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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무혼술사(武魂術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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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제작가
작품등록일 :
2021.05.12 10:10
최근연재일 :
2021.05.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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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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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화. 무혼술사 유채린

DUMMY

'내 인생 왜 이렇게 기구하냐.'


세하는 천장을 바라보며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았다.


남들과 비교해서 세하는 일찍 철이 들었다. 평범한 부모님들과 다른 기상천외한 경험을 시켜주는 부모님 덕분에 말이다.


다행히 제가 고등학교를 입학했을 때 영국으로 발굴조사를 하러 간 덕분에 이 2년간은 평온(?)하게 학창생활을 보내며 주말엔 알바를 하는 누가봐도 평범한 일상을 보냈다.


그러나 아버지는 제가 10살 생일때, 저를 낙하산과 함께 도쿄 타워에서 떨어뜨리면서 이리 말하셨다.


'인간의 삶이란 행복과 불행이 50: 50을 차지한단다.'


그런데 그렇게 말한 것치곤 이 놈의 18년 인생은 플러스는 커녕 마이너스 투성이의 고생이 가득했다.


"어이, 일어났으면 이쪽을 보는 게 어때?"


지금도 바로 그랬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밧줄로 꽁꽁묶인채 땅에 엎드려 있으니 말 다했다.


익숙한 천장과 가구의 배치도, 틀림없이 이곳은 내 집이었다.


"일어난 거 눈치챘으니까 괜히 눈 돌리지마."


초대도 하지 않은 방문객이 한 명 있다는 것만 제외한다면...


초대하지 않은 방문객은 여성.


머리를 한쪽으로 묶은 포니테일 스타일, 이목구비가 또렷하며 나이는 제 또래로 보였다.


몇 년만 지나면 남자 수십명은 한꺼번에 홀릴 외모의 소유자였다.


'예쁘다.'


이런 상황인데도 뜬금없이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미소녀인데 말해 무엇할까.


하지만 그건 그거고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하나 있었다.


"저기, 뭐하나만 물어봐도 돼?"

"좋을대로."


제 질문에 소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순순히 부탁을 들어주었다.


"난 어째서 묶여있는 거야?"

"일어났을 때 날뛰면 곤란하니까."


참 간단명료한 이유였다.


"그리고 지금부터 설명을 해야하니까."

"에?"

"잘 들어. 리바이벌은 싫어하니까."


세하의 의문이 서린 탄성이 입밖으로 나온 직후 여자의 설명이 시작되었다.


"내 이름은 유채린이야."


여자는 자기 이름을 밝히고, 소속과 여기 오게 된 이유등등... 자신이 의문을 품고 있었던 무혼술사에 대한 이야기까지 속속들이 이야기해주었다.


제가 어째서 편의점에서 그런 일을 겪었어야 했는지까지 포함해서 30분이나 넘게 이야기는 이어졌고 난 질문을 할 틈도 없이 그 내용을 머릿 속에 집어넣어야만했다.


여자의 입에서 나오는 내용은 그저 흘려넘길 수 없는 모든 게 중요한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네 말은 무혼술사들의 집단 '스피릿'이란 게 존재하고 넌 원귀를 퇴치하기 위해 일부러 왔다는 거야?"

"다행히 이해력이 딸리지 않는가 보네."

"그리고 내가 미친 할버드남에게 목숨이 노려진 이유는 원래 네 물건이 되었어야 할 인조 무혼구를 빼앗기 위해서 인거고."

"맞아. 특별한 수단을 쓰지 않는 한 이미 혼계악을 마친 무혼구는 소유자를 죽이지 않는 한 계약을 파기할 수 없거든."


이야기를 요약해 질문을 하니 여자 아니, 자신을 유채린이라 소개한 내 또래의 소녀는 질문에 긍정했다.


"잠깐 그렇다면 혹시 내가 벤 그 할버드남은..."

"그럭저럭 눈치는 있구나. 예상한대로 인간이 아닌 원귀야."


원귀, 원한을 가진 귀신.


그런 쾌릭 살인마로 보이는 인간도 무언가 원한을 가진 건가.


"뭐, 그래봤자 네가 벤 건 본체도 아니었지만."

"그래 내가 벤 건 본체가 아니..."


잠깐, 지금 뭐라고?


"지금 말한대로야. 네가 벤 건 인간도 원귀의 본체도 아닌 껍대기에 불과한 인형이야."

"그게 무슨..?"

"잘 봐. 네가 벤 게 뭔지를."


채린은 엄지로 자기 뒤쪽에 침대를 가리켰다.


세하는 시선을 침대 위쪽으로 향했다.


"마네킹?"


그렇게 하니 침대 위에는 백화점 옷 코너에나 있을 법한 마네킹이 있는 걸 보았다.


