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 천하군림(1부-오급표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글빨만렙
작품등록일 :
2021.05.12 10:11
최근연재일 :
2021.08.10 22:09
연재수 :
113 회
조회수 :
386,389
추천수 :
6,388
글자수 :
656,868

작성
21.06.13 06:00
조회
2,963
추천
54
글자
9쪽

천풍개1

DUMMY

천하는 일행을 이끌고 산길을 벗어났다.

산길을 타고 내려가는 것보다 삼문협에 다다르는 시간이 하루나 이틀 정도 더 걸리겠지만 불필요한 위험에 일행을 빠뜨리는 것 보다는 나았다.

전운재의 말대로 두 개의 대가 매복을 하고 있다면 모두 육십 명인데 천하와 김성용 둘이서 일행을 보호하며 싸우기는 힘들었다. 두개의 대가 일대와 비슷한 무력이라고 추정하면 모두 일류 언저리에 대주는 절정일 가능성이 높았다.

천하는 전운재의 마혈을 풀고 줄만 묶어서 잡고 걸었다. 혹시나 소리를 질러 위치를 알릴 수도 있었기에 아혈을 풀어주지 않았다.


김성용표두를 비롯한 남자들이 사람들이 지나갈 수 있도록 나뭇가지를 잡아 길을 만들고 천하는 김영을 업고 따랐다.

혹시라도 추적이 있을 수도 있었기에 되도록 나무나 풀을 꺾지 않도록 했다.

없는 길을 만들어 이동하다보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사람들이 금세 지쳤다.

산중의 밤은 평지보다 더 빨리 찾아오기 마련이다.

천하는 저녁이 가까워 오자 전운재를 김성용에게 맡기고 나무를 타고 올라 야영지를 찾았다.

멀리 산 아래에서 싸움이 있는지도 살펴보았으나 거리가 너무 멀어서 알 수 없었다.

천하는 불도 피우기 힘들 거라고 생각되어 사람들이 바람을 피해 포근하게 잘 수 있는 곳을 찾으며 길을 재촉했다.


다행히 개울이 흐르는 근처에 커다란 바위가 지붕처럼 나온 자그마한 공터를 발견할 수 있었다. 커다란 나무들이 둘러싸고 있어서 주변에서 잘 보이지도 않았다.

천하는 일행들을 데리고 공터에 자리를 잡았다.


저녁에 불을 피우지 못할 것 같았기에 평소보다 더욱더 많은 낙엽들을 모으게 해서 잠자리 밑에 깔고 피풍의를 깔았다.

천하는 바위 가장 안쪽에 커다란 나뭇가지 두 개를 마주보게 박은 다음 자신의 피풍의를 걸쳤다.

바닥도 정성 들여 작업을 한 후 김영의 몫으로 준비한 피풍의를 깔아 냉기를 막았다.

그렇게 자리를 만든 천하는 김영을 그곳에 앉혔다. 아직 앉는 것이 불편한 김영을 위해 짐보따리를 쌓아 폭신한 등받이를 만드는 것도 잊지 않았다.


“소천소협! 고맙소. 이거 괜히 따라와서 짐이 된 것 아닌지 모르겠소. 소협이 계셔서 참 다행입니다.”

“아닙니다. 김영국주님이 계셔서 표국사람들에게 구심점이 되고 있으니 부담가지지 않으셔도 됩니다.”

천하는 다정한 김영의 목소리를 듣자 김영에게 자신이 천하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애써 마음을 누르며 야영지 주변에 위험한 것이 없는지 둘러보러 나섰다.

그런 천하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김영이 미소를 지으며 지친 사람들을 다독였다.


비룡상단의 무사들이 혹시라도 산을 수색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 천하는 전투의 흔적을 없애고 시신들을 파묻으러 다시 가야 할까 고민이 되었다.

일단 일행들에게 말을 하고 행동을 하기 위해 야영지로 돌아오니 사람들은 아까의 기억이 떠오르는지 별다른 말이 없이 차분하게 앉아있었다.

전운재는 혈도가 짚이고 줄에 묶인 채 맨땅에 던져져 있었다.


천하는 옆구리에 차고 있던 검을 김성용에게 주었다.

“김표두님! 저기 저놈이 쓰던 검인데, 일반 막철이 아니고 좋은 재질로 보입니다.

가지고 계신 검이 따로 의미가 있는 게 아니시면 이걸 쓰시지요.”

김성용은 검을 받아 뽑아보고는 얇게 미소를 지었다.


“좋은 검이군. 그런데 이것을 들고 다니면 저놈 부하나 관련 있는 사람이 알아보지 않을까?”

