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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초인 전기傳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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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몽
그림/삽화
두몽
작품등록일 :
2021.05.12 10:28
최근연재일 :
2021.09.1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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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19,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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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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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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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12쪽

72화

DUMMY

“어버버-. 백호······ 스승님?”


혹시나 위험한 사람은 아닐까, 김지훈이 품 속의 도끼를 잡았다가 다시 두었다.


‘이런 귀한 곳에 너처럼 누추한 분이 웬일이냐’는 눈빛을 보내던 김아영도 가늘게 떴던 눈을 동그랗게 만들었다. 도영호 주위엔 여자가 너무 많아서 아영이 마음은 편할 날이 없다.

이아름이 스승이라고 부를 존재라면 천사일 텐데, 왜 이곳에?


이아름은 백호의 목소리가 낯설지 않다.

정신을 잃고 누워 있었을 때, 찰박거리는 차갑고 검은 물에 누워있는 기분이었다. 시원했지만, 등골이 오싹하게 소름 끼치는 곳이었다.


공기의 냄새는 매캐하고, 바람은 전혀 불지 않는 어둡고 차가운 공간이었다.


‘난 죽은 건가?’


겨우 눈을 떴을 때, 멀리, 대기권보다 더 높다고 여겨지는 곳에 총총 떠 있는 불빛이 있었다. 온통 검은 세상에서 단 하나 빛나는 별이었다.

그 불빛이 계속 속삭였다.


‘눈 감지 마라. 잠들지 마라.’


몸이 말을 듣지 않아 일어나거나 움직일 수 없었지만 그 불빛을 보며 눈을 뜨고 버텼다.

그 때 속삭이던 목소리였다.


남들의 눈에는 정장차림의 여자로 보일 테지만, 이아름의 눈에는 스승의 실체가 보였다.

그 때 빛나던 별처럼, 눈부신 천사의 모습으로 님드리엘이 눈 앞에 서 있었다.


“넌 나와 간다.”


눈부신 외모와 다르게 말투는 듣는 순간 정떨어지게 무뚝뚝하지만.


“이 누나는 영호 형이 저희한테 부탁했는데요.”

“그럼 너희도 나와 간다.”


천사답게 통이 크다.


“영호 형이 없어졌어요.”

“내 알 바 아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여전히 무뚝뚝하겠지.


말투에서 찬바람이 쌩쌩 부는 스승이다.

천사의 실체에 황홀감에 취했던 이아름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백호는 정동아를 한 번 흘겼을 뿐, 적대하지 않았다.

백호를 따라 나서며 지훈이 두리번거렸다.


‘그런데 주앙이는 어디로 사라진 거야?’


고양이새끼에게 개무시 당하면서도 챙기는 착한 김지훈이었다.


*


김아영이 일부러 이아름과 함께 늑대에 탔다.

이아름을 앞에 태우고, 병원에 누워있는 동안 있었던 일을 자세히 알려주었다. 세상이 변한 이야기, 대강 알고 있는 지역별 상황, 여러가지 사건사고소식.

이아름은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어깨를 들썩이며 울기도 했다.


김지훈의 오토바이는 정동아가 운전했다.

6천7백만년을 살았는데 오토바이 운전쯤 눈감고도 가능했다.

박선영이 그 뒤에 탔다.


김지훈은 걸어가는 백호 스승을 따라 달렸다.

백호의 걷는 속도가 오토바이보다 빨라서 열심히 뛰어야 했다.


‘아니, 왜 천사가 걸어 다니는 거야?’

{날아가면 못 따라오지 않나?}

‘넵!’


머릿속에 백호의 음성이 울렸다.

천사의 신성한 능력은, 단순히 전음을 보내는 것을 넘어, 생각을 잃고 답할 수도 있다는 것을 잠시 잊고 있었다.


*


백호를 따라 도착한 곳은 아지트라는 곳이었다.

