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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포 예능의 카메라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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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HP1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2
최근연재일 :
2021.06.23 22:05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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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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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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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3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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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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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13쪽

EP.6 대구 남산동 (5)

DUMMY

그놈의 부적만 잘 간직했어도 이렇게 꼬이지는 않았으려나.


해맑은 김장우의 모습을 보면 깊은 한숨이 나오지만.


그래도 이미 엮여버린 걸, 한탄하고 탓만 하고 있을 순 없다.


일단 정신을 차리고 엘리베이터를 찾았다.


수칙에 따르면 지하 1층에는 엘리베이터가 하나 있다고 했다.


하나가 아니라 두 개, 아니 그 이상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다.


한 명씩 나눠서 타기엔 위급한 상황에서 도와줄 수가 없고.


둘이 하나씩 타기엔 잘 골라 타면 다행이지만, 아닐 경우엔...


행동수칙과 다르게 그냥 엘리베이터가 하나 이상이라면.


어쩌면 비상계단을 이용해서 내려가는 게 좋지 않을까 싶었다.


괜히 무시하고 복사집을 열었다 겪은 일도 있으니까.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지하 1층을 한 바퀴 도는 동안 엘리베이터는 단 한 곳에, 단 하나만 있었다.


그래도 못 미더운 우린 굳이 한 바퀴를 더 돌며 구석까지 꼼꼼하게 다시 살폈다.


하나뿐이란 걸 재차 확인하고야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평범하고 흔하게 생긴 엘리베이터.


작동하는지 따로 확인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지하 3층.


엘리베이터는 현재 지하 3층에 있다고 위에 불이 들어와 표시해주고 있었으니까.


우린 행동수칙을 다시 읽었다.



지하 1층에는 엘리베이터가 하나 있습니다. 문이 열리고 거울에 누군가 비친다면 절대 탑승하지 마십시오. 3분이 지나고 다시 타십시오.


(지하 4층 버튼이 있다면 그 또한 문이 닫히기 전에 당장 내리십시오. 반드시 말했습니다. 문이 닫히기 전에 내리십시오. 본 건물은 지하 3층이 끝입니다.)


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서 유의해야 할 것은 두 가지로 보인다.


문이 열렸을 때 거울을 확인할 것.


만약 거울에 누군가 비친다면 탑승하지 말고 3분 후에 다시 탈 것.


아무것도 비치지 않아서 탔는데 안에 지하 4층 버튼이 있다면 내릴 것.


반드시 문이 닫히기 전에 내릴 것.



하나는 밖에서도 확인할 수 있고, 하나는 무조건 타봐야 알 수 있다.


평소에 늘 타던 엘리베이터지만, 은근 겁이 났다.


단지 행동수칙 때문만은 아니었다.


저번에 겪은 기묘한 꿈의 기억이 떠올라서.


그런 꿈을 잔뜩 꾸고 나선 최근엔 계단만 이용했다.


김장우도 내게 말한 적이 있다.


자긴 이제 죽어도 엘리베이터 못 탈 거 같다고.


근데 죽는 날인지 오늘 우린 엘리베이터를 타야 한다.


“ 감독님, 저희 그냥 비상문으로 갈까요...? ”


역시나 사람 훑듯 엘리베이터를 묘한 눈으로 보더니.


“ 평생 안 타고 다니고 싶진 않아요. 수칙만 따르고 잘 골라 타면 될 거예요. ”


이겨내야지 싶었다.


그래도 망설이는 김장우에게 유의사항 딱 두 개만 계속 생각하라고 했다.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이는 김장우.


후우, 크게 심호흡하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드륵.



기계가 작동하는 소리를 내며 천천히 올라왔다.



위를 향하는 화살표.




B2.




두 가지 수칙.


두 가지 수칙.



눈으로는 엘리베이터 스크린을 보며, 속으로는 계속 되뇌었다.




문이 열리면 틈새로 거울을 제일 먼저 확인할 것.


거울에 누군가 비치면 아무렇지 않은 듯 흘려보낼 것.




