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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초인 전기傳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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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몽
그림/삽화
두몽
작품등록일 :
2021.05.12 10:28
최근연재일 :
2021.09.10 08:2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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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9,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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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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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2화

DUMMY

지훈은 허벅지를 꼬집으며 웃음을 참았다.

눈이 돌아갈 만큼 예쁜 장사꾼 NPC에, VIP 선물까지.

부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꽝알이라니.


영호의 행운에 배가 아팠던 것은 아니지만, 뭔가 대단한 물건이 나올 줄 알았던 알에서 꽝이 나오니 이상하게 웃음이 나온다.


영호가 어깨를 툭 치자 도둑질하다 걸린 놈처럼 화들짝 놀라 펄쩍 뛰었다.


“예? 형? 왜요? 저 안 웃었어요!”

“잔뜩 몰려오는데, 악수나 하자고 오는 것 같지는 않다.”


뭐 잘못 먹었냐는 표정으로 지훈을 본 영호가 대구 도심을 향해 턱짓을 했다.

주앙이는 이미 곁으로 다가와 심각한 눈빛으로 영호가 가리킨 곳을 보고 있었다.


“어? 그러네요?”


시내 쪽에서 몰려오는 계승자들의 기운을 지훈도 느꼈다. 50명이 넘는 익숙한 초인의 기운에 살기가 듬뿍 묻어 달갑지 않다. ‘죽이러 간다’고 대놓고 홍보하고 있었다.


늑대도 영호 곁에 서서 같은 방향을 보고 있었다.


【크르르-.】


늑대가 이를 드러내고 목구멍 안에서 경계성을 울렸다.


“어떡할까요? 그냥 무시하고 다른 데로 갈까요?”

“그랬으면 좋겠다. 피를 너무 많이 봐서.”


영호가 손바닥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람을 구하라고 했는데 몇이나 죽인 건지······.

그러나 기운을 숨기고 자리를 피하기에는 상대가 너무 가까이 와 있다.


영호의 어두운 표정을 살피던 지훈이 뜻밖의 말을 했다.


“형은 쉬세요. 제가 상대해볼게요.”

“······괜찮겠어?”


내심 반가운 말이었으나 영호는 지훈이 걱정이다.

지훈의 다리와 어깨는 작게 떨리고 있었다.


“무서우면 하지마. 내가 할게.”

“무섭다고 언제까지 피하기만 할 수는 없잖아요.”


늘 영호의 뒤에 숨고, 영호에게 목숨을 구걸하고 구원받았다.

용사까지 오른 것도 영호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거다.

지훈은 눈에 힘을 주고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스승님도 뭐라고 안 하실 거예요. 엄마, 아빠한테도 분명히 말하고 왔어요.”


지훈은 천안의 피난민 틈에 섞인 부모를 만나고 왔다.

수르안이 알려준 대로였다.


**


— 【그대가 생각하는 것이 맞다.】


한 순간도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수르안의 말이 맞다면 살아 계실 거라 확신했다.

지훈은 영호가 잠든 후 던전스톤으로 수르안을 찾아갔고.

부모님의 소재를 확인하는 것으로 소원을 사용했다.


— “엄마, 아빠! 형 혼자 못 보내요. 저 가야 해요. 형 아니었으면 전 벌써 죽었을 거예요. 앞으로는 더 쎈 놈들이 나타날 거예요. 비겁하게 빼지 않으려구요.”


추레한 행색이었지만 부모님은 건강해 보였다.

걱정하면서도 철없던 아들의 늠름해진 모습에 두 손을 꼭 잡아주는 것으로 허락을 대신했다.

잠깐의 재회 후 박수빈을 만나 부모님을 부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 “엣헴! 여기는 걱정 말아요! 사랑과 청룡의 이름으로-!”


컨셉은 좀 요상하지만.

용사에게 검을 하사 받았고, 다른 용사에게 부탁까지 받은 박수빈의 어깨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


“그래, 지훈아. 너 혼자 해 봐.”


영호가 지훈을 향해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 뒤로 물러섰다.

지훈의 부모님이 살아 계시다는 소식.

그럼에도 부모의 안부만 확인하고 달려온 녀석.

영호는 코끝이 시큰했다.


[크으으-. 사나이 으리!]

‘그건 그렇고······. 사람이 아니라 마물과 싸워야 하는데, 일이 자꾸 이상한 방향으로 꼬이네.’


어두운 표정을 짓고 수십개의 살의가 몰려오는 방향으로 눈을 돌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픽업트럭 여러 대가 운동장에 들어섰다.

퇴로를 차단하려는 듯, 두 대는 학교 정문을 막아섰다.

인원수를 자랑하듯 저들끼리 꽤나 시끌벅적하다.


지훈은 운동장 중앙에 가만히 서서 몰려오는 사람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왜 찝찝했는지 알겠네.”


그늘진 구석에 앉아 지켜보던 영호가 중얼거렸다.

몰려온 천사의 계승자들은 그 아우라가 선명하지 않고 탁한 빛을 띠었다.

탁한 빛이 섞인 신령의 기운이라니.