그 이름도 거창하고 성스러운······.


〈백호 룸&나이트〉


들어서기 전, 백호가 정동아를 돌아보며 물었다.


“들어올 수 있겠나?”


정동아가 움츠렸던 목을 빼고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천사들의 공간에 들어간다는 흥분감에 젖어 목뼈가 녹아내릴 뻔했다.


1층에 들어서니 넓은 홀 중앙에 웃통을 벗은 남자가 있었다.

품이 넓은 검은색 외투를 입은, 체구 작은 남자와 대련하는 것 같다.


도영호의 근육질 몸을 본 지훈과 아영이었지만 사내의 것은 조금 다르다. 터질 것 같은 근육이 쩍쩍 갈라졌고, 오래된 크고 작은 흉터가 문신처럼 새겨져 있었다.


“여어- 백호, 왔는가?”

“예, 대왕. 다녀왔습니다.”


백호가 대왕이라 부른 사내에게 허리를 굽혔다.

이아름을 제외한 일행이 사내의 얼굴을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저 사람은······.’

‘그 사람이잖아?’


아영의 천류막 안에서 본 인물, 지구로 불시착한 사람이었다.

대련하던 남자도 다가왔다. 그 또한 김지훈 일행이 알아보는 얼굴이었다.


“백호, 인원이 많군.”


현무였다. 근원석과 충돌했던 천사.

현무가 일행에게 눈인사를 건넸다.

정동아를 보면서는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됐다.”

“누가 백호의 수제자인가?”


수건으로 가슴의 땀을 닦으며 영선생이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이아름입니다. 대왕.”

“네?”


이아름은 태어나서 가장 어리바리한 상태에 놓였다.

사마귀와 싸우다가 기절하고 도영호 품에서 죽었었는데.

눈 떠 보니 안경도 안 쓰고 키가 커진 도영호가 제 가슴에 손을 얹고 있었다. 그리고 생전 처음보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거다.


그런데 뜬금없이 찾아온 스승이 수제자라며 저를 지명하니, 코에서 뜨거운 바람이 나오고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백호, 또 아무 설명 안 하고 데려왔나?”

“······.”


어리둥절한 이아름을 보며 현무가 백호에게 핀잔을 주었고, 백호는다시 말을 잃었다.


“나도 궁금하구만. 현무, 여기 등 좀 긁어주겠나?”

“예, 대왕.”


현무에게 보이도록 등을 돌리며 영선생이 옆구리를 벅벅 긁었다.

한 눈에 봐도 근육이 과해서 등에 손이 닿지 않을 것 같긴 하다.


“겨우 후계 각성한 주제에 인간을 구하기 위해 제 생명력까지 끌어다 썼습니다. 사도의 기운을 받아내고도 죽지 않고 저렇게 멀쩡히 살아있습니다. 어디를 가도 찾기 힘든 재능입니다.”


백호가 웬일로 길게 설명을 했다.


“흠······. 탐나네······.”


언제 나타났는지 꼬맹이 주작이 냄새를 맡듯 이아름을 훑어보며 킁킁거렸다. 이아름은 그런 주작이 귀여워 머리를 쓰다듬을 뻔했다.


“백호 설명을 듣고 보니 일리가 있구만.”

“일리 정도가 아니라, 그 이상 설득력을 갖추기가 힘들 겁니다. 대왕. 수제자에게 필요한 두 가지를 다 갖추었으니까요.”

“그런가······. 그런데 현무. 지금 내 말에 토 다는 건가?”

“아, 아닙니다. 대왕. 여기, 여기가 가려우십니까?”


현무에게 등을 맡긴 영선생이 김지훈 일행에게 시선을 주었다.

어리고 약해 보이지만 눈에 총기가 넘치는 인물들.

무엇보다, 착해 보인다.


‘모두 마음에 드는구만······.’


저도 모르게 흐뭇한 웃음을 흘렸다.


