.


허나, 그렇다고 무작정 받아들일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에 범죄에 도움 주는 일을 하게 되었다고.


다음도 또 이런 일이 생길 거란 보장도 없으며.


행여나 또 결과적으로 좋은 일을 해도.


그렇다고 한들 방송 중 우리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심 피디가 안전을 보장한다고 한 적이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말뿐이었고.


횡성에서 경험하지 않았었나.


만약 그때 우리 중 하나가 그것을 따라가 문을 열기만 했더라도.


앞으로 무슨 일이 펼쳐질지 모른다.


굳이 그런 존재들과의 위험한 상황만이 아니더라도.


이 모든 일을 설계하듯, 우리를 너무 자연스럽게 이용하듯 어디까지 관여하고 있는지 모를 심 피디.


이런 심 피디에 대해 모르니까.


심 피디와 연관된 의문들은 풀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하니까.


김장우처럼 마음의 어딘가에 만족감이 조금 생긴 걸로 무작정 이 프로그램을 계속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적어도 이런 고민은 심 피디에게서, 이 프로그램에서 벗어나기를 시도해보고 나서.


실패했을 때 할 고민이다.


그땐 선택지가 없으니까 그저 합리화에 불과하겠지만.


“ 일단 계약 관련으로 심 피디랑 논의부터 해보죠. 장우씨 말대로 마냥 단순한 일이 아닐 수도 있어요. 가볍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에요. 이건. ”


다행히 벌써 듣는 문을 닫고, 생각을 굳히고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심 피디와의 일정은 가능하다면 더 당겨야 할 것 같았다.



#



“ 하세요. ”

“ 네? ”

“ 마음대로 하셔도 돼요. 위약금 문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다음 날 곧장 만나자는 얘기에도 선뜻 오케이.


이 얘기를 꺼낼 줄 알고 있었다는 듯 놀라거나, 설득하려고 한다거나 하는 행동도 없이 바로 오케이.


“ 왜 그렇게 놀라세요? ”


카메라맨이야 널리고 널린 게 프로덕션이니까.


근데 출연진 자체가 바뀌면 프로그램의 흥망도 바뀌어버리니까.


게다가 무조건 우리여야 해서 섭외를 한 줄 알았는데.


이런 반응은 굳이 우리가 아니어도 된다는 건가.


“ 저뿐 아니라 장우씨도 괜찮다는 거예요? ”

“ 네. 어쩔 수 없죠. 계속해준다면 고마운 일이지만, 그간의 일을 생각하면 관두겠다는 건 충분히 이해 가니까요. 고작 계약서 따위로 막을 수 없다는 것도 알고요. ”


바라던 대답이었는데, 어딘가 찜찜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


심 피디의 여유로운 태도?


매번 꽤 큰일인 것 같은데 의외로 아무렇지 않은 듯 담담한 얼굴?


어딘가 믿는 구석이 있는 건지, 정말로 신경 쓰지 않는 건지.


“ 아... 그럼 저희 대표님이랑 계약 관련 잘 진행해 주세요. ”

“ 네, 그간 수고하셨어요. ”


몇 번 안 했지만 파일럿부터 시작하기도 했고.


우리 프로덕션 상황에 타이밍이 타이밍이었던지라 쭉 가면 좋을 것 같았는데.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았다.


그래도 계속하기엔 찜찜하고, 위험할 것도 같아서.


의외로 순순히 보내줄 때, 이때 끝내는 게 맞지 싶었다.


끝내는 와중에 머릿속에 의문들을 해결해볼까, 물어볼까 하다가 참았다.


정 궁금하다면 완전히 벗어나고 해도 괜찮을 것 같아서.


괜히 물었다가 괜히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당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그 문양이나 아무것에도 의구심을 가지지 않았다고.


이런 사람을 흉내 내며 마지막 인사를 하고 카페를 빠져나왔다.


끝난 것 같은데 뭔가 찜찜했다.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 연락 줘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흔한 마지막 인사에 어쩐지 이상한 생각과 불쾌함이 가득 들었다.


심 피디의 자신감 있는 태도가, 알 수 없는 표정이 더해져서.


괜한 반응일까.


모르겠다.


작가의말

심 피디 왈 :

공지사항에 시청자 게시판이 열렸습니다.

프로그램의 성장을 위해

많은 관심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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