다시 위를 향하는 화살표를 보여주는 엘리베이터 스크린.


이제 곧 도착한다.



안쪽 층수 버튼에 지하 4층이 있는지 확인할 것.


있다면, 반드시 문이 닫히기 전에 나올 것.




스크린에 B1 문구와 함께.


띠링- 하며, 우리 앞에 도착했음을 알렸다.


문만 바라보는데 거울에서는 대체 뭐가 비칠까 하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뇌가 멋대로 상상을 해댔다.


머리를 헝클어트리고 소복을 입은 다리 없는 귀신.


목이 잔뜩 꺾인 채로 표정을 알 수 없는 것.


죽은 창백한 피부에 갈기갈기 찢어진 인형을 든 어린아이.



안에는 무엇이 타고 있을까.


대체 뭐가 비칠까.



천천히 문이 열렸다.



나는 곧장 거울, 거울을 확인했다.


순간 우리 뒤로 보이는 마네킹.


괜히 얼굴이 생긴 것 같다는 이상한 느낌을 떨쳐내고.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다는 걸 확인했다.


이제는 올라타서 지하 4층으로 향하는 버튼이 있는지 확인할 것.


근데.


엘리베이터에 타려는 순간.


어쩐지 등골이 시리고, 발이 떼어지질 않았다.


나도 모르게 손이 뻗고.


앞서 엘리베이터에 오르려던 김장우를 잡았다.


“ 들어가지 마요. ”


설명할 시간이 없었다.


거울에 누군가 서 있는 게 보이지는 않지만.


무언가가 서 있는 거 같다고.


당연히 엘리베이터 거울엔 우리 뒤쪽이 비쳐야 하는데.


어쩐지 저 거울의 오른쪽 아래는 비치는 게 없다고.


각도 때문이라고 하기엔 엘리베이터 내부자체도 비추질 않으니까.


이유라고는.



거울 앞에 누군가 서 있다.



이거 말곤 설명이 안 됐다.


내려갑니다. 라는 음성과 함께 천천히 문이 닫혔다.


동시에 거울에 비치던 것들이 점차 사라졌다.


오른쪽 아래 아무것도 비치지 않던 부분이 점차 증식하듯 커지는 것 같았다.


마치 그 안에 타 있던 것이 닫히는 문 앞으로 가까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처럼.


난 김장우를 조금 더 뒤로 잡아당기며 뒷걸음쳤다.


어쩐지 안에 타 있던 것이 문이 닫히기 전에 우리에게 손을 뻗을 것만 같아서.


어디론가 끌고 가버릴 것 같아서.


“ 감독님, 왜 그러세요? ”

“ 봤어요... ”

“ 네? ”

“ 뭔가 있는 걸 봤다고요. ”


어벙한 얼굴의 김장우에게 천천히 설명했다.


반사 시켜야 할 거울에 아무것도 비치지 않던 것을.


“ 와... 그것도 모르고 그냥 곧바로 타버릴 뻔했네요... ”


놀라기는 일렀다.


엘리베이터 스크린이 B2.


B3.


이내 알 수 없는 숫자들을 잔뜩 만들어 보였다.




3-48584-59-34






4988238-33-98





3858440-49-34





빠르게 뒤바뀌는 숫자들.


그러다 위아래로만 향하던 화살표가 이 방향 저 방향을 가리키기 시작했다.


한순간에 사라지고.



B4.



지하 3층밖에 없다는 건물의 지하 4층에 도착한 엘리베이터.


두 눈으로 생생하게 보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김장우처럼 처음에 왜 안 탔냐고 묻던 시청자들도.


지금은 나와 김장우와 비슷한 마음이었을 거다.


우리 마음과 비슷한 채팅들이 쉴새 없이 올라왔으니까.


“ 감독님, 만약 이거 탔으면 어디로 갔을까요...? ”


영영 못 깨는 악몽에 갇혔을 수도 있고.


김장우도, 나도 엘리베이터 안에서 정신을 잃은 채 구조됐는데.


머리를 계속해서 박고 있었다는 증언이 나올 수도 있고.


