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의 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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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수피아
작품등록일 :
2021.05.12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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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13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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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2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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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

선추, 선작, 응원은 작가의 원동력이 됩니다. ღゝ◡╹)ノ♡




DUMMY

축제는 아침 해가 뜰 때까지 계속되었고, 마을은 조금 피곤한 아침을 맞이했다.


마을 안에서 우리의 취급은 루미아의 그 등장으로 인해서 완전히 바뀌었다.


만일 길을 걷다 마주친다면 간단히 인사를 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물건을 건네주고, 손을 모아 기도까지 한 후에야 벗어날 수 있었다.


- 끼이익..


우리가 머무르고 있는 사라의 집 문이 열린다.


“우리 언제까지 이런 취급 받아야 하는 거야?”


팔이 빠질 거 같이 양손 가득 무언가를 들고 있는 루미아가 들어오며 불평을 토했다.

불평을 토하는 루미아의 뒤에는 마찬가지로 양손 가득 뭔가를 들다 못해 얼굴이 가려질 만큼 쌓인 무언가들을 들고 있는 알비온이 있다.


“네가 맞춰주겠다면서 시작한 거잖아? 책임감을 가져봐.”


하루나가 조언을 해 주지만, 저렇게 세상 편하게 소파에 누워서 말을 하면 그게 신뢰가 가겠냐.


“그나저나 뭐 좀 얻은 정보 같은 거 있어?”

“아니. 문을 열고 나가면 순간 순식간에 이렇게 돼 버리니깐 뭔가를 알아낼 수가 없어.”


나의 양손 가득 들려있는 그것들이 이를 증명해 주었다.


“우리는 이렇게 고생하는데 너희들은 뭐 얻은 정보 없어?”


소파의 한구석에 앉아 찻잔을 들고 있던 카일이 답했다.


“뭔가 확실하게 정답이 적혀있는 건 아니지만 추측 정도는 할 수 있는 정보라면 입수했습니다.”


카일이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어떤 책 하나를 들어 올렸다.


“그게 뭔데?”

“이 마을의 신화라고 해야 할까요?”


신화라.. 그래 보통 이런 문제는 저기에 적혀있는 경우가 있지.


“그거 어디서 찾은 거야?”

“아까 사라 아주머니가 잠시 돌아오셨어서, 물어봤더니 이 책을 건네줬습니다.”


뭐야, 괜히 돌아다녔네.

아침부터 피곤함이 두 배가 되는 기분이 든다.


“그거 읽어보게 줘봐.”


한 손으로는 찻잔을 들이키며 다른 한 손으로 책을 건네는 카일.

그 책을 건네받고 안에 적힌 내용을 살펴봤다.


음.. 찬송가 같은 거는 대충 건너뛰고.

중요한 건 신우하고 관련된 건데..

책의 한 장 한 장 넘기다가 발견한 어느 한 페이지.


“이건가?”


----------------


만월이 짙은 날.

어두운 숲속에서 방황하는 어린 소녀 하나.


소녀가 울고 있을 때 이를 슬피 생각한 신은 만월의 그림자와 함께 소녀의 앞에 나타나 장난을 치니.

소녀는 울음을 멈추고 그와 함께 만월의 호숫가로 향하리라.


하늘에서 내려온 만월의 별빛이 그들을 맞이하니.

만월의 빛이 그녀를 인도하리라.


장난기 많은 신이 그녀의 옆에 영원히 함께하니.

그녀는 신우(神友)가 되어 마을에 영원한 축복을 내려 주리라.


----------------


신화의 내용을 읽다 보니 새벽에 있었던 일들이 스쳐 지나갔다.

아.. 그래서 그랬던 건가?


어제의 그 상황.

하늘에 떠 있던 만월, 길을 잃은 소녀, 신비로운 마수, 내 주변에 떠다니던 빛.

뭔가 신화 하고 매치되는 요소가 너무나도 많았다.


그나저나 내가 어린 소녀라고 볼 수 있는 나이는 아닌 거 같은데.. 그냥 소녀라면 몰라도..

내 나이가 열일곱인데..

그 상황이 매치 돼서 나이는 상관 없어진 건가?


어찌 됐든 마을 사람들은 내가 이 신화의 주인공이라고 믿고, 지금 상황까지 왔다는 게 중요한 거니깐.


“대충 신우라는 게 여기에 나오는 이 신의 친구라는 건 알겠어. 근데 이 신은 도대체 뭐지?”


신화의 내용을 보면 마을에 축복을 내려주는 건 신우.

하지만, 정작 그 힘을 주는 건 또 다른 신.


“그거 아직 의문인 부분입니다. 거기에는 그 신에 관해 자세히 적혀있지는 않으니깐요.”


이 책의 안에는 ‘신’에 관한 내용이 적혀있다.

