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2 임자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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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영혼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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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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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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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밀 조사

DUMMY

2019. 4. 13





일본 회의 개최를 앞두고 부산한 준비를 하는 도쿄 긴자의 한 빌딩


사무실의 복도 끝 코너를 돌면,


사무실을 드나드는 사람들도 출입이 금지되는 보안 구역이 나왔다.


구석에 있는 작은 철문을 밀고 들어가면 나오는 푯말도 없는 출입문 앞에 선 홍채 인식기 검사를 통과하며 입장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일본 회의는 1997년 설립된 일본 최대의 우익 성향의 사람들이 모인 단체였다.


산하에 일본 회의 국회의원 간담회가 있어서 국회와 내각의 많은 지도급 인사들도 참여하는 사실상 일본을 움직이는 실세들의 모임이라 불러도 되는 단체이다.


전국에서 모이는 사람들을 위해 회의 자료와 음료, 꽃 등을 준비하는 사무실의 사람들 표정은 밝았다.

정치 성향이 어떻든 일본을 사랑한다는 신념으로 모인 사람들은 회의를 준비하는 일조차 즐겁고 영광스러운 업무인 듯 보였다.


그러나 복도를 돌아 출입 금지구역의 철문을 통과해 구석진 회의실에 모인 사람들의 표정은 암울한 듯 보였다.


“기무라 사무실의 커튼을 열게.”


“넵.”



어두운 커튼이 열리고 햇빛이 사무실을 통과해 들어왔다.


어둠 속에 가리어져 있던 사무실 내 윤곽이 이제야 보이기 시작했다.


중요한 보고를 받은 듯한 사람들의 경직된 표정으로 인해 사무실의 공기는 무거웠다.


“커피가 식은듯하니 모두에게 새로 커피를 따라주게.”


진한 검은색 블랙커피가 잔을 채우는 것을 무표정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회의실 중앙의 사내는 뜨거운 커피를 음미하듯 향을 맡은 후 막 보고를 끝낸 사람을 쳐다보지도 않고 중얼거리듯 질문을 했다.


“마에다 박사, 지금 보고한 내용이 사실인가요?”


“네, 의장님. 여러 번 검사 실시 후, 검증한 과학적 사실입니다.”


불안한 눈빛으로 안경을 고쳐 쓴 박사는 발표자료를 보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지난 8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방사능 오염의 확산을 막기는 불가능했습니다.

2013년부터 조사한 방사능 오염의 확산은 점점 더 범위를 넓혀가 이제는 혼슈섬 전체로 방사능 오염이 퍼진 상황입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사고 이후 이제 8년이 지났습니다. 근데 벌써 혼슈섬 전체가 오염이 되었다니 그동안 후쿠시마 원전 방재에 쏟은 돈과 노력은 다 무엇이란 말이요?“


흥분한 듯한 목소리로 회의실의 누군가가 쏘아붙이듯 박사에게 질문했다.


”그것이... 사고 초기 정전으로 원자로의 열을 제어하지 못한 결과 멜트다운 되었던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 물질이 지하수를 타고 빠르게 혼슈섬 전체로 퍼진 결과입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하는 박사는 서 있는 것조차 힘들어 보였다.


”그럼 지금 일본의 원자로가 어떻게 되었다는 거야?“


“구멍이 나서 방사성 물질이 땅속으로 흘러내린다는 건가?“


회의실 여기저기서 논란의 목소리가 커졌다.


”정확하게 말씀드린다면 대지진 발생 다음 날부터 이미 멜트다운(meltdown) 이 시작했습니다.

원자로를 냉각수로 식혀야 하는 구조상 정전으로 인한 냉각수 순환 실패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현재는 멜트다운(meltdown) 을 넘어 멜트아웃 즉, 원자로의 하부 밖으로 핵연료가 빠져나와 유실된 상태입니다.


아마도 이때 유실된 핵연료가 진화 과정에서 투입되었던 천문학적인 수량의 물과 결합하여 지하수로 스며들어 혼슈 전역으로 퍼진 상태로 추정됩니다.


동일본 대지진 때 구호작업에 투입되었던 자위대원들 상당수는 물론이고 미군 100여 명도 현재 각종 암 발생으로 신음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본부를 통해 이런 사실이 밖에 알려지지 않도록 조치하였습니다.“



박사의 발표를 들은 회의실 사람들은 전율했다.



“후쿠시마 제1 원전의 오염수 정화 노력은 사실상 실패했습니다.

후쿠시마 인근 지역인 시즈오카, 나가노는 물론 후지산이 있는 야마니시현 등 간토 지방까지 사실상 지하수가 오염된 것으로 발견되었습니다.

지난달 최종적으로 검사한 결과 도쿄의 지하수까지 요오드 129와 삼중수소, 루테늄 등 방사성 물질이 소량 발견되었습니다.”



“지금 도쿄까지 오염되었다는 건가?”



박사의 발표가 계속될수록 회의실은 점점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앞으로 오염 물질의 농도는 점점 더 높아질 것입니다.

