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아들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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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딛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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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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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노인의 지혜_2

DUMMY

85. 노인의 지혜_2


***


차는 달리고 달려 강래원의 집에 도착했다.


“강훈아!!! 할미 왔다~!!!”


김옥분 여사는 차가 도착하자마자 집으로 뛰어 올라간다.


“안녕하세요.”


미리 김옥분 여사와 함께 집으로 간다고 통화는 했지만, 막상 집으로 들이닥친 할머니를 마주한 서강훈은 아직 낯설다.


“그래~ 아직 이 할미 낯설지!! 이해한다! 근데 짜자잔~ 이거 봐라~ 할미가 우리 강훈이랑 친해지려고 선물을 좀 준비했지~”


입이 귀에 걸려있는 김옥분 여사는 가방에서 주섬주섬 손주에게 줄 선물을 꺼낸다.


“어!! 엄마!! 이거!! 이거보세요!! ‘신비한 곤충 대탐험 2’에요!!”


강래원도 기겁했던 그 실사 곤충모형 그 최신버전 세트를 김옥분 여사가 준비해왔다.


“어때?? 마음에 들어??”


“네!! 할머니!! 완전 짱이에요!!!”


곤충 대탐험으로 서강훈의 마음 문이 활짝 열렸다.


“그리고 이건... 어디 보자... 이리 와 바. 할미가 이거 곤충 친구들 넣어놓으라고 곤충 주머니 만든건데~ 어때??”


금손 김옥분 여사는 재봉질로 각종 곤충 자수를 놓은 손수 만든 백팩 주머니를 꺼내 보인다.


“우와... 할머니!! 이거 정말 할머니가 만든거에요??”


“하하하하하!! 어떠냐!! 이 할머니가 재봉틀 좀 돌리거든~”


“우와... 어머니...”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서우도 감탄을 금치 못한다.


“아... 서우야... 정말 내가 눈치 없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은데... 자꾸 강훈이가 눈에 밟혀서... 미안하지만... 나 오늘 여기서 자도 되겠니??”


“아니... 제가...”


“그래... 내가 자겠다는게 안된다고 할 수도 없겠지... 미안하지만... 내가 오늘은 좀 눈치 없는 사람이 되야겠다. 미안하다.”


곤란해 하는 서우에게 김옥분 여사는 넉살을 부린다.


“아! 그리고 내가 강훈이 것만 준비한 게 아니다. 이건 서우 니꺼!! 내 선물이다!”


“이게 뭐....”


김옥분 여사는 현란하게 만든 봉투를 서우에게 건넨다.


“뭐... 별건 아니고... 내가 너한테 편지 좀 썼다. 이건 저기~ 방에 들어가서 보고 나와!”


서우는 쭈뼛대며 봉투를 들고 방으로 들어간다.


여러 번 주차장을 왔다 갔다 하며 짐을 나르던 강래원은 김옥분 여사에게 외친다.


“엄마!! 내 선물은!!”


“니 선물은... 아!! 마따... 우리 래원이 선물도 있지... 잠깐만!!”


김옥분 여사는 또 짐가방을 이리저리 뒤진다.


역시... 우리 어무이... 서우도 챙겨주고... 내꺼까지...


내심 흐뭇한 강래원은 기대하며 짐을 뒤지는 김옥분 여사를 바라본다.


“자!! 이거!!”


짐을 한참 뒤지던 김옥분 여사는 손하트를 강래원에게 보낸다.


“엄... 엄마!!!”


“왜?? 너무 놀랐니?? 하긴... 이해한다. 짐 다 옮겼어?? 아이고... 배고프네... 밥 먼저 먹어야겠다.”


김옥분 여사는 자연스럽게 주방으로 가서 식사를 준비한다.


졸지에 방으로 들어온 서우는 김옥분 여사가 건넨 봉투를 열어본다.


봉투엔 정말 편지와 함께 500만원짜리 수표가 떡하니 들어있다.


“어머....”


김옥분 여사가 손수 쓴 편지에는 그동안 고생했을 서우의 마음을 위로하는 내용과 정말 강래원과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 내용들이 쓰여 있다.


생각보다 큰돈을 받은 서우는 다시 수표를 봉투에 넣어 거실로 나간다.


주방에서 식사 준비를 하는 김옥분 여사를 발견한 서우는 또 한 번 화들짝 놀란다.


“어머... 제가 준비 할게요.”


“아!!! 여기는 나한테 맡겨!! 내가 너도 그렇고 강훈이도 그렇고 밥 한 끼 한 번도 못해줬잖아!! 나한테 기회를 좀 주세요.”


벌써 후다닥 밥을 얹히고 반찬을 꺼내고 있는 김옥분 여사를 보며 서우는 엉거주춤한다.


“아~ 정 그러면, 저기 숟가락, 젓가락만 부탁드려요~”


“아... 저기 그리고 어머니... 돈이 너무 많이 들어있던데...”


서우는 조심스레 봉투를 다시 김옥분 여사에게 내민다.


