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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일타강사는 소드망스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둥근고딕
작품등록일 :
2021.05.12 10:37
최근연재일 :
2021.05.30 18:41
연재수 :
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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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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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글자수 :
94,314

작성
21.05.1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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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1장-소드마스터 현

DUMMY

밤.

시계는 11시 50분을 가리켰다.

이제 10분 후면 6월 7일.

판트의 열여덟 번 째 생일이다.

그 말의 의미를 이곳에 모인 모두가 잘 알고 있었다.


“잘할 수 있어. 우리 아들.”


판트 마담은 아들의 손을 꼬옥 붙잡았다.

판트 아버지겐 미안하지만 나가 있어 달라고 부탁했다.

아무래도 역효과만 날 듯 싶었으니까.


“케이크 한 조각 먹을래? 생일이잖니.”


“아니. 엄마 괜찮아. 배불러.”


사실, 판트는 한 조각도 먹지 못했다.


“마스터. 저 잘 할 수 있겠죠?”


판트의 목소리가 떨린다.

뭐라 말을 해줘야 할까.

3차 시험은 만만한 게 아니다.

아무나 통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판트처럼 처참한 재능으로는 더더욱 그러하다.

그래도 그리 말할 수는 없었다.


“판트. 너는 시험에 통과할 거다. 내가 가르쳤으니 당연한 결과다.”


“그럼 이제 정말로 블레이더가 될 수 있는 거겠죠?”


나는 말 없이, 하지만 힘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판트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래요! 슬라임을 만 마리나 먹었는걸요!”


두 손을 꽉 쥐며 의욕을 불태우는 판트에게 말했다.


“이제 눈을 감아라. 곧 시작이다.”


“네. 마스터!”


후우. 판트가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판트의 방안. 째깍째깍 시곗바늘은 부단히도 움직였고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판트는 재능이 없다.

그럼에도 최선을 다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젤리조앙'이라는 칭호 역시 얻지 못했을 것이다.


칭호 획득을 통한 스탯 상승.

사실 그게 마지막 노림수였다.

하지만 결국 쓸데없는 마력과 마방 스탯만 올라버렸다.

세나는 이 세계의 주인공이라 쳐도, 판트는 여타 조연들보다도 너무나도 허약했다.

제장. 이런 운빨 X망겜 같으니라고.


금발의 여주인공 세나.

그 아이와 판트는 너무 대조되었다.

똑같은 칭호를 얻었음에도 이 세상은 판트에겐 너무 가혹했다.

열다섯의 내가 만든 이 대륙은 타고난 재능에 의해 운명이 결정되어 버리고 마는 잔인한 세계였던 것이다.


11:59.


결국, 시간이 다 되었다.


“마스터! 저 잘하고 올게..”


쿨.


판트가 기절하듯 잠에 빠져 들었다.


3차 시험의 시간은 십분.

이제 십분 후면 모든 것이 결정될 것이다.


블레이더가 되느냐.

아니면 다른 직업을 갖느냐.

그것도 아니면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채 탈락하고 마느냐.


모든 건 판트에게 달렸다.

제발. 제발.

내 돈줄아. 열심히 해라.


“선생님. 우리 아이 괜찮겠지요?”


“물론입니다. 재능이 있는 아이니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마담.”


“그나저나 선생님. 무한회랑에 가면 책을 읽어야 한다지요?”


“그렇습니다. 그게 회랑의 법칙이지요.”


“에휴. 선생님. 우리 판트가 그런데.”


어라.

마담의 미간이 구겨진다.

뭔가 심상치 않다.


“검술 재능은 뛰어난 아인데 사실.”


사실?


“난독증이 있거든요.”


난 순간 귀를 의심했다.

난독증이라고?

글자 못 읽는 그거 말하는 건가?


마담.

지금 나랑 장난해요?

왜 그걸 지금 말하는데요?


“마담. 그럼 판트가 글자를 못 읽는단 말씀입니까!”


“그건 아니고. 읽긴 하는데 좀 느리다고 해야 하나.”


