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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80일간의 세계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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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가시멧돼지
작품등록일 :
2021.05.12 10:10
최근연재일 :
2021.06.23 13:45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1,363
추천수 :
166
글자수 :
140,076

작성
21.05.1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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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추천
6
글자
12쪽

4. 1일차 - 명문가 (1)

DUMMY

4.


‘무조건 헤매는 숲’의 출구로 나오자마자, 마리가 마력을 끌어올렸다.


“컨트롤 씨븨씨븨!”


“...”


“얍!”


마리가 끌어올린 ‘데이터’를 따라, 생성되는 공간의 균열. [바로가기]다.


참고로 저 창피한 주문을 욌다는 것은, 마리는 [바로가기] 스킬 숙련도가 1 아니면 2라는 것이다.


스킬 숙련도가 낮으면 포탈이 금방 사라지기 때문에, 나는 바로 몸을 던졌다.


“먼저 간다.”


“아앗! 정우 님! 같이 가요!”


철푸덕!


급하게 따라오려다가 엎어진 마리. 도와주고 싶지만 이미 내 몸은 포탈을 통과하고 있었다.


슈우우-


공간이동을 마치자마자 주위를 살폈다.


풍성한 꽃과 돌로 잘 만들어진 길. 정원이었다.


무조건 헤매는 숲이 5000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은 것에 반해, 헤르츠 가문의 영지는 많이 변했다.


원래는 이런 호화스러운 정원 따윈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슈우우-


“후애앵...”


뒤따라 온 마리는 얼굴이 흙투성이가 된 채, 울상을 짓고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어깨에 손을 얹으며 물었다.


“괜찮아?”


“네... 다행히 다치진 않-”


“아니. 내 아이템 상자 괜찮냐고.”


“... 네...”


“휴. 다행이다. 아. 마리 넌 괜찮아?”


“... 네.”


파스스-


마리가 넘어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가기]포탈이 사라졌다.


아마 전송 허가치에 도달해서겠지.


제약이 많이 붙는 스킬이지만, 그래도 [바로가기]만한 스킬도 없다. 빨리 얻어야 할 텐데.


“당신이 혹시 정우 님이십니까?”


마리 얼굴에 묻은 흙을 털어주고 있으려니까, 정원 입구쪽에서 누군가가 물어왔다.


고개를 그쪽으로 돌리니, 중학생이 채 안 돼 보이는 소년 하나가 있었다.


“나? 내가 이정우 맞긴 한데.”


“맙소사! 정말 헤르츠 가문에서 정말로 전설의 용사님을 불러오는 데 성공했군요! 뵙게 돼서 정말 영광입니다! 정우 님!”


“어... 음... 그래. 근데 넌 누구니?”


“저는 옴 가문의 로빈 옴라고 합니다!”


[옴 가문]이라면 검사 집안이었는데, 5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로빈의 왼쪽 허리춤에는 키에 맞지 않는 장도(長刀)가 메어져 있고, 어려 보이지만 몸 군데군데 흉터가 있었으니까.


사실 그것보다 중요한 건...


“로빈. 넌 옴 가면서 왜 여기 헤르츠 가의 영지에 와 있냐?”


“아! 오메가 놈들을 토벌하기 위해, 그리고 정우 님을 돕기 위해 이곳 헤르츠 가의 영지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미리 와 있었다라...


음? 미리 와 있었다고?


나는 순간 등골이 싸한 느낌이 들어,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로빈에게 물었다.


“너 말고도 날 기다리던 놈들이 더 있냐?”


“예! 저희 옴 가문 말고도, 테슬라 가문, 플랑크 가문, 암페어 가문...”


“잠깐. 그래서 총 몇 명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예! 총 34명이 이 정우님과 함께하기 위해 이곳에 와 있습니다! 하나같이 이름 있는 가문의 자제들이기 때문에, 모두 정우 님 가시는 길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34개의 명문가 아들딸들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라...


