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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초인 전기傳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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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몽
그림/삽화
두몽
작품등록일 :
2021.05.12 10:28
최근연재일 :
2021.09.10 08:2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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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9,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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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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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8화

DUMMY

용사의 마력이 실린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고막을 흔들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 달아나는 계승자가 열 명이 넘었다. 악마도 두렵지만 같은 초인과 싸워야 한다는 것이 괴로웠다. 그리고 차원이 다른 용사의 힘은 계승자가 비벼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겁쟁이 새끼들. 먹여주고 살려줬더니 꽁무니를 빼?”


화난 것처럼 내뱉었어도 여자는 코웃음을 치고 있었다. 어차피 애송이 몇 없다고 달라질 건 없다.

여자가 현무의 힘을 받은 계승자 답게 운동장에 결계를 만들었다. 악마의 힘이 더해져 결계는 더 높고, 견고했다.


“얘들아, 중앙로 길드의 힘을 보여줘라!”


요기가 흐르는 얼음단도를 만들어낸 여자의 명령에 스물이나 되는 계승자가 일제히 마법을 쏘아 보냈다.


‘돌격.’


꽈과광!

영호의 모습이 순간 사라지며 마법은 운동장에 꽂혔고 폭음과 자욱한 먼지가 뒤덮었다.


‘확실해졌어. 같은 인간이라고 모두 살리려 애쓸 필요는 없어.’


그것이 초인이라 할지라도······.

영호의 가슴 깊은 곳, 분노의 공간에 인간이라는 존재가 당당히 입주하기 시작했다.


“뭐꼬? 이 새끼 으딨노?”

“여기.”


방금 말을 꺼낸 청룡의 계승자는 뒤에서 속삭이듯 들려오는 소리에 등골이 오싹하며 목이 움츠러들었다. 그러나 움츠릴 수 없었다. 목이 없어졌으니까.

툭.


“히익!”


순식간에 옆의 동료의 목이 떨어졌다. 그러나 계승자는 수많은 마물을 상대하고 올라온 자리. 수없이 많은 죽음을 목도해왔다. 동료 하나 죽었다고 줄행랑 치거나 사기가 꺾이지 않았다.


“죽엇!”


영호가 있던 곳에 다시 마법이 쏟아졌다.

콰과광! 퍼벙!

영호는 돌격을 사용해 타격지점에서 재빨리 피했다.

영호에 의해 죽은 계승자의 시체는 폭발로 인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영호, 돌격은 마력 소모가 크다.]

‘알아. 대신 공격에는 마력 안 쓰잖아.’


영호는 마법을 요리조리 피하며 계승자들 사이를 누볐다. 마법이 터진 곳에서 끝없이 피어오르는 먼지가 영호의 몸을 숨겼다.

결계 안을 흙먼지가 자욱하게 덮었을 때, 영호가 돌격을 멈추고 기운을 지웠다.


“어디고, 어디!”

“안 보인다!”

“죽은 거 아이가? 마력이 안 느껴진다!”


오직 길드장인 여자만이 눈을 가늘게 뜨고 영호의 기척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정말 죽었나? 아니야! 그렇게 빠른 놈이? 분명 마력을 다 쓰고 먼지 속에 숨어 있는 거야.’


영호가 기척을 지운지 5초가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제각기 떠들고 생각하며 호들갑을 떨었다. 계승자들은 언제 올지 모를 기습에 대비해 등을 맞대고 사주 경계를 했다.


‘그래주면 나야 고맙지.’


먼지 속에서 계승자들의 기운을 감지하던 영호의 몸이 높이 도약했다.


“위다!”


여자가 갑자기 나타난 영호의 마력을 탐지하고 외쳤다.

계승자들이 위를 봤을 때는 이미 늦은 후였다. 그들의 상공에 영호는 없었다.


‘잔챙이에게 낭비할 시간 없다.’


피육!

영호는 길드원들 사이에 착지해 몸을 빙글 돌리며 두 손으로 잡은 대검을 한바퀴 휘둘렀다.

대검의 공격거리 밖에 있던 계승자를 향해 달려들어 대검을 올려 베고, 다시 그 옆의 적을 위에서 아래로 사선으로 갈랐다.


“끄아아-!”

“으어억!”


일격에 죽지 않은 적들이 잘린 몸뚱이에서 피를 흘리며 신음을 토해냈다.


“아니-, 이게······.”


여자는 부들부들 떨었다. 모두 함께 덤비면 자신도 장담할 수 없는 길드원들이 허공에 마법만 쏘아 대다가 하나, 둘 죽어갔다.


‘나는 계승자의 몸에 깃든 악마, 절대 인간 따위가······.’


여자는 미간을 찡그리고 가라앉는 먼지 사이에 우뚝 서 있는 그림자를 노려보았다.


“감히······. 900위급 악마 벤 데로 앞에서 힘 자랑을 하다니.”


쿡.

영호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코웃음을 흘렸다.


“그래, 네 이름이 밴댕이구나. 기억해 주마-.”


갑자기 목을 향해 훅 찔러오는 영호의 대검.

