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헌터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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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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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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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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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5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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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한재영] (수정)

DUMMY

* * *


나는 책상 위에 있는 휴대폰을 보며 수아로부터 연락이 오기를 기다렸다.


‘오늘 안으로 연락을 준다고 했는데,’


마음이 초조했다.


스스로 생각해도 건방지긴 했다. 유명 여배우가 식사 자리에 손수 초대했는데 낯선 사람을 데려간다고 하다니, 나조차도 초면인데 말이다.


지이잉-


휴대폰의 진동 소리가 울렸다.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휴대폰을 집어 새로운 톡을 클릭했다.


-언니, 오케이래. 그런데 아는 동생이 누구?


성공이었다.


나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었다.


-수아야, 너 짱!


-ㅇㅅㅇ?


한재영과의 만남에 굳이 다른 사람을 데려갈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도 수아에게 이러한 부탁을 한 것은 홍준기때문이었다.


홍준기에게 마석에 관해 떠보기 위해서는 먼저 녀석의 환심을 사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했고,


한재영과의 이 자리가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이 미쳤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어떻게 홍준기를 유인해야 할까?’


어제 입력한 홍준기의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


“누구세요.”


어제 배달원의 목소리, 홍준기였다.


“안녕하세요. 저는 에이전트 유진성이라고 합니다.”


“에이전트요? 제 전화번호는 어떻게 아셨어요?”


“아, 어제 배달 관련해서 여차여차 보게 되었는데, 비주얼이 매우 좋아서요.”


어려서 피부는 좋아 보였지만 분명 잘생긴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데도 나는 녀석의 환심을 사기 위해 억지로 거짓말을 했다. 과연 믿어줄까?


“아하, 제가 얼굴이 좀 되긴 하죠.”


‘세상에나 마상에나, 구역질이 나올 것 같지만, 대의를 위해 참자.’


“잘 아시네요. 그런데 비주얼을 너무 썩히는 것 아닌가요. 좋은 기회가 하나 있는데.......”


“네 무슨 기회인데요?”


“배우 한재영 알죠? 한재영하고 조만간 미팅이 있는데 배우 지망생을 하나 소개하기로 했거든요.”


“한재영이요? 애정비사에 그 한재영이요? 언제요?”


한재영 이야기가 나오니 바로 떡밥을 물어버렸다. 이거 생각 외로 단순한 녀석인걸.


“이번 주 금요일입니다. 저녁 7시에 이태원역에서 봐요. 만나서 한남동으로 이동할 거예요.”


* * *


드디어 금요일.


배우 한재영과 저녁 식사를 하는 날이었다.


나는 전 주에 백화점에서 사서 고이 넣어놓았던 남색 신상 정장을 입고, 출근했다.


사무실에 있는 내내 참으려고 해도 입꼬리가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


“너, 뭐 좋은 일 있어?”


김병달이 나를 보고 한마디 했다.


“좋은 일은요. 선배님, 요새 인센티브 받아서 이거저거 쓸 생각 하니까 좋죠.”


‘병달님에게는 말하지 말 것.’


최수아가 톡과 말로 신신당부했었다.


“그게 그 정도야. 돈 받은 거로 그거 산 거야?”


“아, 네, 좀.”


“참, 선배님은 인센티브로 주식 투자한다고 했죠? 어디에 투자하셨어요?”


“화성제약”


“그런 회사도 있나요?”


“모르면 말아.”


나에게는 지금 주식이 중요하지 않았다.


* * *


이태원에 도착했다.


날씨는 쾌청했고, 산들바람이 불었다.


‘생각해보니 이렇게 같이 밖으로 나오는 것은 처음이네. 술 먹었을 때는 회사 근처라 회식 느낌이었고,’


최수아도 평소의 발랄한 룩이 아닌 깔끔한 투피스를 입고 있었다.


“너 꽤 신경썼다.”


“뭐, 언니 만나니까. 너 보여주려고 신경 쓴 거 아니거든.”


최수아는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이어 말했다.


“그런데 그 아는 동생이라는 사람은 어딨어?”


“일곱 시에 보기로 했으니까 곧 올 거야.”


‘이 녀석이 진짜 나오려나, 전화상으로는 당장에라도 나올 분위기였는데.’


