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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초인 전기傳奇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두몽
그림/삽화
두몽
작품등록일 :
2021.05.12 10:28
최근연재일 :
2021.09.10 08:2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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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9,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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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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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56화

DUMMY

*


군 치안유지사령부는 난리가 났다.

서울에서 사망 신고가 잇따른 탓이다.

국회의원, 기업가, 유력 일간지 사주, 방송사 보도국 직원, 수많은 기자들과 민간인.

사망자만 수천.


“자유일보 변상현과 신경물산 정우진 외에는 타살 혐의점이 없습니다.”

“확실해?”

“예.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모두 눈과 코에서 피를 흘린 상태. 자유일보 사주와 신경물산 부회장만 목이 잘렸다······.”

“일부 부검 결과 사인은 심장파열이었습니다.”


의자에 앉아 서류를 살피던 치안사령관이 미간을 찡그렸다.

전원 부검을 할 수도, 국과수에 의뢰를 할 수도 없다.

경찰조직이 와해되어 수사진행은 더더욱 무리다.

자유일보가 신경물산의 행보에 찬양일색이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내가 기자도 아니고 그런 걸 파헤쳐서 뭐하게?’


“야, 몰라. 그냥 대충 마무리해. 살아있는 국민 지키는 게 우리 일이다.”

“예. 알겠습니다.”


부관이 나간 임시지휘소에서 사령관은 부검의 소견을 보며 인상을 구겼다.

지렁이가 날아가는 글씨체로 알파벳을 휘갈겨 쓴 소견서였다.


‘이게 뭔 소리야······, 거기서 얼음이 왜 나와? 심장이 얼어서 터졌다는 소린가?’


사령관이 통밥으로 머리를 굴려 해독한 소견은 그러했다.


“에잇! 손으로 쓰고 지랄이야. 글씨도 좆같이 쓰는 새끼들이!”


사령관은 신경질적으로 서류 뭉치를 책상에 던졌다.


*


영호와 지훈, 주앙이는 일대의 마물과 괴수를 소탕하고 오토바이로 향했다.

영호가 지훈과 주앙이를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녀석들. 기운이 제법이네.’


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처럼 지훈과 주앙이의 몸에서 아우라가 일렁였다.


“형, 꼬리가 붙은 것 같은데요?”


그렇지 않아도 뒤에 따라오는 기운들이 거슬리던 참이다.

2백명이 넘는 계승자급 초인들이 영호를 따라오고 있었다.

뒤를 돌아본 영호와 눈이 마주치자 움찔 놀라기도 하고 영호의 눈치를 살피기도 했다.


서울에서도, 대구에서도 경험한 일이어서 이제 웃음이 나온다.

영호가 걸음을 멈추고 완전히 돌아섰다.

할 말이 있으면 하라는 듯이 가만히 얼굴을 들자 계승자 한 명이 입을 연다.


“저······, 어디로 가십니까?”

“왜 그러시죠?”

“저희도 따라가면 안 되겠습니까?”


간절한 눈빛.

지훈은 영호의 눈치를 살폈고.

영호는 씁쓸하게 입맛을 다셨다.


그들의 간절한 마음이 느껴졌고, 함께 할 수 없다는 미안함에 갈등이 생겼다.

그러나 아직 개인적으로 할 일이 남았다.

영호의 대답은 단호했다.


“미안합니다.”


오토바이가 세워진 곳에서는 영호에게 맞아 기절했던 사람들이 한데 모여 빵을 먹고 있었다.

영호를 발견 후 흠칫 놀라는 무리들.


“주앙아, 저 아저씨 치료 좀 해줘라.”


영호의 말에 어깨에서 폴짝 뛰어내린 주앙이가 뚱보에게 다가갔다.

코가 뭉개진 뚱보는 퉁퉁 부은 얼굴로 빵을 뜯고 있었다.

