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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초인 전기傳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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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몽
그림/삽화
두몽
작품등록일 :
2021.05.12 10:28
최근연재일 :
2021.09.10 08:2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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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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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19,371

작성
21.06.2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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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55화

DUMMY

55화 우당 선생



"하-. 저건 또 뭐야?”


얼마 가지 않아 길을 막는 다른 무리를 보며 지훈이 짜증섞인 소리를 냈다.

30대 중반쯤의 뚱뚱한 남자가 거만하게 걸어왔다.


“어디 갑니까?”

“에이 씨-. 왜 묻는데!”


지훈이 짜증을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주행을 막는 경찰도, 톨게이트 요금을 받는 사람도 없는 세상인데.


“이 어린 놈의 새끼가-.”


뻐억-!

위협하듯 쇠파이프를 들어올리며 거기까지 말한 뚱보가 뒤로 나가떨어졌다.

더 이상 참지 못한 영호가 어느새 오토바이에서 내려 주먹을 휘두른 것이다.

뚱보는 기절했는지 동공이 풀린 채 대자로 뻗어 버렸다.

얼굴에 비해 작은 코가 아예 없는 것처럼 뭉개졌다.


“지금부터-.”


영호가 나지막하게 말하며 도로를 통제하는 무리를 향해 돌아섰다.


“질문은 내가 한다.”


계승자급 뚱보가 한 방에 나가떨어진 모습에 다른 무리는 얼어붙고 말았다. 퀭한 눈을 껌뻑껌뻑 할 뿐,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이 사람 뭐야······, 무서워······.’


청바지에 코트 차림인 젊은 남자일 뿐인데, 신령의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데.

그들 눈 앞의 영호는 엄청난 박력을 뿜어냈다.


“왜, 가는 길마다 목적지를 묻는 거냐?”


1초, 2초, 3-.

빠악-!

대답을 않고 머뭇거리던 사람 중 하나의 관자놀이에 영호의 주먹이 꽂혔다.


“무례하게 이유도 대지 않고 다짜고짜 길을 막았다면 이 정도 각오는 되어 있었겠지?”


빠악-!

한 남자가 또 쓰러졌다.


“방금 한 말도 질문이었다.”


남은 사람은 일곱 명.


“다시 질문을 하지. 왜 막는 거지?”

“시, 시켰습니다!”


한 놈이 차려 자세를 한 채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누가.”

“저기, 사무실에서······.”


놈이 가리키는 곳을 눈으로 따라가니 보이는 간판.


〈국회의원 조주언〉

영호는 다시 놈을 보며 물었다.


“왜 시키던가?”

“토, 통제하라고······요.”


영호의 주먹이 올라가다가 멈칫했다.

영락없이 주먹에 맞아 나가떨어질 줄 알았던 녀석은 눈을 꼭 감고 찡그리다가 한 쪽 눈을 살짝 떴다.


“자세하게, 구체적으로.”

“이 동네 마물들 우리만 잡아서 각성하라고······.”


사냥터 통제라니.

기가차서 말도 나오지 않는다.

그를 대신해 뒤에 있던 지훈이 일갈했다.


“하-! 미친!”

“그런데 왜 마물은 안 잡고 사람을 잡고 있는 거지?”

“그게, 마물이 갑자기 덩치가 커지고 쎄져서 도리어 저희가 잡아 먹히는 중입니다.”


마른침을 꿀꺽 삼킨 녀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도 외부인이 잡지 못하게 통제하라고 해서요.”

“국회의원은 사무실에 있나?”


의사당은 일찌감치 붕괴되어 일부 살아남은 의원만 여의도에 숨어 있다는 소식을 들은 바 있다.


“매일, 저기 있습니다. 저희가 경호합니다.”

“경호?”

“안 그러면 죽인다고 했습니다.”


국회의원이 초인을 죽인다고 협박을 했다?

이미 망해버린 세상에서 더 이상 배지 달고 갑질할 수 없을텐데?


뭔가 냄새가 난다.

