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여신과 별을 쫓는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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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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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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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언샤 9 - 소년

DUMMY

5.

오전 7시가 조금 지난 시각.


소년 루이스는 골목 한가운데서 신문을 팔고 있었다.

신문팔이는 루이스가 지금 가장 중요시하는 생업이었다.


신문을 팔고 호객하는 것 자체는 지난 몇 달간 매일 아침마다 반복한 행위였지만.

도시에 들어온 새로운 여행자들에게 신문을 팔고 그 반응을 볼 때의 기분과 정당한 방법으로 돈을 번다는 행위는 언제나 신선하며 새로운 경험이었으니 질릴 일은 없었다.


그렇게 루이스는 오늘도 즐겁게 신문을 팔고 있었다.


그런데, 매일 같이 신문을 팔며 오전을 넘기는 게 주요 일과인 루이스 앞에 평소 아침 일과와는 완전히 다른 일이 생겼다.


사람 왕래가 없어 신문을 팔 수 없는 뒷골목을 빠르게 지나서 뛰어가던 도중.

하늘에서부터 거대한 흰 호랑이처럼 생긴 사람이 등에 루카족 소녀 한 명을 태운 채 뛰어내리곤 사뿐히 착륙해 자신이 걷던 골목길 한가운데를 가로막았기 때문이었다.


루이스는 날개도 없이 하늘을 날아다니듯 하는 기이한 사람을 보고도 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말했다.


"와, 덩치 큰 아슬란족과 작은 루카족 손님. 반가워요. 오늘자 신문이 엄청 싼데 한 장 사시겠어요?"


"야, 꼬맹이. 이미 네 정체가 뭔지 다 알고 왔으니까 시침 뗄 생각하지 말고. 이 어르신들이랑 잠시 얘기 좀 하자."


그 신장이 어떤 과장도 없이 다누족 평균 키의 족히 2배는 되어 보이는 거대하고 흰 고양이가 말했다.


도통 이해할 수가 없는 이야기였다.

오늘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기다니, 이건 대체 무슨 이변일까?


"네? 정체요? 그게 무슨 얘기죠? 전 그냥 신문팔이일 뿐인데요."


"그래. 네 직업은 신문팔이겠지. 이름은 루이스고. 거기에 덤으로 시간을 조종하는 능력을 갖고 있고. 3월 3일 오전엔 신문을 팔고. 오후에는 여자친구랑 같이 놀 예정이고. 여자친구 이름은 앨리스고. 내 말 맞지? 아마 틀린 건 없을걸?"


그리고 그 호랑이는 루이스의 인적 사항에 대해 아주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줄줄이 늘어놓기 시작했다.


솔직히 아주 의외였다.

의심받을 행동 같은 건 한 번도 한 기억이 없었는데.


"그런 걸 대체 어떻게 알아낸 거죠?"


루이스는 딱히 부정하지 않았다.

그 모든 게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루이스는 여전히 웃고 있었으나, 그 웃음이 단순한 가식이란 걸 모르는 사람은 여기에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아, 널 미행했거든. 네가 앨리스랑 떠드는 걸 보고 이름을 알게 됐고. 네가 품속의 회중시계로 시간을 되돌리는 걸 두 번이나 봤어. 혹여나 미행 당했다고 억울해하지 마라. 먼저 나쁜 짓을 한 건 우리가 아니라 너고. 나는 상대가 나쁜 놈이라면 좀 과격하게 다뤄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든."


"저는 이제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그래. 나도 네가 나쁜 놈이 아니길 바라고 있어. 이 어르신은 내 나라에서는 황제라는 직업을 갖고 있고. 그 직업 때문에 수많은 나쁜 사람들한테 수도 없이 극형을 내려본 적 있는 무서운 사람이란다. 그러니 너는 그런 놈들과 동류가 아니었으면 좋겠어. 어린애가 죽는 걸 보면 뒷맛이 안 좋거든."


남자는 아주 자연스럽게 루이스를 협박하는 위협적인 발언을 던졌다.


그 태도는 온건했으나, 속에는 많은 분노를 삭히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저는 이제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그렇게 말하는 아저씨는 좋은 사람인가요?"


루이스는 그 아슬란족에게 그렇게 대답하며.

마치 그를 처음 만난 사람처럼 행동했지만.

사실 소년은 바로 눈앞의 상대가 누구인지 정도는 알고 있었다


평범한 여행자는 이 도시에 처음 들어온 후에 첫날엔 마음대로 행동하다가, 루이스가 시간을 한 번 되돌리고 나면 그 후 그 행동만을 계속 반복하게 되는 게 정상이었는데.


