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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회귀자가 너무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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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J.
작품등록일 :
2021.05.12 13:31
최근연재일 :
2021.05.21 16: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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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2,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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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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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 빌런 번호 24601(2)

DUMMY

“헉!”


수호는 눈을 번쩍 뜨며 일어났다.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주변을 둘러봤다.


“···콜로세움?”


기절이라도 한 건가?


주변을 확인한 수호는 다음으로 복장을 점검했다. 말끔했다. 방에서 일어났을 때와 똑같은 차림이었다.


“아, 일어났어?”


설화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는 창문이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가 들어갔던 흰색 방과는 다르게 이곳에서는 높은 곳에 서서 그를 내려다보고 있는 그녀를 볼 수 있었다. 불행하게도.


“정확하게 3분 24초를 버티고 기절했어. 그래도 대단해. 머리카락 한 올도 불에 타지 않았어.”


그녀의 말에 그는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손을 가져갔다. 그녀의 말대로 그의 머리에 이상은 없는 듯했다.


“이로써 네가 던전에서 받은 보상이 아이템이라는 게 확인됐어.”


그녀의 말에 그는 침을 삼켰다.

도대체 어떻게 안 거지?


“이 세상에 있는 스킬들은 효과가 그렇게 광범위하지 않아. 신체의 강도를 올려주는 것과 불에 대한 내성을 늘려주는 것은 따로따로 구해야 한다는 것 정도만 알아 둬.”


처음 듣는 정보였다. 애초에 스킬은 던전의 보상으로 나오는 스킬 북으로만 얻을 수 있었으니까.

스킬이 그렇게까지 세분화되어 있는 것을 알았다면 모순을 도중에 풀 걸 그랬다. 머리카락이야 어차피 재생하면 그만이니까.


“괜찮아. 네가 고생해서 얻은 아이템을 굳이 뺏을 생각은 없으니까.”

“그거 고맙네.”

“뭘 이런 걸 가지고. 고마워하지 않아도 돼.”


그녀가 손사래를 치며 웃었다. 벽 전체가 유리로 된 덕분에 그녀가 다리를 배배 꼬고 있는 쓸데없는 것까지 훤히 보였다.


“그거라도 있어야 네가 조금 더 오래 내 실험을 버틸 수 있을 테니까.”


그녀가 손뼉을 쳤다. 그러자 유리가 거대한 스크린으로 변했다. 스크린에서는 그가 불구덩이에서 고통스러워하며 몸부림치던 모습이 생생하게 재현되고 있었다.


“끄으윽!”


신음을 내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었지만 어떻게든 틈을 비집고 흘러나왔다. 불에 닿는 면적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몸을 웅크렸다. 모순을 타원형 방패로 만들고 그 속에 거북이처럼 숨었다.


“헉.”


저 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나고 있었다. 모순 덕분에 어떻게든 불에 직접적인 피해를 받지는 않았지만, 불로 인해 뜨겁게 달궈진 공기는 그 자체로 흉기였다.


“끄아악!”


참고 참았지만, 스크린 속의 수호는 무의식적으로 숨을 쉰 대가를 치렀다. 기도를 타고 폐까지 들어간 공기가 모순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그의 내부를 사정없이 지졌다.


“불에 내성이 있는 것은 좋지만, 숨을 쉬는 것은 의식적으로 조절해야 해. 화상을 입지 않을 만큼 조금씩 들이마시던가, 아주 오랫동안 숨을 참던가.”


그는 해설처럼 영상에 얹히는 그녀의 말에 반응할 여력이 없었다. 영상과 머릿속, 두 군데에서 동시에 재생되는 끔찍한 기억에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었다.


“이런. 자극이 너무 강했나?”


그녀의 말과 함께 실험 영상의 상영이 끝났다. 스크린은 다시 거대한 창문으로 바뀌었고, 그녀는 손으로 턱 주변을 만지며 그를 보고 있었다.


“끔찍한 기억을 잊기 위해서는 강한 자극이 필요하지.”


그녀가 손뼉을 세 번 쳤다. 그러자 그의 반대편에 있던 콜로세움의 문이 열렸다.


“이번에는 너구나?”


침을 삼키는 소리와 함께 그림자를 뚫고 나온 사람은 여성이었다. 짙은 갈색 생머리에 왼쪽 눈은 세로로 긴 흉터가 나 있었다.


“괴롭지? 너무 괴로워서 죽을 것만 같지?”


그녀가 감고 있는 자신의 왼쪽 눈을 손톱으로 긁으며 말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설화를 쳐다봤다. 그녀는 미소를 지은 채 어깨를 으쓱였다. 그리고 안 싸울 거냐는 듯 두 손으로 저 여자를 가리켰다.


“나도 그래! 우리는 이곳을 탈출할 수 없어! 자살도 불가능해!”