악마와 함께 왔던 놈들의 분위기는 이렇지 않았다.


‘모르는 건 물어보랬지.’


영호는 모처럼 스승을 찾았다.


‘스승님, 혹시 신령의 기운에 탁한 검은 기운이 섞인 건 뭔가요? 현무의 기운과 많이 다른데요······.’

{타락했구나. 헌신의 맹세를 저버리고 타락한 제자들이다.}


옳지 못한 일을 위해 힘을 사용하고, 약자를 보호하겠다는 맹세를 깬 사람들. 사리사욕을 위해 힘을 사용한 천사의 제자들은 기운이 조금씩 오염되며 타락의 제자가 되어 갔다.


‘그런 거였구나······.’

{그냥 두면 훗날 골칫거리가 될 것이다.}

‘타락해도 계속 성장이 가능한가요? 성장하지 못하도록 스승님들께서 제재를 가하지 못하는 건가요?’

{한 번 열린 성장판은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준다. 각성의 계기는 내가 만든 것이 아니니까. 유일한 제재는 죽이는 것이다.}


스승은 단호하게 죽이라고 말했다.

저들을 방치하면 야금야금 힘을 키워 더 큰 악행을 저지를지 모른다. 그것은 악마가 원하는 것이고, 제자들 스스로 악마가 되는 길이다.


‘뭐······,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 좋은 건가.’


영호가 쩝쩝거리며 씁쓸하게 입맛을 다셨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동지들이다.

그런 그들이 악인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그들을 죽여야 하는 현실도 불편하고 씁쓸했다.


지훈도 스승과 대화를 하는지 우두커니 서서 땅에 시선을 두고 있다.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린 지훈은 심호흡을 한 후 번개의 창을 소환했다.

지훈의 스승인 청룡은 무슨 말을 했을까?


- {내가 너라면 놈들을 죽여도 아무 죄책감이 없을 거다. 입맛에 맞는다면 뜯어먹어도 된다.}


청룡은 단호하고 명확하게 의견을 전해왔다.

뒤에 붙인 말이 끔찍하긴 하지만.


여러 명의 계승자를 상대해야 한다는 두려움에도, 지훈은 단단한 남자였다.

어리지만 어떤 면에서는 영호보다 냉철하고 단호하다.

모태솔로 도영호처럼 순진하지도 않지.

예쁜 여자의 꼬임에 넘어가 순순히 가죽끈에 묶이는 것만 봐도······.


파아앙-! 파치직!

지훈은 적의를 품고 접근한 적을 용서할 생각이 없다.

마력을 개방한 지훈의 몸에서 푸른 아우라가 이글거렸고 갑옷에서도 빛이 났다.

긴장한 눈으로 지훈을 주시하던 타락한 제자들의 눈이 빛났다.


‘용사다!’

‘저 놈이 도영호구나!’


학교 운동장과 직선거리로 10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고속도로 위에서 저격총을 들고 있던 민기욱도 지훈의 강한 기운에 놀라고 있었다.


‘여기까지 찌릿한 공기가 날아오네. 용사는 빛이 나는구나. 저놈이 틀림없다!’


칠성 길드원들이 지훈의 강한 기운에 눌려 우물쭈물 하자 지훈의 손이 먼저 움직였다.

지훈이 숙련된 무사처럼 몸을 한 바퀴 빙 돌리며 창을 회전시켰고, 창에서 쏘아진 번개가 전방을 순식간에 덮쳤다.


우르릉! 꽈자작!

번개에 맞은 사람은 없었다.

놈들의 주목을 끌려고 한 행동이었다는 듯, 지훈이 입을 열었다.


“이유나 들어보자! 살기를 품고 우르르 몰려온 이유가 뭐냐?”

“이런 어린 놈의 새-.”


그놈의 나이 타령. 욕을 뱉으려는 남자를 제지하며 호리호리한 남자가 앞으로 나섰다. 붉은 갑옷에 노란 투구깃. 주작의 제자였다.


“임마야, 네가 죽인 여자 길마가 우리 칠성 길드 길마 애인이다.”

“이게 도대체 뭔 소리야······. 길마가 금마가······ 뭠마?”


대화를 듣던 영호가 얼굴을 거칠게 찡그렸다.

이내 손바닥으로 얼굴을 신경질적으로 비볐다.


‘왜들 저래······.’

[저 븅신 저거······.]

‘일단 지켜보자.’


지훈이 맡겠다고 한 일이니 끝까지 믿어볼 수밖에.


드드드-.

20명이 넘는 계승자들이 일제히 힘을 쏟아냈다.

그들의 마력에 대지가 진동하고, 모래알이 뜨거운 프라이팬 위의 콩처럼 툭툭 튀어 올랐다.


*


토도도다다닥-.

이재준은 잘 나가는 기자다.

잘 나가는 이유는 따로 없다.

위에서 시키는 대로 기사를 작성하면 되었다.


취재, 인터뷰, 답사 이런 건 심심할 때나 하는 일이다.

이재준도 겨우 3년차였지만 글맛이 좋다며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끌어올렸다.

