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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초인 전기傳奇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두몽
그림/삽화
두몽
작품등록일 :
2021.05.12 10:28
최근연재일 :
2021.09.10 08:2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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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9,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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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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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54화

DUMMY

다시 제 목을 향해 들어오는 남자의 손을 보며 여자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

시간을 끌면 경찰이 구하러 올 거다.


‘아······.’


뒤늦은 깨달음이 찾아왔다.

경찰이 거의 없구나.

치안유지 활동은 군부대가 하고 있다.


누가, 어디서, 어떻게 죽어도 확인할 수 없는 세상이다.

하루만에 세상은 그렇게 변했다.

살 길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이현애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그러나 자평하던 것과 달리 머리가 좋지는 못했다.

기껏 한다는 소리가-.


“저저, 저도 윤리 있어요. 정말이예요.”


탁-.

여자의 책상 위로 사내가 품에서 꺼낸 종이 뭉치가 떨어졌다.

여자는 한 눈에 제가 쓴 기사들의 제목을 알아보았다.


사주가 시키는대로 썼던 기사들.

정치인의 비리가 폭로되었을 때 물타기 용으로 썼던 기사들.

자극적인 연예인 사생활 폭로.


어찌된 일인지 다른 기자 이름으로 대신 쓴 기사까지 추려져 있다.

소재가 됐던 여자연예인 두 명은 자살했다.


‘아······, 씨발 나 좆된 거 같은데······.’


국무위원에 지명된 인사를 매장시키기 위해 진실을 왜곡한 기사들도 있었다.

그 가족들이 생을 마감하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로 가족을 물어뜯었었다.


“그런 짓거리를 하고도 벌받지 않고 한 세상 편하게 살았다는 걸로 이번 생은 만족하도록.”


남자는 그대로 뒤돌아 여자의 집을 빠져나갔다.


‘저 새끼 그냥 가는 건가?’


해코지 없이 나가는 남자의 뒷모습에 긴장이 탁 풀렸다.

목을 조르지 않고 물러간 것에 안도하던 것도 잠시.

뜨거운 불덩이가 가슴에 들어온 고통과 함께 눈에 피눈물이 맺혔다.

눈알이 빠질 듯하고 시야가 흐려졌다.

고통이 담긴 숨을 내뱉으며 뇌리를 스치는 단 하나의 생각.


‘아, 용서를 구했어야 하는 거였나······.’


······늦었구나.

감지 못하는 눈에서 피눈물이 솟는 것을 느끼며 힘없이 고개를 떨궜다.


*


한 호텔 옥상에 자리를 잡고 잠시 숨을 돌렸다.


“크크큭. 영호 형 학폭 가해자래요. 병역기피자라는 기사에, 전과자······. 이놈의 기레기들 진짜.”

“하하하! 그거 다른 영호 아니냐? 김영호나 이영호.”


씻지도 않고 아무 곳에나 엉덩이를 붙인 지훈이 뉴스를 보며 키득거렸다.

지훈이 아는 영호는 절대 그럴 성격이 못 되었다.


‘붙임성은 좀 떨어지지만.’


절대 그럴 형이 아니다.

지훈은 웃으며 다시 한 번 고개를 가로저었다.


오후 내내 수성구의 괴수들을 모조리 쓸어버린 영호 일행은 온몸이 피투성이였다.

오늘 함께 싸운 계승자들은 마음에 들었다.

동료가 다치면 추가 부상이나 사망을 막기 위해 자신의 몸으로 보호했고, 즉시 후방으로 이송해 치료를 했다.

영호는 그들의 눈빛이 잊히지 않는다.


‘눈빛들이 선했어. 피투성이된 얼굴에 착한 눈이라니.’

[지는······.]


함께 싸운 전사들과 눈인사를 나누며 전장을 빠져나왔다.

대구의 초인들은 영호와 지훈이 더 머무르기를 바랐다. 함께 밥이라도 먹고 가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그러나 일어나 잡을 기운도 없을 만큼 모든 것을 쏟아붓고 주저앉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겨우 고개만 끄덕여 영호 일행을 배웅했다.


“오늘 대구에 용사 많이 나온 거 같지?”

“네. 제가 본 것만 20 명이 넘어요. 5등급 괴수를 그렇게 많이 잡았으니 당연한 결과겠죠.”


여전히 뉴스 기사에 시선을 두고 지훈이 대답했다.

영호와 지훈도 괴수를 잡으며 용사로 각성을 했으니, 오늘 만난 그들의 성장이 놀랍지도 않았다.


“씻자. 가만히 있으니 축 처진다.”


영호가 드럼통 두 개를 소환해 하나를 벽에 걸었다.

지훈이 다른 하나를 잡았다.


‘으응? 이거 왜 안 들리지?’


무릎 높이까지 들어올리고 낑낑거리다 괄약근이 풀릴 뻔했다.

보다 못한 영호가 밑을 받쳐 벽에 거는 것을 도왔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 영호의 근육이 터질 듯 부풀어 올랐다.


“지훈이 똥 싸겠네, 똥 싸겠어.”

“아이고 전 아직 멀었나 봐요.”


