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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일타강사는 소드망스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둥근고딕
작품등록일 :
2021.05.12 10:37
최근연재일 :
2021.05.30 18:41
연재수 :
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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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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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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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5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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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1장-소드마스터 현

DUMMY

얼음장 같다.

넓은 식탁에 차려진 고급진 음식들엔 기름기가 좔좔 흘렀건만 입맛은 전혀 없었다.

나이프와 포크가 부딪히며 간헐적으로 쇳소리를 낼 때마다 나도 모르게 몸이 움찔거릴 지경이었다.


젠장.

내가 여기서 뭐하는 거지.

돈 없던 시절, 몇 안되는 친구와 냉동 삼겹에 소주를 기울이던 때가 그리울 지경이었다.


“진작에 초대했어야 했는데 제가 바빴습니다.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소드 마스터 현.”


이게 다 저 아저씨 때문이다.

판트의 아버지이자 이 집안의 가주.

윌트 폰 프리반트.


그는 블레이더다.

그리고 참으로 블레이더다웠다.

검사 계열의 고위 직업.

소드 마스터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가장 높은 직업.

따라서 상류층 오브 상류층.

그 특유의 선민의식이 온몸에 배어 있었다.


“판트. 3차 시험이 얼마 안 남았다고?”


“네. 네 아버지!”


대답 한번 하는데도 긴장했는지 판트가 콜록 기침을 했다.

사레가 들렸는지 조심스레 물을 한모금 들이켰다.

뭐야 판트.

지금 손 떨고 있는 거야?

위태위태 해 보이더니만 결국 사달이 났다.


-쨍그랑!


“죄.죄송합니다. 아버지.”


판트가 허둥지둥 거리며 냅킨을 찾았다.

의자에서 내려와 바닥에 깨진 유리조각이며 엎질러진 물을 정리하려는 그 순간이었다.


“지금 무슨 짓이냐. 판트.”


“네. 네?”


“누가 식사 시간에 자리를 떠도 된다 했지?”


“죄.죄송합니다. 아버지.”


“내가 널 그리 가르쳤나?”


“아니에요.”


일순간 더욱 냉랭해진 공기.

나는 한순간, 판트 아버지의 낯빛에 스친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그것은 경멸감이었다.


“...한심한 것.”


판트의 얼굴은 이제 거의 백지장이었다.


“당신은 자식 교육에 조금 더 신경을 쓰는 것이 좋겠소.”


“미안해요. 여보.”


판트 맘 역시 기를 못 펴긴 마찬가지였다.


“마담. 와서 물 치우시오.”


마담.

가정부를 말함이었다.

가정부가 와서 판트가 흘린 것들을 정리했고 판트의 아버지는 고기를 썰어 입에 넣었다.


“판트. 너는 프리반트의 자식이다. 그 격에 맞아야 할 것이다.”


그제야 나는 한심하다는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

그러니까 물컵을 떨어뜨린 괜찮은데, 자기가 치우려고 하니까 한심하다 이건가.

프리반트의 ‘격’에 어긋나니까?


뭐야. 이 아저씨.


“자식이 못난 꼴을 보였습니다. 제가 대신 사과드립니다. 소드 마스터 현.”


“아닙니다. 개의치 않습니다.”


다시금 식사가 이어졌다.

그런데 판트 재 괜찮은건가.

손이 덜덜 떨려 이젠 포크질조차 제대로 하지 못할 지경인데.

저 사람. 진짜 애 아빠 맞나? 눈빛이 뭐가 저리 차갑지.


“그나저나 소드 마스터를 뵙게 되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저야말로 영광입니다. 블레이더 윌트.”


나는 최대한 긴장을 숨긴 채 답했다.

이 아저씨.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격식있는 존칭에 속으면 안 된다.

저 아저씨는 뱀이다. 뱀.

눈깔을 노랗게 번뜩이는 뱀!


“실례지만 가문이 어디입니까?”


“말씀드려도 모를 것입니다.”


현씨 가문이거든요.


“소드 마스터 현. 저는 프리반트의 가주입니다. 제가 모르는 가문은 존재하지 않습니다만.”


이거 끈질긴데?


“저는 이곳 사람이 아닙니다.”


“이곳 분이 아니시라면?”


아드라스 대륙엔 세 개의 나라가 존재한다.


서남쪽의 가문 연합국 하이헬라.