“검폭이나 길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과 비슷해 보이니 검집만 바꿔서 끼워보시지요.”

검을 원래 검집에 끼우니 별다른 마찰 없이 딱 맞게 들어갔다.

“그렇게 쓰시면 될 거 같네요. 쓰시던 검은 필요 없으시면 제가 정찰 나갈 때 좀 쓰겠습니다. 도는 눈에 너무 띄어서 정찰하는데는 불편하네요.”

김성용은 쓰던 검을 천하에게 넘겨주고는 새 검을 계속 검집에 넣었다가 빼보았다.


기분이 좋아보이는 김성용의 모습에 다른 사내들도 자신이 주워 온 검을 빼어보았다.

“소천소협! 내가 가지고 온 검은 어떻게 좋은 거요?”

“그러게, 우리는 검에 대해 까막눈이라 사실 몽둥이를 들고 있는 거나 별반 다르지가 않아서....”

“아저씨들이 들고 있는 검도 김표두님이 원래 가지고 있던 것보다는 좋은 검이네요.

조심하세요. 보기보다 날카로워서 방심하면 다치실 수 있으니까요.”

“흠, 조심해야겠네요. 그런데 소천소협은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

보기로는 우리보다도 연배가 많아보이는데.....자꾸 아저씨라고 부르셔서....”

우철의 말에 천하는 아차 싶었다.

어릴 때부터 같이 지내던 사람들이라서 아저씨라는 말이 익숙해서 자기도 모르게 계속 그렇게 불렀지만, 자신은 현재 사십 대의 얼굴을 유지하고 있었다.

반숙아주머니와 단숙할아버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삼십 대여서 사십 대의 모습을 하고 있는 자신이 아저씨라고 부르는 것은 이상한 일이었다.

“허허, 그러네요. 아저씨라는 말이 입에 붙어서 그런가? 이상하게 자꾸 그렇게 말이 나오네요.

그럼 육포로 간단하게 허기를 면하고 계십시오. 추워도 불은 피우지 마시고 서로 모여서 체온을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잠시 주변을 살펴보고 오겠습니다.”


천하는 도를 야영지에 두고 김성용표두가 쓰던 검을 챙겼다.

천하는 흔적을 남기지 않고 조용히 움직이기 위해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산을 다시 올라갔다.


아까 머물렀던 곳으로 이동하던 천하는 백여 장 밖에서 불빛이 일렁이며 사람들이 움직이는 마찰음을 들었다.

천하는 커다란 나무 위를 뱀처럼 스르륵 타고 올라가 무성한 나뭇잎 사이로 몸을 숨겼다.

밤에 불을 켜면 멀리서도 눈에 띄는 것을 모르지는 않을 테니 아마도 매복하던 놈들이 누군가를 쫓는 것 같았다.

천하는 놈들이 야영지 근처로 오지 않기를 바라며 계속 살폈다.

만약 야영지 쪽으로 사람들이 방향을 틀면 유인을 하거나 죽일 생각으로 지켜보던 천하의 눈에 불빛을 피해 몸을 피하는 사람이 보였다.


멀어서 정확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포위망을 좁혀 오는 사람들 사이의 간격이 일장도 되지 않는데 그사이를 그림자처럼 흐르듯이 빠져나갔다.

비룡상단의 무사들이 천풍개를 쫓고 있다고 했으니 빠져나간 사람은 천풍개가 분명했다.

천풍개는 벌써 빠져나갔는데 무사들은 계속 천하가 있는 곳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그대로 계속 올라오면 일행들이 모여있는 야영지가 발견 될 수도 있었다.

잠시 고민하던 천하는 천뢰사를 이용해 바닥의 돌을 감아 올린 후 천풍개가 도망가던 방향으로 날렸다.


-퍽!-


“저기다. 모두 샅샅이 살펴라.”

횃불을 들고 올라오던 무사들은 뒤쪽에서 소리가 들리자 그쪽을 향해 몸을 돌려 달려갔다.

은신한 채 포위망의 틈을 통해 산길을 조용히 내려가던 천풍개는 앞쪽에 돌멩이가 떨어지고 무사들이 달려오자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타다닥! 타닥!-

-피슝-


공간을 접은 듯이 달려가던 천풍개의 앞으로 비도가 쏟아졌다.

기이하게 몸을 틀면서 춤을 추듯이 손을 흔들던 천풍개의 손에 비도가 모두 잡혔다.

잡은 비도를 다시 쏘아 보낸 천풍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빠르게 몸을 날렸다.

풀잎이 천풍개의 발아래서 굽혀졌다 펴졌다.