게이트가 열리고 난리가 났지만 어쩐 일인지 현장에는 경력이 적은 기자들이나, 끈 없는 선배 기자들, 소형언론사 소속 기자들만 출동을 했다. 그 결과는 모두가 알고 있고.


“하-, 어디보자. 이놈은 어떻게 요리를 해야 하나?”


입에 문 롤리팝을 쪽쪽 소리 나도록 빨며 이재준은 SNS를 뒤졌다. 초인이라는 사람들을 찬양하는 글에는 조롱 섞인 비난 댓글을 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렇게 중간중간 지뢰를 심어야 폭탄이 터졌을 때 유폭 효과가 있는 거거든.”


감히 저널리즘이 뭔지, 보도정의가 뭔지도 모르는 것들이 ‘기레기’라며 신성한 기자를 모욕한다. 같은 편인 줄 알았던 대법원에서는 기레기라는 발언을 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래, 꼴리는 대로 지껄여라. 지까짓 것들이 그래 봤자 개돼지들이지. 누가 살아남는지 보자고.”


도도도독-.

구상을 마친 이재준의 손가락이 노트북 키패드 위에서 춤추듯 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으그극-. 집에 앉아 시키는 기사만 쓰니 좋구만!”


금세 기사 하나를 작성하고 송고를 마친 이재준이 기지개를 켰다. 숭고한 직업을 이어간다는 사명감에 어깨가 무겁고 뻐근하다.


“〈용사 도영호, 영웅인가, 악마인가? 속속 드러나는 추악한 과거〉”

“으앗!”


갑자기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이재준이 기함을 하며 벌떡 일어섰다. 분명 집에는 혼자였고 방문까지 닫은 채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인기척도 없던 남자가 나타나 자신이 방금 작성한 기사의 제목을 읽었다.


“누, 누구야, 당신?”


어떻게 들어왔는지, 언제 들어왔는지도 궁금하지만 인간은 항상 자기소개가 우선이다.


회색 후드를 눈썹까지 내려 쓴 남자.

크고 다부진 체격에서 뿜어 나오는 위압감이 인상적이다. 검은색 마스크로 덮인 얼굴, 눈이 있어야 할 곳은 검은 아지랑이 같은 것이 물결쳐 알아볼 수가 없다.


“내가 누군지 중요한 게 아니지······.”


굵직하고 낮은 음성의 남자가 한숨 쉬듯 말했다.


“워, 원하는 게 뭐야!”

“쓰레기 없는 세상.”


짧게 말을 마친 남자가 뭔가 하려는 듯 검은 장갑을 낀 손을 들어올렸고, 남자의 손을 본 이재준의 눈동자가 커졌다.

잠시 후 눈에 핏물이 고이며 요동치던 눈동자가 툭 정지했다.


*


“뭐 이런 게 다 있노······?”


칠성 길드의 부길드장. 박지안은 불타는 활로 눈 앞의 표적을 열심히 조준했지만 활 시위를 놓지 못했다.


‘젠장, 너무 빨라!’


격돌이 시작되기 전, 지훈은 같은 사람을 공격해야 한다는 점이 못내 찝찝했다. 그러나 그런 부담을 상대가 덜어주었다.

일제히 힘을 개방하고 마력을 끌어올린 칠성 길드원들이 인정사정없이 지훈에게 마법을 날렸다.


‘아아, 그래. 스승님 말씀이 옳구나.’


이들은 전장에서 만난 적이다. 손속에 자비를 둘 필요가 없는, 내 목숨을 노리는 적일 뿐이다.

초인과 처음 맞닥뜨린다는 두려움, 사람을 해쳐야 한다는 죄의식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지훈은 계승자와 용사의 격차가 무엇인지 보여주기로 했다.


“안 보여!”

“어디고, 어디!”


빠자작!

그 순간 강렬한 번개가 백호의 제자의 정수리에 꽂혔고. 다른 길드원들은 하얀 갑옷의 동료가 검게 그을린 채 쓰러진 모습만 볼 수 있었다.


‘위다 이놈들아!’


고속도로 위에 자리잡은 민기욱은 대물저격총 스코프를 통해 지훈이 허공에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방아쇠를 당기기 전에 표적이 금세 사라졌다.

지훈이 떠있던 곳에 순식간에 먹구름이 뭉쳤고, 먹구름은 지면에 강한 번개를 때리기 시작했다. 마치 쇳가루가 자석에 빨려가듯, 번개는 마력을 뿜어내는 적을 스스로 찾아갔다.


“크악-!”

“악-!”


보이지도 않는 적, 위에서 내리치는 번개. 이리저리 도망치거나 실드를 소환해 막는 것이 전부였다. 칠성 길드는 회피와 방어에 마력을 소모하고 있었다.


“이제 여유롭게 해도 되려나?”


1분도 안 되어 열 명을 쓰러뜨린 지훈이 칠성 길드 앞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박지안의 화염 화살이 지훈을 향해 날아들었다.


작가의말

화살 퓩! 으윽-!


===============

김지훈: 으윽!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

돈 주앙: 놀구 있냥.

늑대: 크르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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