영호는 겁에 질린 녀석을 자세히 살폈다.

중앙로 길드장이었던 여자처럼 대놓고 마기를 뿜거나, 칠성 길드원들처럼 타락한 기운이 흐르지도 않는다.


[영호, 보이지 않나? 놈들에게 흐르는 마기를?]

‘안 보여. 느껴지지도 않고.’

[저주가 씌었다.]

‘역시 그랬구나······. 푸는 방법은?’

[시전자를 죽여야지.]


저주에 씌면 주인을 맹종하고, 맹목적으로 대상을 공격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들은 통제하고 마물을 잡아 성장하라는 명령만 따르고 있었다.


‘초인들을 키워서 악마의 전위대로 쓸 생각인가?’

[그럴듯한 추리다.]


영호는 앞에 차려 자세로 서서 바들바들 떠는 사내가 안쓰러웠다.

볼이 홀쭉하고 눈이 푹 꺼진 것이 며칠 굶은 얼굴이다.


“이거 먹으면서 기다려요.”


영호는 배낭에서 빵과 물을 꺼내 무리 앞에 던져주었다.

그리고 누가 뭐라 할 틈도 없이 아스팔트를 박차고 뛰어올랐다.


“형! 같이 가요! 야야, 늑대야. 이거 오토바이 지켜!”


지훈도 오토바이를 갈무리할 새 없이 영호를 따라 다리에 힘을 주었다.


빠직-.

아스팔트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리고, 지훈도 높이 뛰어올랐다.


길을 통제하던 사내들은 한 번의 도약으로 수십 미터를 날아가는 영호와 지훈의 뒷모습에 넋을 잃었다.

그리고 지훈의 오토바이 옆에서 자신들을 노려보는 늑대의 눈치를 살피는 것도 잠시.

먹을 것에 홀려 빵으로 달려들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악마의 저주보다 무서운 것이 굶주림이었다.

초인이기 이전에 인간이었다.


*


“커헉-!”


검은색 정장에 금테 안경.

옷깃에 금배지를 단 악마가 왈칵 피를 토해냈다.

악마라고는 하나 아직 숙주의 몸을 완전히 정복하지 못한 기생충.


빠악-!

오랑우탄처럼 생긴 놈의 주걱턱에 다시 주먹이 꽂혔다.

이빨 몇 개가 핏방울과 함께 허공을 날았다.


“끄으으-. 그냥 죽여라.”

“그럴 거다.”


무표정한 얼굴의 영호가 당연하다는 말투로 대답했다.

살려 둘 생각은 없다.

눈이 쑥 들어가고 야윈 불쌍한 초인들이 떠올라 이가 갈렸다.


“······밥은 주면서 부렸어야지.”


퍼억-!


“우욱.”


복부에 꽂힌 주먹에 숨이 막히는지 악마는 의자에 앉은 채 허리를 숙였다.

영호가 쪼그려 앉아 눈높이를 맞췄다.


“내가 보이겠지? 그리고 듣고 있겠지?”


영호의 손에 머리채를 잡혀 강제로 머리가 들린 숙주.

영호의 깊은 눈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숙주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다.

생각과 감각이 공유되고 있는 모든 악마들에게 하는 말이었다.


“때를 기다리며 꼭꼭 숨어있다는 거, 알고 있어. 인간을 조종하고, 초인들을 조종하는 것도 알고 있다. 대부분은 권력자의 몸에 숨어 있겠지. 이놈처럼.”


숙주의 눈이 사백안이 되어 크게 떠졌다.


‘이놈 다 알고 온 건가?’


“첫날 이후 살아남은 돈 많고 힘 있는 놈들은 모두 네놈들이라고 봐도 되겠지?”


숙주는 저항할 힘도 없다.

갑자기 쳐들어온 두 명의 인간에게 저주를 걸려 했으나 자신의 영혼 깊은 곳을 들여다보는 호랑이 눈에 홀려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호랑이 눈 뒤에서는 용안이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숙주는 손가락도 까딱하지 못하고 호랑이에게 사로잡힌 토끼처럼 떨어야 했다.

