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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슬기로운 조폭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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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홍석
작품등록일 :
2021.05.12 12:22
최근연재일 :
2021.06.24 21:05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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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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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16,154

작성
21.06.13 21:05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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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글자
11쪽

48. 마침내 형제 대면

DUMMY

느닷없이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소리가 황당했지만 침착하게 되물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아니, 그보다 당신 대체 누구예요?”

“저 모르시겠어요? 이현주요.”

“아, 혹시 그때 물망초에서?”

“맞아요. 이양수 할아버지 손녀.”


그제야 완벽하게 기억이 떠올랐다. 300만 원을 빌렸다가 1억으로 늘어난 빚 때문에 룸살롱에서 1년간 고생했던 아가씨. 작년 10월쯤에 내덕 7인조인지 네덕 7인조인지 하는 양아치들을 물리치고 그녀를 풀어준 뒤 처음으로 듣는 목소리였다.


“오랜만이군. 내 전화번호는 어떻게 안 거야?”

“할아버지한테 물어봤어요. 너무 급해서.”

“뭐가 그리 급하다는 거지? 참, 내가 죽을 수도 있다고 했잖아?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빨리 도망가세요! 서울에 계속 있다가는 죽어요!”

“아니, 자꾸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진정하고 차근차근 좀 말해봐.”

“제가 지금은 인천 쪽에서 그······ 일을 하고 있거든요.”

“무슨 일을?”

“아이, 룸살롱이요. 척하면 알아들어야죠.”

“참 나. 그 고생을 하고 풀어줬더니 또 그 짓을 하고 있단 말이야.”


어이가 없어서 나도 모르게 혀를 찼더니.


“아이, 너무 그러지 마세요. 처음에는 맘 잡고 공부하려고 했지만 문제집 읽어본 지가 너무 오래돼서 눈에 들어와야 말이죠. 그 화려한 분위기도 그리웠고요.”

“근데 왜 인천까지 갔어?”

“서울에서 나가다 걸리면 할아버지가 머리 빡빡 깎는다고 해서······ 아이,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요. 제가 동인천 ‘마도로스’라는 룸살롱에 있거든요. 거기서 어젯밤에 준우 오빠 얘기를 들었어요.”


이어지는 이현주의 얘기는 놀라웠다.


***

다시 이세린이라는 이름을 되찾은 이현주는 살짝 떨리는 마음으로 메인 룸에 들어갔다. 이름만 들어본 무서운 사장을 처음 보기 때문이었다. 상무는 사장님이 인천에서 제일 센 이거라면서 주먹을 말아 쥐었다.


‘주먹을 쥔 건 조폭을 뜻하는 거겠지? 뭐 조폭이 꼭 나쁜 놈만 있는 건 아니니까.’


이현주의 머릿속에서는 몇 달 전 중세의 기사처럼 자신을 구하러 달려와준 정준우 오빠의 늠름한 모습이 떠오르고 있었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아이입니다. 사장님께 인사드려라.”

“안녕하세요, 오빠. 이세린이에요.”

“오냐. 난 이태식이다. 어디 이씨냐?”

“전 그런 거 잘 몰라요.”

“이런, 자기 본도 몰라. 요 맹추 같으니.”


상무의 손짓에 껄껄대는 이태식 옆에 얼른 앉았다. 메인 룸에는 이태식을 비롯해 다섯 명의 험상궂은 남자들이 앉아 있었고, 같이 들어온 언니들이 네 남자의 옆에 나눠 앉았다. 심상찮은 분위기가 흐르는 걸 보니 직전까지 심각한 대화를 나눈 모양이었다.


“자, 애들 왔으니까 이젠 마음 편히 술이나 마시자.”

“알겠습니다, 큰형님.”


중앙의 소파에 앉은 이태식은 키가 굉장히 작아서 심지어 165센티미터인 자신과도 별 차이가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도 두목답게 카리스마가 굉장했다. 곁에서 아무 짓도 안 하는데도 괜히 심장이 벌렁벌렁한 느낌이랄까.


“자, 투망파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

“위하여!”