후쿠시마를 포함해 일본 전역의 해저 진흙층을 지난 5년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세슘 농도가 기준치를 넘어 연근해에서 잡히는 해산물은 사람이 섭취 부적합한 수준으로 밝혀졌습니다.


후쿠시마에서 250km 떨어진 도쿄만의 해저까지 세슘으로 오염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충격적인 소식에 표정을 감추려는 듯 숨을 내쉬면서 입술을 꽉 깨물었다.



"동일본 대지진은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시작에 불과하다니... 그게 무슨 뜻인가?"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은 일본열도를 지나가는 지각운동을 자극했습니다.


난카이 바다 산맥을 지나는 필리핀해 판과 유라시아 판의 경계인 난카이 해곡(trough)을 진원으로 거대 지진이 발생할 것입니다.

난카이 해곡에서 발생했던 도카이 지진, 도난카이 지진, 난카이 지진은 서로 상관관계가 있어 한곳에 지진이 발생하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난카이 해곡에서 활성화된 지각운동에 따라 30년 내 거대 지진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난카이 대지진이 일어난다는 건가?"


”네, 난카이 트로프 지진이 올 것입니다."


"난카이 트로프 지진!"


난카이 트로프 지진이란 말에 모두가 전율했다.


일본열도 남쪽의 바다 산맥을 뜻하는 난카이 트로프(trough) 즉, 난카이 해곡은 일본에서 가장 파괴력이 큰 거대 지진의 발생했던 진양 지로 언젠가 또다시 발생할 것으로 두려워하는 곳이었다.


창백해진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던 사람들은 할 말을 잃은 듯 침묵에 빠졌다.



백 년 간격으로 일본열도를 강타하며 발생해 왔던 거대 지진... 난카이 트로프 지진!



1940년대 이후 잠잠했던 난카이 해곡의 지각판이 동일본 대지진에 의해 활성화되었다는 얘기에 모두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 이어서 30년 내 진도 8에서 9에 이르는 거대 지진이 발생할 것입니다.

2020년대 규모 7, 2030년대 규모 8, 제일 마지막은 2040년대 규모 9의 거대 지진 올 것입니다."



"진도 9 라고!"


사실상 2차대전의 잿더미에서 복구된 일본 경제가 원자폭탄급 충격을 받는다는 이야기와 다름없었다.



"그런 거대 지진이 발생할 확률은 얼마나 되나?"


"70% 이상입니다."



"뭐? 70% 이상이라고?"


”7... 70% 라니...“



사람들은 전율하며 웅성거렸다.



70%의 확률이라면 거대한 지진이 사실상 현실로 닥쳐온다는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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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완결의 긴 여정을 함께 해주신 독자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 21.11.18 81 0 -
192 192. 전쟁은 끝난 것일까 (3) 21.11.18 150 5 10쪽
191 191. 전쟁은 끝난 것일까 (2) 21.11.17 155 5 8쪽
190 190. 전쟁은 끝난 것일까 (1) 21.11.16 174 4 11쪽
189 189. 국정원의 별 21.11.15 178 4 10쪽
188 188. 죄와 벌 (3) 21.11.14 178 4 8쪽
187 187. 죄와 벌 (2) 21.11.13 180 5 8쪽
186 186. 죄와 벌 (1) 21.11.12 179 5 7쪽
185 185. 참혹한 전쟁의 결과 (3) 21.11.11 181 5 8쪽
184 184. 참혹한 전쟁의 결과 (2) 21.11.10 184 4 8쪽
183 183. 참혹한 전쟁의 결과 (1) 21.11.09 188 6 8쪽
182 182. 신의 지팡이 (3) 21.11.08 185 5 9쪽
181 181. 신의 지팡이 (2) 21.11.07 192 5 7쪽
180 180. 신의 지팡이 (1) 21.11.06 181 6 8쪽
179 179. 배신의 국제관계 (3) 21.11.05 182 4 7쪽
178 178. 배신의 국제관계 (2) 21.11.04 177 6 8쪽
177 177. 배신의 국제관계 (1) 21.11.03 179 5 8쪽
176 176. 시민군의 마지막 전투 (3) 21.11.02 179 5 8쪽
175 175. 시민군의 마지막 전투 (2) +2 21.11.01 186 5 9쪽
174 174 시민군의 마지막 전투 (1) 21.10.31 184 4 7쪽
173 173. 바다의 늑대들 (4) 21.10.30 175 4 7쪽
172 172. 바다의 늑대들 (3) 21.10.29 180 4 9쪽
171 171. 바다의 늑대들 (2) 21.10.28 177 4 7쪽
170 170. 바다의 늑대들 (1) 21.10.27 185 4 7쪽
169 169. 최후의 해전 (4) 21.10.26 187 4 8쪽
168 168. 최후의 해전 (3) 21.10.25 182 5 9쪽
167 167. 최후의 해전 (2) 21.10.24 176 4 8쪽
166 166. 최후의 해전 (1) 21.10.23 183 4 7쪽
165 165. 심해의 결투 (4) 21.10.22 180 4 7쪽
164 164. 심해의 결투 (3) 21.10.21 188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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