그녀의 눈에서 결국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저렇게 계속 긁다가는 살 속에 있는 눈까지 건드리는 게 아닐까 걱정될 정도였다.


“결국 저 빌어먹을 년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가 되어 춤을 출 수밖에 없다는 거야!”


그녀가 자세를 낮추고 두 손을 매의 발톱처럼 세우며 달려들었다.


“우선 특성을 확인하는 것부터-.”


- 특성이 당신의 의지에 반응합니다.

- 당신의 신체에 걸려 있던 한계를 억지로 돌파합니다.

- 근력, 지구력, 반응속도, 유연성 등이 강화됩니다.


그는 옆으로 피했다. 그녀는 축으로 삼은 발목을 억지로 비틀어 달려오던 속도를 그대로 유지한 채 그에게 따라붙었다.


“어떻게 저런 움직임이-.”

“아까 말했잖아! 우리는 꼭두각시가 될 운명이라니까?”


그녀의 속도는 그를 훨씬 웃돌았다. 하는 수 없이 그는 모순으로 그녀의 주먹을 막았다.


“경화? 아니면 금속? 어느 쪽이야, 응?”


예전의 남자도 그렇고 그녀까지 똑같은 말을 하는 걸 보니, 모순의 방어력이 뛰어나기는 한 모양이다.


“너 점점 더 마음에 들어!”


그녀가 볼을 붉히며 덤벼들었다. 말과 행동이 심각하게 어긋난 여성이었다.


“원래 잔인하게 죽이려고 했는데, 깔끔하게 사지랑 목만 베어 줄게. 어때?”

“···한계 돌파.”


기분 나쁜 기억이 떠올라 버렸잖아. 이 개 같은 년아.


- 특성이 당신의 의지에 반응합니다.


그의 오른팔이 비명을 질렀다. 그는 그 비명을 무시하고 왼발을 앞으로 내딛으며 허리를 비틀고, 주먹을 뻗었다.


뿌드득! 쾅!


두 팔을 교차시킨 그녀의 방어를 짓이기는 것으로 모자라 벽에 처박아 버렸다. 그 대가는 바친 건 오른팔 하나.

부러진 뼈의 파편들이 살가죽을 뚫고 삐져나왔다. 정말 다행인 것은 신경이 끊긴 덕분에 통증은 전혀 없었다.


- 재생력의 한계를 돌파합니다.


그는 조금이라도 오른팔을 회복하기 위해 그녀에게 후속타를 먹이는 대신 시간을 끌었다. 아무리 재생력의 한계를 돌파해도 이 만신창이가 된 팔이 금방 회복될 것 같지는 않았지만, 계속 덜렁거리는 채로 두는 것도 아닌 것 같았다.


“너 뭐야?”


그대로 계속 누워 있었으면 좋겠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녀는 침을 질질 흘리며 잔해를 치우고 모습을 드러냈다. 두 팔이 덜렁거리는데 뭐가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실실 웃기까지 했다.


“아까 그 힘 뭐야? 단순한 경화나 금속 변형으로 그런 것까지 되는 거야?”


말을 하는 도중에 그녀의 팔이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다. 기괴하게 꺾여 있던 뼈가 제 위치를 되찾았고, 근육이나 신경의 손상도 말끔하게 치유된 듯했다.


“···재생인가.”


오른팔 하나로 저 미친년을 벽에 처박고 특성까지 파악했으니 이득이라고 봐야 하나?


“아니면 압축?”


제자리에서 도움닫기도 없이 뛴 점프로 그에게 도달한 그녀는 몸을 회전하며 발을 뻗었다. 그는 왼팔에 모순을 집중해 막아냈다.


“근육을 압축시켰다가 일시에 폭발시키는 거려나? 그래서 괴력에 대한 반작용으로 팔이 그렇게 걸레짝이 된 거야? 응?”

“네 알 바는 아니지.”

“그렇게 차갑게 말하면 섭섭하지!”


땅에 착지한 그녀가 그의 발목을 노렸다. 그는 뒤로 살짝 뛰어 공격을 피했고, 그것을 기다렸다는 듯 그녀는 고양이처럼 몸을 웅크렸다가 그에게 쇄도했다.


‘방어를···.’


두 팔을 교차해 그녀를 막으려고 했던 그는 뒤늦게 자신의 팔 한 짝이 망가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덕분에 방어가 불완전했고, 그녀의 온전한 무게에 속도가 더해진 공격에 당하고 말았다.


하필이면 허공에 떠 있는 상태였기에 콜로세움의 벽까지 날아가고 말았다. 모순을 뒤쪽에 집중해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지만, 순간적으로 머리가 어지럽고 시야가 흐릿해졌다.


“자, 자. 그렇게 앉아 있을 시간이 없다고?”


허공 높이 떠오른 그녀가 인벤토리에서 거대한 망치를 꺼냈다. 백 킬로그램은 거뜬히 넘을 저 거대한 망치를 그녀는 두 손으로 쥐고 있는 힘껏 내리찍었다.