[까아아- 추워서 생식키 쪼그라들겠다. 샤워하는 물은 좀 데워서 해라!]


*


하늘에 어둠이 깔리고, 남의 호텔 건물 옥상에 지핀 모닥불이 타닥타닥 소리를 냈다.

불멍을 시전하던 지훈이 물었다.


“형은 가짜뉴스들 신경 안 쓰여요?”

“정말로 신경 써야 할 일들은 따로 있으니까.”

“어휴-. 열받아 죽겠어요! 어떻게 이런 인간들이 다 있지?”


먼저 나서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영호 또한 저녁을 먹으며 뉴스를 훑었었다. 포탈에는 정치도, 연예도, 스포츠 기사도 전무했다. 종말과 마물, 그리고 영웅에 대한 기사만 넘쳐났다.


— ‘보고 쓴 것 같네. 실제와는 다르지만.’


왜 사람들이 기사를 읽으며 ‘소설 쓰고 있네’ 라는 댓글을 다는지 알 것 같았다.

많은 기사가 용사 도영호에 관한 악성 기사였다.


「믿을 만한 소식통에 의하면······.」

「도영호의 친구에 의하면······.」

「가까운 지인에 의하면······.」

「익명의 제보자에 의하면······.」


뭘 자꾸 의하는지.

욕이 목젖까지 올라왔으나 참기로 했다.

친구는 의식불명인 아름이 뿐이었고, 생사도 알 길 없는 지인들이 인터뷰를 했을 리도 없다.


‘짠 것 같네.’


허위 기사는 약속이나 한 듯이 다양한 언론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업데이트 되어 있었다.


“영호형 스트레스 받으실까 봐 나도 뉴스 그만 봐야겠다.”

“내일이면 없어지겠지.”


그렇게 믿고 싶었다.

기사도 악플도 내일이면 사라져서 제 마음의 상처도 가라앉기를 바랐다.


*


“부산으로 가자.”


괴수의 포효가 사라진 도시, 불규칙적인 폭발음과 함께 아침을 맞았다.


“형, 던전은 안 가요?”


던전의 경험이 신선했던 것일까.

지훈은 던전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많은 골드와 쓸만한 장비를 얻을 수 있으니까.

스카이퍼와의 만남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어떤 던전이 걸릴지 모르니까.”


악령의 은신처에서도, 스카이퍼의 정원에서도 시간과 노력에 비해 성장을 하지 못했다.


‘난 강해지는 게 우선이거든.’


마물 사냥이 우선이다.

어딘가에 숨어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죽이려고 덤벼들거나, 약자를 해치려는 악인이 아니면 해치지 않는다.


- “너도 원칙을 세우고 살아갈 때, 나처럼 자괴감 드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강무기 형사가 했던 말.

영호는 나름의 원칙을 세워가고 있었다.


‘강해진다. 그리고 죄가 없는 인명은 최대한 살린다.’


영호는 말없이 오토바이를 소환했다.


“와, 고등학교 때 친구들하고 놀러간 이후로 오랜만에 가네요.”


들뜬 지훈을 보며 영호는 소리 없이 미소 지었다.


‘난 태어나서 처음 간다.’


방패를 소환해 타고 가면 편하게 갈 수 있지만 그러기엔 마력 소모가 너무 크다. 마력석을 이용하는 방법은 방패의 유지에만 도움될 뿐, 이동하는 데에는 시전자의 마력이 필요했다.


결국 선택지는 오토바이뿐이었다.

도처에서 막바지 퇴치 작업을 하는 초인들이 보인다.

용사 보상으로 받은 말이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마물을 탐색하는 사람도 있었다.


“가시게요?”


따각따각-.

누군가 말을 타고 다가왔다.

전날 영호의 뒤를 받치며 함께 싸웠던 용사, 박재민이었다.

손목에서 빛나는 놀렉스 시계로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


삐쩍 마르고 꾀죄죄하던 어제와는 달리 말끔한 모습.

역시 용사 정도는 되어야 땟국물이 빠진다.


“부산으로 가려고요.”

“저희는 이제 어떡해야 할까요?”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박재민의 뒤에서 수많은 초인들이 영호에게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등교, 출근, 가사······.

매일 습관처럼 하던 일이 사라졌다.

맹세한대로, 스승의 당부대로 싸울 것이란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어디 인간을 한 마디 말로 규정할 수 있던가.

한 마디 말로 그들을 유도하는 것이 쉬운 일이던가.


‘숙제를 기다리는 아이들 같네.’


영호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스쳤다.

저보다 어린 사람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대구를 안전한 곳으로 만들어주세요. 마물이든, 사람이든 사람을 해치지 못하도록.”


영호의 당부에 말고삐를 움켜쥔 박재민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초인들도 눈을 빛냈다.

그들의 눈빛을 일별 후 영호가 오토바이에 올랐다.


“그리고-.”


시동을 걸기 전, 뭔가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


*


다시 한 번 세상이 바뀐 것을 실감한다.

마물이 느껴지는 곳마다 강한 마력의 초인도 함께 감지되었다.


‘더 돕지 않아도 되겠다.’