일제히 술잔을 원샷한 남자 중 20대 중반쯤 돼 보이는 한 명이 비장하게 말했다.


“큰형님, 다시 한 번 믿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만큼은 기필코 성공해서 큰형님의 분을 시원하게 풀어드리겠습니다.”

“믿는다, 정석아. 네가 널 미워해서 그랬겠느냐. 다 널 아끼니까 그런 게지. 내일 일선에서 크게 한 번 활약해봐라.”


한동안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술자리가 흘러갔다. 30분쯤 지났을까. 사장 이태식이 남자들끼리 할 얘기가 있으니 아가씨들은 이만 나가보라고 했다. 인사를 드리고 나가려 할 때였다. 막내라서 제일 뒤늦게 나가는 바람에 살짝 문이 열려 있었다. 얼핏 들린 이태식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후후. 빨리 습격 디데이인 내일이 왔으면 좋겠군. 그 정준우라는 놈의 시체를 보고 싶어 좀이 쑤실 지경이다.”


문을 닫는 손이 벌벌 떨렸다. 습격, 정준우, 시체 등의 흉악한 단어들이 이현주의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

“거기까지 듣고 어젯밤부터 계속 알아봤어요. 마도로스 기도들이 다 투망파거든요. 대놓고 물어볼 수도 없어서 내일 무슨 일이 있길래 오빠들 분위기가 심각하냐고 은근슬쩍 물었는데 어찌나 입을 꾹 다무는지 절대 말을 안 해주더라고요.”

“그랬군.”

“결국 방금 전에 겨우 알아냈어요. 투망파가 오늘 밤 12시에 150명이나 데리고 구로의 대호파를 습격한대요. 대호파를 멸망시키고 또 그중에서도 정준우를 반드시 죽이는 게 목표래요.”

“음······.”


나는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모든 일이 잘 풀리나 했더니 내가 모르는 곳에서 마가 끼고 있는 듯했다.


“일단 알았다. 신경 써줘서 고맙다.”

“오빠, 다른 생각 말고 얼른 도망가세요. 12시까지 여섯 시간도 안 남았잖아요.”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너무 걱정 말고. 네가 발설한 거 알면 큰일 나니까 눈치껏 행동해.”

“오늘은 몸 아파서 쉰다고 하고 숨어 있을까요?”

“아니. 그럼 더 의심을 사지. 그냥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출근해서 평소랑 똑같이 지내. 다 끝나고 연락할게.”


재삼재사 안전을 당부하는 이현주와의 통화를 마쳤다. 나는 담배에 불을 붙이며 생각했다.


‘투망파와는 저번 메르헨 마을을 밀러 왔을 때 내가 방해한 원한이 있지. 그런데 고작 그런 이유로 150명이나 동원한다고? 투망파가 도합 200명 언저리일 텐데 150명이나 출격하면 투망파의 주력 거의 전부잖아.’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았다. 나 한 사람 손봐주는 정도라면 그 정도로 크게 일을 벌이지는 않는다. 150명이면 전쟁 수준이라서 움직이는 비용만 해도 만만치 않다. 큰손 스폰서가 없는 이상 쉽지 않은 일이다.


‘젠장, 김기호로군. 나한테 치욕을 당한 김기호가 나는 물론 대호파 전체를 쓸어버리라고 주문한 거야. 대흥쯤 되는 대기업이라면 충분히 스폰서가 돼줄 수 있지.’


대충 전모를 파악한 나는 익숙지 않은 손놀림으로 밥을 퍼주고 있는 박대호에게 다가갔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큰형님.”

“어허, 지금 바쁜 거 안 보이느냐.”

“큰형님!”


나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였더니 깜짝 놀란다. 박대호는 내 얼굴에 떠오른 심각한 표정을 인지하고 천천히 주걱을 내려놓았다.


***

그 길로 박대호를 모시고 합숙소로 향했다. 어쨌든 조직의 존망을 건 대혈투를 치러야 하기 직전이었다. 부두목 멧돼지도 알 건 알아야 했다.