눈앞의 이 두 사람만큼은 어째서인지 매일매일 전혀 다른 행동을 하고 전날 있었던 일을 모두 기억하는 이질적인 존재였으니.


루이스는 이 두 사람이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닫자마자 절대 이들과 만나는 일이 없도록 계속 거리를 두며 그들을 피해 다니고 있었다.


그렇기에 절대 들키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 남자는 어느 순간 자신을 미행해 정체를 알아냈다고 말했다. 참으로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소년을 의심했던 걸까.


"글쎄, 내가 네게 좋은 사람이 될지 안될지는 지금부터 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지 달려있단다."


"질문요? 질문을 하려면 먼저 자신이 누군지 먼저 밝히고 나서 하는 게 예의 아닌가요? 아저씨는 경찰이신가요? 아니면 탐정? 아니면 왕실 사람? 아저씨가 누구든. 저는 오늘 아무런 나쁜 짓도 한 적이 없어요."


"그래. '오늘은' 아직 없겠지. 그리고 내가 누구냐고? 난 네가 시간을 끝도 없이 되돌리는 바람에 화가 머리끝까지 난 호랑이 황제님이시다. 어흥!"


"······."


자기가 호랑이 황제라고 주장하는 거대한 고양이는 그렇게 말하며.

날카로운 손톱과 송곳니를 드러내 보이며 루이스를 위협했다.


방금 전의 극형 타령에 이어, 이 역시 명백한 경고였다.

섣불리 행동할 생각하지 말라는 뜻임이 분명했다.


"됐고. 질문에나 대답해. 네가 지난 3월 3일부터 대충 10월 초인 오늘까지. 7개월이나 되는 시간 동안 계속 시간을 되돌린 범인 맞지? 시치미 뗄 생각하지 마. 다 알고 온 거고. 네가 대답하지 않거나 도망치려 하면 네 여자친구 앨리스를 납치해서 하루 종일 비둘기 깃털로 그 애 토끼 귀를 간지럽혀 주겠어."


뭔가 굉장히 쪼잔한 협박이었지만 남자는 루이스의 약점이 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기에 일단은 순순히 따를 수밖에 없었다.


"······. 맞아요. 제가 시간을 되돌렸어요."


"꼬맹아, 왜 7개월간이나 계속 시간을 되돌린 거지? 왜 3월 3일을 끝도 없이 반복하고 있는 거야? 도대체 뭐가 문제라서?"


"앨리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냥 넘겨짚은 건데 진짜 걔 때문이었다고? 왜? 그 애한테 무슨 문제가 있는데? 설마 그 애랑 친해지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지? 말실수 한 번 할 때마다 이건 아니다 싶어서 시간을 되돌리고, 그 애가 널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을 때마다 되돌리고. 그렇게 해서 그 애 호감을 사서 완벽한 하루를 만들기 위해 계속 시간을 되돌린 건 아니겠지?"


"그런 건 절대 아니에요. 단지, 앨리스가. 앨리스가······."


루이스는 고민했다.

말해도 괜찮은 걸까?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체 왜 이런 짓을 하고 있는지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 마음이야 아주 굴뚝같았으나.

지금 같은 경우 상대가 뭐 하는 사람인지 전혀 모른다는 게 문제였다.


1달 전쯤에 성문 앞에서 한 번 보고, 여관 앞에서 한 번 보고.


그 후 최대한 접촉할 일이 없게 피해만 다녔던 정체불명의 인물에게 그러한 일을 털어놓을 용기는 전혀 나지 않았다.


도대체 처음 대화해본 사람을 어떻게 믿고 자신의 모든 비밀과 사정을 털어놓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럼 대체 뭐야. 말을 하라고. 말해주지 않으면 전혀 알 방법이 없잖아. 이해할 수가 없잖아."


"······말할 수 없어요. 저흰 이제 처음 봤는걸요. 어떻게 아저씨를 믿겠어요? 다만 제가 시간을 되돌리는 데는, 중요한 이유가 있으니까. 그렇게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으니까. 그냥 내버려 두시면 안 될까요? 못 보신 척해 주시면 안 될까요? 저는 나쁜 아이가 아니에요."


"뭐? 나쁜 아이가 아니라고? 야, 꼬맹아. 우리 두 사람은 지금 네가 시간을 계속 되돌리는 바람에 1달이나 이 도시에 갇혀서 아주 화가 날 대로 난 상태고. 도시의 다른 평범한 사람들은 벌써 7개월째 이 영문모를 현상에 휘말려서 마치 태엽 시계처럼 정해진 시간을 반복하는 바보 같은 삶을 살고 있게 됐단 말야. 너는 지금 이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겠어? 지금 네가 하는 짓이 얼마나 나쁜 짓인지 모르겠냐고? 잘못했다는 자각이 없는 거냐?"