“자네들끼리 함께 다닌 건가?”

“도영호라는 형이 있었는데요······.”


김지훈이 설명하려다 목이 막혔다.

영호 형이 함께 있었다면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었을 텐데.

존재만으로 충분한 사람인데······.


아영도, 선영과 아름이도 시무룩한 얼굴이 되었다.

정동아는 언니, 오빠들이 슬퍼하든 말든 건물에 둘러진 신성력에 감탄하고 있었다.


“도영호? 그 도영호?”


영선생이 백호를 보며 놀란 눈을 했다.


“예, 대왕. 그 도영호의 일행입니다.”

“어딜 간 건가?”

“이계로 넘어갔습니다.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습니다.”

“그 놈이 그렇게 했다면 다 생각이 있어서겠지.”


‘영호 형을 아시나?’


지훈의 눈빛을 읽은 영선생이 별거 아니라는 투로 말을 이었다.


“놀랄 것 없다. 도영호는 일전에 만난 일이 있으니까. 혹시 대검은 잘 쓰더냐?”

“도영호 님 엄청나요! 새벽에 훈련하는 걸 봤는데 제 평생 그렇게 무거운 검을 채찍처럼 휘두르는 검사는 처음 봤어요!”


정동아가 갑자기 신나서 떠들었고.


“허헛, 평생?”


영선생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쪼그만 녀석이 평생이라니.


“아무튼 선물한 보람이 있구먼.”


그제야 김지훈은 영호가 왜 대검을 애지중지하는지, 이 남자가 어떻게 영호를 알고 있는 것인지 알게 됐다.


“남사장.”

“예! 대왕님!”

“이 친구들 숙소가 있겠나?”

“예! 숙소는 많습니다.”

“부탁하지.”

"맡겨 주십시오, 대왕님! 그런데 늑대는······.”


반려견이라기엔 너무 큰데.

소싸움 행사 구경가서 본 싸움소보다 크다.

눈에서는 푸른빛이 도는 것이 흉흉하기 짝이 없고.

남기석이 늑대를 보며 주저주저했다.


“끼잉-.”

“늑대는 제가 돌보면 돼요! 순해요. 안 물어요!”


늑대의 가증스런 연기에 김아영의 가녀리고 애절한 목소리가 더해졌다.


“허허, 그러냐?”


아영을 향해 아빠미소를 지어 보인 영선생이 늑대를 향해 손을 뻗었다.

황소 만한 늑대가 재빨리 배를 까뒤집고 영선생의 손을 핥았다.

돈 주앙을 닮아 눈치가 대단하다.


“그렇다고 하는구만?”


영선생이 남기석에게 보란 듯 말하니 남기석도 어쩔 수 없었다.


“예. 알겠습니다. 대왕님.”


*


현무는 아영을 관심 있게 보고는, 아영에게 몇 가지 기술을 알려주었다. 자상한 스승이었다. 더 배우고 싶었는데, 스승들은 바쁘다고 했다. 출타해야 한다며 허공에서 퍽-하고 사라졌다.


그 마저도 눈 앞의 제자를 위해 기술을 선보인 것이라는 걸 똑똑한 아영은 알고 있었다.

김아영은 밥을 먹으며 스승 현무와의 만남으로 설렜던 가슴을 진정시켰다.


— “그대 혼자 힘으로 성장했다면 내가 그대를 찾아갔을 수도 있었겠습니다.”


김아영은 도영호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면서 수제자에서 탈락한 거다. 그건 김지훈도 마찬가지였고. 아마 영호가 구한 다른 용사들도 마찬가지겠지.


사람이 만든 밥을 먹는 건 정말 오랜만이다.

이계 장사꾼에게 골드를 주고 산 음식으로 연명해 왔으니까.


아영의 장사꾼 카룽은 근원의 신인족 중 난쟁이 족이라고 했는데, 샐러드가 뭔지 모른다고 했다. 아영이 보기에는 알면서도 알고 싶어하지 않는 눈치였다.