순간 난 마담의 멱살을 잡을 뻔했다.


“마담! 그걸 왜 지금에서야!”


“그게 꼭 필요한가 싶어서요.”


“당연히 꼭 필요합니다! 제가 모르는 사실이 있으면 안된다고 누누이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미안해요. 선생님.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


아이고 두야.

난 이마를 짚었다.

젠장.

자식의 치부를 드러내는 게 부끄러웠다 이건가.

정말이지 이건 생각도 못 했다.

최악의 재능으로도 모자라 난독증까지 있었다니.


무리다. 무리야.

이건 망했어.

블레이더는 무슨.

광탈이다. 광탈!

무한 회랑은 그렇게 녹록한 곳이 아니라고!


“그래도 우리 판트. 잘 해내겠지요?”


“...”


“그간 열심히 했잖아요.”


“...”


“그렇지요? 선생님?”


“...그럴 겁니다.”


“에휴. 다행이네요. 선생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어이. 마담.

지금 그렇게 가슴을 쓸어내릴 때가 아니라구요!


그나저나 이를 진짜 어쩐다.

설마 돈을 토해내라는 건 아니겠지.

야반도주라도 해야 하나.

나는 나도 모르게 창문부터 살폈다.

아이고. 좀 높구나.


하.

미치겠다.


‘저는 꼭 위대한 검사가 될 겁니다! 마스터처럼 말이죠!’


후들거리는 팔로 슬라임을 내리치던 판트가 떠올랐다.


‘마스터 덕에 제 꿈이 생겼습니다!’


다 큰 놈이 배시시 웃던 그 징그런 표정도 떠올랐다.


‘감사합니다! 마스터!’


구십도로 고개를 꾸벅 숙이던 그 모습도 떠올랐다.


젠장.

아무것도 모른 채 판트 이 녀석은 깊게도 잠에 빠져있었다.


미안해. 판트.

역시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인가봐.

너 깨어나면 쌤은 이미 없을 거야.

잘 지내고 다신 보지 말자. 행복해라.

.

.

.

우라질!


시계를 보니 벌써 1분이 지나가 있었다.

남은 시간은 9분.

진짜 이걸 어떻게 해야...

그때였다.


-진리의 문이 열렸습니다.


뭐지?


-이레귤러 코드가 발생합니다.


뭐야.


▣이레귤러 코드 : 「무한회랑 입장권」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무한회랑에 입장할 수 있습니다.]


...?


무한회랑 입장권이라고? 갑자기?


[입장료 : 천만원]


-입장하시겠습니까?


천만원?

천만원이라고?

판트를 가르치면서 벌어들인 돈 거의 전부를 때려박아야 들어갈 수 있다고?


하아.

내가 미치겠다 진짜.


“마담.”


“네?”


“잠시 잠 좀 자겠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야반도주는 영 싫어서 말이야.

기다려라 판트.

쌤이 간다.


***



눈 떠보니 돔형의 지붕이 보였다.

햇살이 내리쬐어 눈이 부셨다.

아직 희미한 시야엔, 야외 복도를 따라 늘어선 책장들엔 책들이 빼곡했다.


다시 왔구나. 무한회랑.

고개를 들어보니 거대한 모래시계가 어김없이 나를 반겼다.


[8:31]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곳에서는 정말이지 시간이 금이다.

그런데 판트 저 놈은 대체 뭔 헛짓거리를!


“판트!”


“어라? 마스터?”


여유롭게 책 한 권을 뒤적이는 판트의 해맑은 미소를 보니 열불이 뻗쳤다.


“따라와.”


“어.어딜?”


“여기 있어봐야 아무 소용없어!”


여긴 최상부다.

그 말은 이곳에 즐비한 책들 따윈 염소 사료 정도의 값어치 뿐이라는 의미였다.

모래 시계 밑 그늘진 곳.

지하로 뻥 뚫린 동공(洞空) 앞에 서서 명령했다.


“판트. 뛰어 내려라.”


“네? 여기를요?”


