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우당탕탕 초인 전기傳奇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두몽
그림/삽화
두몽
작품등록일 :
2021.05.12 10:28
최근연재일 :
2021.09.10 08:20
연재수 :
94 회
조회수 :
72,851
추천수 :
2,292
글자수 :
519,371

작성
21.07.05 08:20
조회
571
추천
18
글자
12쪽

62화

DUMMY

대공의 눈에 비친 인간들은 적이었지만 인상적이었다.


인간은 마물을 상대할 전략을 빠르게 수립했고, 사냥하듯 마물을 지워 나갔다.


대공은 언젠가 보았던 원시인의 매머드 사냥, 고래 사냥 등의 동굴벽화를 떠올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수십배나 강한 짐승을 겨우 나무 창과 화살로 사냥하던 원시인들.


‘인간을 너무 무시했구나. 압도적인 힘으로 손쉽게 제압할 수 있을 거라 여겼거늘. 전사로 각성하게 될 줄이야.’


대공은 관자놀이를 검지로 문지르며 생각에 잠겼다.


“대공 전하, 다음 명을 내려주십시오.”

“기다려라. 내 구상 중인 것이 있느니.”

“어떤······.”

“네 놈에게 말하면 다른 놈들도 알 것이 아니냐?”


그렇게 된다면 첩자의 귀에도 흘러 들어갈 것이다.

더 이상 전략을 노출할 수는 없다.


“당분간 조용히 기다리라. 대통령이라는 놈 감시나 잘 하거라.”

“예. 대공 전하.”

“그리고······.”


- 옮겨야겠다. 이 곳은 발각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대공이 눈알을 굴리며 전음을 보냈다.


*


콰직-!


【끼에에엑-.】


방패로 괴수의 다리를 강타해 균형을 흔들어 놓으면, 여지없이 전격이 실린 창이 몸통을 꿰뚫었다.


후웅-. 퍼펑-!

머리 위를 수놓는 주작의 불덩이를 배경삼아.

대검을 비껴 들고 괴수를 베는 영호를 지훈이 수호신처럼 따랐다.


“형! 대구에서 왔나 봐요! 엄청 많아요!”


— “남쪽 피난민이 대구로 올 수도 있어요. 군단을 꾸려서 도와주세요.”


박재민과 대구의 용사들은 영호의 당부를 잊지 않았다.

영호가 떠난 즉시 초인들을 규합했고, 길드의 이익을 넘어 인류를 위한다는 뜻으로 군단을 꾸렸다.

그 수가 5천.

한 뜻으로 모였으니 당장에라도 나라 하나를 집어삼킬 수 있는 군대였다.


“대구군단! 돌격!”


박재민이 말을 몰아 최전방에서 돌격을 했고, 그 뒤를 따라 망토를 나부끼며 초인들이 해일처럼 밀려들었다.


서쪽에서 짓쳐들어온 대군에 괴수의 군대는 옆구리를 무방비로 내주고 말았다.


하얀 검광과 푸른 전격이 대지를 수놓고, 뼈를 에는 냉기와 영혼마저 태워버릴 듯한 신의 불이 힘겨루기를 하는 전장에서, 괴수는 엑스트라처럼 존재를 잃어갔다.


3군이 1군과 교대하고, 마침내 동쪽 하늘이 붉게 타오를 때.

백여 마리 남짓 남은 괴수의 무리가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못 간다 임마들아!”


동쪽으로 우회해 후미로 돌아간 2군.

퇴로를 막은 아영의 구성진 일성이 상공에 울려 퍼졌고.

송곳 같은 우박이 괴수의 두꺼운 피부를 파고들었다.


‘저건 뭐지?’


아영의 눈에 들어온 이질적이다 못해 이색적인 광경.


“오빠! 여기 괴수들 틈에 사람들도 섞여 있어요!”

- 괴수들 조종하느라 같이 온 악마들일 거예요.

“이거 어쩔-.”


숙주를 어떻게 처리할지 묻는 찰나.


쿠콰콰콰콰-!

지구 최강 고양이의 입에서 뿜어져 나온 거대한 홍염의 브레스가 달아나던 숙주들을 땅에서 지워버렸다.

폭포처럼 쏟아진 붉은 불꽃이 고속도로를 태워버렸고, 열기가 아스팔트를 달궜다.


- 주앙이가 알아서 할 거예요.


악마라면 환장하는 고양이니까.


‘예······. 그러네요.’


