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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포 예능의 카메라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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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HP1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2
최근연재일 :
2021.06.23 22:05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21,369
추천수 :
1,624
글자수 :
230,821

작성
21.06.16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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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
추천
20
글자
13쪽

EP5. (2)

DUMMY

체감할 수 없을 줄 알았다.


심 피디에 대한 찜찜함도, 갖가지 의문들이 여전히 나를 괴롭힐 것 같았다.


웬걸.


막상 집에 와서 당장에 스케줄이 없다는 걸 알았을 때의 해방감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새벽에 촬영이 있으니 미리 잠을 자두려고 낮부터 침대에 누울 일도 없었고.


미리 패턴을 바꾼다고 며칠 전부터 올빼미족 생활을 할 필요도 없었다.


밤을 새우면서 게임을 해도 아무런 걸림돌이 없었다.


물론 아주 잠깐이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게임도 예전처럼 재미가 없었고.


어쨌든 잠깐의 휴식일 뿐 다시 일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압박감은.


성장하고 빠른 보상을 주는 게임의 성취감보다도 점점 더 크고 빠르게 날 짓눌러왔다.


원철이 형이 말론 이해한다고 했어도 그나마 우리 프로덕션이 발돋움할 기회를 날려버린 거니.


속으론 내가 버텨주길 바라지 않았을까, 신경 쓰이기도 했다.


그래도... 아닌 건 아닌 거겠지 하며 애써 생각을 떨쳐냈다.


그렇다고 마냥 전처럼 날리는 파리나 보면서, 원철이 형이 일거리 따오기만을 바라면서 놀 생각은 아니었다.


괴담속으로 말고 도중에 다른 방송 대타도 뛰었던 덕분에.


조금 넓어진 발로 직접 새로운 일감 얻으러 뛰어다닐 생각이다.


물론, 원철이 형이 쉬라고 준 일주일은 다 채우고.



#



새벽 1시.


잠에서 깨 부랴부랴 집을 나왔다.


흐린 시야로 엘리베이터를 잡고.


문이 닫힌다는 소리와 함께 거울을 보고서야.


오늘 괴담속으로 촬영이 없다는 걸, 난 당분간 백수라는 걸 깨달았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내가 사는 7층을 눌렀다.


촬영을 많이 하진 않았지만 이미 몸은 적응하고, 익숙했던 모양이다.


그래도 그렇지.



곧장 나가려고 외출복을 입고 자고.


헤롱한 와중에 또 장비는 챙겨온 모습을 보고 있자니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꼴에 전문가 느낌은 물씬 나서.


근데.



내가 언제 잠들었지?



그리고 이 엘리베이터는.



왜 도착을 하지 않는 거지?



버튼을 아무리 눌러도 반응이 없다.


몸이 붕 뜬 느낌만 가득.


비상벨을 눌러도 반응이 없다.



속도는 어쩐지 더 빨라지는 것 같다.



어디선가 희미하게 소리도 난다.



바닥, 바닥인가?



내 핸드폰이 언제 저기 떨어져 있었지.


손으로 집으려는 순간 벨소리가 고막을 때리고.


엘리베이터가 크게 흔들리며 요동을 쳤다.



그렇게 눈이 떠졌다.



불 꺼진 방안.


익숙한 냄새, 친숙한 물건, 부드러운 내 침대.


무엇보다 손에서 요란한 알람이 울리고 있는 내 핸드폰.



꿈이었다.



잊고 있었던 탓에 울려버린 알람부터 삭제했다.


평소에 꿈을 잘 꾸지도 않는데.


심지어 부랴부랴 촬영하러 출근하는 꿈이라니.


세상에 출근하는 꿈을 꾸길 원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다시 눈을 감았다.



#



잠을 한숨도 못 잤다.


아니, 이걸 뭐라고 말해야 할까.


잠을 자긴 잤는데 잔 것 같지가 않다.


어제 처음 엘리베이터를 타는 꿈을 꾸고선.


계속 같은 꿈을 꾸었다.


촬영에 늦은 줄 알고 부랴부랴 엘리베이터에 탔다가.


깨닫고 핸드폰을 줍고.


알람에 깨버리고.


꿈이란 걸 깨닫고.


반복이었다.