다만, 그 신이란 것이 어떻게 생겼는지, 무슨 힘을 쓰는지 그런 것을 일절 적혀있지 않았다.


신화의 내용으로 대충 유추해서 장난기가 많다 정도.


“혹시 그 마수가 이 마을의 신 같은 건가?”


이 신화에 대입해서 내가 신화 속 신우라면 신은 나의 옆에 함께 해야 한다.

내가 나타난 그 순간에 내 옆에 있었던 것은 어느 마수.


“그러고 보니 화려하게 등장할 때, 옆에 무슨 어린아이 같은 녀석이 있었죠. 그거 마수였습니까?”

“일단 외형으로 볼 때 사람은 아니었어. 기척도 없다가 갑자기 나타나기도 했으니깐 마수라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


“혹시 그 마수의 외형 좀 알려줄래?”


소파 누워있던 하루나가 몸을 일으키며 질문했다.


“일단 크기는 사람의 아이만 했어. 온몸에는 털이 달려 있었고, 얼굴에는 무슨 동물의 뼈 같은 걸 쓰고 있고. 아, 팔 길이가 손이 무릎에 닿을 정도로 길기도 했다.”


일단 내가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이 정도.


“뭔가 짐작 가는 마수라도 있습니까?”

“음.. 저렇게 외형이 특이하면 뭔가 기억이 날 거 같은데..”


무언가 심하게 머리를 쓰는 듯 보이는 하루나.


“아.. 뭔가 기억이 나기는 하는데, 그 녀석은 마수가 아니란 말이지?”

“떠오르는 게 없으면 대충 비슷한 거라도 말해봐.”


지금은 확신할 수 있는 정보가 많이 없으니 사소한 정보도 중요하다.


“괴수 중에 두괴수(頭怪獸)라는 녀석이 있어. 다른 점이라고 하면 크기인데, 네가 본 그 녀석이 세끼라는 가정을 한다면 어느 정도 일치점이 많아.”

“그 두괴수라는 괴수 알고 있는 부분까지만 이라도 말해줘 봐.”


“등급은 괴멸 상급. 머리에 투구를 쓴 거 같은 두개(頭蓋)를 가지고 있고, 팔이 비정상적으로 크고 두꺼우며, 온몸이 털로 덮여있다. 크기는 가정집 사층 높이에 준하며, 과격한 외모와 별개로 온순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까지 가 내가 알고 있는 사전에 적혀있던 정보야.”

“좀 다른 점이 없잖이 있기는 하네.”


“그래도 공통점이라고 볼 만한 부분이 없잖이 있어. 크기를 제외한 외모라든지, 온순한 성격이라든지 말이야.”


성격이라.. 확실히 그 녀석이 누군가를 공격하지는 않았었지.


“음.. 알겠어, 혹시 모르니깐 계속 정보를 모아줘.”

“알겠어, 그럼 우리 신우님은 뭐 하려고?”


살짝 놀리는듯한 말투에 뭔가가 목구멍까지 올라온 것을 집어넣었다.


“나도 최대한 정보 수집해야지. 그래서 그런데 사라 아주머니는 어디 가셨어?”


지금 이곳은 사라의 집인데도 집주인인 아주머니는 어디로 갔는지 모습이 안 보인다.

질문할 생각이라면 사라 아주머니만 한 적임자가 없는데...


“아.. 뭔 기도 같은 거를 한다고 나가셨어.”

“기도? 어디에서?”

“그건 우리도 모르지.”


발로 뛰는 수밖에 없나..


“그럼 알비온 오빠하고 나는 다시 나가볼게.”


대충 아무 사람이나 잡고 기도하는 곳이 어디인지 물어봐야지.


“나갈 생각이면 이번엔 우리도 같이 갈게.”


한쪽 의자에서 조용히 책장을 넘기던 아이리가 일어났다.


“이렇게 집에 박혀있어 봤자 이 안에서 얻을 수 있을 만한 정보는 이제 없거든.”


아이리의 말에 따라 카일과 하루나도 몸을 일으켰다.


“오래간만에 쉰 거 같은데, 다시 일하러 가야지요.”

“두 명보다는 다섯 명이 가는 게 더 효율이 높지 않겠어?”


그래, 가끔가다 못 미더울 때도 있기는 하지만, 역시 이들과 같이 있어서 다행이야.

나에게 문제가 생기면 진심으로 걱정하고, 하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전력으로 도와주는 사람들.


“그래, 이번에는 다섯이서 가자.”


아이들을 해방해주는 건 내가 아니라 우리.


*


사람들이 기도하러 가는 곳.

그곳의 위치는 그렇게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다행히 마을 사람들 전부 알고 있는 모양이라 고생은 덜었네.”