그렇게 부산까지 정차없이 이동했다.

수르안의 능력으로 소보다 커졌고, 강해진 늑대는 더 이상 오토바이에 타지 않았다. 네 다리로 달려서 영호의 뒤를 따랐다.


▷부산에 마물이 너무 많아요. 대피한 시민들도 먹을 것이 없어요. 도와주세요.


지난밤 지훈이 보여준 단체 대화방에서 지원요청을 하는 부산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목적지를 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천안에서 그 아저씨가 한 말도 있었고······.’

— “대구를 거쳐 부산으로 가라.”


그 아저씨가 누구인지 궁금하지만 마력이 느껴지지 않아 추적할 수도 없었다. 그는 한 가지 약속만 남기고 떠났다.


— “내가 궁금하다면 다시 여기로 와라.”


‘저기가 김해공항이구나.’


불타는 건물과 파괴된 활주로.

비행기는 날개가 떨어져 나가고 동체가 세 동강나 있었다.

어떤 비행기의 조종석에는 거대한 마물이 박혀 있다.

조종사를 잡아 먹으려다 당한 모양이다.


처참한 광경이었다.

영호는 탄식을 흘리며 김해공항을 벗어나 낙동대교로 향했다.


‘이게 낙동강인가?’


물 위에 마물과 인간의 시체가 뒤섞여 둥둥 떠 있었다. 검은색, 붉은색 줄무늬를 덧입은 강물이 하류로 유유히 흘러갔다. 작은 물고기들이 떼 지어 다니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정지! 정지!”


부산시내로 들어가는 영호와 지훈을 일단의 무리가 막아 세웠다.

행색이 초라한 남자들이 다리를 통제하고 있었다.


‘위험하니까 가지 말라는 건가?’


기운을 가리고 있는 것을 보니 마력 컨트롤에 능숙한 초인들.

미약하나마 마력을 느낄 수 있었다.


“어디 갑니까?”


이들이 잡아 세울 명분도, 이들에게 방문 목적을 말해줄 이유도 없다.


‘말투부터 무례하군.’


왜 그러냐는 눈빛을 보내는 영호를 남자가 매섭게 쏘아보았다.

옆에서 지켜보던 지훈이 입을 열었다.


“아는 사람이 도와달래서 왔는데요.”

“아는 사람 누구요?”


허리춤에 일본도를 찬 남자가 다시 물어왔다.

영호의 속에서 뭔가 울컥 올라왔다.


‘텃세라도 부리려는 건가?’


아니면 오토바이를 노리고 시비라도 거는 것일까?

인간의 적대감.

뭔가 완장이라도 찬 듯한 행동에 구역질이 났다.

인간에 대한 실망이 컸던 탓일까.

작은 자극으로도 영호의 인내는 한계치를 쉽게 벗어났다.

폭발하려던 찰나, 영호의 표정을 살피던 지훈이 다시 말했다.


“아저씨, 알아서 뭐 할 건데? 경찰이야? 왜 양아치들처럼 길을 막아?”


영호 형 얼굴에 짜증이 묻어날 정도면 내가 참지 않아도 된다. 지훈의 생각은 그랬다. 의외의 당찬 모습에 길을 막은 사람이 움찔하며 물러섰다.


“아, 이거 미안하게 됐습니다. 애들이 예민해져 있어서요.”


등에 검을 멘 덩치 큰 사내가 웃으며 다가왔다.

오토바이 핸들을 쥔 채 이를 악무는 건장한 체격의 영호, 눈을 똑바로 뜨고 대거리를 하는 젊은 남자의 기세가 만만치 않아 보였다. 큰일을 치를 것 같아 나선 것이다.


“어이, 아저씨. 니들이 예민하면 아무나 잡고 호구조사 해도 되는 거야?”


지훈은 이미 시작한 싸움을 끝낼 마음이 없는지 따지고 들었다.

덩치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해졌다.

지훈이 원하던 바였다. 한 번 인간의 피를 봤는데 두 번을 못 볼까.


“지훈아 그냥 가자.”


지훈의 실력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불필요한 충돌을 원하지 않았다. 지훈이 흑화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된다.

영호가 덩치를 향해 나직이 말했다.


“길이나 트지.”


꿀꺽.


‘뭐지?’


덩치는 영호가 표정 변화없이 가볍게 내뱉은 말에서 알 수 없는 위압감을 느꼈다. 불만스럽게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길을 열었다. 더 대거리를 해봤자 싸움밖에 나지 않을 것 같다. 아침도 먹지 못하고 굶었는데 싸움으로 더 힘을 빼고 싶지 않았다.


“하, 점마들 어디서 봤더라?”


앞머리를 내린 영호를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다.

사내들은 오토바이 두 대가 유유히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덩치가 인 이어에 대고 뭐라고 중얼거렸다.

youngho jpeg.jpg


작가의말

중얼중얼. 1번 테이블 맥주 두 병이요.


=============

김지훈: 중얼중얼...

돈 주앙: 중얼거리지만 시바려나아앙!

늑대: 크크크...

김지훈: 웃어?

늑대: (움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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