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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배우얼굴 그렇게 쓸거면 나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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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기모리야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7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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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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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9,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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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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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44화 어머니가 돌아왔다(2)

DUMMY

“저기. 시끄럽게 해서 죄송한데요. 원래 한국에선 문화가 미국이랑 달라서···.”


찔린 것이 많았는지. 어머니가 먼저 경찰에게 선수를 쳐, 변명을 계속했다.


“그리고 제가 오늘 뉴욕에서 와서요. 오랜만에 가족들이랑 만나다 보니 반가운 마음에 말하다가 시끄럽게 했네요. 죄송해요.”


그 말에 경찰의 눈이 똥그래진다. 그는 마치 ‘무슨 말 하는 거야?’라는 표정을 지었다.


아버지는 경찰을 보고 겁이라도 먹은 것인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꾹 다물고 있었고.


뭐, 이해는 한다.

미국 경찰은 한국 경찰과 다르게 강압적이고 총을 꺼내 사람을 쏴도 정당방위 운운하면 큰 처벌을 받지 않으니까. 무서울 만하지.

난 한숨을 내쉬고는 경찰에게 물었다.


“저기. 무슨 일로 오셨을까요?”

“앞집에서 불법 성매매를 한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혹시 이곳에 사시는 분이 낯선 남성들을 집에 들이는 것을 보셨을까요?”

“어...”


내가 머뭇거리자, 그제야 아버지가 경찰에게 증언했다.


“수잔나 말씀하시는 거죠? 거의 매일 남자를 바꿔서 데려오던데요? 좀 수상하긴 했어요.”


매일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버지는 집에도 잘 들어오지 않아놓고 왜 남의 일을 함부로 이야기하는 거지?


“그렇군요. 앞집 여자분은 언제부터 여기서 살기 시작했나요?”

“글쎄요. 한 달이나 되었으려나? 잘 모르겠네요.”

“오케이. 수사에 협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돌아서는 경찰을 붙잡고서 물었다.


“혹시 수잔나는 지금 어디 있나요? 경찰에 잡혀간 거예요?”

“그래. 그녀와 친했니?”

“네. 친절하고 활발한 누나였어요. 뭔가 오해가 있으신 거 같은데요.”

“그렇구나.”


날 바라보며 미소 짓던 경찰은,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와서 부모님께 굿바이 인사를 하고는 돌아섰다.


“이야. 저 집 사는 여자. 내가 저럴 줄 알았지. 아주 동양인 망신은 혼자 다 시키고 다닌다니까.”


아버지는 뒤늦게서야 뻐기며 아는 체를 했다. 그러자 어머니가 그를 노려보며 잔소리를 해 댔다.


“뭐야, 당신 혹시 앞집 여자 서비스 이용한 거 아니지? 괜히 같이 경찰에 끌려가서 추방당하기 싫으니까, 빨리 말해! 여차하면 변호사 고용하게.”

“아! 날 뭐로 보는 거야? 내가 그런 에스코트 서비스나 이용해서 여자 만나는 찌질이로 보여? 나처럼 잘난 남자는 가만히 있어도 알아서 여자가 달라붙는다고.”

“얼씨구. 자랑이다, 이 새끼야.”


아버지와 어머니는 다시 부부싸움 2차전에 돌입했다.

민소영이 소파 위에 놓인 쿠션을 강상호에게 사정없이 휘두르고 있다.


“아-, 아파. 하지 마! 누나아-!” “내가 누나라고 부르지 말랬지? 이게 뭘 잘했다고!”

“쏘리, 쏘리. 아, 오랜만에 만나서 이럴 거야? 자기야아아.”


징그럽다. 아무리 부부 사이라도 다 큰 남자가 애교를 부리는 것을 맨정신에 보는 것은 힘들다. 아버지. 가족끼리는 그러는 거 아니라고 했어요.


저 징그러운 애교가 통했는지 둘은 투덕대다가 방으로 들어갔다.


‘어휴. 그럼 그렇지. 어떻게 보면 사이가 좋은 거 같기도 하고.’


방 너머 들려오는 스킨십 소리에 귀를 막고 방으로 들어가려다, 혹시 이번 일에 크리스티나도 연관이 될까 괜한 걱정이 들었다.


‘미국 기레기들도 한국 못지않으니까.’


