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군주는 귀환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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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호
그림/삽화
작하47
작품등록일 :
2021.05.12 11:21
최근연재일 :
2021.06.17 12:5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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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312
글자수 :
154,761

작성
21.06.03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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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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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23화 (D급 게이트 2)

DUMMY

“으으 ··· 뭐야?”


“오라버니 이거 피 같습니다.”


준표의 피를 뒤집어쓴 두 사람이 안갯속에서 대화를 나눈다.


"너희들 악마교에서 왔다고?”


준표가 피가 느껴지는 곳을 향해 눈살을 찌푸린다.


“후훗, 그렇습니다. 저희는 악마교 D부대입니다.”


“곧 죽을 녀석인데 우리 이름 정도는 알고 있어야지.”


두 남녀가 호흡을 맞춘 듯 맞아떨어지는 어조로 말한다.


"너희들 혹시 사람 죽여봤냐?”


준표가 살살 눈웃음 지으며 실루엣을 향해 입을 연다.


“하하! 우리가 사람 한 명 죽여보지 못한 허접으로 보이는 건가?”


“후훗, 생각보다 멍청하네요?”


상황에서 벗어난 말에 두 사람이 호탕하게 웃었다.


“그럼, 너희들 마왕 죽여봤냐?”


찬물을 끼얹듯 차가운 말투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잠깐의 정적을 깬 것은 두 남녀였다.


"풋 ··· 너 뭐라는 거냐? 마왕?”


“후훗, 의식 이후 머리라도 세게 다치셨나요?”


안갯속에서 그를 비웃는듯한 조롱이 이어진다.


“못 죽여봤지? 그럼 너희들은 나 못 죽여.”


준표가 피식 웃음을 흘리며 입맛을 다신다.


“후훗, 오라버니? 빨리 해치우시죠?”


“그래.”


두 사람이 짙은 안갯속에서 눈빛을 주고받는다.


-짤랑


쇠사슬이 움직이는 소리와 함께 사슬낫이 날아온다.


-후욱!


준표의 몸을 향해 정확히 날아온 사슬낫이 허공을 가르는 공기 소리만 냈다.


“뭐, 뭐야?”


공격이 빗나가자 남자가 당황한 듯 눈을 분주히 움직여 준표의 움직임을 살핀다.


“왜? 뭔가 이상해?”


반응이 재밌다는 듯 준표 비릿한 미소를 짓는다.


‘운이 좋았던 거겠지.’


고작 한번 피한 것 가지고 준표의 실력을 단정 짓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수아야! 협공이다!”


“예! 오라버니!”


하지만 만약 우연이 아니었다면, 절대로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협동 공격을 위해 이수아가 마력이 담긴 바늘을 꺼내든다.


“이번에는 또 무슨 장난감을 쓰려고···?”


두 사람의 몸에 피가 묻었기에 알 수 있었다.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공격까지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몸동작만 보고 공격의 궤적을 정확히 알 수 있을 만큼 그가 전투의 신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언제 공격이 날아오는지 정도는 알 수 있다.


덕분에 남자의 사슬낫 공격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두 사람이 안개 속에서 발을 굴렀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에 준표가 눈을 가늘게 뜬다.


방금 꺼낸 물건이 대체 뭘까?


알 수 없었기에 방심할 수 없다.


물론 승패는 이미 정해졌다.


그때 안개 속을 달리던 여자가 하늘 높이 점프한다.


움직임을 정확히 꿰뚫은 준표가 눈을 부릅 뜨고 공격에 대비했다.


-푸부 북!


하지만, 크기가 작은 바늘이 안개 속에서 보일 리가 없다.


준표의 팔 위로 마력이 담긴 바늘 수십 개가 꽂힌다.


“윽!”


팔 깊숙이 박힌 바늘에 준표가 가느다란 신음을 흘린다.


-촥!


바늘을 뺄 시간도 없이 연이어 사슬낫이 준표의 칼과 부딪친다.


“아 ··· 이 베이비들 아주 귀여워?”


팔을 휘감는 고통에 터지는 신음을 삼키며 준표가 입가를 비틀어 올린다.


“유쾌한 척하기는, 크큭”


“저도 센척하는 남자가 제일 싫습니다. 오라버니.”


모든 공격을 힘겹게 받아치는 준표를 보니 당연히 승리에 확신했을 것이다.


하지만.


바늘에 찔린 팔에서부터 검붉은 피가 대량으로 흘러나온다.


상처야 준표도 얼마든지 낼 수 있지만 ···.


적어도 그는 자해를 즐기는 사람이 아니다.


“피의 대지.”


준표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걸렸다.


천천히 흐르던 피가 주룩 쏟아지며 바닥에 깔렸다.


“뭐? 피의 대지? 너 중2병이냐?”


“아무래도 저 사람 미친것 같습니다. 오라버니 ···”


“.... 낭만이다 이 녀석들아.”


바닥에 깔린 피를 눈치채지 못한듯하다.


“뭐, 어쨌든. 잘 가라?”