이런 건 그저 겁을 위해 기계의 화면만 조작한 걸 수도 있고.


거울도 비치지 않게 한다면 할 순 있겠지만.


내가 혹이 나게 머리를 박아댔던 건 내 정신을 지배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니까.


뭐에 말려든 건지 몰라서 미쳐 돌아가 버릴 지경에 이른.


그런 인간을 구경이라도 하고 싶은 건가?


이렇게 저렇게 인형처럼 가지고 놀고 괴롭히다가 어딘가의 산 제물로 바쳐지기라도 할까.


한 영화처럼 그냥 태어났을 때부터 무슨 이유로 관찰되고, 모든 것이 조작된 곳에서 살아가고 있기라도 한 건가.


윗선에서 이 방송이 문제가 있다고 제재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생각보다 더 거대한 조직으로부터 움직이고 있을지 모른다.


그땐 정말 김장우와 나는 방송 중 언제 사고가 나도 신경쓰지 않을.


하찮은 존재1, 2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이젠 우릴 지켜보는 이 시청자들에게도 괜한 의구심이 든다.


어서 오늘 촬영을 마치고, 아까 막내 작가가 잘못 건넨 종이를 통해 무언가를 알 수 있기를.


부디 그 종이가 이 모든 일의 실마리가 되어주었으면.



#



촬영을 끊으며 잠시 쉬었다.


안에 누군가 타 있다면 3분이 지나고 타라는 수칙도 있었고.


마음을 추스르기보단 장비 점검 정도에 불과했다.


다시 촬영을 들어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누르니.


조금 전처럼 알 수 없이 빠르게 바뀌는 숫자들.


그리고 B3.


천천히 이곳으로 올라오고 있다.


3분은 지났으니 이건 타도 되는 엘리베이터일까?


또 거울이 이상하다면.


일단 3분이 지나고 무조건 타라는 말은 없었으니까.


또 수칙에 안내되었던 대로 두 가지를 유의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띠링-


도착했음을 알리는 엘리베이터 안내음과 함께 천천히 문이 열리고.


아깐 잘 몰랐으니까 탈 뻔도 했지만, 이젠 누군가 보이는 게 아니어도.


거울에 비치는 것조차도 이상하면 타지 않으면 된다.


거울에 비치는 우리 뒤쪽의 상가.


마네킹과 옷들.


그사이에 숨어 있을 무언가가 있는지 확인하고.


고개를 돌려 비치는 것과 맞는지 확인했다.


순간 눈앞에 뭔가 서 있진 않을까, 괜한 생각에 긴장을 한 모금.


다행히도 이번엔 거울에 비치는 것과 우리 뒤의 모습이 일치하는 것 같았다.


서둘러 올라탔다.


혹, 지하 4층 버튼이 있다면 문이 닫히기 전에 내려야 하니까.


문이 강제로 닫히면서 여는 버튼을 눌러도 반응을 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반드시 닫히기 전에 내려야 한다는 문구는, 여는 버튼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굳이 있을 이유가 없을 것 같아서.


지하 1층, 2층, 3층.


버튼이 생뚱맞은 곳에 있진 않을까 근처도 살폈다.


없었다.


비상벨, 그리고 각층으로 향하는 3개의 버튼과 열림, 닫히는 표시가 전부였다.


조심스레 목적지인 B2를 눌렀다.


내려간다는 안내음성과 함께 천천히 문이 닫히고.


우린 수칙에 어긋나지 않는 엘리베이터를 탔음에도 말없이 긴장한 채로 가만히 스크린만 볼 뿐이었다.




















B2.


띠링-



도착했음을 알리는 소리를 듣고도.


문이 열리고.


앞에 무언가 서 있지 않을까 확인하고.


금방 문이 닫혀서 갇히게 되는 건 아닐지 재빨리 내렸다.


우리가 발 디딘 곳이 지하 2층이 맞단 걸 벽면에 적힌 B2를 보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몰아 내쉬었다.


한 층을 내려오는 이 짧은 시간이.