대충 상황 파악이 됐다.


나는 마리 쪽으로 시선을 돌려 물었다.


“마리. 날 기다리는 놈들이 있다는 걸 왜 미리 얘기 안 했지?”


“그... 그게... 디지털 세계와 저희 헤르츠 가문에도 사정이란 게 있어서...”


“헛소리 하네! 너넨 아직도 권력다툼 놀이하는 거냐? 오메가가 데이터베이스 성소도 박살내고 내 아바타까지 날려 먹은 상황에서?”


“히익!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마리가 테크노라도 추듯 격렬하게 사죄했다. 머리가 아파왔다.


스탯이 초기화되긴 했지만, 사실 오메가 놈들 토벌하는 것에 대해서 큰 걱정을 하고 있지는 않다.


이 디지털 세계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던 중2때도 해낸 일이니까.


하지만 동료들이 이 얘기가 좀 다르다.


5년 전 디지털 세계를 구할 당시 나의 동료들은, 사지가 다 잘려도 살아만 있으면 다 회복시키는 [복구의 마녀], 안나 헤르츠.


홀로 만 명을 막아내던 남자 [이지스 시스템], 일런 테슬라.


모든 데이터를 무(無)로 돌리는 [바이러스 마스터], 메이 패킷 등등.


그래도 ‘1인분’은 하는 놈들이었다.


근데 지금은? ‘용사’인 나한테 업혀가서 오메가 퇴치 이후 생색이나 내며 가문 명성 높이려는 놈들 34명.


이런 놈들은 34명이 아니라 10의 34승을 데려와도 쓸모가 없다!


“정신 나갈 것 같네...”


“... 죄송해요... 저희 헤르츠 가문의 역할이 그런 거라...”


어질어질해지던 찰나, 마리는 거의 울먹이며 고개를 다시 한 번 숙였다.


“잔말 말고, 그 34명이나 한자리에 모아 놔. 나 혈압으로 쓰러지는 꼴 보고 싶지 않으면.”


“... 네! 정우 님! 바로 모을게요!”


마리는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어딘가로 달려갔다.


“마... 마리 씨. 같이 갑시다!”


로빈 옴이라는 놈도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했는지 마리를 뒤따랐다.


그 둘이 사라진 자리에서, 나는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젠장. 나는 시간이 없단 말이다...”


그렇다. 말 그대로 내게는 시간이 없다.


바로 그 무슨무슨... 아무튼 어떤 연애 관련 기사 때문이다.


80%로 헤어지는 ‘읽씹’.


하지만 그것보다 더 해서는 안 되는 행위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젠장... 2시간 동안 파톡 확인 안 하면 혜지랑 깨질지도 모른다고!”


분명 그 기사엔, ‘아카시아꿀 떨어지던 커플도, 2시간 넘게 파톡 확인하지 않으면 99%로 등 돌려’ 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파파야톡 알림 소리를 들으며 이곳으로 넘어왔으니, 내가 이곳에 오래 있으면 있을수록 혜지가 기다리는 시간도 길어지는 것이다.


“게다가 혜지는 굉장히 중요한 말을 하려 했던 것 같단 말이야! 지금쯤 내 답장을 기다리고 있을 텐데!”


현실에서의 2시간은 디지털 세계 기준으로 2000시간. 즉 83일 하고도 8시간.


현실 세계로 돌아가는 [버스]에서 소요되는 시간이랑 파파야톡 답장을 하는 시간을 고려한다면, 내게 주어진 시간은 넉넉잡아 80일이다.


“게다가 이번엔, 오메가 토벌만으로는 모자라.”


이곳 디지털 세계 주민들에게 자체적으로 맡겨 놨더니, 놈들이 5년 만에 개판을 치는 바람에 다시 돌아오고 말았다.


만일 또 얘네들한테 맡겨 놨다가, 다시 또 문제가 생겨서 날 소환하면?