"저게 뭐야?"

"실체가 빠져나간 저주 인형, 혹은 방금 네가 죽을 각오로 싸운 적."


마네킹은 반토막이 난채로 침대 위쪽에 널브러져 있었다.


채린의 말이 사실이라면 저 반토막이 나버린 마네킹이 제가 벤 그 할버드남이라는 말인가.


'잠깐, 그러고 보니...'


쓰러지기 분명 저주 인형을 쓰러뜨렸다는 문구를 봤었다.


그렇지만 그걸 인지는 했지만 이해할 수 있는 정신머리가 아니라 눈치채지 못했다.


그렇다면 정말 자신이 벤 건 인형이였다는 건가?


지금도 그 감각을 기억한다.


할버드남의 살을 갈랐을 때의 감촉을 찐득한 진흙이 제 팔에 달라붙는 듯한 감각을.


검이 근육을 뼈를 신경을 가르며 지나갔을 때에는 마치 늪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 끔찍한 감각을 1초라는 짧은 순간 모두 느꼈다.


그런데 그게 인간이 아닌 인형을 베었을 때의 감각이라고.


"그 표정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네."


물론이었다.


믿기에는 지금 떠올려봐도 너무나도 싫은 감각이었기 때문이다.


"뭐, 무리도 아니지. 그리고 그게 대죄술사인 팬텀의 무서운 점이기도 하고. 실제 인간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완벽한 인형을 만들어 자기 수하의 원귀들을 빙의시킨다. 이 전술에 의해 죽어나간 무혼술사들도 백여명이 넘으니까."


대죄술사? 팬텀?


또 의미를 추측할 수 없는 단어들이 나왔다.


"그 표정을 보니 아직 궁금한게 많나보네."


아까 전에도 그렇고 표정 너무 잘 읽는 거 아니야?


아니면 내 얼굴 표정이 그렇게 티가 나나?


"너같은 일반인도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줄테니까 귀 열고 잘 들어."


세하는 채린의 그 말에 귀를 활짝 열고 듣기에 집중했다.


꽁꽁 묶여 있어서 그것말곤 할 수 있는 것도 없었지만.


"이 세상엔 세 종류의 영혼이 있어."


채린의 표정이 진지하게 변했다.


"하나는 보통의 영혼, 사람에게 붙은 '수호령'이나 토지에 묶인 '지박령' 이런 것들이 여기에 속해. 굳이 따지자면 아무 힝도 없는 일반인도 이에 해당해."


동시에 아까 설명때는 하지 않은 새로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다른 하나는 '원귀' 네가 방금 싸웠던 팬텀의 자객이 여기에 해당하지. 증오심, 분노, 원망, 질투를 비롯한 부정적인 감정에 삼켜져 끝내 악의로 물들여진 영혼. 그 위험성은 네가 겪은 것에 비하면 세발의 피야."

"윽."


떠올리니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러나 아직 채린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 하나는 무혼."


세번째 영혼의 종류를 말했다.


"기원전부터 현대를 통틀어 각 시대에 이루기 힘든 비범한 위업을 이룬 영웅, 악인, 장군, 왕... 죽은 뒤에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전설로 남은 인물들이 생전에 쓰던 무구.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여 만들어진 전설과 신화속에 나오는 신과 신수의 힘이 깃든 성물의 영혼."


왠지 들으면 들을수록 내 상상의 궤를 뛰어넘는 이야기였다.


"그 '혼이 깃든 무구'. 무혼구를 사용해 원귀와 싸우는 사람들 그게 바로 우리 무혼술사들이지."


채린은 자부심이 넘치는 표정으로 마지막 설명을 끝냈다.


"여기까지 질문있어?"

"아까 전에 대죄술사나 팬텀은 도대체 뭐야?"


채린의 되물음에 세하는 곧바로 질문했다.


"원혼술사.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라면 생명 따위 하찮게 보는 인종들."


제 질문에 채린은 그렇게 답해주었다.


그런데 어찌된 이유인지 이야기를 하는 채린의 눈빛은 무척이나 살벌하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그런 원혼술사들과 이미 죽은지 몇 백년에서 몇 천년이 지난 고대의 영혼들을 부려 사람들을 괴롭히는 더욱 정신나간... 인간의 탈을 쓴 괴물들. 그게 바로 대죄술사야."


원귀... 원혼술사, 대죄술사.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데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는 족속들.


그런 녀석들이 개인이 아닌 조직으로 움직이고 있다니 소름이 돋았다.


"그걸 알기 때문에 나도 처음 편의점 안에 상황을 봤을 땐 놀랐어."


그런데 채린은 뜬금없이 화제로 편의점에서의 이야기를 꺼냈다.