북쪽의 제국 바이프로스트.

동쪽의 왕국 오케이스톤.


지금 여긴 가문 연합국 하이헬라.

7개의 대 가문과 여타 군소 가문들로 이루어진 국가이다.

지금 저 아저씨는 내게 묻고 있는 것이다.

그 수많은 가문 중 어디 사람인지를.

그것이 아니라면 어느 나라 사람인지를.

즉 정체를 밝히란 소리.

나는 덤덤히 답했다.


“하이헬라 사람이 아니란 뜻입니다.”


“특이하군요.”


순간 그의 미간이 아주 미세하게 구겨졌다다가 다시 돌아왔다.

아주 작은 변화.

허나 내 눈은 그것을 포착했다.


이사람. 나를 적대하고 있다.

분명히 나를 의심하고 있다.


“현우진이라 하셨지요?”


“그렇습니다.”


“확실히 평범한 이름은 아니군요.”


무얼 알고 싶은 거냐. 이 독사야.


“소드 마스터라니. 참 대단하십니다. 실제로 소드 마스터를 보게 될 줄이야. 저는 이제껏 전설인 줄로만 알고 살았습니다. 참으로 영광입니다. 소드 마스터 현.”


이런 자들은 언제나 체면을 중시한다.

그렇기에 직접적으로 말하는 경우가 없다.

책잡힐 일이나 언행은 하지 않는다.

그것이 몸에 배어있다.

그런 이들을 나는 숱하게 봐왔었다.

가르친 고위층 자제들만 한트럭이다.

그러니,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도 아주 잘 알고 있다.


나는 보란 듯 스탯창을 띄워 버렸다.

그래. 마음껏 봐라.


“Sword master! 이 글자를 제 눈으로 보게 될 줄이야!”


역시나. 이걸 원했었군.

이걸로 나에 대한 의심은 어느 정도 사라지겠지....했는데.

아니었다.

이자는 뱀.

그 눈빛은 여전히 나를 관찰 중이었다.


“헌데 특이하군요. 올스탯 1이라니.”


“소드 마스터가 되고 자연스레 그리 되었습니다.”


거짓말은 아니지.


“확실히 보통은 아니군요. 어쩌면 어떠한 경지를 넘어선 것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실례가 아니라면 어떻게 소드 마스터가 되었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되었냐니.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회랑에서 어떤 책을 읽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무한 회랑.

세부직업을 정하는 것은 18세. 그때 3차 시험을 치른다.

그 이후, 무한 회랑의 문은 굳게 닫히고 다시는 열리지 않는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18세에 정해지는 직업이 평생을 가는 것이다.

물론, 그 이후에도 직업을 변경하는 것은 가능하긴 하다. 레벨을 올려서 전직 시험에 도전하든가, 대륙 곳곳의 ‘시크릿 북’을 찾아내 읽으면 된다. 허나, ‘시크릿 북’을 찾는 길은 너무 어렵다. 일단 숨겨진 장소가 하나하나 극악하다. 그 공략법을 미리 알지 못한다면 찾지도 못할뿐더러, 찾는다해도 개죽음을 당할 뿐.


“그건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아시겠지만 회랑은 그런 곳이니까요.”


“맞습니다. 그런 곳이죠. 다만, 혹시나 했습니다.”


아무래도 이거. 뭔가 떠보려는 것 같은데.


“스킬은 어떻게 되십니까?”


확실하다.

지금 이 아저씨.

아직도 나를 의심하고 있다.


“3성입니다.”


구라는 아니야.

이레귤러 코드인가 뭔가도 있잖아.


“역시 그렇군요.”


이제야 조금 의심이 가시는지, 눈빛이 살짝 유해졌다.


기본적으로 회랑을 거친 사람은 2개의 별을 가진다.

하나의 패시브.

하나의 액티브.

나 역시 2개를 지니고 있다.


패시브 스킬 ‘혼이 담긴 구라’.

액티브 스킬 ‘참스승’.


하지만 2개라고 하면 안된다.

왜냐고?

상급 직업. 즉 소드마스터나 드래곤 나이트 등은 추가로 하나를 더 얻으니까.

방금 이 아저씨는 이걸 떠 본거다.


“헌데 오성의 경지에 오르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그래서 이곳저곳을 돌고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스킬의 습득은 신중해야 합니다. 다섯 개 까지밖에 허락되지 않으니까요.”