영호가 하는 말을 고분고분 들어야 했다.


“꼭꼭 숨어라. 서울로 돌아가는 즉시 네놈들부터 죽이겠다. 기자를 구워 삶든, 돈을 풀어 인간을 매수하든 발악할 수 있을 때 해라.”


생각지도 못했던 말이 영호 형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지훈은 영호가 하는 말을 묵묵히 들었다.

지훈의 손에는 악마의 사무실을 지키던 초인이 정신을 잃은 채 멱살 잡혀 축 늘어져 있다.


“······내가 곧 가겠다. 이미 알고 있겠지만······, 나는 도영호다.”


푸아악-!

말을 마친 영호는 숙주의 머리채를 쥔 손에 힘을 불어넣었다.

숙주의 상체가 깨끗하게 날아갔다.

벽에 걸린 국회의원의 사진에 숙주의 피가 튀었고.

액자에 튄 피가 영정사진의 검은띠 모양으로 흘러내렸다.


*


“어, 어?”

“이제 여기에서 통제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툭-.

- “통제해라. 다른 놈들이 마물을 잡지 못하게 해.”


머릿속에서 같은 명령을 반복해서 내리던 간악한 목소리가 사라졌다. 채워졌던 족쇄가 풀리고 자유로워진 일대의 초인들이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아, 마물이랑 싸우고 있었지.”


꽈아앙-!

쿠구구구-.

멀지 않은 곳에서 폭음과 함께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그곳에서 작은 마물들이 달려왔다.


“공격인가?”

“저것들 상태가 좀 이상한데?”


마물은 하나같이 겁에 질린 듯 초인들을 무시하고 내달렸다.

정신을 차린 초인들이 반사적으로 무기를 들었고, 마법을 시전했다.


늑대가 가볍게 마물 하나를 낚아채 배를 채웠다.

먼 길을 달려왔는데.

돈 주앙이 급히 영호를 따라가느라 밥 주는 것을 깜빡했다.


*


‘숨어야 하나?’

변상현은 영호의 목소리와 눈을 접했다.

대구에서 여자 길드장의 힘을 빼앗아 몸을 완성했던 형제를 비웃었었다.

그 대단하다는 악마가 용사 한 놈을 꺾지 못하고 당하다니.

그런데 알고 보니 비웃을 상대가 아니다.


‘그 눈, 그 힘. 절대 만만치가 않아.’


변상현이 전화기를 들었다.

뚜뚜뚜뚜뚜-.

유선전화가 결선을 알려왔다.

휴대폰도.


「서비스 불가지역」


낯선 공간에 갇힌 이질감이 든다.

흠칫 놀란 변상현이 사무실 구석을 향해 몸을 돌렸다.


“언제······?”


구석에는 후드를 뒤집어쓰고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건장한 사내가 서 있었다.


“기자 놈들의 증언을 종합해보니 네놈이 기자들을 뒤에서 조종했다고 하더군.”


사내가 손을 들어 손목을 비틀자 변상현의 의자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뒤를 돌아보고 싶지만 변상현은 목이 돌아가지 않는다.

비록 현신할 정도의 힘은 아니지만 악마의 권능을 지닌 몸을 손짓 하나로 통제하다니?


“누구냐 네놈은!”


악에 받친 변상현이 소리를 질렀다.


“유언치고는 짧군. 이만 죽어라.”


마법에 구속된 육체가 살해자를 확인하지도 못하고 죽게 생겼다.


‘뭔가 단단히 잘못됐는데? 뭐가 잘못 된거지? 내가 뭘 놓친 거지?’


생각할 시간은 많지 않았다.


“끄으으-.”


가슴에 불덩이를 심은 것처럼 뜨거운 느낌.

아니, 차가운 건가? 숨이 멈추고 피가 돌지 않는다.