귀여운 모습에 어울리지 않는 새끼 고양이의 위력에 아영과 초인들은 아연실색했다.


“냐냐냐-!”

“크르르-.”


주앙이와 늑대는 도망치는 괴수의 목덜미를 물고 늘어졌고. 불 뿜는 고양이에 잠시 넋이 나갔던 초인들이 정신을 차리고 막바지 전투에 가세했다.


*


「이름: 도영호

종족: 인간(지구)

등급: 용사

레벨: 300

특성: 대상의 레벨이 당신보다 높아 감히 확인할 수 없습니다.」


‘햐, 영호 형 만렙이시네!’


지칠 줄 모르는 영호를 따르며 지훈은 내심 감탄하고 있었다.

체력이 뛰어나고 마법을 거의 사용하지 않으니 영호는 누구보다 스태미너가 좋았다.


“크악!”


갑작스러운 비명에 영호가 소리 난 곳을 바라보았다.

영호와 함께 최전방에서 백병전을 펼치던 백호의 용사가 낸 비명이었다.

그는 거대한 낫처럼 생긴 괴수의 발톱에 꿰어 허공을 날았다.

퇴로가 막힌 괴수의 몸부림이 용사의 실드를 뚫은 것이다.


〈방패 날리기〉

패앵-.

한층 위력이 향상된 방패 날리기가 괴수의 다리를 잘라냈다.

다리를 잃은 괴수는 고꾸라졌고, 영호는 비호처럼 몸을 날려 추락하는 용사를 받아냈다.


“커헉-!”


상처를 살펴보니 커다란 발톱에 복부가 뚫려 있었다.

과다 출혈은 물론이고 내장의 훼손도 심각했다.


[영호, 이 자의 목숨이 위험하다.]

“주작! 주작!”


후위에 있던 주작의 제자들이 달려왔다.

지친 와중에도 동료를 치료하기 위해 기꺼이 남은 기운을 쏟아 부었다.


“아······. 부상이 너무 심해요.”

“크윽-. 마력이 부족해요.”

“정신 잃으시면 안 돼요! 눈 뜨고 천천히 숨 쉬세요!”


몇 명의 주작이 힘을 썼지만 상처는 좀처럼 아물지 않았다.

영호의 마음이 급해졌다.


“조금만 힘내세요! 우리가 이겼어요!”

“으윽-. 난 괜찮아요······.”


내상으로 인한 욕지기가 올라오는지 용사는 크게 숨을 들이쉰 후 천천히 내쉬었다.

그러나 숨쉬기 버거운지 입을 크게 벌리고 그렁거리는 소리를 냈다.

얕은 숨을 몰아쉬는 박자가 빨라지고 있었다.


”······살아서······ 만날 처자식도······ 없어요. 할 만큼 했어요. 쉬고 싶어요······. 가족들한테 보내줘요.”


용사는 입가에 피를 흘리면서도 희미하게 웃고 있었다.

그렁그렁하던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어쩌면 그는 살아갈 희망이 없어서 몸을 사리지 않고 전투에 임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죽으면 안 됩니다! 쉬더라도 살아서 쉬세요!”


부상자를 끌어안고 주위를 살폈지만 그를 살릴 만한 마력을 지닌 주작의 제자들은 보이지 않았다.

모두가 지쳐 있었다.


지금 영호가 믿을 수 있는 것은 단 하나의 주작.


- 주앙아, 어디 있니.


기감을 확장하고 주앙이를 불렀지만 대답이 없다.

난잡하게 섞인 1만 명이 넘는 초인들 틈에 섞인 한 마리의 고양이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아영 씨, 주앙이 어디있어요?”


인 이어로 부른 아영 조차도 전장에 뛰어 들어 답이 없었다.

움직임이 많고, 기운이 많은 곳에 섞인 대상을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영호 대장······, 나 괜찮아요. 그래도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게 해 줘서······ 고마워요.”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함께 인간을 보호하고 괴수에 맞서 싸우던 전우였다.

이 순간 무엇보다 소중하고 고귀한 생명이었다.


“옆에 계셔서 저도 버틸 수 있었어요! 정신 놓으시면 안 됩니다!”


영호의 절규를 외면한 전우가 힘없이 팔을 늘어뜨렸다.


영호는 그를 끌어안고 소리 죽여 흐느꼈다.


‘어떡해. 불쌍해서 어떡해. 레가스, 이 아저씨 불쌍해서 어떡해······.’

[······.]


레가스도 소리 없이 울고 있었다.