빛나는 붉은 갑옷을 걸친 고양이의 접근에 한 번 더 흠칫하는 뚱보. 코의 통증이 사라지고 상처가 아물자 경계의 눈을 풀었다.


따라온 사람들까지 2백 명이 훌쩍 넘는 인원이 모였다.

리더가 필요한 사람들이었다.

악마에 지배당해 피폐해진 심신은, 스스로 무엇을 하기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저기를 보세요.”


영호가 손을 들어 도시를 가리켰다.

영호의 손을 따라 사람들의 시선이 도시로 향했다.

불타는 도시, 붕괴된 건물들.

들려오는 괴수의 포효와 사람들의 비명소리.

분주하고 번잡했던, 생명력 넘치는 도시는 사라지고 없었다.


“아직도 살아남아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영호는 다비를 불러 과일주스와 빵을 구입했다.

다비는 숙련된 점원처럼 주문한 물건을 척척 내주었다.


“허-.”

“와-.”


사람들은 허공에서 음식이 나오자 눈을 동그랗게 떴다.

허공에서 하얗고 긴 팔이 영호에게 연신 물건을 건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놀라는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전한 영호가 말을 이어갔다.


“사람들을 대피시킬 겁니다. 기운부터 차리세요.”


벌컥벌컥.

사람들은 영호가 건넨 주스로 갈증을 해결하기 바빴다.

그러면서도 매서워진 눈으로 도심을 응시했다.


‘그래, 싸워야지.’

‘맹세한 거잖아.’

‘복수 해야지.’


“대피시킬 때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할 겁니다.”


오토바이를 배낭에 갈무리한 영호가 무릎을 굽혔다.

빠직-.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이 부풀어 오르고.

쾅-!

도심을 향해 힘차게 도약했다.

지훈도, 주앙이를 태운 늑대도 영호를 쫓아 날 듯 뛰어올랐다.


멀어져가는 영호 일행을 보던 초인들의 시선이 허공에서 만났다.


“우리도 갑시다. 사람들 구하러.”


*


“저리 가-!”


건물 옥상과 잔해를 밟으며 얼마나 이동했을까?

다급한 여자의 음성이 들려왔다.

영호는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쫑긋 세웠다. 어느 교회의 십자가를 딛고 서서 감각을 집중했다.


‘5등급, 6등급인가? 많기도 하네.’


영호의 신형이 순식간에 아래로 쏘아졌다.


“아영아!”

“아악-!”


쓰러져 있던 여자를 향해 괴수가 꼬리를 휘둘렀고, 마지막을 예감한 여자가 비명과 함께 눈을 감았다.


채앵-!

마땅히 느껴질 것 같았던 고통 대신 들리는 낯선 소리.

눈을 뜬 여자의 시야에 서서히 사라지는 우윳빛 방패가 보였다.

그리고 등을 보이고 우뚝 서 있는 건장한 남자.

남자의 온 몸을 회오리 치는 수십개의 방패가 휘감고 있었다.


[방패 회오리라······. 오랜만에 보는 기술이군.]

‘마물이 너무 많아. 정리가 우선이다.’


영호는 여자를 살필 새도 없이 괴수를 향해 달려갔다.


‘방패 날리기.’

‘방패 날리기.’

‘방패 강타.’


콰차앙-!

대검을 익힌답시고 여유를 부릴 시간이 없다.

주위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몇 안 되는 인원이 괴수에 쓸릴 판이다.

숨을 들이쉬고 괴성을 질렀다.


【“덤벼라!”】

쿠와아-

〈도발의 포효〉

호랑이가 울부짖는 포효와 함께 대지가 진동하고 마력의 파동이 허공을 덮쳤다.

주위의 괴수들이 일제히 영호를 향해 달려들었다.


꽈자작-!

영호의 도발에 걸려든 괴수들이 방패 회오리에 찢겨 나갔다.


‘아름답다······.’


김아영은 마력이 소진된 탓에 숨을 쉬기도 버거웠다.