“옳은 말씀입니다.”


“블레이더 윌트께서는 이미 오성의 경지를 이루셨습니까?”


“아직 사성입니다.”


윌트가 씁쓸히 웃었다.


“혹시나 소드마스터로 전직할 수 있지 않을까 했습니다. 나이를 먹어가도 그 미련이 쉬이 가시지 않더군요. 그래서 말입니다.”


이번에 또 눈빛이 변했다.

이건 의심이 아니다.

순수한 검사로서의 궁금증.


“소드 마스터 전용 스킬. 그것이 대체 무엇입니까?”


“그건 말씀드리기 곤란합니다.”


최선의 대답이었다.

소드마스터의 전용 스킬.

당연히 알고 있다.

내가 만든 설정이니까.


하지만 여기서 안다고 말해버리면?

젠장. 또 모른다. 갑자기 피빕을 신청해서 스킬을 보여달랄 줄 어떻게 알겠는가?

그러니 은근슬쩍 넘어가야 한다.


“아 무례한 질문이었습니다. 부디 용서하시길.”


그래. 아저씨 진짜 무례해요. 이제 알았으면 그만 좀 하세요.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블레이더 윌트. 검사로서 순수하게 가지는 궁금증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습니까?”


윌트가 입가에 살짝 미소를 걸었다.


“다들 그만하면 많이 먹은 것 같군. 여보. 시간이 늦었으니 이만 판트와 함께 내일을 준비하는 것이 낫지 않겠소? 시험이 얼마 안남았으니 일찍 자는 것도 좋겠지.”


축객령이었다.

판트와 마담은 먹던 걸 그만두곤 자리에서 나갔다.

저기요! 나 혼자 두고 가지 마세요! 어딜 가세요!

.

.

쿵. 문이 닫혔다.

싸늘한 식탁. 둘만 남아 버렸다.


“한잔 드시겠습니까?”


“술은 입에 대지 않습니다.”


윌트가 붉은 와인을 잔에 따랐다.

잔을 돌렸고 와인이 찰랑거렸다.

입에 넣고 음미하더니 꿀꺽 삼켰다.


“기록에 따르면 선생님은 두 번째 소드마스터입니다. 혹시 첫 번째에 대해 아십니까.”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백년전의 인물이지요.”


“맞습니다. 바이프로스트 제국의 전 황제. 흑왕 제필. 긴 흑발을 흩날리며 전장을 이끌었다지요. 그때 이 대륙은 사악한 제국의 손아귀 아래 영영 떨어질 뻔 했었습니다.”


“다행히도 동쪽 왕국과 연합하여 막아냈지요. 아 그때, 프리반트 가의 활약이 뛰어났다고 알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선조는 블레이더 셨습니다. 이검 역시도 선조께서 쓰셨던 검입니다. 그때, 이 검으로 흑왕과 맞서 싸우셨던 것입니다.”


“대단합니다. 가보라 칭해도 손색이 없겠군요.”


“이뿐만 아니라 일기도 남기셨습니다.”


별로 궁금하지도 않은데, 설명충마냥 설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나는 대충 듣는둥 마는둥하였다.

아. 빨리 이 가시방석에서 벗어나고픈 마음 뿐이었다.


“두 가지에 관해 써 있었습니다. 하나는 소드 마스터의 강함. 흑왕에 대한 감탄과 동경이었습니다. 그 누구도 그 검놀림을 제대로 보지 못할 거라고 적혀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언젠가 흑왕이 돌아올 것이다.”


“흑왕이 돌아온다라. 이미 죽은 자가 어떻게 돌아오겠습니까.”


“그렇겠지요.”


윌트가 다시 와인을 한모금 마셨다.

그 입가엔 이유 모를 비릿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아씨. 기분 나빠.


“소드 마스터 현. 이곳 분이 아니라 하셨죠? 대륙의 정세는 알고 있습니까?”


“나름 북쪽과 서쪽. 동쪽이 균형 상태라 알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그렇습니다만 사실, 얼마ㅠ전부터 게이트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균형이 어그러지고 있단 뜻이겠지요.”


게이트

그곳을 넘어 마물들이 나타나곤 한다.

이 대륙이 그토록 상위직업에 목을 매는 이유. 그것도 사실 게이트 때문이다.