수십 층을 내려오듯 꽤 길게 느껴진 순간이었다.


우린 제자리에서 서서 다시 행동수칙을 읽었다.




지하 2층에서 청록색 옷에 검은 모자를 쓴 사람을 보신다면 아무런 반응도 하지 마십시오. (절대로 대답하거나, 신체가 닿는 일을 피하십시오.)




청록색 옷에 검은 모자.


대답하거나 신체가 닿는 일을 피하라는 건.


우리에게 말을 걸거나, 다가올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하는 건가 싶었다.


말을 걸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하니 파일럿 때 화장실에서 있었던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내 목소리를 흉내 내서 김장우를 부르던 그것.


이번에도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대답을 유도해낼지 모른다.


나와 김장우는 서로를 부를 때 특이한 억양을 살리기로 했다.


그리고 잡아당기거나 몸을 건드려야 할 때는 특정 부분을 건드리기로 했다.


행여나 우리가 이렇게 얘기하는 걸 듣진 않을까, 듣고서 따라 하진 않을까.


괜히 귀에 대고 아주 작게 얘기를 나눴다.



나름의 전략을 세운 우린 복사집을 찾았다.


어렵진 않았다.


위층처럼 옷 가게들이 많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바로 앞이 복사집인 것 같았다.


그간의 역사를 나타내듯 스티커가 옆으로 길게 붙여진 거대한 유리문만이 우리 앞에 있었으니까.


들어갈 입구만 찾으면 되는 것 같았다.



“ 감독님, 여긴 그 몹쓸 마네킹이 없어서 좋은 거 같아요. ”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이것 아직 적응이 안 되지만. ”


인쇄 골목에서 이 지하상가가 명물 아니랄까 봐.


천장에 매달아둬서 흔들리는 인쇄 종이들.


종이엔 역사와 전통을 나열해둔 글귀들.


나름 신경 써 독특한 컨셉으로 이곳을 꾸민 것 같았지만.


불 꺼진 상태에서 만나니 마냥 그 좋은 의도대로 보긴 힘든 것 같았다.


바람도 안 부는데 줄이 알아서 꼬였다가 풀렸다가를 반복해서.


계속 핑그르르 돌아가는 종이들이 내는 팔랑거리는 소리도 은근 귀를 아찔하게 자극했다.


움직이는 종이가 만드는 바람이 귀에 들어오는 건 덤이었다.


괜히 몸이 부르르 떨렸다.


얼른 벗어나고자 걸음을 빨리했다.


코너를 도니 보이는 복사집 입구.


주위에는 천장에서부터 이어져 팔랑대는 종이들뿐.


마네킹도, 수칙에서 주의하라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도 없어서.


다 됐다 싶어 더 빨리 걸었다.


수칙에서 유의하라고 했던 사람이 안쪽에 있진 않을까, 한번 유리문 너머 속을 확인하고.


문을 열었다.


매번 대충 알면서도 놀라게 만든 종소리 같은 딸랑거리는 소리는 없었다.


지하 2층 전체와 맞먹을만한 커다란 크기의 복사집.


다행히 바깥처럼 천장부터 이어진 인쇄물들은 없었다.


엄청 오래된 것으로 보여 작동하지 않을 것 같은 낡은 기계들부터.


최근 것인지 어딘가에서 본 것처럼 꽤 익숙하고 깨끗한 기계까지.


한 줄로 길게 쫙 나열돼있고.


전시관처럼 앞에는 각각의 기계에 관한 설명도 적혀있는 것 같았다.


그 외에는 많은 서랍장과 책상.


그곳에 빼곡한 인쇄물들.


단순 전시만 하는 곳은 아닌 것 같았다.


인쇄 거리의 복사집 박물관 같은 느낌이었다.


또 한편엔 복사, 인쇄하는 곳이라는 안내판과 함께 깨끗한 복합기.


그것과 연결된 컴퓨터도 있었다.


우린 이걸 통해 오늘 미션을 하면 될 것 같았다.


작가의말

생각이 많습니다.

여러분은 무사하십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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