멍한 눈에 가득 들어오는 남자.

백옥처럼 눈부신 방패가 온몸을 방어하며 접근하는 모든 마물을 찢었다. 두 손에서는 끝없이 작은 방패가 날아가 괴수에 명중했다.


남자는 그 흔한 갑옷조차 없이 코트를 걸치고 있었다.

넋을 놓고 보는 것은 김아영뿐만이 아니었다.


‘저런 것도 가능하구나.’

‘저 사람 어디서 본 거 같은데······.’


김아영과 함께 동네 수복에 나섰던 초인들은 전멸 위기에 몰려 있었다. 갑자기 나타난 도영호가 아니었다면 이미 모두 죽었을 것이다.

살았다는 안도와 함께 한 숨 돌릴 때 또다른 강력한 기운이 등장했다.


우르릉-.

거대한 먹구름이 삽시간에 일대를 뒤덮고.

꽈르릉-! 빠지직-!

눈이 멀 것 같은 강렬한 번개가 괴수를 관통한다.

영호의 방패회오리와 경쟁이라도 하듯 번개의 태풍이 수 톤에 이르는 괴수를 허공으로 띄워 갈갈이 찢었다.


부산 일대 어디서도 느끼지 못했던 마력의 폭풍을 목격한 초인들의 입이 자동으로 벌어졌다.

두 개의 회오리가 산소를 강탈해 가기라도 한 듯.

계승자들은 입을 크게 벌리고 겨우 숨만 쉬었다.


영호와 지훈, 둘이 동시에 온 힘을 쏟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먹구름을 뚫고 눈부신 창을 든 지훈이 망토를 펄럭이며 지상으로 쏘아져 내려왔다.


방패와 번개가 난무하고, 마물과 괴수가 빠르게 쓰러져 갈 때.

어디선가 거대한 늑대를 탄 고양이가 나타났다.

늑대와 고양이까지 합세한 전장에서 거대한 괴수들이 태풍에 휩쓸리는 낙엽처럼 쓰러져갔다.


‘살았구나······.’


건물 외벽에 기대앉았던 김아영은 탈진한 나머지 스르르 눈을 감았다.


‘레가스. 궁금한 게 있는데.’

[그래. 궁금할 만하지.]

‘아직 말 안 했는데.’

[잊지 마라. 네 안에 나 있다.]

‘그렇지······. 다른 사람들은 왜 그런 걸까?’

[왜 다른 인간들은 너만큼 강하지 않냐고 묻는다면, 네가 독해서라고 해두지. 모두가 너처럼 싸웠다면, 그 인간들은 모두 탈진해 죽었을 거다.]

‘내가 무모하다는 뜻으로 들리네?’

[내가 함께 있었으니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구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레가스가 없지.’

[허험! 아무튼 그건 초기에나 그런 것이고······. 네게 그만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겨우 8명의 계승자가 부산의 한 개 동을 구하겠다고 모여 있었다.

괴수 소탕을 마친 영호와 지훈은 힘든 기색도 없이 부상자들을 살폈다.

전투를 마친 주앙이가 다른 주작의 제자를 치료하고, 그 제자가 다른 동료들을 살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인사를 듣는 둥 마는 둥, 영호는 사람들에게 마실 것과 음식을 건네고 감각을 끌어올렸다.


‘어디로 가야 하나······.’


지훈이 이용하는 단체 대화방에 도움을 청했던 부산 사람은 더 이상 대화를 올리지 않고 있었다.

처참한 시내가, 하늘을 가득 메운 검은 연기가 그의 최후를 말해주는 듯했다.


“지훈이는 다음 목적지 생각 좀 해 둬라.”

“네, 형.”

“주앙이는-.”


두리번거리며 주앙이를 찾던 영호가 말을 멈추었다.

상태가 심각해 보이는 여자.

영호가 도착 즉시 방패부터 만들어 괴수의 꼬리로부터 보호했던 여자였다.