수 분이 흐르고, 역 출입구를 돌아보니,


앳돼 보이는 남성이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홍준기였다.


나는 손을 흔들고 홍준기에게 다가갔다.


“준기, 여기야, 여기.”


홍준기에게는 이미 아는 사이처럼 하자고 말을 해둔 터였다.


홍준기가 팔을 과하게 흔들며 내 쪽으로 다가오더니 “으하하하, 안녕하십니까!”하며 오버스럽게 인사를 했다.


“아, 네, 안녕하세요.”


최수아가 어색하게 인사하며 나를 보고 눈을 흘겼다.


서로 어색하게 통성명을 하는 사이,


나와 일행들이 서 있는 길 앞으로 흰색 밴이 다가와 경적을 울렸다.


밴의 조수석에 창문이 열리고 챙모자와 선글라스를 쓴 여성이 차 안에서 손을 흔들었다.


옆에서 최수아도 같이 손을 흔들었다.


저분이 한재영인가 보구나.


나와 일행은 밴에 타고 한남동으로 이동했다.


* * *


도착한 곳은 한남동의 한 고급 저택이었다.


나와 일행은 마중 나온 직원의 안내에 따라 저택 안쪽으로 들어갔다.


내 옆에는 유명 여배우가 있고, 이런 세련된 저택은 처음이다 보니 연신 어리둥절하였다.


홍준기 녀석도 눈이 휘둥그레해서 이쪽저쪽을 두리번거렸다.


마치 이런 상황이 익숙하다는 듯이 한재영과 여유 있게 수다를 나누고 있는 최수아가 새삼 대단해 보였다.


안내받은 저택 안쪽 구석의 방에는 큰 상이 꽉 차도록 한정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일행들이 다들 자리에 앉자 한재영이 모자와 선글라스를 벗고, 말을 꺼냈다.


“간판도 없고 해서 좀 당황하셨죠? 아무래도 이런 곳이 아니면 편하게 식사하기가 어려워서요.”


모자와 선글라스를 벗자 TV 화면에서만 보던 배우 한재영의 모습이 현실로 다가왔다.


큰 눈동자에 오뚝한 콧날, 갸름한 얼굴, 실제로 보니 확실히 연예인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젯밤에 생각한 수백 가지 질문거리들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을 정도였다.


“진성 씨라고 하셨죠, 수아가 많이 이야기하더라고요.”


한재영이 호기심이 어린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쳐다보기만 해도 긴장돼서 식은땀이 흐르네.’


“아아, 네네. 그랬나요.”


“제가 원래는 낯을 많이 가리는데, 수아가 추천한 사람이라면 믿을 만했어요.


한재영이 긴 머리카락을 귀밑으로 넘기며 말했다


“옆에는 아는 동생분이라고 했죠? 뭐하시는 분이세요?”


한재영이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두 주먹을 무릎에 대고 있는 홍준기를 보며 말했다.


홍준기가 입을 열려고 하려던 찰나에 내가 끼어들었다.


“아, 여기는 준기라고 하는데, 저하고는 안 지 좀 됐고, 배우지망생이에요.”


“배우지망생이요? 연기파인가 봐요.”


“연기학원은 아직이고, 개인적으로 열심히 연습 중입니다!”


`얼씨구 이 녀석 진짜 연기하네.`


한재영은 무채 몇 점을 젓가락으로 집어 접시에 놓으면서 다시 나에게 말했다.


“진성 씨는 헌터시라고 했죠?”


“아, 네. 아직 급수도 안 나오긴 했지만요. 하하.”


나는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다.


옆에 있는 홍준기가 나를 힐끗 쳐다보았다.


“사실 제가 배우이기는 해도 헌터 세계에 관심이 좀 많아요.”


한재영이 헌터에 관심이 많다고? 처음 들어보는 소리였다.


“수아한테 예전부터 믿을 만한 헌터 분이 있으면 소개를 해달라고 부탁을 했고, 그래서 오늘 자리를 마련하게 됐어요.”


나는 주머니를 뒤졌다. 분명 가져왔을 텐데.


`아, 있다.`


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 한재영에게 내보였다.


“궁금한 게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주십시오.”


한재영은 명함을 받고 앞뒤로 확인해보며 말했다.


