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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초인 전기傳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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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몽
그림/삽화
두몽
작품등록일 :
2021.05.12 10:28
최근연재일 :
2021.09.10 08:2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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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19,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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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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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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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글자
13쪽

65화

DUMMY

“아영 씨, 괜찮아요. 나 힘 빠져서······. 아영 씨 아니었으면 죽을 뻔했어요. 그리고 저 사람들, 어차피 죽어가고 있었어요.”

“······아, 정말요? 훌쩍.”


영호가 아영의 어깨를 살며시 쥐며 웃어 보였다.

반신반의하면서도 김아영은 움츠렸던 어깨를 폈다.


‘김아영, 당신은 착한 사람이야······.’


누군가는 나쁜 짓을 유희처럼 하고.

누군가는 의도치 않은 일로 인한 죄책감을 평생 안고 살아간다.

영호는 제가 아끼는 사람이 그런 고통 속에 살지 않기를 바랐다.


‘앞으로 더 험한 세상을 마주할 텐데.’


이런 일로 주눅들면 곤란하다.


축축하게 젖은 평상으로 걸어가 벌러덩 누웠다.

이미 흠뻑 젖은 몰골이라 개의치 않았다.

얼마나 많은 물이 동원되었던 것인지 분무기로 뿜은 듯, 수룡이 흩어지며 남긴 물이 안개처럼 쏟아진다.


‘무지개 이쁘다······.’


스르르 눈이 감기는데, 눈치 없는 김지훈의 고함이 들린다.


“어버버-! 야! 늑대야! 먹으면 안 돼!”


김지훈은 변중일 길드원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었다.

한데 모으던 시신 중 하나를 늑대가 삼키려다 들켰다.


“냐-!”

“캥-!”


돈 주앙이 늑대에게 불꽃 싸다귀를 날렸다.

주작의 제자답다.


뭐라고 앵알거리는 모습이 사람은 먹으면 안 된다고 훈계하는 것 같다.

늑대가 몸을 잔뜩 낮춘 채 처량한 눈으로 고양이를 올려보며 몇 번 끄덕였다.

개냐······.


김아영은······.


‘뭐하는 거지?’


재만 남은 집 위에 우윳빛 돔을 만들고 뭐라고 중얼거린다.

영호는 피로를 잠시 쫓고 귀를 쫑긋 세웠다.


‘근원의 언어?’


진언이었다.

근원의 언어로 이루어진 주문.


【······ 츨루베인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너의 과거를······.】


‘맙소사!’


영호가 벌떡 일어섰다.


재가 되어 스러졌던 집이 불붙은 채 일어서고, 집이 불을 토해냈다.

어두워졌다가 밝아지기를 세 번인가 반복했다.

체격 좋은 사람이 뒷걸음질로 집으로 들어간다.


‘형!’


“아······. 더 이상은 무리네······.”


아영이 지친 목소리로 혼잣말을 했다.

숙련도가 부족해 천류막 내부의 시간을 거스르는 능력에 한계가 왔다.


어느새 다가온 영호가 아영의 어깨에 손을 얹었고, 시신을 운반하던 지훈도 입을 쩌억 벌렸다.


되돌리던 시간이 다시 순행하기 시작했다.

도영호와 쏙 빼닮은 사람이 뚜벅뚜벅 걸어 나왔다.

외양간의 소 두 마리를 자유롭게 풀어준다.


‘그렇게 끔찍하게 아끼던 소를······.’


집을 완전히 떠나기로 마음먹은 사람의 태도였다.


날이 밝아졌다가 어두워지기를 다시 반복하고.

변중일이 집에 불덩이를 날렸다.


‘역시, 형은 없었구나.’


알 수 없는 희열이 차올랐다.

적어도 변중일을 살려 보냈다는 것에 후회는 남지 않게 되었다.

김아영이 몇 보내긴 했지만······.


“아영 씨······. 고마워요. 정말로······. 구해줘서.”


목숨은 아니지만, 방황할 뻔한 영혼을 구원했다.