챙!

여자는 얼음단도로 대검을 옆으로 쳐내며 허리를 꺾었다.

회수하기 무섭게 허리로 베어 들어오는 대검.

피하기에는 거리가 가깝다.


채앵!

여자가 가까스로 막아냈다.


‘역시 마력이 들어가지 않아서 그런가?’

[여유부리지 말고 그냥 마력을 넣어라.]

‘안 넣으면 질 것 같아서 그래?’

[아니. 애송이들이다. 하고 싶은대로 해라. 다만-.]


챙! 채앵! 피육!

레가스와 대화를 하면서도 영호는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다만 뭐?’

[악마가 깨어나면 골치 아프지 않을까?]

‘네 말도 맞지만 악마의 힘이 궁금해.’


어떤 적인지 알아야 앞으로 상대할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영호는 악마를 제대로 깨울 생각이다.


몇 번의 공방이 오갔고, 여자는 영호의 대검을 능숙하게 막거나 회피했다.

대검의 공격거리를 벗어난 여자가 이를 갈았다.


“너 이 새끼. 내가 우습냐? 어디서 무식한 칼 주웠다고 마력도 없이 날 상대하려 들어?”


분노에 찬 욕설과 함께 눈이 검게 변했고, 주위의 흙먼지가 모두 가라앉았다.


“크크큭. 보여주마. 천사를 삼킨 악마의 힘을.”


여자가 힘을 개방하자 한기가 결계 안을 가득 채웠고, 겨울 새벽의 그것처럼 뿌옇고 차가운 안개가 끼기 시작했다.


“별 거 없는 거 같은데······.”


대검으로 부츠 바닥에 붙은 모래를 툭툭 털어내며 영호가 중얼거렸다.


“뭐?”

“너, 악마 맞아? 이거 현무 기술이잖아.”

“그럴리가······.”


악마는 흰자위까지 검게 변한 눈을 데룩 굴리기도 하고, 꿈뻑거리기도 하며 당황한 모습을 숨기지 못했다.


“그 아저씨 잔뜩 겁주더니, 이런 순 엉터리를 걱정하셨나.”


영호는 악마를 조롱하며 빈정거렸다.


‘아차, 내가 강한 몸을 취한 도취감에 빠져 중요한 걸 잊었구나!’


여자는 바삐 눈을 굴렸다.

이내 무언가를 발견하고 눈동자의 굴림을 멈췄다.


피익!

대기를 찢는 소리와 함께 여자의 빈 손에 하나의 얼음단도가 더 생겼고. 영호를 향해 찌르기 공격을 했다. 전광석화 같은 몸놀림이었다.


“읏!”


당황한 영호는 옆으로 굴러 악마의 공격을 피했다.

그러나 여자의 단도가 노린 것은 영호가 아니었다.


콱! 콰직!

숨이 붙어있던 두 명의 계승자.

그들의 심장에 여자의 단도가 하나씩 꽂혔다.

죽어가던 계승자들은 소리도 내지 못하고 숨을 거두었다.


[아뿔싸.]


살해된 자들의 마력이 여자에게 흡수되었다.

필요 없어진 단도를 허공에 흩어버렸다. 현무의 갑옷이 사라지고 악마의 코트가 입혀졌다.


【아하하. 후회하게 해주마, 인간.】


악마의 목소리가 중성적으로 변했다. 여성의 목소리보다 굵직하고 한기가 느껴지는 음산한 목소리.


[영호, 악마를 깨어나게 했다.]

‘조롱하고 빈정거리는 것만큼 자아를 강하게 깨우는 것도 없지.’

[너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레가스는 한숨을 쉬었다. 예상을 벗어난 영호의 비정상적인 행동에 편두통이 올라왔다.


【클클클, 이제 결계 따위 필요없다. 잔챙이들 얼마든지 와 보라지.】


악마가 손을 휘둘러 결계를 해제시켰다.

순식간에 여자의 손에 검은 공이 생기고, 공은 영호를 향해 빠른 속도로 쏘아졌다. 정확히 영호의 가슴을 향해 날아오는 공.


탓!

영호가 대검을 비틀어 공을 옆으로 흘려보냈다.

꽈광!

폭격이라도 떨어진 것처럼 운동장에 큰 폭발과 함께 화염이 치솟았다.


[저건 「trava los」, 검은 태양이라는 뜻이다. 악마종만이 사용할 수 있는 강대한 마법이지.]


레가스의 친절한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다. 주위의 대기와 에너지까지 모두 빨아들여 응축시킨 듯한 마법구의 위력에 전율이 일었다.


【크크큭. 애송이놈 어디 한 번-. 응?】


강대해진 힘에 고무되어 있던 악마는 영호의 신형이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놓쳤다.

싸악!

뒤에서 악마의 허리를 대검이 거리낌없이 횡으로 갈랐다.


【크아악!】


비명을 지르며 상체가 땅바닥에 툭 떨어지는 악마.


“이거나 먹어라!”


영호가 쓰러진 악마의 가슴을 향해 대검을 찔러넣었다.

파각!