“죽기 싫으면 피해!”

“젠장!”


잔해를 딛고 일어선 수호는 곧바로 왼쪽으로 달렸다. 망치의 면적이 워낙 넓은 탓에 말 그대로 몸을 날려서야 간신히 피할 수 있었다.


망치가 맞은 곳의 땅이 아래로 5cm는 우습게 파인 것 같았다.


“그렇게 거리를 벌렸다가는.”


망치를 인벤토리에 집어넣은 그녀는 소총을 꺼냈다. 그리고 다짜고짜 방아쇠를 당겼다.


“원거리 공격에 대처할 수 없다고!”


다행히 제대로 조준을 하고 쏘는 것이 아니기에 그에게 닿는 총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게다가 몸에 닿는다고 해도, 모순의 방어를 뚫지는 못했다.


“그렇단 말이지···.”


그녀는 탄창을 교체했다. 그리고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이번에는 아까와 다를 거다!”


그는 왼쪽으로 달렸다. 저렇게 무턱대고 난사하는 총에 가만히 서서 맞아 주는 취미 따위는 없었으니까.


퍽.


아주 작은 소리가 들렸다. 그와 동시에 그의 왼쪽 발에 힘이 급속도로 빠지기 시작했다.


“···뭐야?”


땅에 엎어진 그는 고개를 돌렸다. 그의 왼쪽 발목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 그녀가 쏜 총알이 모순을 뚫고 그의 발목을 부숴버린 것이다.


“아무런 느낌도 없었는데?”

“이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탄환이 있거든.”


그녀가 어깨에 총을 걸친 채 느긋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중에는 상대의 방어를 무시하는 탄환도 있다, 이거야.”

“방어를··· 무시해?”

“그게 그렇잖아?”


그의 코앞까지 다가온 그녀가 총을 인벤토리에 넣고 단검을 꺼내며 말했다.


“너처럼 방어력이 높은 친구들을 상대하기 가장 쉬운 방법이 뭐야. 방어력을 무시하는 공격을 넣는 거잖아.”


그렇게 말한 그녀가 그의 오른팔에 손을 댔다. 그러자 엉망진창이었던 그의 팔이 회복되었다.


“왜 그런 짓을-.”

“보면 알아.”


그녀는 단검으로 그의 팔을 찔렀다. 이번에도 모순의 방어는 통하지 않았다. 게다가, 상상 이상의 통증이 그를 덮쳤다.


“방어 무시, 통각 3배 증가. 어마어마한 아이템이지?”


단검을 뽑은 그녀는 혀로 그의 피를 맛봤다. 그런 후에 재차 찔렀다.

두 번, 세 번, 네 번.


쉬지 않고 달려드는 고통의 파도는 그에게 움직여야 한다는 간단한 생각조차 실행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끄아악!”

“이해 좀 해줘. 나도 어쩔 수 없어.”


그녀는 설화가 있는 쪽을 곁눈질로 살피며 속삭였다.


“조금이라도 덜 고문을 당하려면 말이야. 잔인해져야 하거든.”

“···그래.”


너도 나 원망하지 마라.


- 특성이 당신의 의지에 반응합니다.


“···? 너 지금 무슨 짓을-.”


- 대상의 특성 ‘재생’의 한계 돌파를 시작합니다.


그녀가 단검을 땅에 떨어트렸고, 그는 재빨리 그것을 자신의 인벤토리에 넣었다. 그리고 어떻게든 기어서 그녀와 거리를 벌렸다.


“끼아아아악!”


그녀가 두 손으로 머리를 쥐어짜며 비명을 질렀다. 그런 그녀의 등 뒤로는 새로운 팔이 두 개 솟아났다.


“너···. 너 정체가 뭐야? 이것들은 뭐고?”


그녀는 새롭게 생긴 자신의 팔을 신기한 듯 쳐다봤다. 그리고 새로 생긴 팔을 원래 가지고 있던 것처럼 움직였다.


‘안 돼. 저러다가 성공하겠어!’


그의 목적은 그녀가 성공하는 게 아니었다. 그녀는 실패해서 죽어야 한다. 자신의 특성 때문에 폭발해 죽었던 남자처럼.


- 특성이 당신의 의지에 반응합니다.


“그어어어.”


그녀의 몸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복어가 가시를 드러낼 때처럼 온몸이 풍선처럼 부풀던 그녀는 어느 순간 폭발했다.


붉은 비가 내렸다. 그는 땅에 드러누우며 숨을 몰아쉬었다.


- ‘재생’의 한계 돌파가 실패했습니다.


메시지를 본 그는 눈을 감았다.


‘씨발.’


의도적으로 살의를 가지고 행한 첫 번째 살인.

기분은 매우 좆같았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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