요즘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는 그녀였기에, 이런 일에 괜히 연관된다면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질지도 모른다. 고민하다 크리스티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띠띠띠-.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것인지,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다급한 상황이었기에 계속해서 전화 통화를 시도했고. 결국 다섯 번만에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


- 하아. 정신없네. 여보세요?

“누나. 저 지후예요!”

- 오, 하이! 제이! 무슨 일이야?

“앞집에 살던 수잔나 누나가 경찰에 끌려갔어요. 아직 앞집, 누나 이름으로 계약된 거 맞죠? 혹시라도 기자한테 이 일이 들통이라도 나면 큰일 날 것 같아서요.”

- ....

“여보세요? 크리스티나. 듣고 있어요?”

- 어, 어. 지후야. 말해.

“지금 당장 변호사랑 에이전시 사람한테 말해서. 상황 수습을 좀 하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요?”

- 잠깐만, 지후야. 내가 알아서 할게. 넌 혹시나 기자들이 집으로 찾아오면···.

“아무것도 모른다고 할게요. 입에 지퍼 채울 테니 걱정하지 마요.”

- ... 늘 고맙다.


전화를 끊고 방으로 들어갔다. 부디 그녀에게 별다른 악영향이 미치진 않아야 할 텐데. 수잔나가 그녀의 사촌 동생이라는 점도 신경 쓰였다.


에이전시에서 대응을 잘했는지, 그 어디에서도 간밤의 사건에 관한 기사 한 줄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며칠 뒤 방영된 리얼리티 프로그램 <크리스티나 and 로버트>를 보고는 소름이 약간 돋긴 했다.


‘세상에. 이걸 에피소드로 써먹다니.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어?’


내용에 시기성이 있는 만큼, 급하게 편집하여 끼워 넣은 것이 틀림없었다.


크리스티나는 이 사건을 감추기보다는 아예 대놓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나오게 하여, 자신이 겪은 일이 대중에게 알려지도록 했다.


텔레비전에는 크리스티나가 경찰서에서 결려온 전화를 받고 놀라 울먹이는 모습이 비쳤다.


“오 마이 갓. 수잔나!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니? 아무리 철이 없어도 그렇지!”


전화를 끊고 이마에 손을 얹으며 힘들어하는 크리스티나에게 로버트가 다가갔다.


“왜 그래, 허니. 무슨 일이야?”

“오-. 내 사랑 로버트. 어쩌면 좋아. 내 사촌 동생 수잔나 알지?”

“그럼. 알지. 저번에 허니에게 소개받고 같이 식사도 했잖아.”

“걔가 알고 보니 돈이 필요해서 에스코트 서비스를 하고 있었데.”

“뭐?! 오 마이 갓.”

“돈이 없었으면 나에게 말을 하지. 얼마든지 빌려줬을 텐데.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가 있어? 지금 당장 경찰서로 가 봐야 할 거 같아, 로버트.”

“같이 가자. 내 전담 변호사에게 연락해서 경찰서로 오라고 할게.”

“고마워, 허니. 역시 당신뿐이야.”


가증스럽게도 둘은 여전히 쇼에서 사이좋은 커플 연기를 계속하고 있었다.

어디 얼마나 잘하나 보자. 이제 난 이들의 프로패셔널한 연기를 흥미진진하게 지켜볼 준비 정도는 되어있다.


차 안에서 크리스티나는 지갑 속 사진을 바라보며 쓰다듬었다. 카메라에 클로즈업 된 사진에는 수잔나와 크리스티나가 어린 시절 함께 찍은 모습이 있었다.


“너무 귀엽죠? 사실 제가 배우를 꿈꿨던 건 수잔나의 말 때문이었어요. 언니는 TV 속 나오는 공주님 같다고 그 쪼그맣던 애가 어찌나 옆에서 쫑알거리던지.”


크리스티나는 창밖을 바라보며 눈물을 훔쳤다. 그리고 카메라는 말없이 그녀가 슬픔에 빠져있는 모습을 찍고 있었고.


경찰서에 도착한 이들은 서둘러 수잔나가 어디 있는지부터 찾았다. 카메라에 클로즈업된 크리스티나의 다급한 표정과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다정한 로버트의 모습. 로버트는 마치 로맨틱 코미디에 나오는 남자주인공처럼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졌다.


