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신의 성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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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투덜이아르
작품등록일 :
2021.05.12 12:44
최근연재일 :
2021.06.2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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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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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장] 규격 외의 존재 14

DUMMY

[이레귤러급 함정벌레 여왕 (로하임)의 소멸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레귤러급 어썰트 메타스 (드렉스)의 소멸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들의 업과 격을 계승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모든 미션 클리어로 긴급 퀘스트 ‘이레귤러의 혈투’가 완료되었습니다.]

[시스템 등급의 재평가가 진행됩니다.]

- 대상에게 걸려 있던 시스템 제재가 사라집니다.

- 이제 월드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인연의 끈’ 아이템이 지급되었습니다.]

- 인연의 끈을 이용해 조언자를 생성하세요.



직접적인 경험치나 능력의 증가는 없다. 하지만 그것 이상의 보상을 얻었다.


“우라질··· 어째 이상하다 했는데 시스템 고장이 아니라 그냥 제재를 받아서 잠겨 있던 거였냐?”


하지만 조금 맥이 빠지기도 했다. 아니 지금이라도 제재가 풀렸으니 다행이다.


“그건 그렇고, 인연의 끈? 이건 또 뭐야?”


시스템에는 별다른 설명이 없다. 하지만 아이템을 사용해 보니 그에 대한 정보가 직접적으로 전해졌다.


“아하··· 조금전에 그 검은 고양이 같은 녀석들이군.”


은발 자안의 소녀가 데리고 있던 말하는 고양이, 시스템 상으로는 조언자이지만, 단순히 조언만 하는 녀석들은 아니다. 실제로 하는 일은 조언보다 조정에 가까워 보인다.


“월드 시스템과 플레이어 사이의 조정이 주 목적이라.”


아이템 사용과 함께 얻은 대량의 정보는 그동안 강혁이 모르던 것을 알게 해줬다. 그러자 보이지 않던 부분이 보였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이해된다.


“요컨대 월드 시스템이 플레이어를 장악하지 못하게 하고 또 그 반대도 불가능 하게 한다. 이 말이지?”


시스템과 플레이어의 중간에서 서로의 간섭을 배제하고 올바른 정보만을 제공한다.


시스템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분명히 있어야 한다. 아니면 드렉스처럼 전직 한번하고 그 자아가 시스템에 의해 뒤틀리는 경험을 하게 될 테니 말이다.


드렉스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자아가 뒤틀린 이유조차 모르고 있었다. 하나의 세계를 좌우하던 대영웅에게조차 시스템의 간섭은 은밀하고 치명적이었던 거다.


“쩝··· 어찌보면 내가 전직을 못 한 게 천운이었군.”


확실히 그 상태에서는 그랬다. 그 때는 몰랐지만 말이다. 뭐 어찌되었든 이미 지나간 일이고 결과도 좋으니 더 생각할 필요도 없다.


“그럼 어디 아이템을 사용해 볼까?”


아이템을 보며 사용하겠다는 의념을 보내자 굳어 있던 회색의 끈이 흔들리더니 풀려나갔다. 그리고 희미하게 변해 사라졌다.


형태는 사라졌지만, 강혁은 그것이 어딘가로 이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공간이 일렁이더니 공간너머에서 무언가 불쑥 튀어나왔다.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작고 가는 손가락이다.


꼼지락꼼지락.


새하얀 손가락이 공간을 잡고 벌린다. 그리고 그 사이로 자그마한 소녀의 얼굴이 튀어나왔다.


“흐음···”


공간을 찢고 나타난 소녀.


검고 긴 머리를 허리 아래까지 늘어트린 채 머리색과 똑 같은 검은 눈동자를 반짝이는 소녀.


뭔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자신의 몸을 뒤적이며 점검하는 소녀를 보고 있으니 신기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인간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그 크기는 고양이 정도로 작다. 그렇다 보니 말 그대로 인형이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다.


“나 인형 아니거든요.”

“어? 아··· 그··· 그렇지?”


톡 쏘는 목소리에 얼떨결에 대답했다. 하지만 대답하고 나니 뭔가 이상하다.


“어··· 설마 내 마음을 잃은 거니?”

“읽고 말고 할 것도 없죠. 내 반쪽이 어디에 연결되어 있을까요? 멍청한 주인님?”

“어··· 흠··· 그래··· 그렇군.”


완전히 이해했다.


“이해 못 하셨잖아요. 거짓말하지 말아요.”


역시 거짓말도 안 통한다.