“아르르-.”


주앙이가 진저리를 치며 마력을 쏟아붓는 모습이 환자의 상태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주앙이의 몸에서 여자에게 향하던 붉은 아우라가 점차 짙은 핏빛으로 변했다.


“음······.”


미간을 찡그리며 신음을 흘리는 모습에 지켜보던 모든 사람들이 안도했다.

치료를 마친 주앙이가 여자의 얼굴을 핥기 시작했다.


“와, 고양이가 살렸네.”

“고양이가 뭐야, 용사님한테?”

“아하하, 그러네.”

“아영이 평소 캣맘 활동 열심히 하더니 목숨으로 보상받네.”


주저앉아 한마디씩 보태는 모습에서 여유가 묻어났다.

김아영과 함께 전투를 벌였던 사람들은 금방 안정을 찾았다.

온통 피투성이에, 서 있을 힘도 없지만 무사하게 전투를 마쳤다는 생각에 안도했다.


“가르릉-.”


주앙이도 김아영에게서 고양이들의 자취를 느꼈던 것일까? 그녀의 정신이 들 때까지 김아영의 얼굴을 핥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눈도 뜨지 못한 김아영이 웃으며 주앙이를 끌어안았다.


“크큭. 아이- 간지러워.”


영호는 김아영의 옆에 과일주스를 내려놓고 주앙이를 불렀다.


“주앙아, 가자.”


주앙이는 여자의 얼굴에 침을 잔뜩 바른 것이 만족스러워 입꼬리를 올리고 미련없이 영호의 어깨에 올라탔다.


‘모두 무사히 살아 남으시길.’


남은 사람들의 배웅을 받으며 영호는 걸음을 바삐 옮겼다.

서두르는 영호에게 의아한 눈빛을 보내면서도 지훈은 묻지 않았다.

적어도 지훈이 아는 영호는 이유 없이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다.


— [근처에 악마가 느껴진다.]


레가스의 제보가 있었다.

부산의 게이트는 이미 모든 마물을 쏟은 상태.

게이트를 열 일이 없으니 악마가 힘을 쓸 일이 없다.

그럼에도 악마의 기운이 감지되었다는 것이 의아하지만 머릿수를 줄일 좋은 기회였다.


*


살인마.

지금처럼 살인을 저지르기 좋은 때가 있을까?

경찰도, 군대도 없다.

신령의 제자라는 초인들은 마물과 싸우기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하나씩 인간을 처치한다.

음식으로, 돈으로 대피소에 있던 인간들을 하나씩 꾀어내어 으슥한 곳에서 처리 후 밖에 내던졌다.


“크크큭. 이 놈은 좀 무겁구만. 밥 먹어라 아가들아-.”


건물 밖으로 내던지면 마물이 알아서 물어간다.

흔적도 남지 않는 완전범죄다.


쿵-.

3층에서 떨어진 남자의 시체가 육중한 소리를 냈다.

입맛을 다시며 대피소로 발길을 돌렸다.


흠칫.

건물 맞은편 도로에서 강렬한 눈빛으로 자신을 쏘아보는 남자가 있다.

뚜벅뚜벅.

그리고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발소리.


“칫-.”


살인마는 바삐 걸음을 옮겨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을 밟았다.


쾅-.

“허억-!”


6층 건물의 옥상 문을 박차고 나간 남자가 기함했다.

커다란 늑대가 침을 흘리며 노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늑대의 푸른 안광에 심장이 멎을 듯하지만 악마답게 침착함을 유지했다.

늑대에게 저주를 걸면 된다.

달아날 수 있다.

youngho jpeg.jpg


작가의말

악마의 저주에 걸린 늑대라니.

생각만 해도 후덜덜


==============

김지훈: 늑대야 피해!

늑대: 크르르...

돈 주앙: 내 탈 것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지마 시바려나아아앙!

김지훈: (울먹)


==========


월요일날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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