“그래.”


“하하. 마스터. 농담도 참 잘하..”


등을 밀어 버렸다.


“─!”


시간이 없다.

자이로 드롭이라 생각해. 판트.


***



“어라? 안 아프잖아?”


판트가 엉덩이를 털며 일어섰다.


“마스터. 대체 여기가 어디에요?”


대답할 시간조차 사치였다.

나는 가볍게 질문을 무시하곤 주위를 살폈다.

은색으로 빛나는 책장들이 동그랗게 우릴 에워싼 형태였다.


어라 은빛?

처음 내가 왔을 땐, 금색이었다.

그곳이 최하층이었는데.


아무래도 판트에게 최하층은 허락되지 않았나 보군.

그렇다면 상급직은 무리라는 뜻.

어쩔 수 없다.

이곳에서 중급직이라도 선택한다.


다행히, 중급직엔 블레이더가 존재했다.

검사로서 선택할 만한 직업은 소드 파이터. 듀얼소더. 스피드 스타. 블레이더 정도.

이중 블레이더가 가장 좋은 직업이었지.


“와 마스터! 이런 것도 있군요!”


판트가 눈을 빛내며 책 한 권을 꺼내 들었다.

하...저 천하태평한 말미잘 같으니라고.


“「왕눈이 개구리의 연애」라니. 재밌어 보이네요.”


그거 읽지 마. 그 개구리. 결국 실연당해서 성직자 루트 타게 된다.


내 눈이 빠르게 책장을 스캔했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여기 있군! 찾았다!


「아임 유어 파더」


대층 설명하면 아빠랑 아들이 있는데, 사실 아빠가 악당인데, 그 아빠가 광선검을 쓰는데, 그래서 어쨌든 블레이더로 전직할 수 있다는 내용인데.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이거 읽어라 판트!”


“네?”


“이거 읽으라고!”


나는 급히 판트에게 책을 건넸다.


“...뭐요 마스터?”


“시간 없어. 어서!”


“그러니까 뭐를요?”


어라?

이놈 뭘 잘못 먹었나?

뭐 저리 눈을 휘둥그레 뜨고 있는 거지?

나는 책을 보란 듯 판트의 눈앞에 대고 흔들었다.


“이거. 읽으라고. 지금 당장.”


“...네?”


뭔가 이상했다.

판트의 눈동자가 책을 보고 있지 않았다.

여전히 내 눈을 멀뚱히 쳐다보고 있다.


“장난치지 말고 어서 읽으라니....깐?”


나는 책을 억지로 판트의 손에 쥐어주려 했다.

헌데, 책이 스륵 하곤 판트의 손을 관통해 버렸다.

뭐야. 고스트 북이야 뭐야.


“...안 보이냐?”


“뭐가요?”


“이거. 내 손에 들린 이 책 안 보이냐고.”


“그러니까 마스터 손에 아무것도 안 들고 계신데요.”


“진짜 안 보여?”


나는 판트의 눈앞에 대고 책을 마구 흔들었다.


“네.”


“진짜 이게 안 보인다고?”


“네.”


이럴 수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거지?

분명 책은 제대로 골랐는데?


“그런데 여긴 책이 많이 없네요. 마스터.”


많이 없다고?

설마?

그제야 나는 이 상황을 이해했다.

회랑이 허락하질 않는 것이다!

판트의 능력치와 잠재력이 블레이더가 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이건가!


아이 진짜. 이 못난 말미잘 새끼 같으니라고.

나는 꿀밤을 먹이고 싶은 충동을 가까스로 억눌렀다.


“마스터? 왜 한숨을 쉬세요?”


이 태평한 새끼.


하아...

망했다.

이건 진짜로 생각 못했다.

어떡하지.

대체 어떻게 해야 하지?


난데없이 닥친 위기의 순간, 내 머리가 맹렬히 회전하기 시작했다.

일단 팩트를 체크한다.

첫째. 판트. 이놈은 자질이 없다.

둘째. 판트 이놈은 검사가 되기엔 턱없이, 너무나도 많이 부족하다.