창자가 끊어지는 영호의 감정이 절절히 느껴져 함께 울 수밖에 없었다.


주위의 모두가 슬픔을 삼켰다.

어떤 이는 이를 악문 채 달아나는 괴수를 쫓았고.

누군가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유일한 전사자였다.


끄윽, 끅끅-.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 소리도 내지 못하고 울었다.


화아악-!

어깨를 들썩이던 영호의 온 몸에서 태양빛처럼 눈부신 백광이 폭발했다.

뿜어져 나온 빛이 지평선에 가득 퍼졌다.


영호를 지나쳐 격전지로 달려가던 초인들이, 옆에서 코 끝을 찡그리며 눈물을 삼키던 지훈이 눈이 멀 것 같은 백광에 눈을 질끈 감았다.


백광의 파동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퍼져 나갔다.


‘영호 형? 뭐지?’


슬픔에 잠겨 있던 영호가 번쩍 눈을 떴다.

전사자를 안고 벌떡 일어선 그의 눈에서 백색 안광이 강렬하게 번뜩이고.

입술을 달싹이며 중얼거렸다.


“찾았다. 돈 주앙.”


파아앙-!


단순한 도약이 아니었다.

경공 이상의 경공.

마치 비행을 하듯 전장을 날았다.

단숨에 수백 미터 떨어진 돈 주앙이 있는 곳에 닿았다.


“도영호 님 어떻게 되신 거죠?”

“온몸에서 빛이······.”


모두가 어리둥절해 있을 때 지훈은 재빨리 활성화시킨 대상 분석 스킬로 영호의 변화를 확인했다.


「이름: 도영호

종족: 인간(지구)

등급: 사도

레벨: 301

특성: 대상의 레벨이 당신보다 높아 감히 확인할 수 없습니다.」


사도.

폭발적으로 나오던 광휘가 또 다른 각성의 신호였을 거라 짐작은 했다.

은은하게 빛이 감돌던 용사와 달리, 사도는 빛 그 자체인 듯 찬란했다.


“와······, 사도라니. 시발 영호 형 너무 멋있다. 크흑-.”


마치 제 일인 양, 지훈은 기어이 눈물을 훔쳤다.


【“돈 주앙!”】

“냐아-!”


주앙이는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듯 영호의 품에 있는 용사를 향해 앞발을 뻗었다.


마력 고갈이 아닌 육체 부상이기에, 영호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고는 힐러를 찾아주는 것이 전부였다.

자신이 아는 최고의 힐러 캣, 돈 주앙.


‘주앙이가 못 살리면 아무도 못살리겠지?’

[쿨쩍-.]


각성과 함께 냉정을 찾은 영호와 달리 레가스는 혼자 청승을 떨었다.

영혼이 코를 훌쩍이는 소리가 영호의 머리를 지끈거리게 했다.


“아르르릉-!”


돈 주앙은 앞발을 환부에 올리고, 몸을 비틀고 눈을 찡그리며 애를 썼다.

영호가 도울 수 있는 것은 마력을 보태 주는 것뿐.

손을 뻗어 주앙이의 마력이 고갈되지 않도록 했다.


[영호, 무섭다. 어마어마한 힘이 느껴진다.]

‘네가 말한 대마법사나 현자들과 비교한다면?’

[난 모르겠는데.]


마력량 뿐만 아니라, 외관상의 변화도 뚜렷했다.

전신을 덮은 은색 갑주는 물론, 몸에서도 빛이 났고 투구는 눈만 보이는 풀페이스 헬멧으로 진화했다.

망토는 반투명한 실크처럼 은빛으로 물결쳤다.


전투를 벌이던 초인들은 영호에게서 느껴지는 압도적인 힘에 경악하고 있었다.

아군이라서 다행이었다.


“끄으-.”


거의 숨이 끊어졌던 용사가 회생하며 힘겹게 숨을 쉬기 시작했고.

붉은 기운의 도움을 받아 깊이 잠들었다.

어떤 진통제보다 도움이 될 것이다.


“됐다! 역시 주앙이-!”


환자를 조심스럽게 바닥에 눕혔다.

주앙이도 치료를 마쳤는지 모처럼 영호의 어깨 위에 올라 털을 고르기 시작했다.


영호는 일어서서 최후의 발악을 하는 괴수들을 바라보았다.

마지막 남은 괴수가 아영이 소환한 얼음 폭풍에 갇혀 갈갈이 찢기고 있었다.