“수잔나!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언니!”


수갑을 찬 수잔나가 크리스티나를 보고 벌떡 일어섰다. 그러더니 곧 뒤따라오는 카메라를 보고 잠시 당황한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로버트가 수잔나에게 변호사를 인사시켰다.


“하이, 수잔나. 여기는 내 전담 변호사 루이스 스콧이야. 최대한 수잔나 당신을 빨리 여기서 빼내 주도록 그가 힘써줄 거야.”

“고···, 고마워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루이스 스콧입니다.”

“수잔나예요.”


카메라는 루이스와 수잔나의 투샷을 잡았고,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수잔나의 양 볼이 살짝 달아올라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경찰이 다가와 수잔나를 연행하려 했다.


“카메라 치우세요. 불법 촬영으로 싹 다 채포하기 전에!”

“이거 놔요! 어딜 만져요?”

“가만있어!”

“헤이! 스탑! 내 의뢰인 몸에서 손 떼요.”


지금 이 상황이 꽤 치욕적인지, 수잔나는 고개를 숙였다.

당황하는 수잔나를 사이에 두고, 경찰과 변호사 간의 치열한 다툼이 이어졌다.


‘오오-. 이거 재밌어지네?’


결국 제작진이 촬영 허가를 받았는지, 곧이어 카메라 앞에 선 경찰의 인터뷰가 나왔다.


“제가 경찰 일을 한 지 7년 정도 되었어요. 하지만 아직도 모르겠네요. 왜 매춘부 인권을 지켜줘야 하는 거죠? 그들은 사회악이에요.”


그러자 카메라 밖에서 이 인터뷰를 듣고 있던 로버트가 흥분해서 경찰에게 달려드는 척을 했다.


“헤이! 그녀를 매춘부라고 부르지 마. 그녀는 그럴 사람이 아니야!”


경찰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멋있는 척을 한다. 젠장. 그 박력에 뭍 시청자들 가슴 좀 설레겠네.

그러더니 로버트는 다시 크리스티나에게 가서 위로를 해줬다.


“뭔가 오해가 있었을 거야. 너도 알잖아? 네 사촌 동생이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카메라는 이들의 모습을 줌아웃하다가, 다시 경찰에게로 샷을 돌렸다.


“밖에는 우리 도움이 필요한 여성이 많아요. 저한테 저 여자는 싸구려 립스틱을 바른 110 파운드 범죄자일 뿐이라고요. 특별한 것도 없는 후커에게 왜들 저리 난리들인지 이해가 안 돼요.”


경찰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맛에 리얼리티 쇼를 보나 보다. 정말 시청자들이 빠져들 수밖에 없는 자극적인 내용이 오가는 가운데, 갑자기 텔레비전 화면이 까맣게 변했다.


“아, 뭐야! 한참 재밌어질 타이밍인데! 정전인가?”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니, 거실 조명은 켜진 상태 그대로였다.

어딘가에서 싸늘한 아우라가 느껴진다.

슬그머니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어머니 민소영이 리모컨을 손에 쥐고는 날 째려보셨다.


“이 늦은 시간에 안 자고 뭘 보는 거야? 어서 자! 내일도 드라마 촬영 있다며.”


한창 재밌을 때 꺼버리시다니. 나도 모르게 욱하는 마음이 올라와, 어머니에게 따지려 했지만! 그러기엔 그녀의 눈초리가 너무 매서웠다. 지후의 엄마는 나이를 먹을수록 인상이 사나워지는 것 같다. 에휴, 어린 내가 참아야지.


“네에···.”


힘없이 대답하고는 방으로 걸어가는데, 그녀가 마침 뭐가 생각났다는 듯 내게 말했다.


“아! 잠깐 멈춰봐. 물어볼 거 있어.”

“???”


어머니를 물끄러미 바라보자, 그녀가 눈동자를 다른 곳으로 돌리며 볼을 긁적였다. 그러더니 미적대다가 민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내게 묻는 것이 아닌가.


“저기. 에이전시에서 네 출연료 어디로 입금해준대? 내가 에이전시 관계자 좀 만나 볼까?”


내 이럴 줄 알았다.

집으로 돌아온 지 얼마나 됐다고. 어머니는 내가 번 돈에 손을 대려 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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