“이건 정말 넣어둬. 그냥 살림하는데 쓰지 말고... 온전히 서우 너를 위해... 비싼 옷을 하나 사든, 가방을 하나 사든... 너를 위해 다 써!! 7년 치 합해서 한 번에 준거니까 얼마 생각해보면 얼마 안 되는 거야!! 편하게 받아~”


김옥분 여사는 서우의 손을 따뜻하게 잡고 말한다.


“아이... 그래도...”


“뭐~ 그래도야~ 자꾸 이러면 나 서운하다~ 넣어둬~ 그리고~ 나한테는 뭐 선물 안 해도 돼!! 이제 내 나이 70이 넘었다. 난 더 필요한 것도 없어! 이렇게 떡하니 손주 안겨 준 거, 우리 둘째 녀석 자리 잡게 해 준 거 생각하면 아휴~ 내가 너를 모시고 살아도 부족하다!”


“아우~ 어머니 무슨 말씀을...”


“그... 너도 알겠지만... 래원이의 저런 넉살... 말투... 나를 닮아서 그런 거야~ 그러니까 너도 나 편하게 생각해~ 알았지??”


넉살 김옥분 여사는 어떡하든 서우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싶다.


짐을 모두 나른 강래원이 손을 씻고 나오자 밥상 세팅이 완료됐다.


정말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김옥분 여사는 서강훈을 부른다.


“강훈아... 너 깜짝 놀라지 마라...”


“왜요?? 할머니??”


“훗... 너 이런 거 봤니???”


김옥분 여사는 야심차게 준비한 스파이더맨 전을 하나 들어 서강훈에게 보여준다.


“우와!!”


거실에서 한 걸음에 식탁으로 달려와 앉은 서강훈은 눈앞에 음식으로 차려진 곤충의 세계에 빠져버렸다.


“엄마.... 이거 보세요... 애벌레에요!!!”


“어머니... 어떻게 이런 걸...”


실은 서강훈만 빼고 서우와 강래원은 속으로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 할미가 신세대다. 유튜브를 보고 독학 좀 했지~ 어때?? 강훈아~ 마음에 드니??”


“할머니!! 완전 짱이에요!!! 이거 송충이!! 대박!! 달아요!!”


“그~ 실 한오라기 한오라기가 기술이지!! 훗훗훗...”


서강훈의 감탄이 이어질수록 김옥분 여사는 회춘하는 느낌이다.


“근데 어머니... 이건...”


서우의 밥 옆에만 미역국이 놓여있다.


“어!! 내가 너무 늦었지만... 서우 너한테 꼭 미역국 한 번 끓여주고 싶었어. 한 번 먹어봐.”


해산간을 사부인도 없이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김옥분 여사는 서우에게 꼭 한 번 미역국을 끓여줘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아우~ 역시 우리 김옥분 여사!!! 센스가 만렙이야!!”


괜히 기분 좋은 강래원은 옆에서 김옥분 여사를 띄우며 분위기를 올린다.


서우는 눈앞에 놓인 예상치 못했던 미역국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우와!! 엄마는 미역국! 나는 애벌레!! 엄마!! 할머니 요리 엄청 잘해요!! 빨랑 먹어봐요!!”


옆에 앉은 서강훈도 머뭇대는 서우를 재촉한다.


“아... 혹시 미역국 너무 많이 먹어서 안 좋아하니?? 아이고... 내가 그건 생각을 못했네...”


섣불리 국을 뜨지 못하는 서우를 보며 김옥분 여사가 혹시나 싶어 말한다.


“나도 래원이 가졌을 때, 생전 안 좋아하던 귤을 그렇게 먹었었어~ 거의 하루에 뭐 열 개는 기본으로 몇 달을 그렇게 먹으니까~ 아후~ 래원이 낳고나서는 귤 냄새도 못 맡겠더라고~”


“어! 마저! 그래서 우리 엄마 우리한테 귤만 던져주고 지금도 안 먹어~”


“난 너 가졌을 때 하도 귤이 땡기길래 니가 딸인 줄 알았다!”


“참네... 어무이 내가 만약에 딸이였어봐!! 그래도 엄청 이쁘지~”


“아이고~ 말이나 못하면!!”


때아닌 강래원 모자의 만담에 서우도 웃음이 나온다.


“어머니... 미역국 정말 맛있네요.”


서우는 맞은편에서 허물없이 말을 주고받는 강래원과 김옥분 여사를 보며 마음 한 구석에 늘 자리 잡고 있었던 모친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 져버렸다.


웃으며 미역국을 먹던 서우가 갑자기 눈물이 팡 터진다.


“괜찮니??”


“어머... 죄송해요... 나도 참 주책이야... 왜 갑자기 눈물이...”


누구보다 서우 본인도 터져버린 눈물에 당황스럽다.


“에이그~ 그 만큼 니가 그동안 힘들었던거야~ 괜찮아. 참지 말고... 그럴 때는 펑펑 울고 나면 속이 좀 시원해진다! 아이고~ 우리 강훈이가 그동안 엄마를 지탱해주는 힘이었구나! 어이고~ 장해!! 엄마가 우리 강훈이 덕분에 그동안 참 열심히 사셨나보다!!”