준표가 가볍게 손을 위로 휘둘렀다.


그러자 바닥에 깔려있던 피가 고체의 형태로 변하며 창의 형태로 솟아올랐다.


-푸부북!


-카가각!



바닥에서 솟아오른 창들이 곧바로 남자와 여자의 몸을 과감하게 꿰뚫었다.


뼈가 뚫리고 근육이 끊어지는 괴성이 주변에 울린다.


도저히 눈 뜨고 보기 힘든 비주얼이지만.


다행히도 안개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았다.


몸을 관통당한 두 남녀가 싸늘하게 식어간다.


“그럼, 피는 내가 가져갈게?”


주인을 잃은 피를 준표가 손을 뻗어 흡수했다.


[혈 스텟이 상승합니다.]


모르고 있었지만 그동안 혈 스텟이 꽤나 올라 있었다.


그리고 피 또한 꽤나 축적된 상태였다.


게다가 레벨 20을 넘기고 나니 레벨업 하면서 받은 혈스탯 또한 상당했다.


덕분에 마계에서 1년 정도 노력해서 얻은 양만큼의 권력을 지금 얻을 수 있었다.


악마교에서 야심 차게 준비했을 텐데, 허무하게 끝났을 거라 생각하나 어쩐지 약간 미안함이 들 지경이다.


“뭐, 상대를 제대로 봤어야지.”


애초에 준표랑 그들은 레벨 차도 상당했다.


준표의 레벨은 이미 게이트의 한계치를 아득히 넘어섰기에, 피가 없었어도 게임이 안됐을 것이다.


“그나저나 ··· 안개는 언제 제치는 거야?”


분명 둘을 죽였음에도 불구하고 안개가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피가 깔린 곳을 벗어났기에 방향 잡기가 더 힘들었다.


준표가 가볍게 혀를 차며 지금쯤 안개 속을 헤매고 있을 자신의 파티원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안개에 가려져 방향을 잡을 수 없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일주일 내내 온 곳에서 길을 잃어버릴 리가 없다.


돌아다니다 보이는 익숙한 구조물을 하나만 발견해도, 방향을 찾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그렇게 평소에 사냥을 즐겨 하던 곳을 발견한 준표는 금방 파티원들을 찾을 수 있었다.


다행히도 파티원들은 게이트 출구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 ··· 길 안 잃었네?"


예상외로 잘 모여있는 파티원들을 향해 준표가 손을 흔든다.


“준표야!!!”


“형님!!!”


“저 시발럼 드디어 왔네 ···.”


준표가 보이진 않았겠지만, 그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모든 파티원들이 그를 향해 달려왔다.


진우를 제외하고 말이다.


안갯속에서 가장 먼저 보인 건 준성이었다.


사냥 직후이기 때문일까? 그의 몸은 축축이 땀에 젖어 있었다.


자신을 향해 팔을 뻗는 준성을 보며 준표가 손을 뻗었다.


“형님!!!”


“준성아. 멈춰!”


그러자 준성이 기적같이 멈춰 선다.


“준표야 ···. 너 괜찮아?”


다음은 걱정이 잔뜩 서린 눈빛으로 다가온 수진이었다.


“응. 근데 평소답지 않게 다들 왜 이래? 고작 안개 좀 생겼다고 이렇게 호들갑인 거야···.?“


준표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어깨를 살짝 으쓱여준다.


“야, 박준표. 넌 악마교 안만났냐?”


그때 준성과 수진 사이를 비집고 진우가 얼굴을 들이밀었다.


“응?! 그걸 너희들이 어떻게 알아?”


“설마 너한테만 갔겠냐? 나도 재물이었는데?”


진우가 살짝 질린다는 표정으로 준표를 노려본다.


“혹시 ··· 이쪽에도 악마 교가 왔던 거야?”



“응, 네가 없던 덕분에 죽을 뻔했어, 고마워.”


진우가 100% 꼽을 주는 표정으로 준표를 노려봤다.

“아 ··· 미안 ···.”


준표가 그동안 그들과 함께 했던 이유가 악마교의 급습을 대비하기 위해였기에, 진우가 꼽을 주는 것도 어떻게 보면 당연했다.


“준표 형님, 진우 형님 원래 이렇게 강했나요?”


준표와 진우 사이를 오가는 싸늘한 대화 속에서 준성이 입을 열었다.


“응?”


“맞아 준표야. 진우 우리랑 같은 레벨 맞아?”


준성의 말을 수진이 이었다.


“뭐야 ··· 다들 내가 악마교 한테 납치 한번 당했더니 좆으로 보여?”


진우가 자존심 상한다는 표정으로 모두의 눈빛을 살핀다.


“진우야 ··· 걔들 네가 다 처리했냐?”


“응, 덕분에 혼자서 개고생 했어.”


진우가 살짝 눈웃음 지으며 준표를 바라본다.


‘뭐지 ··· 이 괴물은?’


작가의말

오늘도 관심 가져주시는 독자님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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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1화 (재회) +4 21.06.01 101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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