“그러게 큰형님, 제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저 준우 새끼가 너무 설치니까 이런 사단이 안 나고 배겨요!”

“어허, 준우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그러느냐. 우리 하우스를 빼앗으려 한 것도 그렇고, 메르헨 마을을 치러 온 것도 전부 투망파가 먼저 시작한 일이다. 그럼 준우가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 있어야 하느냐.”

“적당히 투망파 체면도 봐줬어야죠. 천둥벌거숭이같이 나대니까 적을 만드는 게 당연······.”


나는 헛기침으로 멧돼지의 말을 중단시켰다. 멧돼지가 붉게 충혈된 눈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지금 누구 잘잘못을 따질 때입니까? 문제는 당면한 습격을 어떻게 막아내느냐 하는 겁니다.”

“오냐, 너 말 한 번 잘했다. 어떻게 막을 건데? 우린 그나마 요즘 하우스 장사 잘 돼서 열 명 더 뽑아서 30명인데 저쪽은 150명이 온다잖아. 다섯 배나 많은 적에 맞서 싸웠다간 보나마나 죽음이야. 우리 다 죽는다고.”

“그럼 어떻게 하자는 겁니까?”


멧돼지는 내 말에 대답하지 않고 박대호를 쳐다봤다.


“큰형님, 신세기파 김종수 총수님께 SOS를 치는 게 어떻습니까?”


박대호는 무겁게 고개를 저었다.


“일 없다. 난 총수님께 저번 여의도 일로 평생 마지막 부탁을 드린다고 말씀드렸다. 며칠이나 지났다고 다른 부탁을 또 하겠느냐.”

“아니, 큰형님.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죠. 우리도 신세기파 라인인데 우리가 무너지면 신세기파한테도 안 좋잖아요.”

“우린 대호파다. 신세기파와 관련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동안 독자적으로 생존해 왔다. 죽든 살든 우리 힘으로 해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우린 영원히 우리 이름으로 우뚝 설 수 없어.”


한 번 결정하면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는 박대호를 설득하는 걸 포기한 멧돼지가 내게 고개를 돌렸다.


“그럼 혜성 형님에게 도움을 청하자. 어떠냐? 그 형님, 너 예뻐하잖아? 도와줄 것 같지 않아?”


나 역시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박대호 말마따나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송혜성에게 연락하는 건 강자의 위세를 등에 업고 설치는 전형적인 소인배 짓이다.


‘때때로 다양한 인연들을 활용할 필요는 있겠지만 매번 그럴 생각은 없어. 이번 생에서만큼은 내 스스로 나만의 전설을 써 내려갈 계획이거든.’


“그럼 어떡하겠다는 거야! 맺은 사람이 풀랬다고 네가 원인 제공자니까 네가 책임을 져야 할 거 아냐!”

“오, 태원 형님이 문자도 쓰실 줄 아는군요. 처음 들어봤습니다.”

“뭐야, 이 새끼야!”

“동감입니다. 결자해지, 제가 불러온 문제니까 제가 해결을 보겠습니다. 큰형님과 태원 형님은 이번 일에서 빠지십시오.”

“뭐, 뭐라고?”


멧돼지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 나는 자신감이 넘쳐흐르는 미소로 멧돼지의 황당해 하는 시선을 받아넘겼다.


“반드시 투망파의 기습을 막아내겠습니다. 우리 쪽에 단 한 명의 손실도 없이······.”

“마, 말도 안 돼. 네가 무슨 신이냐?”

“그 비슷한 것쯤은 될지도 모르죠.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12시 전까지 딱 세 군데만 들르겠습니다.”


박대호는 불안을 감출 수 없는 표정이었지만 나에 대한 신뢰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여전히 지랄발광을 하는 멧돼지를 남겨두고 합숙소를 나왔다.


***

제일 먼저 신도림역에 갔다가 용산역에도 잠깐 들렀다.


‘두 군데 갔다 왔으니 마지막 방문지만 남았군.’