"설마 고작 일반인이 팬텀이 보낸 인형을 쓰러뜨리다니."


살벌하기 그지없던 채린의 얼굴에 일순 화사한 미소가 피어났다.


하지만 너무 순간이었기에 세하는 미처 눈치채지 못했다.


"설마 상상도 못했겠지. 대죄술사나 되는 양반이 택배를 바꿔치기하는 쪼잔한 수를 써서까지 '인조 무혼구'를 빼돌렸는데 일반인 한 명때문에 계획을 망치다니 말이야."

"잠깐 그 말은... 저기 혹시나지만 내 집에 무혼구가 온 건..."

"단순한 배달사고가 아니란 거아. 인형을 부리는 팬텀이 벌인 짓이지. 틀림없어."


채린은 확신을 가지고 말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듣다보니 한가지 의구심이 들었다.


"저기 이런 말하긴 뭐하지만, 내가 기절했을 때 무혼구를 가져가면 됐던 거 아니야."


그것만큼 간결하고 빠른 해결수단은 없을거라고 생각한다.


"이것만 아니었다면 네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럴 생각이었어."


부서진 마네킹이랑 같이 침대 위에 올려져 있던 검에 채린이 손을 뻣었다.


그 순간이었다.


[마스터 이외의 타인의 접촉을 확인. 자동 방어 모드에 들어갑니다.]


파직직파지직.


채린이 검에 손을 대려하자 파직파직 튀는 전격의 고리가 검을 감쌌다.


"프랑스의 천재 과학자씨께서 이런 훌륭한 기능을 집어넣어서 말이야. 갖고 가고 싶어도 무리였어. 여기 갖고 오는 것도 네 손에 붙들게 한채로 겨우 들고 왔는데... 혹시나하고 묻지만 이 기능 알고 있었어?"


세하는 맹렬하게 고개를 저었다.


설마 리카에게 저런 방어 기능이 딸려 있을 줄이야.


오늘 처음 알았다.


"그렇겠지. 만약 알고 있었다면 그런 '망말'을 할리가 없을테니까. 원래 내가 가져야 할 무혼구를 '아주 우연히' 택배로 받아서 '아무것도 모른채' 만진 덕분에 '혼계악'을 마치고 '주인'이 되었는데 어련할까. 암, 그렇고 말고."


왜지, 왜 말을 하고 있는 중간중간 악센트를 넣는 거지?


뭘까? 괜한 말한마디라도 꺼내면 아주 신랄한 육두문자를 배불리 먹을 것 같은 예감은?


"첫번째, 미력하나마 나를 도와 원귀를 퇴치하며 힘을 기른다. 두번째 혼자서 언제 올지 모르는 팬텀의 자객에게 벌벌 떨며 지낸다. 뭘로 할래?"

"응?"

"설마 팬텀이 자객을 이번만 보내고 끝낼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너를 죽이려고 한 이유가 그대로 남아있는데 말이야."


섬뜩.


온몸에 닭살이 돋아난 것과 동시에 세하는 깨닫고야 말았다.


장기로 치자면 외통수인 상황이였다.


"미리 말해두지만, 이 두 가지말고 다른 선택지는 없어. 본의가 아니었더라도 넌 나와 연관되고 말았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미주알고주알 전부 다 이야기해준 거야. 아, 만약 두번째를 선택한다면 기.대.해."


묻지 않은 것까지 너무 이야기한다 싶었지만 눈앞에 여자 채린은 자신이 깨어나기도 전에 이미 저런 결론을 내린 것이었다.


저렇게 무서운 '기대해'는 처음이었다.


"자아, 그래서 둘 중 뭘로 할래. 일반인?"

"선택지를 하나밖에 주지 않았으면서 잘도 그런 말이 나오네."

"난 분명 두 개의 선택지를 줬어. 그저 다른 하나가 고를 가치도 없는 절망적인 선택지일 뿐이지."


말이나 못하면 밉지는 않을텐데.


다른 선택지...라고?


아아, 주긴 줬다.


매일낮밤을 가리지 않고 팬텀이 보낸 암살자들에게 목숨의 위협을 받으라는 선택지를.


고민할 필요도 없이 답은 간단히 나왔다.


"이세하."

"응?"

"일반인이 아니고 이세하라고."


답은 채린의 제안에 수락하는 것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보다 몇 십배나 더 많은 정보를 채린은 지니고 있을 것이다.


"모쪼록 조금이라도 더 목숨연장 시켜달라고."

"걱정마. 나보다 먼저 죽게 하지는 않을 테니까."


우리는 그렇게 서로 악수를 나누며 구두계약을 체결했다.


신뢰라고는 1%도 없는 거래에 가까운 계약을...


작가의말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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