이상한 건 알람을 삭제했는데도 핸드폰은 계속 텀을 두고 울렸다.


내가 정신이 없는 탓에 삭제가 아니라 시간을 뒤로 미뤘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분명 삭제한다고 눌렀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울렸으니 그건 삭제한 게 아니겠지.


잠결이었으니까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아무튼, 고작 하룻밤 사이에 몇 번을 잠들었다, 깼다를 반복한 건지 모르겠다.


마지막, 그러니까 조금 전 꿈에서 깨고 알람을 지우니.


벌써 쨍쨍한 햇빛이 커텐 틈으로 새어 나오고 있다.


날이 밝아버린 거다.


피곤하다.


무척 피곤하다.


잠을 자야 하는데 잘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핸드폰을 아예 꺼버렸다.


어이없지만 포스트잇에도 핸드폰을 껐다고 썼다.


새어 나오는 옅은 햇빛을 보다가 다시 천천히 눈을 감았다.



#



보통 커피를 몇 잔 마셔도 잠을 잘 자고.


잠도 빨리 드는 편이라 이렇게 눈을 감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금방 잠들었는데.


어째서!


왜!


이렇게 자꾸 잡생각에 뒤척이고 있는 건지.


심지어 오늘은 커피 한 잔도 안 마셨는데 말이다.


아무 생각 안 하고 싶은데 자꾸 뭔가 떠오르고, 괜한 것들이 다 신경 쓰인다.


냉장고가 돌아가며 내는 기계 소리부터 시계의 침이 돌아가는 소리.


벌레가 앉은 것처럼 간지러운 듯한 맨살 어딘가.


이불 밖으로 빠져나온 발과 손.


둥글게 말아 전부를 숨기면서 뒤척이면 또 괜히 반대로 눕고 싶어지고.


그러다 잠드는 게 늦어지면.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하다가.


또 아무 움직임 없이 천장을 보고 바른 자세로 누우면.


괜히 시간을 한번 확인하고 싶고.


시간을 확인하고 나면 또 한숨을 쉬고.


진짜 자자, 다짐하면 또 뭔가가 떠오른다.



그냥.


잠을 자기 글렀다는 거다.



게다가 아까부터 집 밖 복도에서 애들이 뛰어다니는 발소리에 벌써 두 번을 참았다.


한 번만 더 들리면...



지금.



곧장 일어나서 방을 나가.


현관문을 열어 재꼈다.


아무리 대낮이래도 복도에서 시끄럽게 하는 건 아니니까.


세 번을 참기도 했고.


그래도 최대한 정중하게.


애기들이어도.


혹시 주위에 부모가 있을 수도 있고.


“ 얘들아, 형이 지금··· ”



없다.


문이 열리는 순간에 입을 막고 숨어 있을까.


문 뒤를 휙 둘러봐도.



없다.


저 멀리서 들리는 웃음소리.


이놈들이 금세 도망간 모양이다.


여기서 대기를 타고 있을까 고민했다.


어차피 들어가 봐야 또 얼마 안 돼 와서 뛰어놀 것 같은데.


그러다 몸이 너무 무겁고 피곤해서.


애들은 이제 안 올 거라고, 세 번 했으면 많이 했겠지 싶어.


꾸역꾸역 다시 침대에 몸을 누였다.


이럴 때 꼭 다시 와서 괴롭히던데.


뻔하지만 나라고 예외는 없었다.


이불을 온몸에 덮자마자 복도에서 또 우당탕탕.


이번엔 도망 못 가게.


힘든 몸으로 어떻게 곧장 잘도 달렸다.


애기들 잡으려고 뭐 하는 짓인지 몰라도.


그런데.



또 없었다.


아까보다 훨씬 빨리 왔는데.


그새 도망갔다고?


또 저 멀리서 들리는 웃음소리.


느린 날 비웃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


괜히 찜찜했다.


문을 닫으려다가 혹시나 숨어 있는 애들이 나올까 휙.


미끼를 던졌지만.



없었다.


이젠 뛰어다녀도 그냥 귀를 틀어막고, 노래를 키우고라도 자야지 싶었다.


꼬박 날을 새서 너무 피곤했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누웠는데 마침.


복도를 뛰는 발소리.


게다가 이번엔 더 용기를 냈는지.


벨까지 누른다.