마지막 방문지는 영등포역 앞이었다. 2008년 내가 죽을 때까지 영등포역 앞에는 사창가가 조성되어 있었다. 미아리 텍사스나 청량리588 등과 함께 서울의 대표적인 사창가로 유명한 이곳에 도착한 시각은 밤 9시.


“제일 안쪽 오른쪽 방으로 들어가세요.”


포주로 보이는 50대 남자의 말에 음침한 분위기의 복도를 걸었다. 정사를 즐기기에 다소 이른 시각임에도 양옆의 방에서는 교성이 요란했다. 여섯 개 정도의 방을 지나치자 복도의 끝이었다.


‘오른쪽 방이랬지.’


오른쪽 방 앞에 서서 미리 약속한 대로 두 번 짧게, 두 번 길게 노크했다.


“들어오세요.”


놀랍게도 방에서 들려오는 건 창녀의 교태 섞인 목소리가 아니라 부드러운 남자의 목소리였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 천천히 문을 열었다.


“오랜만이구나, 준우야.”


꽃무늬 벽지로 화사하게 장식된 방에 가구라곤 침대와 화장대 밖에 없었다. 그 화장대 의자에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나의 형, 정준구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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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8

  • 작성자
    Lv.92 Under85
    작성일
    21.06.13 21:12
    No. 1

    오 흥미진진하네요.
    잘 읽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2 홍석
    작성일
    21.06.13 23:14
    No. 2

    님 같은 분이 조금만 더 많아지면 마음 편히 쓸 수 있을 텐데 아직은 그렇지 못하네요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6 으ㅎ
    작성일
    21.06.13 21:55
    No. 3

    형놈 써먹으려나 보네요 머릿수 안되면 공권력 써야죠

    찬성: 2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2 홍석
    작성일
    21.06.13 23:15
    No. 4

    허허. 눈치 9단 독자님들 상대하기 정말 어렵네요^^;;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54 피다
    작성일
    21.06.13 23:01
    No. 5

    하 짜증 이번 기습에 멧돼지나 보내버리지 매번 태클 거는데 질질 끄는건지 불때마다 짜증인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2 홍석
    작성일
    21.06.13 23:15
    No. 6

    멧돼지를 최대한 통쾌하게 보내버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69 bj꾼
    작성일
    21.06.13 23:56
    No. 7

    준구놈 이용해서 소탕하면 흐음... 진급이 빨라져서 손도 못댈거같은데...
    지금도 손댈라면 댈수는있는데 위험해서 손못대고 있는거잖음.
    세력을 키워서 돈으로 공권력 매수해서 이용해먹을 위치까지 올라가도 위험한건 마찬가지긴함.
    경찰 검찰같은 권력기관은 잘못 건들면 벌집을 쑤시는 사태가 벌어지니
    제일좋은건 사고사인게 좋죠 누가봐도 그럴듯하게.
    그냥 무턱대고 죽이는건 진짜 마지막의 마지막에가서야 하는 최하의 방법이니..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2 홍석
    작성일
    21.06.14 23:41
    No. 8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급체로 컨디션이 영 좋지 않네요ㅠ,.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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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46. 마환 vs 주경백 +14 21.06.11 6,785 182 12쪽
45 45. 두 번째 사천왕 +10 21.06.10 6,963 185 12쪽
44 44. 신세기파 김종수를 만나다 +4 21.06.09 7,182 177 12쪽
43 43. 더 벌어야죠 +7 21.06.08 7,213 192 12쪽
42 42. 은혜 갚은 이양수 +8 21.06.07 7,359 198 12쪽
41 41. 김기호의 굴욕 +3 21.06.06 7,634 197 12쪽
40 40. 꿈을 쫓아가 +8 21.06.05 7,824 180 12쪽
39 39. 길거리 캐스팅 +4 21.06.04 7,960 198 13쪽
38 38. 내덕 7인조 격퇴 +4 21.06.03 7,946 206 12쪽
37 37. 해결사도 아니고 +4 21.06.02 8,236 199 11쪽
36 36. 엇갈리는 처지 +4 21.06.01 8,525 195 12쪽
35 35. 다행입니다 +5 21.05.31 8,690 20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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