세 나라중 가장 국력이 약한 나라는 게이트에 잡아 먹히니까.

젠장. 내가 왜 그딴 설정을 해 놔가지고.


“북쪽 놈들은 믿어선 안되는 것들입니다. 냉혈한 야만인들. 그들은 100년전의 일을 언제고 다시 완수하려 할 것입니다. 그때 대륙엔 다시 피바람이 불겠지요.”


아. 그건 좀 별론데.


“소드 마스터 현. 다시 한번 묻습니다만, 이곳 사람이 아니라 하셨죠?”


“그렇습니다. 블레이더 윌트.”


윌트가 탁자 위에 턱하니 검을 올리곤 나를 쳐다보았다.

뭐야. 왜 그렇게 보는데요. 무섭게.


“저는 블레이더. 이 나라를 위해 일합니다.”


네. 근데요.


“오년 동안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 있습니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집에 초대하여 식사도 할 정도로 친분이 깊었습니다. 이 와인은 그 사람이 참으로 좋아하던 와인입니다. 조만간 다시 만나 개봉하기로 했었지요.”


TMI에요.


“어젯밤. 저는 이 검을 아주 열심히 닦았습니다. 왜인지 아십니까?”


안 궁금해요. 그런 표정 짓지 마.


“첩자의 목을 베었거든요.”


뭐야. 이 살벌한 전개는.


“그 놈과 이 와인을 다시 먹을 날은 영영 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


“저는 나라를 위해 일합니다. 명예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짓이든 할 수 있습니다. 그 어떠한 짓이든 말입니다. 소드 마스터 현.”


그가 와인을 한잔 더 들이켰다.

취기 때문이었을까?

그 눈빛은 소름끼칠 정도로 매서웠다.


“여전히 이 땅엔 수많은 첩자들이 벌레들마냥 돌아나기고 있을 겁니다. 지금 이 순간조차 말입니다. 더러운 것들.”


“...”


“다시 묻겠습니다. 소드 마스터 현. 어디서 오셨습니까?”


저 눈빛.

이건 진짜다.

나를 북쪽의 첩자로 의심하고 있다.

잘못 말하면 여기서 목이 떨어진다.


“말해도 모를 곳에서 왔습니다.”


“제가 모르는 곳은 없습니다.”


있어요. 지구라고.


“...북쪽은 아닙니다.”


“동쪽도 아닐 텐데요.”


심장이 터질 것 같다.

저 위압감.

이것이 블레이더의 기백이란 말인가.

어떻게든, 오해를 풀어야했다.


“작은 섬에서 왔습니다. 사람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요.”


섬 맞아요. 분단국가라서 섬이랑 다름없거든요.


“제가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요?”


아저씨 그 눈빛 뭔데요.

왜 자꾸 눈에 살기가 가득해 지는데요.

손으로 검집은 왜 만지작거리는데요.

똑딱.

똑딱.

고요함 속에서 초침 가는 소리마저 들려왔다.

당장이라도 저 검이 내 목을 내리칠 것만 같았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순간, 나도 모르게 말이 튀어 나왔다.


“제필 x새끼.”


“...!”


“제필은 x새끼입니다. 됐습니까?”


.

.

.


한참동안이나 정적이 흘렀다.

윌트는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뭐지. 나 뭔가 실수한건가.

또다시 죽고 마는건가!

그때였다.


“푸하하하. 소드 마스터 현. 보기보다 입이 걸걸하십니다.”


됐다!

드디어 이 아저씨가 웃었다.

살아남았다고!


“과연. 바이 프로스트의 흑왕에게 욕을 할 정도면 북쪽분은 아니겠군요.”


“절대로 아닙니다.”


남한사람이거든요.


“제가 좀 신경이 곤두서 있었나봅니다. 사과드리겠습니다.”


“아닙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나저나 판트는 조금 어떻습니까?”


그래. 아저씨.

이 말이 나와야지.

당신 아빠잖아.

우리 건전하게 자식 교육 이야기나 좀 하고 바이바이해요.


“판트는...”


헌데 그 순간, 나는 고민했다.

이걸 사실대로 말해야 하나.

판트는 누가 보아도 재능이 없다.

처참한 수준이다.

헌데, 이 아저씨 앞에서 그렇게 말해도 되는 건가.

다행히 내 고민은 길지 않았다.