난 이미 누워 버렸다.


더는 뛰어나갈 힘도 없다.


이미 이 생각을 한 시점에 애들은 저만치 도망가 있을 거다.


원체 빠른 거 같으니까.


이어폰 덕분에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소리도 희미하게 들렸다.


이 정도면 잘만 할 거다.



띵동, 띵동.



벨을 누르고.


와르르르 복도를 달려 도망가고.


저만치에 숨어 집주인의 반응을 보려고 본인들끼리 히히덕거리고.


그러다 별 반응이 없으면 슬금슬금 다시 와서는.



또 띵동, 띵동


벨을 누르고.


도망갔다가.


그렇게 몇 분을.


내가 잘못된 판단을 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만들어 주는 애들이었다.


하긴, 내 어릴 적 기억을 떠올려보면.


나도 한 번 꽂힌 타겟은 만족할 때까지, 타겟에게 걸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았었으니까.


쟤들이라고 그때의 어린 나와 별반 다를 리가.


볼륨을 크게 키우면 잘 수가 없고, 줄이자니 바깥 모습이 상상될 정도로 소리가 들리고.


결국, 쟤들이 스스로 포기하거나, 그 전에 잡아서 쫓아내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 같았다.


이게 난데없이 내가 문 앞에서 이불을 감싸고 쪼그려 앉은 이유다.


이랬는데 안 오면 그냥 이대로 거실 바닥에서 자는 거고.


오면 소리가 나자마자 문을 열어 혼쭐을 내줄 생각이다.


그야말로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는데.


그때, 느낌이 왔다.


웃음소리가 사라지고 한동안 고요한 순간.


그놈들은 슬금슬금 들뜨면서도 긴장한 채로 이곳으로 오고 있을 거다.



띵동.



그렇지.


잽싸게 일어나서 문을 열었다.


어흥! 하면서 애기들을 놀라게 할 생각에 은근 신났던 것 같다.



근데.



없었다.




내가 열어 재낀 문에 오히려 깜짝 놀라서 까무러치는 애기들이 있어야 하는데.



문 앞에도.



문 뒤에도.



복도 그 어디에서도 애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절대로 뛰어가서 숨을 정도의 시간이 아니었다.


괜히 심장이 크게 쿵쾅거렸다.


목이 탔다.


공허한 복도 너머, 한적하고 고요한 동네.


문득 머리를 한 방 때리는 생각은.


원룸촌 외딴 골목에 웬 애들?


내가 이 집에 2년 넘게 살면서 마주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맨날 술에 취한 혼자 사는 아저씨나, 겜돌이 청년, 이 앞 편의점 알바생, 개 키우는 노처녀.


그 어느 집에도 복도를 뛰어놀 애들은 없다.




...난 지금까지 무슨 소리를 들은 거지?




아무래도 잠을 제대로 못 잔 탓에 환청이라도 들은 것 같다.


마침 저만치서 또 날 비웃듯 또 들리는 아이들 웃음소리.


문을 닫았다.


찝찝한 탓에 고리까지 걸어 잠갔다.


그냥...


이러고 싶었다.



#



다크 써클이 어디까지 내려올 수 있을까.


이런 주제로 하는 연구의 실험체가 된 것 같았다.


시간상으로는 이틀 정도를 못 잤지만.


그간 겪은 일로 몸도 마음도 워낙 피곤했나보다.


몸이 느끼기엔 이틀은 무슨, 일주일 정도의 체감이었던 것 같다.


이렇게 얼굴이 퀭한 건 처음 봤다.


정신은 몽롱했다.


막 잠들면, 같은 꿈을 꾸고, 결국 깨버리고.


깨서 뒤척이다 보면 살지도 않는 애들이 와서 또 뛰어다니다가 벨을 누르곤 도망치고.


반복이었다.


마치 누군가 날 꼭 잠들지 못하게 괴롭히려고 굳게 마음먹은 것처럼 말이다.


결국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아왔다.


아무래도 그런 촬영을 했으니 이런 일을 겪을 수 있다고, 의사가 말했다.


당분간 약을 먹으면서 잠을 꼭 자보자고 했다.


효과는 있었다.


근데 이게 효과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잠은 잤는데, 꿈은 똑같이 꿨다.