‘저런 기술도 있네. 정말 아영 씨는 천재적인 재능이야.’

[나약한 종족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잘못 봤군. 쿨쩍.]


레가스가 인간의 마법 구사 실력에 진지하게 감탄했다.

한 때 인간을 하찮은 존재라 여기며 무시했었는데.

등급에 비해 기술이 변변찮은 초인들도 다른 사람의 기술을 모방하거나 배우며 성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서로 가르쳐 주기를 마다하지 않고.

배우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알게 된 사실이었습니다. 초인들이 사용한 마법은 모두의 무의식에 스승들이 심어 둔 것이었습니다. 마법 생성의 원리를 알지 못하는 인간들이 마법을 창조해 낸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함을, 그 때는 알지 못했던 것이죠. 모두의 무의식에 있던 스킬이었기에, 다른 동료가 시전하는 것을 보고 자연스럽게 따라할 수 있었습니다.”』


영호는 전투가 끝난 전장을 묵묵히 둘러보았다.

신이 강림한 듯, 일렁이는 눈부신 빛 속에서 더 빛나는 눈동자로 사람 한 명, 먼지 한 톨까지 눈에 담았다.


중앙분리대가 사라진 고속도로 수백 미터 구간에서 펼쳐진 전투는 인간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초인들은 고속도로 위의 괴수 사체를 도로 밖으로 말끔히 치우고 태워버렸다.


〈전사자 0명〉

말없이 조용한 영호를 대신해 지훈이 전우들을 격려했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앞으로도 이럴 겁니다. 이래야 하구요.”

“영호 대장님, 결계를 깔때기처럼 만드는 거 최고였어요.”


30대로 보이는 청룡의 제자가 영호에게 엄지를 세워보였다.

아영도 거들었다.


“오빠 전략이 좋았어요. 사실 현무 무시하는 분들도 계셨는데, 이제 다시 보겠네요.”


즉흥적이었으나 진영을 갖추고 전략을 준비해 임한 첫 대규모 전투였다.

자신감을 얻은 것이 큰 수확이었다.


상기된 다른 초인들과 달리, 영호는 무표정한 얼굴로 사도 각성의 순간 들려온 목소리를 떠올렸다.


‘어디서 들어봤더라······.’


— 【지구에 태어난 근원의 사도여······.】

youngho jpeg.jpg


작가의말

후계의 조건은 희생

계승자의 조건은 용기

용사의 조건은 신념


사도의 조건은 바로...


=================


김지훈: 시발 영호 형 너무 멋있다. 크흑-.

돈 주앙: 욕하지마 시바려나아아앙!

김지훈: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우당탕탕 초인 전기傳奇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를 중단합니다. +2 21.09.17 21 0 -
공지 팬아트 소개 +7 21.06.05 406 0 -
공지 공지 & 일러스트 +2 21.05.18 1,064 0 -
94 93화 +9 21.09.10 42 10 11쪽
93 92화 +2 21.09.08 40 9 11쪽
92 91화 +6 21.09.06 47 8 12쪽
91 90화 +3 21.09.04 51 8 11쪽
90 89화 +1 21.09.03 59 6 12쪽
89 88화 +4 21.09.02 61 7 12쪽
88 87화 +4 21.08.26 81 7 12쪽
87 86화 +4 21.08.25 79 7 12쪽
86 85화 +5 21.08.24 82 6 11쪽
85 84화 +5 21.08.23 86 7 11쪽
84 83화 +6 21.08.20 92 8 12쪽
83 82화 +7 21.08.19 103 8 11쪽
82 81화 +10 21.08.17 111 11 12쪽
81 80화 +5 21.08.15 124 12 12쪽
80 79화 +5 21.08.05 151 10 11쪽
79 78화 +4 21.08.03 153 10 12쪽
78 77화 +8 21.07.28 198 12 12쪽
77 76화 [2부 시작] +11 21.07.26 225 10 12쪽
76 75화 [1부 끝] +16 21.07.14 564 13 12쪽
75 74화 +10 21.07.13 555 17 12쪽
74 73화 +10 21.07.13 555 11 11쪽
73 72화 +9 21.07.12 556 10 12쪽
72 71화 +15 21.07.12 554 12 13쪽
71 70화 +11 21.07.10 556 14 13쪽
70 69화 +8 21.07.09 560 10 12쪽
69 68화 +11 21.07.09 561 15 13쪽
68 67화 +9 21.07.08 566 14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두몽'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