대검이 단단한 땅을 뚫고 들어가 박혔지만 악마는 검은 연기로 변해 사라진 후였다.

검은 연기는 영호의 뒤쪽에 재빨리 모여 인형을 갖추었다.

절단된 부위는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새 하체가 생겼다.


【크크큭, 역시 내 몸이 좋아.】


‘이런······.’


영호는 뒤를 돌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악마의 점점 힘이 강해지고 있었다.


‘뭘 했다고 점점 강해지지? 내가 당해낼 상대가 아닌데?’


*


“백호, 느꼈나?”

“응. 수제자가 악마를 깨웠다.”

“왜 그런 무모한 짓을!”

“미리 학습하려는 거다.”


인간은 종잡을 수 없는 종족이다. 눈 앞의 적이 두렵다고 도망치면서도 호기심 때문에 끝까지 직시한다. 몰래 숨어서 지켜보며 약점을 캐내려 애쓰고, 자신의 힘으로 안 될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꼬장을 부린다. 수천년간 인간을 지켜본 현무였지만 인간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무리였다.


“지금이라도 도우러 가는 게 낫지 않을까?”

“죽으면 가겠다.”

“그게 무슨 소린가! 제자 아닌가!”

“그 녀석 몫이다. 내 일은 인간을 살리는 게 아니라 대왕을 모시는 거다.”


백호라고 제자가 죽는 것을 원할 리 없다. 첫날 게이트가 열렸을 때 희생되는 제자들을 보며 침통해하던 백호였다.


“악마는 쉽게 상대할 수 있는 적이 아니라는 걸 알지 않는가!”

“녀석이 죽으면, 내가 복수해 주겠다.”


백호는 입을 앙 다물고 더 이상 말하려 들지 않았다.

고집스러운 백호의 얼굴을 보며 현무는 한숨만 내쉬었다.


“그래, 현무야. 따로 명하기 전까지는 돕지 말라고 그러셨어.”


위스키를 한 모금 털어 넣던 주작이 백호를 편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다들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군. 너희도, 그 도영호라는 인간도.”

“글라스는 영원하다잖아. 돈호가 실력이 있으면 이겨내겠지. 아니면 뒤질테고, 으흥흥······.”


현무가 가늘게 뜬 눈으로 주작을 노려보았다.

벌써 위스키를 글라스로 몇 잔이나 비우고 행복해하는 꽐라 천사······.


‘내가 어쩌다 이런 한심한 놈들하고······.’


서성이던 현무는 다시 소파에 몸을 묻고 눈을 감았다.


‘내 제자들이나 챙겨야지. 지구에 제자가 몇 천만인데.’


*


악마가 깨어난 것을 감지한 존재는 당연히 천사들뿐만이 아니었다.


“오-, 대공 전하. 저희 형제 중 하나가 완전히 깨어났습니다.”

“제법이긴 하다만, 무리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구나.”

“인간이 감히 상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겠지. 허나 두고보자. 신중해야 하느니.”


손가락에 낀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대공이 한 쪽 눈을 찡그렸다. 모든 악마가 일시에 현현할 생각으로 위해 몇 달을 더 기다리라고 했건만, 무슨 일인지 한 놈이 먼저 힘을 찾았다. 명을 거역하고 계획대로 따르지 않는 것은 심기를 거스르는 일.


‘놈은 살아남아도 내 손에 죽는다.’


대공이라는 귀족 악마, 절대적인 권한을 위임받아 지구에 왔다. 계획을 성공했을 때의 짜릿함을 위해 묵묵히 참고 참으며 하찮은 인간의 육신에 머무는 고역을 참아냈다.

재미를 망치는 놈은 이유를 막론하고 용서할 수 없다.


“그, 그럼 저는 이만······.”


대공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국방부장관이 허리를 굽힌 후 급히 사무실을 떠났다.

뿌득.

강하게 이를 간 대공의 눈이 검게 변했다.


‘어디 구경이나 해볼까······.’


*


“냐아-.”


주앙이는 흉흉한 악마의 기운에 가슴이 답답하다.

달려가 돕고 싶지만 영호가 신신당부를 해두었다.


- “절대 나서지마.”

- “냐아-?”

- “내가 죽으면 더더욱 덤비면 안되지.”


당연한 이야기였다. 영호가 당해내지 못하는 적이라면 주앙이는 언감생심, 대적할 수 없다. 그런데 영호······, 주앙이가 한 말 알아들은 거 맞지?


“어이, 악마 씨. 하나만 묻자.”


악마를 향해 돌아선 영호가 말했다.

두려운 상대지만 궁금한 건 참을 수 없어.


【크크큭. 물어보거라. 곧 죽을 놈인데 말해주지 못할 것도 없지.】

“니들 다 연기로 변하는 재주가 있는 거냐?”

【그건 말해줄 수 없겠군.】


악마의 대답에 영호가 씨익 웃었다.


작가의말

말해 줘! 말해준다며!


=============


도영호: 말해준다며! 이 양아치!

악마 씨: 작가 소관이다.

도영호: 작가 너 이 ㅆ...!

작가: (움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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