끝없이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에 있는 시간은 늘어나고.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에서는 역시나 알람이 울려댔다.


난 그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잠에서 깨지 않는 동안.


몸이 붕 떠서 어디론가 날아오르는 느낌과.


고막을 찌르는 시끄러운 알람 소리를 듣고 있어야만 했다.


빠르게 위아래로 오르내릴 때 붕 뜨는 느낌은 심장이 절로 철렁해 쿵쾅대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그런 곳에 갇혀있는 시간은 그저 고문당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고통스러운 잠에서 깼을 땐 시간은 지나있지만,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피로감을 해소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약을 계속 먹어서 잠을 자는 시도를 하는 게 좋다는 의사의 말에.


몇 번을 더 시도했다.


그러다 점차 새로운 꿈을 꿨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옆집에서 김장우가 나오는 게 아닌가.


날 의식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불러보려고 해도 입은 열리지 않고, 손도 내 맘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나 대신 내 뇌에게 누가 명령을 내리는 건지.


제멋대로 움직이는 몸은 역시나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김장우도 고개를 숙인 채로 같이.


우린 서로가 알지 못하는 사이처럼 끝없이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에 갇혔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왜 갑자기 이러는 거냐고.


이 꿈은 뭐고, 환청은 대체 왜.


벗어날 순 있는 건지.


왜 날 괴롭히는 건지.


어딘가에 막무가내로 짜증을 내며 잠에서 깼을 때.


줄곧 알람이 울리던 핸드폰은 그것 대신 전화벨 소리를 울리고 있었다.



심 피디였다.



그 순간 내 모든 원인은 심 피디라고.


이 악몽도.


아이들 소리가 들리는 환청도.


모두가 심 피디 때문이라고.



이런 생각을 했다.


곧장 전화를 받으려는데 순간 툭 끊겨버리고.


바로 전화를 하니 꺼져있단다.


몇 번을 해도 똑같았다.


그렇게 뜬 눈으로 시간을 보냈다.


결국 심 피디와 연락은 되지 않았다.



미칠 것 같았다.


화가 나고.


정신이 나가버릴 것 같고.


머릿속은 하얘지고.


결국에 아무 생각도 안 난다는 걸 이때 처음 느껴본 것 같다.



그러다 문득 또 울리는 핸드폰.


심 피디인가 싶었는데 김장우였다.


김장우가 하는 얘기가 글쎄.


꿈을 꿨단다.


내 꿈이랑 같았다.


꿈에서 서로가 서로를 모르는 사이로 만났다.


그간 있었던 일을 말하니 자기도 비슷하게 이상한 일이 반복됐단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서는 어째서인지 계속.


내가 그만두어야겠다고 했던 어느 날의 심 피디의 여유로운 얼굴과.


그 자신감 있는 태도가 떠올랐다.



이래서 그랬던 건가?


대체 그 사람이 뭔데?


나한테 왜 이러는 건데?


뭐 때문에?



난 뭐에 엮인 거지?



겁나고.



무섭고. 떨리고.



두렵고. 긴장되고.



화나고. 괘씸하고. 답답하고.



혼란스럽고. 막막하고. 증오스럽고. 역겨우며. 비참하고, 또 절망스러웠다.



별 오만 감정이 들면서 난 원철이 형에게 곧장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신호음.


“ 야, 유은찬. 내가 신경 끄고 푹 쉬랬더니 왜 며칠 못가고 전화질이여~ 또 슬슬 사무실 나온다고 하려고? ”


원철이 형 목소리.


내가 아는 원철이 형 목소리였다.


“ 유은찬? 은찬아? ”


목소리를 들으려고 전화한 건 아니었는데.


“ 여보세요? 안 들리냐? ”


이건 꿈도 아니고.


지금 내게 소리치는 사람은 원철이 형이라는 사실이.


이상하게 안도감을 주는 것 같았다.


“ 야, 임마~~ ”

“ 형. ”

“ 어, 그래. 이제 들리냐? 며칠 그냥 쭉 쉬라니까 왜 전화질이여? ”

“ 형, 나 괴담속으로 다시 촬영하고 싶어. ”


살려줘 라는 말의 대신이었다.


작가의말

끝날 것 같지 않았던

공모전이 얼마 안 남았습니다.

완주가 코앞입니다...!

봐주시는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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