“당연하죠··· 저는 당신에게서 비롯됐고 당신에게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그냥 당신의 분신이라고요. 더 쉽게 말하면 하위 단말이죠.”


물론이다. 완전히 이해했다.


“···”


이번에는 소녀도 입을 다물었다. 그렇다 분명히 이해한 거다.


“그냥 그렇다고 하죠 뭐···”


소녀가 포기했다. 하지만 의기양양한 강혁의 머릿속으로 자연스럽게 그녀의 의념이 흘러 들었다.


[내 근본이 저렇게 멍청하다니··· 이럴 수는 없어··· 제발 꿈이라고 해줘.]


잘못 들은 것 같다. 강혁은 그렇게 생각했다. 말이 아니라 의념이니 당연히 잘 못 들었을 거다.


“아니요··· 저기··· 상식적으로 말이 아니라 의념이면 더 정확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소녀의 말을 무시하며 강혁이 그녀에게 이름을 부여했다.


“넌 지금부터 조언자1호다.”

“꺄아악! 뭐라는 거야! 그것도 이름이냐? 이 한심한 주인놈아!”


결국 참다 못한 소녀가 폭발하는 사태가 있었지만, 어찌되었든 강혁의 잘못은 아니다.


음··· 분명히 그럴거다.



***



소녀를 잘 달래고 그녀의 조언을 들어 그녀에게 아이리스 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그래서 말이죠. 이 세계는···”


그리고 나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정보의 홍수에 파묻혔다. 인간일 때 각정자 아카데미를 다닐 때도 이정도로 공부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결국 강혁의 뇌가 파업에 들어갔다. 더 이상의 지식을 습득할 수 없다고 제동을 걸어왔다.


“저기 제 이야기 제대로 듣고 계신 거 맞죠?”

“어··· 물론이야···”

“눈이 감기고 있는데요?”

“에이. 잘 못 봤겠지.”

“잠들기 직전이신데요?”

“흐음··· 아냐 계속해··· 계속···. 흠냐···”


조그만 게 아는 것도 많다. 그렇게 생각하며 강혁이 명상에 잠겨 들었다.


그렇다 이건 자는 게 아니다. 심신 수련을 위한 명상이다.


“네··· 당연히 그러시겠죠···”


이제는 완전히 포기한 듯한 아이리스의 목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지만, 신경 끄기로 했다.


어찌 되었든 그는 지금 졸립다. 그리고 졸릴 때는 자야 한다.



***



배가 고파 잠에서 깬 강혁이 어슬렁거리며 사냥에 나섰다. 처음에는 목숨을 걸고 나서던 사냥이지만 이제는 앞마당에서 산책하듯 여유롭다. 그가 강해짐에 따라 이제는 딱히 그를 위협할 만한 존재가 없기 때문이다.


“뭐 이상태도 나쁘지 않지만···”


강혁이 입맛을 다셨다. 처음에는 안전이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지금 상황이 되고 나니 또 생각이 바뀐다.


“위험한 녀석들이 있더라도 좀 맛있는 게 있었으면 좋을텐데···”


매일 같은 것만 먹다 보니 좀 질리는 느낌이다. 거기다 잡아먹는 것들 대부분이 미각을 고문하는 수준이니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배가 고프니 주위에 기어다니는 것들을 집어 삼켰다. 그렇게 연거푸 몇 마리를 집어 삼키고 나니 슬슬 포만감이 느껴진다.


배가 적당히 부르고 나니 그제서야 다른 생각이 떠 올랐다.


꿈틀··· 파르르.


강혁이 자신의 촉수에 찔려 죽어가는 회색의 뱀을 바라봤다. 아니 관찰 스킬로 떠오른 설명창을 바라봤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세계 뱀>


세계수의 가지에 서식하는 거대한 뱀.

신수로 취급되며 개체에 따라서는 신성을 획득해 하급신의 반열에 도달하는 경우도 있다.

작은 개체라 해도 행성 하나쯤은 간단히 집어 삼킬 정도로 거대하며 성장하기에 따라서는 하나의 성계를 통째로 휘감을 정도까지 커진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흐음··· 이게 시스템 고장이 아니란 거지?”


강혁의 물음에 그의 그림자 속에서 검은 소녀, 그의 조언자인 아이리스가 튀어나왔다.


“그렇다니까요. 그 설명 그대로입니다.”

“그대로라고?”


그에게 한입거리인 조그마한 뱀이 신수란다. 행성 하나쯤은 간단히 집어 삼키는 괴물이란다.