뇌로 공급되던 산소가 한 순간 끊겼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눈에 붉은 필터를 씌운 듯 시야가 온통 붉은색으로 변했다.

코에서도 피가 흐르는지 걸쭉한 액체가 툭 떨어진다.


“이런, 이런. 혹시나 해서 결계를 쳤으니 망정이지. 역시 악마셨군.”


스릉-.

등골부터 정수리까지 소름이 올라오게 만드는 섬뜩한 소리.

검집에서 칼이 미끄러져 나오는 소리였다.


‘안 돼. 기다려 봐.’


변상현의 생각과 달리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그 때, 남자가 의외의 말을 했다.


“내게로 와라. 나와 계약을 해라.”


변상현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어 되묻고 싶었다.

그러나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뭐하는 수작······.’


변상현의 생각을 끊는 뜻밖의 목소리가 들렸다.

변상현은 그 목소리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수년 전 자신의 귓가에 속삭이던 목소리다.


【흐음-. 조건은?】


철판을 쇠로 긁는 소리보다 더 거슬리는 목소리.

변상현의 안에 기생하던 악마의 목소리였다.


숙주와 함께 죽을 운명에 놓였던 악마는 의외의 제안이 달가웠다.

사내는 변상현이 아닌 그 안의 악마에게 말을 한 것이었다.


“조건을 따질 입장이 아닐 텐데?”

【흐음······. 그도 그렇군. 허나 비굴하게 목숨을 구걸할 생각은 없다. 너희 인간들도 이런 자부심은 이해할 테지.】

“넌 오로지 내 통제 하에 놓인다. 네놈의 모든 능력은 나를 위해 사용될 것이다. 네 의사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단-.”


의문의 사내가 잠시 말을 쉬었다.

그리고 마스크 속으로 음험한 미소를 띠었다.


“네놈의 능력으로 절대 오르지 못할 것을 이루게 해주지. 계약하겠나?”

【흐음-.】


악마가 잠시 고민하는 뉘앙스를 풍기자 사내의 손에 들린 검이 천천히 올라갔다.


“싫으면 죽어라. 악마는 많다.”

【그렇다면, 지켜봐 주지. 그대가 어디까지 가는지.】


천식 환자처럼 불편한 숨소리를 내며 악마가 대답했다.

변상현의 몸에서 스멀스멀 검은 연기가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새 친구의 이름은?】

“아직 주제 파악을 못한 모양이군.”

【클클클-. 새 주인의 존함을 알고자 합니다.】

“친구들은 나를 우당 선생이라 부른다.”

【벤 데로가 우당 선생을 모십니다.】


변상현은 어이가 없었다.

왕의 꿈이 코 앞인데 어이없는 죽음을 당하게 생겼다.

몇 년을 먹여주고 재워준 악마가 제 놈의 신까지 버리며 개종을 하는 모습은 말할 것도 없고.


‘아니, 시발 이게 무슨······.’


퉁-.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온 인류의 왕이 되겠다던 변상현의 꿈은, 바닥에 떨어진 머리와 함께 꿈으로 끝났다.


제 의식을 악마에게 넘기지 않아서였을까?

변상현의 시체는 검은 연기로 변하지 않았다.

변상현의 몸에서 나온 악마가 남자의 몸에 흡수되었다.


“멍청한 것들. 이런 강대한 힘을 제대로 쓰지도 못하다니.”


주먹을 가볍게 쥔 것만으로 어깨까지 떨려왔다.

바닥에 떨어진 변상현의 머리를 전투화 신은 발로 툭 찬 남자의 모습이 검은 안개에 묻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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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악마는 개종한다.


=========================


우당 선생: 멍청한 것들. 이런 강대한 힘을 제대로 쓰지도 못하다니.

(영혼)변상현: 아니 시발 우리가 못 쓰는 게 아니라 쓰는 네가 이상한 거여! 이 괴물! 이 사탄! 이 몬스터!

우당 선생: 어디서 앵알거리는 소리가... (후비적)

(영혼)변상현: 시부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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