아영의 얼굴이 붉게 물든 것도 모른 채, 영호가 잿더미가 된 집으로 걸어갔다.

주작의 불이 강하긴 강한 모양이다.

집과 떨어진 외양간도 대부분 타고 없어졌다.


발에 채이는 철판 두 개를 집어 들었다.


“이거 치면······. 소들이 산에 있다가도 집으로 왔어.”


근처에 다른 이웃의 집도 없는 곳.

사료를 아끼기 위해 방목하다시피 했었다.


형이 어떻게 훈련을 시켰는지 몰라도, 소들은 철판을 치면 용케 알고 외양간으로 돌아왔다.

집에 올 때마다 영호는, 그 재미에 소를 부르다가 형한테 꿀밤을 얻어맞았었고.


— “에라, 임마! 소 괴롭히지 말고 낚시나 해. 크큭.”


형은 동생이 귀여워서 그런 것이지만, 괴력의 형에게 맞는 꿀밤은 눈물이 쏙 빠지도록 묵직했다.


철판을 양손에 나눠 쥐고.

잠시 고민하다가 내려 두었다.

괜히 불렀다가 늑대한테 먹히기라도 하면 형이 슬퍼할 것 같다.


‘소들아, 잘 살아라.’


이번에는 나무판자를 집어 들었다.

한자가 새겨진 나무판이다.


“우리 형은, 소도······ 가족이라고. 소한테도, 외양간에도 이름을 붙여줬어요.”


울컥 목이 멘다.

형은 소를 조금씩 불려 부자가 되자고 했었다.

할머니의 병원비, 동생의 학비를 대면서도 자신의 용돈을 줄여 소를 사던 형이다.

형이 보고 싶다.


〈牛堂〉


“천······당?”


어느새 다가온 지훈이 근본 없는 한자 실력을 뽐냈다.

김아영이 큭큭 웃었다.


“소 우. 우당. 소가 사는 집이란 뜻인가 봐. 오빠네 오빠 로맨틱하다······.”


오빠네 형이겠지.

지훈과 아영의 대화를 들으며 영호도 피식 웃음이 터졌다.

그래도 어벙이 중엔 김아영이 좀 덜 어벙하구나.

어벙이 중 으뜸, 김아영.


판자에 묻은 재를 손으로 툭툭 털어 고이 내려 두었다.


수룡이 만든 안개비는 그칠 줄 몰랐고.

더 강해진 한낮의 햇빛을 받아 무지개가 선명해졌다.


정말 피곤하다.


햇빛을 피해 평상의 그늘진 곳, 커다란 느티나무가 그늘을 만든 곳에 누웠다.


‘형은 어디로 간 걸까······.’


탈진해 버렸다.

몸도.

마음도.


*


혼자서 미친듯이 싸우던 강무기는 잠이 들었는지 건물 외벽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햇살에 얼굴이 간지러운지, 가끔 인상을 찌푸릴 뿐 움직이지 않는다.


박봉주와 채규호는 강무기가 깰까 봐 쩝쩝 소리도 내지 못하고 닭다리를 우물우물 씹는다.

명색이 특수부대 장교에, 국정원 요원인데······. 라는 생각을 삼키며.


“느어억!”


느닷없이 강무기가 소리를 지르며 상체를 세웠다.


“아오! 씨댕! 깜짝이야!”

“아오-. 고새끼 고거! 지 땜에 소리도 못내고 밥먹는데! 체하겠다 새꺄!”

“넌 새꺄, 나이 40 넘은 새끼가 친구한테 새끼가 뭐냐, 새끼가?”

“내가 뭐 이새꺄!”


강무기가 한심하다는 눈으로 친구들을 째려보았다.

박봉주와 채규호의 애정 넘치는 대화를 흘려 넘기며 강무기가 중얼거렸다.


“생각났어······.”


그러다가 갑자기 제 머리를 쥐어박는 것이었다.


“아이고! 그 놈 이름을 어디서 들었나 했더니!”

“누구?”


채규호가 닭고기를 우물거리며 건성으로 물었고.


“아-. 그 무식하게 기운 쎈······신 분? 이름이 뭔데?”