셋째. 그럼에도 이놈은 검사가 되길 원한다.


검사의 재능이 없는데, 검사가 되기를 원한다라.

어? 잠깐만.

딱 알맞은 직업이 있지 않나?


황급히 지도스킬을 발동시켰다.


▣지도 레벨 1.

지도 스킬 「통찰」

[제자의 잠재력을 꿰뚫어 볼 수 있습니다.]


▣판트 성장률

체력 [4-6]. 힘 [2-4]. 마력 [4-8]. 수비 [1-3]. 마방 [4-8]. 명중 [2-3]. 회피 [1-2]. 필살 [0]. 총합 [18-34]


처참하다. 하지만.

마력과 마방이 은근히 높다.

그러고 보니 이녀석.

슬라임 학살 시에도 마력과 마방이 올랐었지.

설마 이놈. 마법사 타입이었던건가?


하지만 문제가 있다.

이놈은 프리반트 가.

블레이더나 듀얼 소더와 같은 정통 검사가 아니더라도 괜찮을 것인가.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판트는 여전히 멀뚱거리며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듯 싶었다.


그래. 모 아니면 도다.

일단 검사기면 하면 되잖아?

나는 책장을 뒤적거렸다.

이건 아니고.

아. 여기 있다!


“판트. 이거 읽어라!”


나는 냅다 책을 판트에게 던져버렸다.


-퍽!


“으악. 내 코!”


...판트야. 이 정도도 못 잡으면 어떡하냐 진짜.


“엄살떨지 말고 얼른 책부터 읽어라.”


“아이고야. 마스터 이건?”


판트가 책을 주워 들었다.


“반지하의 제왕?”


남은 시간 3분.

드디어 판트가 첫장을 넘겼다.


「반지하의 제왕」.


반지하에 살던 가난한 삼수생이 갑자기 눈떠 보니 낯선 천장이었는데, 반지하 단칸방에 옹기종기 살아가던 동료들을 모아서, 반지하에 봉인된 빨간 보르펜, 파란 보르펜, 검정 보르펜을 전부 모아서 절대마검 보르펜을 만들어서 마왕의 대가리를 찍어 뽀갠다는 내용이었는데 어찌되었든.


이게 판트를 마검사의 길로 이끌 것이었다.

하지만 난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마스터.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아 진짜 이 말미잘 새끼!

남은 시간은 고작 3분.

적어도 500페이지는 되는데, 판트는 지금 한 장조차도 넘기질 못했다.


“젠장!”


급했다.

나는 책을 촤르륵 넘겨가며 신속히 설명했다.


“애가 주인공인데 삼수생이야.”


“삼수...생이요?”


“애가 히로인인데 엘프. 초미녀다.”


“...엘프요?”


“어 귀 큰 애 있어. 그리고 애가 실눈캐. 적인 줄 알았는데 사실 착한 놈.”


“...?”


“어찌저찌 되어서 여행 끝에.”


좋아. 이제 마지막 장이다.


“절대 마검 보르펜으로 마왕 대가리를 찍어버렸다. 그 후로 다 같이 잘 먹고 잘살았다. 끝! 다 이해했지? 그치?”


“....?”


-삐빅.


때맞춰 알림음이 울렸다.


-시험시간이 종료되엇습니다.


하. 가까스로 세이프인가.


-시험 대상자 판트. 고른 책은 「반지하의 제왕」. 맞습니까?


판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수고하셨습니다.


아.

끝난 건가.

내가 정말 이 말미잘 녀석을 합격시킨건가!


“마스터! 이제 끝났군요!”


“그래. 고생했다. 판트!”


“회랑의 시험이 이런 거였구나. 생각보다 별거 없...”


판트는 말을 끝마치지 못했다.


-준비하십시오.


응?

뭐야 갑자기.

갑자기 들려오는 음성에 우리는 행동을 멈추고 귀를 쫑긋 세웠다.


-곧 3차 무한회랑 본시험을 시작합니다.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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