이미 들킨 상황이라 최대한의 속도록 달리는 천풍개는 어둠에 묻혀 잘 보이지 않았다.

횃불의 대부분이 천풍개를 따라 달려갔다.

하지만 횃불 서너개가 계속 산을 올라오고 있었다.

일체의 기척을 숨긴 채 어둠 속에 녹아든 천하는 천풍개를 잡으러 가는 무사들의 후위를 따랐다.


밤이 깊어 시야가 흐릿하다. 횃불에서 올라오는 매캐한 연기가 숨을 쉬기 힘들 정도였다.

졸린 눈과 매캐한 코를 번갈아 비비며 무사들은 가파른 산길을 씩씩거리며 올랐다.

분명히 산 아래로 달려가는 사람을 봤는데도 이대주는 만약을 대비한다며 산을 오르게 했다.

무사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인상을 썼다.

하루 종일 풀 숲에 엎드려 있다가 밤까지 쉬지 못하고 헤매는 심사를 서로 추측하며 다시 앞을 보던 무사는 서서히 허물어졌다.


-스륵!-


심장을 뚫은 천뢰사가 무사의 몸을 천천히 눕히고는 다음 목표를 향해 조용히 달려들었다.


-퍽!-

귀를 기울여도 잘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소리가 들리자 순간적으로 횃불을 흔든 무사의 눈에 땅으로 넘어가는 동료가 보였다.


“적이..”


-퍽!-


소리를 지르던 무사의 목을 베고 지나간 빛은 그대로 옆에서 달려오던 무사를 관통했다.

산을 오르던 무사들은 모두 죽었다.

천하는 횃불을 모두 땅에 비벼 끈 후 어둠 속으로 몸을 숨겼다.

혈도만 짚고 살려둘 수 있었지만, 이들이 암천 소속이라면 천하는 평소처럼 물렁하게 넘어갈 생각이 없었다.

전운재는 아직 알아내야 할 정보가 많았기에 살려뒀지만 살아있는 것이 꼭 죽은 것보다 행복할지는 모를 일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나혼자 천하군림(1부-오급표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공지 21.08.19 602 0 -
113 출전 +2 21.08.10 1,240 20 10쪽
112 질풍천하 2 +3 21.08.03 1,311 23 10쪽
111 2부 1화 천룡대 +3 21.07.31 1,318 28 12쪽
110 마교 +3 21.07.12 2,097 36 14쪽
109 무림맹 7. 조염의 죽음 이후 +2 21.07.11 1,780 35 12쪽
108 무림맹 6. 조염 +2 21.07.10 1,835 36 13쪽
107 무림맹 5. 비무대회 +2 21.07.09 1,829 38 13쪽
106 무림맹4. 회의 +3 21.07.09 1,720 36 14쪽
105 무림맹 3. 주루에서 생긴 일 +2 21.07.08 1,754 37 13쪽
104 무림맹 2. 주루에서 생긴일 +1 21.07.08 1,810 33 12쪽
103 무림맹 1. 주루에서 생긴 일 +2 21.07.07 1,931 36 14쪽
102 무림맹으로 가다 13. 동행 +1 21.07.06 1,953 32 13쪽
101 무림맹으로 가다 12. 황보충과의 다툼 +2 21.07.05 1,947 35 13쪽
100 무림맹으로 가다 11. 혈투의 끝 +1 21.07.04 2,141 40 12쪽
99 무림맹으로 가다 10. 백발귀 +2 21.07.03 2,166 41 12쪽
98 무림맹으로 가다 9. 백발귀 +4 21.07.02 2,177 39 12쪽
97 무림맹으로 가다 8. 백발귀 +4 21.07.01 2,262 38 12쪽
96 무림맹으로 가다 7. +4 21.06.30 2,371 42 12쪽
95 무림맹으로가다 6 +2 21.06.29 2,358 42 11쪽
94 무림맹으로 가다 5. 무호장 +2 21.06.28 2,396 41 11쪽
93 무림맹으로 가다 4 +2 21.06.27 2,406 49 13쪽
92 무림맹으로 가다 3. 적호문 +1 21.06.27 2,312 44 11쪽
91 무림맹으로 가다 2. 강호초출 +2 21.06.26 2,411 44 12쪽
90 무림맹으로 가다 1. +1 21.06.26 2,505 41 12쪽
89 개방의 부탁 +2 21.06.25 2,383 43 11쪽
88 천우장 +2 21.06.25 2,466 45 12쪽
87 제일객잔? 제일파? +1 21.06.24 2,491 44 13쪽
86 제일객잔2 +2 21.06.23 2,586 47 12쪽
85 제일객잔 +2 21.06.22 2,726 48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