“그러게, 종교가 있는 마을이니, 마을 사람들이 기도하는 곳의 위치를 알고 있어서 이상할 건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으니깐.”


기도하는 그곳의 위치는 새벽에 내가 뛰어 올라갔던 산길.

그 길로 올라가 멀지 않은 곳에서 우측.

그곳에 있는 작은 건물 하나가 이 마을의 사람들이 기도하러 가는 곳.


“건물 안에 들어가는 건 아닌 거 같아.”

그곳에 도착해서 기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하나같이 건물의 앞에서 기도할 뿐, 누구 하나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도, 심지어 가까이 가지도 않고 있다.


그렇다면 사라 아주머니는 저기 기도하고 있는 사람 중에 있다는 건데..


“저기에 있군요.”


가장 먼저 아주머니의 위치를 발견한 이는 카일.


“역시 기도하고 있네.”


뭐를 기도하는지는 몰라도 두 눈을 꼭 감고 무언가를 열심히 기도하는 사라 아주머니가 보인다.


“어째 방해하면 안 될 거 같으니까 일단 기다리고 있자.”

“동의합니다.”


신이란 보통 사람이 자신의 힘으로 이룰 수 없는 것을 간절히 이루고 싶을 때 언제든 기댈 수 있도록 존재하는 것.


물론, 그 기도가 닿을지, 닿는다고 해서 이뤄줄 존재가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이렇게나 사람들이 간절히 기도하는 이유는 그 일말의 실이라도 잡고 싶은 소망에서 우러나오는 것이겠지.

어째 그 모습을 보니 어딘가 안타까움마저 느껴진다.


“루미아, 뭐해?”

“기도”


저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들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이루어지기를.


“루미아도 참 순수하네..”


같은 광경에서 다른 감상을 느끼는 듯한 아이리.


“그냥 뭔가 안타까워서.”

“저들이 비는 소원이 타인을 해치는 것이라도 이루어지기를 바래?”


“설마, 그러겠어?”

“루미아, 타인을 생각하고 배려해 주는 것은 좋지만, 그 타인이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것도 매우 중요해. 이 마을 사람들이 새벽에 우리에게 무엇을 했는지 잊은 건 아니지?”


그 광경을 내가 본 것은 아니지만, 애들의 말로 전해 들었다.


“네가 그 상황에서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등장을 해서 망정이지, 그게 아니었으면 진짜로 우리든, 마을 사람들이든 어디 한쪽은 죽었을 거야.”

“알고 있어...”


내가 망각하고 있던 현실적인 부분을 꼬집어 주는 아이리.


“너무 시무룩해지지는 마, 오히려 루미아의 그런 순수한 점은 크나큰 장점이 되니깐. 난 그저 사람을 구별하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던 것뿐이고, 저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발상에 도달했다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해.”

“응, 고마워.”


아이리의 말처럼 나는 저 사람들 중에 악한 마음을 가지고 기도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했으니깐.

나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더 성장할 필요가 있는 거 같다.


나의 부족함을 되새기는 시간 동안 사라 아주머니는 기도를 마쳤는지 자리에서 일어나신다.


“이제 돌아가려는 모양이군요”


우리가 기다리고 있는 출구 방향으로 걸어오시던 아주머니는 우리를 발견했는지 잠시 멈춰서 기도를 하고 이쪽을 향해 다가왔다.


“신우님과 그 동료님들께서 이곳에는 어쩐 일로..”

“궁금한 게 있어서 질문하러 왔습니다.”


“그럼 일단 집으로 돌아가서 대화를 나눠도 될까요?”

“네, 편한 대로 해 주세요.”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 곳이라면 제대로 된 대화는 힘들 거니깐 그게 훨씬 좋지.


사라 아주머니를 따라 다시 마을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처음 이 집을 방문했을 그때와 같은 배치.


“궁금하시다는 게 어떤 거죠?”

“신과 신우에 대해 가능한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을 알려 주셨으면 합니다.”


작가의말

선추, 선작, 응원은 작가의 원동력이 됩니다. ღゝ◡╹)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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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28 철없는사과
    작성일
    21.07.02 23:58
    No. 1

    신의 친구를 뜻하는 말이군요. 신우라 해서 어렵게만 생각했는 데
    마수지만 온순하다. 흠... 왠지 기르고 싶어지는 느낌이 들어요.^^/
    추천 꾸욱~!!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P1수피아
    작성일
    21.07.03 01:56
    No. 2

    추천 감사합니다!
    작품 세계관 내에 모든 마수가 등장하지는 않겠지만, 초반 부분.
    루미아와 루미너가 서재에서 괴수, 마수 공부하는 장면 보면 수없이 많은 마수가 세계관 내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으실 겁니다.
    매력적인 마수는 계속 등장할 것이니 재밌게 봐주세요! (❁´▽`❁)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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