"언샤여, 애한테 그렇게 너무 강압적으로 말하진 말거라. 겁먹어서 괜히 경계만 더 하게 될 게다."


언샤라 이름이 불린 아슬란족이 그렇게 세게 쏘아붙였고, 귀족처럼 보이는 루카족 소녀가 이를 말렸다.


루이스는 바보가 아니었기에 이들이 지금 그가 행한 행동 때문에 화가 잔뜩 나있다는 것 정도는 바로 알게 되었다.


그야 루이스 자신도 이렇게 답답한데, 그 사정을 전혀 모르는 다른 사람은 얼마나 답답할까.


"저도 제가 잘못하고 있다는 것 정도는 잘 알고 있다구요! 이 모든 게 제 잘못 때문에 일어난 일이니까! 제가 착한 아이가 되지 못해서 이렇게 되어버렸으니까! 하지만 저도 좋아서 이런 짓을 하는 건 아니라고요!"


언샤라 불린 남자는 그 얘기를 듣고, 방금 전까지 내보이고 있던 손톱을 집어놓고는 한쪽 무릎을 꿇고 최대한 자세를 낮춰 소년과 눈을 맞춰 보였다.


천연 곱슬인 앞머리와 빵모자 때문에 깊게 가려져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소년의 눈은 토끼답게 깊은 검정으로 빛나고 있었다.


평생 토끼와 닮은 다누족만을 잔뜩 보고 산 소년에게 있어 호랑이와 닮은 머리를 가진 생물과 눈을 마주치는 건 색다른 경험이었다.


솔직히 말해 두려웠다.

야생의 동물이라면 호랑이는 사냥꾼이며 토끼는 사냥감이지 않은가.


아무리 인간종 사이에 그런 먹이 사슬이나 서열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해도, 아무리 위협을 하지 않으며 다가온다고 해도.


덩치가 거대한 타 종족 어른이란 어린아이에게 있어서는 그저 순수한 공포에 불과했다.


소년에게는 특히 그러한 감정이 더욱 깊은 것이었다.


루이스는 어른이 싫었다.

소년은 거인이 싫었다.

처음 보는 사람이 싫었다.

아무도 믿고 싶지 않았다.


"그래. 잘 모르면서 참견해서 미안하다. 화내고 멋대로 넘겨짚어서 미안하고. 지레짐작만으로 네가 나쁜 짓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미안하구나. 내가 어른답지 못했어. 그래서 대체 왜 그런 짓을 하고 있는 거니? 왜 권능을 사용해서 시간을 계속 되돌리는 거야?"


언샤는 루이스가 겁먹었다는 사실을 알고 화를 누그러뜨리고 온화한 태도로 바꿨으나.


루이스 입장에서는 그렇게 착해 보이는 태도로 다가온다고 해서 의심을 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아니 오히려 더 의심스러웠다.

잘 모르는 어른은 아무리 친절해도 함부로 믿거나 따라가지 말아야만 한다는 건 상식 아닌가.


그게 방금 전까지 권위와 명분을 앞세워 자신을 위협하던 어른이라면 더욱더 그랬다.


"······아저씨는 누구세요? 황제가 대체 뭔데요? 대체 뭐 하는 사람이길래 시간을 되돌렸는데 기억이 그대로 있고, 이 수많은 사람 중에 시간을 되돌린 범인이 저란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던 거예요?"


"황제가 뭐냐면, 이 나라에도 왕이나 여왕이 있잖아? 그거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 황제인 건데. 뭐 그건 그냥 내 직업이니 사실 별로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나도 너랑 같은 화신인 거지."


"화신요?"


"그래. 나는 용기의 화신 언샤다. 자세한 원리는 모르긴 하지만, 아무튼 나도 너처럼 화신이니까 네가 아무리 시간을 되돌려도 평범한 사람과 달리 기억이 사라져버리지 않았던 거야. 설마 이 넓은 세상에 화신이 너 혼자만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


"아 언샤여, 네 기억이 안 사라진 이유는 네 몸속에 있는 아스트라와 혼과 나노스 프시케가 시간이 되돌려지더라도······"


그때 잠자코 얘기를 듣고 있던 여신이 끼어들었다.


아무래도 여신은 화신들의 기억이 사라지지 않은 이유를 알고 있는 듯했다.


"아, 그런 아무도 관심 없는 건 됐고요. 중요한 건 나도 얘도 둘 다 똑같은 화신이라는 거야. 반갑다, 친구야."


"화신이요? 그게 뭔데요?"


언샤는 화신이란 단어를 상식인 것처럼 말했고, 실제로 화신이란 존재는 대륙 전체에서 상식처럼 통하고 있었지만.