소환하는 것 까지도 이해할 수 있지만, 그 타이밍이 만일 혜지랑 데이트 중이라면?


“아니. 상식적으로 데이트 중에 갑자기 스마트폰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남자랑 누가 사귀고 싶겠어! 그래선 안 돼!”


이게 내가 서두르는 이유다.


디지털 세계에서 내게 주어진 시간 80일.


난 이 80일 동안 오메가 토벌뿐만 아니라, 이놈들이 절대로 다신 날 부를 수 없는 시스템을 확립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세계 전체를 위험에 빠뜨려 놓고도 권력다툼이나 하고 있는, 이 디지털 세계의 멍텅구리 지도자층을 다 내 밑에 둬야겠지.


그래.


80일간 나는.


이 세계를 정복한다.


이 모든 것은 혜지랑 꽁냥대기 위해-


“저... 정우 님?”


잠시 목적의식을 명확하게 하고 있으려니까, 어느새 마리가 옆에 서 있었다.


“뭐?”


“그... 34명 모두 다 한 자리에 모였어요. 이리로...”


마리의 안내를 따라 도착한 곳은 예배당이었다.


휘장에 커피가 그려진 걸 보니까 ‘자바 신’에게 기도를 드리는 예배당이구만.


아무튼 내가 시킨 대로 서른 네 명의 자제들은 다소곳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나는 곧바로 예배당 앞 단상에 섰고, 마이크를 만지기도 전에 누군가가 소리쳤다.


“앗! 정우 님이시다!”


“저 분이 정우 님? 박물관에서 봤을 땐 분명 더 앳돼 보이셨는데?”


“5000년이 지났으니 정우 님도 약간은 바뀌셨겠지! 하지만 난 알아볼 수 있어! 나는 정우 님 위인전만 1000번을 넘게 읽었다고!”


누군가가 확신에 차서 소리치자, 조용히 앉아 있던 명문가 아들딸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오! 정말로 정우 님이십니까? 위인전으로만 읽었던 정우 님이 내 눈 앞에!”


“전설 속 영웅을 뵙습니다! 저는 테슬라 가의 이치리키 테슬라입니다!”


“제! 제 이름도 들어 주십시오! 전 맥 가의 아이리스 맥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교사가 이런 느낌일까.


나름 명문가 자제라는 것들이 자기 이름 좀 알아달라고 소리치는데, 귀가 아파올 지경이다.


“저는 파티션 가의-”


“그만. 다들 정숙. 일단 다들, 자리에 앉아라.”


쿵-


내 말을 따라 서른 네 명의 명문가 자제‘놈’들이 입을 닫고, 모두 착석했다.


지체할 시간이 없으니, 나는 목청을 가다듬 목소리를 깔고 본론부터 전했다.


“흠흠. 일단 내 이름은 이정우다. 이 이상의 소개는 필요 없을 것 같고, 내가 너희들을 이 자리에 모은 이유가 궁금할 것이다.”


“...”


“일단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여기 있는 전부를 데려갈 생각이 없다.”


“예?”


“너희들 중 대부분은 쓸모가 없다는 소리다. 내가 쓸모없는 놈들을 왜 데리고 가야 하지? 짐만 될 텐데.”


선망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귀족집안 자제들의 얼굴에, 갑자기 그늘이 서리기 시작했다.


다들 말은 안 했지만 약간은 불만기 가득한 표정인 가운데, 개중 한 명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리 정우 님이 전설의 용사님이라시지만, 저희들을 너무 과소평가 하시는 것 아닙니까? 여기 있는 모두가 다 명문가의 자제들로 한가닥-”


“응. 그럼 넌 빠져라.”


“네? 머라구여?”


“빠지라고. 내 파티에 대드는 놈은 필요 없다. 충성할 놈만 남아.”


빠지란 말 한 마디에, 사색이 되는 녀석의 얼굴.