눈치 빠른 박봉주가 물었다.


“······도기호.”


빠르게 사라지며 전음으로 남긴 이름.

— “나는 도기호다.”


도영호의 형.


‘어쩐지······. 눈매하고 덩치가 비슷하다 했는데······. 그나저나, 영호는 알고 있는 일인가?’


알려줘야 할까.

강무기가 잠시 고민에 빠졌다.


“야, 봉주야. 네 전화기 여기서도 터지지?”

“어? 으응······. 왜?”

“왜는 무슨 왜염마. 일루 내놔 봠마.”


‘씨댕······.’


박봉주가 속으로 투덜거리며 고분고분 전화기를 넘겼다.


***


“은수 오빠, 그 지팡이 이제 버려도 되지 않아요?”


김열음이 어색하게 웃으며 물었다.


“하핫, 불편하신가요? 평생을 함께한 지팡이라서요······.”


강은수는 시각장애인이었다.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컬러란 무엇인지, 사물의 형태를 눈으로 보는 기분은 어떤 것인지 늘 궁금해했다.

손으로 만지고, 느끼며 머릿속으로 세상을 그려야 했다.


게이트가 열리던 날 희생의 약속을 이행했고.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보이지 않던 눈이 보였고.

그가 가진 최고의 능력, 상상의 힘을 발휘하게 되었다.


세종대로에 쏟아져 나온 마물을 혼자 휩쓸다시피 했다.

마물들은 얼음조각으로 변해 녹아버려 파편조차 남지 않았다.


“호호, 제가 불편할 게 있나요, 뭐. 궁금해서 그런 거죠.”


김열음은 장애가 사라진 후에도 선글라스와 시각 장애인용 지팡이를 버리지 않는 강은수를 이해할 수 없었다.

보이지 않는 갈증이 해결되었을 텐데······.


김열음에게 결핍과 갈증은 성격만 다를 뿐, 전혀 다른 개념이 아니었다.


딸이라서, 여자라서 무시당하고, 계약직이라는 이유로 실력과 무관하게 차별당해야 했다. 여자라서, 외모가 뛰어나서 대우받는 것이 아니라 업무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었다.

그래서 누구보다 열심히, 지독하게 일했다.


그러나 광화문에 있던 회사는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인정해줄 회사도, 가족도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인정에 목말랐다.

그런 그녀에게 스승 주작이 말을 걸어왔다.


— {이름이 뭐야? 내 수제자 할래?}


게이트가 열린 첫날이었다.

김열음은 첫날 비행을 익혔고, 광화문에서 서소문로까지 불바다를 만들었다.

주작이 단번에 수제자로 낙점한 데는 그럴만한 실력이 있기 때문이었다.


— “감사합니다. 스승님!”

— {열심히 해. 조만간 술 한잔 하자.}


앳된 목소리였지만, 술을 좋아하는 스승인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스승의 인정에 가슴이 벅차오르며 갈증이 해소되는 기분이었다.

사회에서의 인정은 여전히 받을 길이 없지만 아무렴 어떠냐······. 바뀐 세상에서라도 인정받았는데.


“어후······. 떨리네요. 스승님을 뵙는다고 생각하니······.”

“호호. 저도요. 기대도 돼요.”


강은수는 방금 전 현무의 전갈을 받았다.

김열음과는 일찌감치 붙어 다니며 서울을 보호하고 수도권을 정벌했지만, 따로 스승의 부름을 받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김열음과 강은수는 파티도, 길드도 없이 둘이서 인천 원정을 다녀오고, 강원도 서북부 일대의 마물을 평정했다.

강은수가 수백 미터에 이르는 결계로 가두면 김열음이 태우는 식이었다.

괴수에게는 지옥의 불구덩이였다.


결계 능력만 사용했다면 현무가 외면했을지도 모른다.

강은수는 일찌감치 천류막을 만들어 수면 중에도 김열음을 안전하게 보호했고, 시간을 빨리 돌려 피로를 해소시켰다.