어린 루이스에게 상식은 상식이 아니었다.

소년은 그 단어를 어디서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고 있었다.


"뭐냐, 그런 것도 모르는 거냐? 부모님 따라 종교 시설 같은 곳에 가본 적 없어? 이 도시엔 다누 성당인지 뭔지가 지천에 깔려있더구만."


"몰라요, 그게 뭔지. 저는 길거리에서 자라서. 학교나 성당에 가본 적이 없고······. 제대로 뭘 배워본 적이 없거든요."


"아, 그렇구나. 그럼 혹시 어느 순간 갑자기 다친 상처가 아주 쉽게 낫게 되거나, 힘이 말도 안 되게 강해지거나, 무언가를 간절히 원했더니 갑자기 이뤄진 경험 같은 거 겪어 본 적 없어?"


루이스는 화신이 뭔지는 몰랐지만 그 얘기는 짐작이 갔다.


"예, 그러고 보니 어릴 때부터 상처가 남들보다 잘 낫긴 했어요. 그리고 힘도. 오늘 밤부터. ······갑자기."


"그래, 그게 바로 화신의 특징이라고. 화신이란 성신들이 우리 인간을 위해 내려준 신뢰의 증거물이고, 인간은 어느 날 갑자기 신내림을 받고 화신으로 각성하게 되는 거야. 너 같은 경우 질서의 신 다누의 권능을 받은 질서의 화신인 거고. 나는 용기의 신 아슬란의 권능을 받은 용기의 화신인 거지."


"그렇군요. 화신. 저는 화신이었던 거군요. 시간을 조종하는 이 힘은. 그 다누라는 놈이······. 내려준 거군요."


그 말을 듣자마자.

루이스는 지난 오늘 동안, 그 괴로운 오늘 동안 자신을 괴롭혀 온 이 힘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이 부당함이 대체 어디서 온 것인지 알게 되었다.


이건 저 하늘에서 온 힘이었다.

그에게 지옥 같은 운명을 내려주고, 그저 괴롭히기만 할 뿐인 저 하늘에서.


"자, 이제 알겠지? 나는 신 같은 건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아무튼 평범한 사람들의 관점에서 설명해보자면 이 힘은, 이 권능은 우리 인간을 창조하고 가르치신 성신들이 내려준 성스러운 능력인 거야. 그러니 이런 과분한 능력을 축복으로 내려받은 화신은, 아무리 어린애라고 해도 그걸 자기 마음대로 낭비하고 자기 이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쓸 것이 아니라, 다른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서, 저 성신들이 그리하였던 것처럼 세상의 평화를 위해서 써야만 할 의무가 있어. 그러니 이제 시간을 되돌리는 짓을 그만두고······."


그렇게.

눈앞의 언샤라는 남자는 마치 다른 어른들처럼 루이스를 가르치려 들었다.


언제나 그를 속여오고, 마음대로 갖고 놀 뿐이던 어른들처럼.


"그게 대체 무슨 헛소리에요. 권능? 성스러운 힘? 축복? 과분한 능력? 이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쓴다고? 세상의 평화를 위해? 완전히 엉터리잖아. 이건, 이건 그런 능력이 아니에요. 이건 저주라고! 저 하늘에서 나와 앨리스를 괴롭히기 위해, 죄인인 나를 심판하기 위해 내린 천벌, 하늘의 벌······."


루이스는 그렇게 외치고는,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감정 기복이 정상이 아니었다.

소년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반복되는 지난 오늘 동안, 7개월 동안, 수백 번을 넘게 반복하는 동안. 대체 얼마나 많이 이 능력을 저주하며, 이건 천벌이라고, 자신에게 내려온 천벌이라고 믿어왔는데.


갑자기 지금 와서 축복이라고?

자신의 이 저주스런 능력이 하늘에서 내린 축복이니, 신내림이니, 성스럽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대체 이 모욕을 어떻게 참을 수 있었겠는가.


"나는, 이런 저주받을 힘 따위. 빌어먹을 신이 내린 권능 따윈. 한 번도 갖고 싶어 한 적 없었다고!"


루이스는 그렇게 외치고는, 골목을 가로막고 있던 언샤를 피해 정반대로 전력을 다해 달리기 시작했다.


토끼의 정수와 화신의 신체 능력이 합쳐진 폭발적인 도약력은 소년이 한순간에 바닥의 벽돌을 부수고 깊게 팬 자국을 남기며 수백 미터가 넘는 거리를 한 번에 뛸 수 있게 만들었다.


소년은 소리를 찢는 굉음과 함께 도망쳤다.




언제나 독자 여러분들이 즐겁게 읽으실 수 있는 소설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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