“정말 설명이 맞다고? 시스템이 고장 난 거 아니고?”


이해하기 힘들다. 믿기 어렵다. 정말 설명 그대로라면 강혁이 이전 삶에서 만나봤던 재앙급 신수조차 넘어선다. 전설처럼 전해 듣던 파멸급 신수조차 넘어설지 모른다.


강혁이 의심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 하지만 그에 돌아오는 대답은 한심하다는 눈빛이다.


“언제 그렇게 열심히 생각하셨다고 의심까지 하세요?”

“나도 나름 열심히 생각하고 살았거든.”

“아··· 그러세요?”


비웃음 가득한 목소리에 강혁이 입맛을 다셨다. 역시 말로는 이기기 힘들 것 같다. 거기다 아마도 조언자의 말이 맞을 거다. 시스템과 조언자가 동시에 동일한 자료를 내미는데 그게 진실이 아니라고 따지는 게 더 웃긴 일이다. 문제는···


“우라질 그럼 난 도대체 얼마나 크다는 거야?”


한입에 꿀꺽 집어삼켜도 간에 기별도 안 갈정도로 작은 녀석이다. 그런데 그런 녀석이 행성 하나를 집어 삼킬 정도라면, 도대체 강혁, 그 자신의 크기는 어느정도 일지 도무지 상상이 안 간다.


“강함이나 크기, 이런 것들은 결국 그 기준이 어디냐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그런 쪽으로 심각하게 생각하실 필요 없어요.”

“그러냐?”

“그렇죠. 그런 것들보다 우선적으로 알아야 할 것도 많으니까요.”

“우선적으로? 그거 전에 말했던···”

“내. 전에 말했던 그거요.”


신의 격을 가진 자들 간에도 격차가 있다. 일반적으로 강혁이 신이라 부르던 존재들은 월드 시스템에서 세계 신으로 분류된다.


세계 신은 세계를 창조하고 관리하는 존재들이다. 하지만 여기는 그런 자들을 모아 그 이상의 존재로 키우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전능신이라···”


지금으로서는 어렴풋한 개념으로 밖에 알 수 없다. 하지만 세계 신보다 높은 신격을 가진 존재다. 그리고 아마도 월드 시스템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존재들일 거다.


“이곳은 자신을 완성한 세계 신들이 그 이후를 위해 성장하는 곳.”


전능신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곳, 즉 훈련소나 학교다. 원래라면 세계신의 반열에 든, 그것도 완성에 다다른 존재들이 넘어와야 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이곳에는 세계신을 거치지 않고 바로 이곳으로 넘어오는 존재들이 있다. 바로 대영웅이나 사도, 현자 급 존재들이다.


“아니 그럼 난 도대체 왜 여기 있는거야?”


인간일 때의 강혁은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중급, 좋게 쳐줘도 중상급 정도의 각성자였다.


무슨 시대를 앞서가는 선지자도 아니고 세계를 좌우하는 현자도 아니며 세계 그 자체를 대표하는 대영웅도 아니었다. 신의 지상대행자라는 사도와는 더욱더 거리가 멀다.


“계속 이야기하지만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라니까요.”

“알아. 지금 중요한 건 내가 여기 있다는 거지.”

“네. 그리고 조금전에 하셨던 그런 의문은 자신을 완성하는 순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어요.”

“자신의 완성이라···”


뭔가 뜬구름 잡는 소리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단순히 뜬구름 잡는 소리에서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


“엣헴. 당연하죠. 제가 있으니까요. 이래뵈도 시스템과 직통으로 연결되어 있는 조언자라고요.”


아이리스가 팔짱을 끼고 잘난 척하는 모습이···


“어째 믿음직스럽지 않은데···”

“아니 뭐래? 정말 믿음직스럽지 못한 게 누군데!”


강혁의 냉정한 평가에 아이리스가 발끈해서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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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2장] 멸망에 대항하는 자 01 +1 21.05.28 239 9 20쪽
» [1장] 규격 외의 존재 14 +2 21.05.27 259 11 11쪽
13 [1장] 규격 외의 존재 13 21.05.26 226 8 15쪽
12 [1장] 규격 외의 존재 12 21.05.25 247 8 11쪽
11 [1장] 규격 외의 존재 11 +1 21.05.24 262 7 11쪽
10 [1장] 규격 외의 존재 10 21.05.21 252 9 10쪽
9 [1장] 규격 외의 존재 09 +1 21.05.20 287 9 12쪽
8 [1장] 규격 외의 존재 08 21.05.19 299 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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