“괜찮습니다. 소드 마스터 현. 저 역시 알고 있습니다. 판트에게 재능이 없다는 걸 말입니다.”


다행이에요. 알고 계셨다니.

허나 다음 이어진 말에 나는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쓰레기 같은 것.”


뭐요?

방금 뭐라구요?


“프리반트의 핏줄에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 것입니다.”


“...”


“내가 그런 쓰레기를 낳았다는 것이 선조들께 죄송할 따름입니다.”


난 대략 정신이 멍해졌다.


“소드 마스터 현. 많은 걸 바라지는 않습니다. 다만 다른 가문에 업신당하지 않을 정도로만 부탁드립니다. 판트는 블레이더는 고사하고 소드 파이터로 전직조차 못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겠지요.”


“...”


“나라를 위해. 쓰레기는 쓰레기 답게 살아야 하는 것이 이치이니까요.”


그래.

맞는 말이야.

판트는 재능이 없어.

쓰레기일지도 몰라.

그래도 있잖아.


“오해하고 계시는군요.”


나는 윌트의 눈을 똑똑히 쳐다보며 말했다.


“판트에겐 재능이 있습니다.”


사실 없어요. 그래도 말이야. 쓰레기는 너무 하잖아.


“아무래도 가주께선 검술의 경지는 높을지언정, 재능을 알아보는 눈은 조금 부족한 듯 하군요. 수업이 있어 일어나겠습니다. 그럼.”


뚜벅뚜벅 밖으로 나가며 나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블레이더 윌트. 어쩌면 판트에겐 경께서 기대하는 만큼의 재능은 없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것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판트는 프리반트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검사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아버지보다도 말입니다.”


에라. 모르겠다.

질러 버리자.


“내가 그렇게 키울 겁니다.”


***


나는 훈련장으로 갔다.


“왜 그렇게 쭈구려 앉아 있나.”


“아. 마스터!”


판트는 여전히 풀이 죽은 얼굴이었다.

괜히 배시시 웃는 것이 영 꼴보기 싫었다.


“쉴 거면 운동장이나 돌 것이지, 아주 빠질대로 빠졌군. 위대한 검사가 되겠다던 다짐은 벌써 잊은 거냐?”


“아.아닙니다 마스터! 당장 뛰겠습니다!”


젠장.

이 새끼는 또 왜 이렇게 성실해졌어.

밥도 제대로 못 먹어서 힘도 없을텐데 뛰라고 또 뛰냐?

뭔가 짜증난다.

하. 답답하다.


“판트.”


“네 마스터.”


“내 제자가 되고 싶다 했지?”


“물론입니다!”


그래. 우린 지금도 스승과 제자 사이다.

하지만 난 판트를 제자로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돈줄로 생각했다.

물론 그 생각엔 지금도 변함이 없다.


판트 넌 돈줄이다.

어차피 돈이 아니면 나와 네가 만날 일도 없었을 거고.

돈이 안 되면 난 과외 바로 그만둘 거야.

그런데 지금은 돈이 되니까.

내 소중한 돈줄이니까.

그래서 이러는 거다.


▣액티브 스킬 : 「참스승」.

[사제의 연을 맺을 수 있습니다.]


에라이. 모르겠다.


▣「참스승」을 발동합니다.

대상과 사제의 연을 맺습니다.

대상자 : 판트 폰 프리반트.

맞습니까?


어. 맞아.


“이.이건?”


갑자기 나타난 메시지 창에 판트가 적잖이 놀라 보였다.


“수락해.”


그렇게 발동시켜 버렸다.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스킬 ‘참스승’이라.

참으로 나랑은 거리가 있는 단어였다.


“감사합니다 마스터! 진짜 열심히 할게요!”


판트가 연신 고개를 꾸벅 숙였다.


판트 폰 프리반트.

이놈은 오만한 귀족이고, 마마보이며, 재능도 없는 주제에 콧대만 높은 놈이다.

바람둥이 기질도 은근 있어 보이고 관종끼도 차고 넘친다. 여러모로 보아 괜찮은 놈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먼 훗날.

이 세상은 이놈을 이렇게 부른다.

소드 마스터 현의 첫 번째 제자이자, 대륙을 구한 7영웅 중의 하나.


“빨리 안뛰어!”


“네넵. 마스터!”


광멸(廣滅)의 마검사 판트라고.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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