괴수를 얼려 터지게 만들었고, 김열음이 과열시킨 대지에 비를 뿌려 다음에 뿌리내릴 생명을 배려했다.


현무는 그런 강은수의 심성을 높이 샀다.

도기호 만큼의 과단성은 없지만 뒤쳐지지 않는 천재성을 보였고.


도기호가 공포스럽고 차가운 어둠이라면, 강은수는 생명이 움트고 호흡하는 포근한 밤이었다.


— {나의 수제자가 된다면 츨루베인의 권능을 아낌없이 전수하겠습니다.}


콜.

강은수는 욕심이 있었다.

이제 막 보이기 시작한 세상을 넘어, 그 이상의 세상을 보고싶다는 욕심.


— {르빌리야의 수제자와 함께 다니는군요. 머지 않아 부를 것이니 그 때 봅시다.}


실로 가슴 뛰는 제안이었고, 호출이었다.

장애인이라는 차별, 명문화된 법으로도 보호받지 못하던 설움이 일거에 해소되는 일대 사건이었다.


“오빠, 다른 두 스승님의 수제자도 있겠죠?”

“음······. 따로 알려주시진 않았지만 스승님이 네 분이니 아마도요?”

“어떤 사람들일지 되게 궁금하다······.”


빌딩 꼭대기에 걸터앉아 다리를 흔들며 김열음이 눈을 굴렸다.

강은수가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걸치고 물었다.


“어떤 분들이면 좋겠어요?”

“음······. 어떤 사람들이었으면 좋겠다, 하는 것보단······. 그냥, 착했으면 좋겠어요. 살면서 싸가지없는 인간들을 너무 많이 봐서요.”

“하하. 그 사람들 불태워버리지 못해서 아쉬워요?”

“쪼금······.”


김열음이 손으로 입을 가리고는 키득거렸다.

어차피 마물들이 삼켜버렸으니까.


강은수는 김열음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잠시 쉬며 대화할 때마다 시각 장애인의 습관처럼 정면만 보는 이유다.


‘후훗. 한없이 여린 사람이 강한 척하기는.’


“보고 싶죠?”

“네?”

“열음 씨, 그 싸가지없던 사람들 보고 싶죠?”

“······.”


김열음은 끝내 눈가에 고였던 눈물을 떨궈야 했다.

강은수가 옆에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옆에서 잡아줄 사람이 없었다면, 사무치는 외로움에 진작에 흑화되었을지 모른다.

온 세상을 불바다로 만들려 들었을 거다.


“크흠! 근데요, 은수 오빠.”

“네?”


가라앉는 기분을 전환시키려 김열음이 헛기침을 했다.


“보이지 않다가 보이니까 어때요?”


강은수를 만난 후 늘 궁금했지만 조심스러워서 묻지 못했다.

장애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상처일 수 있기에.


강은수는 덤덤해 보인다.

김열음을 위해 미소까지 지어 보였다.


“일단······, 열음 씨 같은 미인을 볼 수 있어서 좋고요.”

“푸흑!”


김열음은 웃음을 터뜨렸지만 강은수의 말을 끊지 않고 기다렸다.


“세상의 추한 모습을 많이 보게 되네요······. 보이지 않을 때 마음속에 그려지던 추한 모습들을 시신경으로 접하고 뇌리에 새기게 되니까, 차라리 안 보는 게 낫겠다 싶은 것들도 많아요.”


강은수가 김열음의 손에 쥔 휴대전화를 가리키며 말했다.

김열음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추한 기사들이 많긴 했지. 요 며칠은 기사도 안 올라오지만······.’


“근데 정말 궁금하네요. 다른 스승님들 수제자는 어떤 사람들일지······.”

“그러게요. 열음 씨 말대로 착한 사람들이면 좋겠네요.”

youngho png1.png


작가의말

열음이~

아름이~

예림이~


==================

아름이: 난 언제 나오냐...음냐음냐...


작가: (흠칫)


==============

오랜만에 하루 2화. 내일은 오전 업로드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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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73화 +10 21.07.13 555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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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71화 +15 21.07.12 554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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