“명함까지,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건 시그니처인가요?”


풋-


잠잠히 있던 최수아가 갑자기 음식을 튀기며 웃었다.


“언니, 그거 내가 그렸어. 닮았지?”


`전혀 안 닮았거든.`


한재영은 지갑을 꺼내 명함을 끼워 넣었다. 그리고는 나를 보고 입술을 열고,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주변을 돌아보더니 다시 입술을 오므리고는 잠시 후에 다시 입을 열어 다음에 기회 되면 한 번 더 보자며 말을 꺼냈다.


‘홍준기를 의식해서 말하지 않은 것일까?’


나는 다음에 한재영과 보게 된다면 꼭 혼자서 오리라 다짐했다.


* * *


아쉽게도 한재영과 같이 있을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한창 인기 있는 배우가 이렇게 시간을 내줬다는 것 자체가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말이다.


홍준기는 한재영과 실제로 만나게 되자 놀라긴 놀랐는지, 식사한 뒤에 헤어질 때는 나에게 형님 소리까지 해댔다.


`이제 내가 에이전트인지 헌터인지는 신경도 쓰지 않는군`


* * *


“여기, 그리고 여기 이렇게 서명하면 될까요.”


나는 소장과 협의하여 저번 달보다 50만 원이 인상된 200만 원의 급여를 수령 하는 내용의 계약서에 서명했다.


계약 기간은 마찬가지로 한 달.


“그냥 내친김에 한 1년 계약하지그래.”


소장이 툭 내뱄었다.


“소장님, 저도 더 계약하고 싶은데 앞으로 사무실 사정이 어려워질 수도 있고, 공연히 오래 했다가 민폐 줄까 봐서요.”


“별걱정을 다한다. 짜식.”


오늘 강대환은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아 보였다.


능청스럽게 소장에게 마석의 행방 관련해서 진전이 있는지 물어보니 소장은 씁쓸한 표정을 짓고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홍준기 녀석은 한재영을 만난 후 진짜 배우 바람이 불었는지 나에게 연기 학원 등록, 소속사 계약 등과 관련해서 톡으로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나도 몰라 이것아.’


이전에 TV에서 멧돼지 사냥을 본 적이 있었다.


농가에 자주 침입하여 밭을 망쳐 놓는 멧돼지들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전문 사냥꾼들이 파견되었는데,


사냥꾼들은 먼저 산을 돌아다니며 멧돼지의 발자국을 찾아다니며 서식처와 이동 경로를 확인했다.


멧돼지들의 서식처와 이동 경로 등이 확인되면 사냥개들에게 위치 추적 장치를 붙인 다음,


사냥꾼들은 산능성이 아래 쪽에서 엽총을 들고 대기하고, 사냥개는 산 위로 올라가 멧돼지를 수색했다.


사냥개들이 산 위에서 멧돼지를 찾아 공격하면 겁에 질린 멧돼지들이 이동 경로를 따라 산 아래로 도망쳐 내려왔다.


이미 사냥개에게 위치 추적 장치를 붙인 사냥꾼들은 멧돼지가 내려올 이동 경로를 포착하여 대기하다가,


사냥개를 피해 내려오는 멧돼지를 엽총으로 사격하여 잡는 식이었다.


인터넷에서 대충 검색하여 홍준기의 상담 톡에 답변하면서 결심이 들었다.


‘그래 이 정도면 충분히 환심을 산 것 같다.’


나는 홍준기에게 톡을 날렸다.


-준기야, 톡으로 이러지 말고 오늘 술이나 한잔할래?

-술이요? 형님? 혹시 한재영도 오나요?

-한재영이 그렇게 한가하겠냐. 오늘은 둘이 먹자.

-아, 넵. 형님 저 배달 끝나면 밤 11시 넘는데 괜찮나요?

-응, 괜찮아. 내가 그 근처로 갈게.

-넵, 형님. 알겠습니다. 그때 뵙겠습니다.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마음을 굳게 먹고, 진미반점으로 이동했다.


멧돼지 사냥을 할 시간이다.


작가의말

2021. 5. 29. 홍준기의 외모와 성격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고심 끝에 내용 일부를 수정하였습니다. 미리 보신 분들에게는 양해의 말씀을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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