김옥분 여사는 옆에서 어리둥절해하는 서강훈을 챙긴다.


“괜찮아요. 어머니... 아... 정말 제가 주책없게...”


“아니다아!! 나 노인네야~ 내 나이쯤 되면 모든 게 다아~ 이해가 된다! 이제 앞으로 좋을 날만 있을 거다!! 어서 먹자!! 이거 다 식겠네!!”


김옥분 여사는 서둘러 밥숟가락을 든다.


“할머니!! 저 애벌레 다 먹었어요!! 또 주세요!!”


“어머!! 애벌레 벌써 다 먹었어? 어디보자~ 애벌레가 또 있나...?”


밥 한 술을 뜨자마자 김옥분 여사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어머니!! 제가...”


서우도 같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넌 앉아서 먹어! 강훈이 챙겨주는 건 내 행복이니까 기회를 뺏지말아줘~”


김옥분 여사는 다른 애벌레 버전을 꺼내서 서강훈 앞에 놔준다.


“우와!! 할머니!! 이건 마치 호랑나비 애벌레 같은!!! 우와!!! 진짜 짱!! 아빠!!! 이건 정말 사진으로 남겨야겠어요!!”


“강훈아... 이 할미가 벌써 다 찍어놨다! 있다가 할머니가 찍어놓은 거 보여줄게~ 거기에 실패한 사진들도 많으니~ 같이 보자꾸나!!”


“네엡!!”


이래저리 서강훈만 신났다.


***


강호원도 김하영과 식사를 하며 집안 소식을 전한다.


“응?? 그래서 어머니도 같이 서울 올라오셨다고??”


“그렇대...”


강호원도 아버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참 답답하다.


차별을 당하는 입장이나 차별대우를 받는 입장이나 강호원도 불편하게 살아오긴 마찬가지였다.


“아니... 도대체 아버님이 뭐라 그러셨기에?? 어머니가 그냥 혼자 서울로 올라오신 거야??”


“하영아... 제발 그건 궁금해 하지 마라.”


아무리 김하영과 비밀이 없는 강호원도 이번 사태에 대한 부친의 말을 차마 옮길 수가 없다.


“아이 뭐... 내가 아버님 캐릭터를 모르는 건 아닌데... 뭐... 강 원장이 말하기 싫어할 정도면... 완전 예상을 못하겠는데??”


“김 원장... 예상하지도 말고~ 그냥 그런가보다 해줘. 차마 내 입으로 말을 할 수가 없다!”


“그래. 알았어. 어! 그럼 어머니 오신 김에 내일 우리 집에서 다 같이 식사하자고 해!! 어차피 이번에 어머님이 반찬해오신거 또 받으러 가야하잖아. 그냥 우리 집에서 오랜만에 파티 한 번 어때?? 나도 강훈이도 보고 싶고~ 그리고 강훈이 엄마도 보고 싶단 말이야~ 이제 어차피 한 식구 되는 건데~ 뭐 강훈이 엄마가 좀 불편해 할 수도 있겠지만~ 미리미리 보고 친해지면 안되나?? 난 정말 외동으로 자라서 북적대는 게 좋단 말이야~ 아... 원래는 할수만 있다면 내가 육남매라도 낳고 싶었지만... 이제 틀렸지 뭐~”


이번 시험관도 이미 결과를 받았다.


“하영아! 포기하지마!! 왜?? 시험관 안 되도...”


의사인 둘은 헛된 희망은 품지 않는다. 뭐라고 위로를 하고 싶은 강호원도 말을 잇지 못한다.


“뭐~ 안 되도 뭐!! 우리 둘이 재밌게 살아야지 뭐... 우리 팔자에 애는 없나보다 하고...”


“하영아... 너 정말 원해??”


“그럼 진짜 나 애기 갖고 싶었단 말이야. 이게 처음에는 아니었는데... 계속 시험관도 실패하니까 더 간절해지는 거 같아.”


“우웅~ 하영엄마!! 저 쩌거 물 쫌 쭈세요!!”


갑자기 강호원이 혀 짧은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야!! 징그러워!! 뭐하는 거야!!!”


김하영은 정말 진심으로 인상을 쓰며 소리를 지른다.


“우웅~ 왜용!! 하영엄마!! 맘마!!”


“하지마...”


“우웅...”


“아... 나... 진짜 화낸다.”


“알았어.”


강호원은 되도 않는 연기를 접고 다시 밥에 집중한다.


그렇게 둘은 조용히 밥만 먹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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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71. 나에게 달렸어 1 +8 21.07.29 1,731 4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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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64. 다시 만난 세계 2 +4 21.07.20 1,879 24 14쪽
63 63.다시 만난 세계 1 +4 21.07.18 2,196 39 12쪽
62 62. 공든 탑 2 +2 21.07.17 2,034 3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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