카룽은 고기로 된 음식만 팔았다. 맛은 좋은데 갈수록 아랫배가 나오고 묵직해지는 기분이어서 아영은 채소가 그립던 참이다.


룸을 개조한 지하1층 숙소 중간에 식당이 있었다.

거기서 남기석과 요리사가 음식을 만들면, 남기석의 부하들이 서빙을 했다.


“저희가 가져다 먹어도 되는데······.”


박선영이 몸 둘 바를 몰라 안절부절못했다.

조폭처럼 생긴 아저씨들이 곰살맞게 웃는 모습이 더 불편하게 만들었다.


“대왕님 모시느라 익숙해져서 저희도 이게 편합니다.”


뷔페식으로 만들까 했으나 아무래도 영선생이나 스승 등, 요인이 많아 서빙을 하게 됐다고 남기석이 설명했다.

주작이 워낙 많이 먹어서 조리하는 양도 많다고 했다.


“그런데 스승님들은 어디 가셨는지 아세요?”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김치찌개에 밥을 말아 코를 박고 먹는 김지훈을 보며 아영이 물었다.


남기석은 아영의 물음에 고개를 저었다.

어딜 가면 간다고 말을 하는 존재들도 아니고, 남기석에게 보고할 이유도 없었다.


남기석 건물인데.

돈 한 푼 안 내면서 술과 음식을 축내면서도 천사들은 어깨를 펴고 당당했다.


갑자기 남기석의 얼굴이 서글퍼 보인다.

한 때 서울을 주름잡던 백전무패의 보스가 곰솥에 김치찌개를 끓이고 있다.


*


“와-. 아름 언니, 여기 숙소 되게 좋네요?”

“응, 호텔 같아요.”


김아영이 이아름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에흠! 내가 이 그룹 선배니까······.’


공적을 앞에 두면 성별을 떠나 뭉치기 마련이었지만, 특히 여성들끼리는 그 단합력이 더 좋은 모양이다. 서열이니, 위계니 하는 것들은 남자들이나 챙기는 것인지, 여자들은 금세 친해져 어울렸다.


남기석은 아영들과 영선생의 의사를 묻고는 가장 큰 방을 내주었다. 큰 방에 더블 침대가 두 개나 있었고, 작은 방에도 침대가 있었다. 욕실도 두 개에, 거실도 따로 꾸며져 있었다.

원래는 전문직이라는 사람의 가족을 위해 준비해 둔 셸터라고 했다.


지하1층이라서 전망이 보이지 않아 아쉬웠지만, 노숙을 일삼던 초인들에게는 더없이 훌륭한 안식처였다.


도영호가 이아름을 부탁하고 갔기에, 김아영과 박선영 두 여자는 이아름이 외롭지 않게 챙겼다. 덕분에 이아름은 혼자 조용히 생각하는 건 밤에 하기로 했다.


— “내일부터 수련이다. 오늘은 쉬어라.”


스승이 엄포를 놓고 갔으니 내일부터 바빠질 것도 같고.


“마음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니에요. 서로 도와야죠. 그런데······, 영호 씨랑은 어떻게 아는 사이?”


고개를 삐딱하게 틀며 웃는 얼굴로 박선영이 물었다.

이아름을 바라보는 김아영의 눈이 가늘어졌다.


‘키 크고 날씬하고 예뻐······.’


바닥에 엎어져 잠들었던 늑대 호보가 야릇한 한기에 흠칫 놀라 머리를 쳐들었다.


공적을 앞에 두면 뭉치기 마련······.

어서 공적이 생겨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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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아영이 한기 야릇해 ♡


=======================

남기석: 내돈내건!

영선생: 그건 무슨 말인고?

남기석: 데헷. 내 돈으로 산 내 건물...

영선생: 이이 그렇구먼.(쌩)

남기석: 저, 저기.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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