물론 나는 고작 한 명만 걸러낼 생각은 아니기에, 내 선발계획을 전부 밝혔다.


“내 파티에는 총 4명이 필요하다. 치유사 1명, 탱커 1명, 저격수 1명, 기술자 1명. 각자 자신있는 분야에 지원하도록.”


“...”


아까까지만 해도 병아리떼마냥 시끄럽던 녀석들이, 지금은 아무 말도 없이 서로의 눈치만 볼 뿐이다.


이럴 땐 등을 떠밀어 줘야지.


“참고로 나는 ‘우수한’ 존재만을 선발한다.”


“...!”


“길고 긴 역사에 이름을 남긴 존재를 따라, 새 역사를 쓸 자신이 있는 녀석들만 지원해라. ‘열등한’ 놈들은 필요 없으니까.”


“정우 님! 질문 하나 해도 괜찮겠습니까!”


말 마치기가 무섭게, 누군가가 손을 번쩍 들었다.


아까 정원에서 마주한 꼬맹이었다.


“이름이... 로빈 옴이었나? 질문해라.”


“감사합니다! 지원서에는 뭘 쓰면 됩니까?”


“음. 그걸 말하지 않았었군. 이름. 스킬. 스탯, 지원 분야만 써라. 이상.”


“알겠습니다! 질문에 답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니. 좋은 질문이었다.”


좋은 질문.


별 생각 없이 한 말이었지만, 갑자기 장내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급 불안해졌고, 불안은 현실이 되었다.


“정우 님! 지원서에 가문도 써도 됩니까?”


“사용하는 아이템은요? 그것도 써도 됩니까?”


“저는 치유사와 저격수 둘 다 지원 가능한데 어디에 지원하면 좋겠습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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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4. 4일차 - 재회(4) 21.06.22 16 3 13쪽
24 23. 3일차 - 재회 (3) 21.06.21 14 3 11쪽
23 22. 3일차 - 재회 (2) +1 21.06.03 50 7 11쪽
22 21. 3일차 - 재회 (1) +1 21.06.02 37 6 11쪽
21 20. 3일차 - 감금 (3) 21.06.01 27 7 14쪽
20 19. 3일차 - 감금 (2) +1 21.05.31 32 5 12쪽
19 18. 3일차 - 감금 (1) +1 21.05.28 38 6 12쪽
18 17. 2일차 - 백업술사 (3) +2 21.05.27 35 6 18쪽
17 16. 2일차 - 백업술사 (2) +1 21.05.26 35 7 14쪽
16 15. 2일차 - 백업술사 (1) +1 21.05.25 38 6 12쪽
15 14. 2일차 - 유우키 대도서관 +1 21.05.24 39 7 12쪽
14 13. 2일차 - 크랙 +2 21.05.23 45 5 12쪽
13 12. 2일차 - 철벽 21.05.22 36 5 12쪽
12 11. 2일차 - 재회 21.05.21 33 5 12쪽
11 10. 2일차 - 원로원 21.05.20 37 6 13쪽
10 9. 2일차 - 엔지니어링 베이 21.05.19 47 7 12쪽
9 8. 1일차 - 안나의 일기(2) 21.05.18 43 7 14쪽
8 7. 1일차 - 안나의 일기(1) +1 21.05.17 48 5 13쪽
7 6. 1일차 - 불릿 타임 21.05.17 46 5 14쪽
6 5. 1일차 - 명문가 (2) 21.05.15 53 6 12쪽
» 4. 1일차 - 명문가 (1) 21.05.14 64 6 12쪽
4 3. 1일차 - 누구나 헤매는 숲 21.05.14 89 6 12쪽
3 2. 1일차 - 버스 안에서 +1 21.05.13 112 6 12쪽
2 1. 0일차 - 운수 좋은 날 +2 21.05.12 152 13 9쪽
1 프롤로그 +3 21.05.12 182 17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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