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을기억하는마법소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민트소
작품등록일 :
2021.05.12 14:14
최근연재일 :
2021.06.22 11:15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10,174
추천수 :
292
글자수 :
280,872

작성
21.06.01 11:15
조회
136
추천
3
글자
11쪽

26화. 각성 (3)

DUMMY

“자, 그럼 정리해 보자.”


서진은 그릇을 치우고 그 자리에 앰플과 매직라이트, 그리고 라크리데이를 일렬로 늘어놓았다.


“검녹색 앰플은 흉포해. 레몬색은 흉포한 검녹색을 진정시켜. 왜냐하면···.”

“왜냐하면 레몬색은 마나를 저지하기 때문이지. 내가 죽기 전 맞았을 때처럼.”

“그렇지. 그리고 하이너지 배터리는 검녹색의 어떤 기능을 활성화시켜.”


그러더니 매직라이트와 검녹색 앰플을 나란히 붙이며 말했다.


“배터리에 들어있는 에너지, 마나라고 하자. 이 마나가 검녹색과 만난 뒤 흩어지기 전에 레몬색이 이 검녹색을 감싸는 거야. 그러면서 마나가 저장되는 거지.”


그리고 이번엔 검녹색과 레몬색 앰플에 라크리데이를 함께 들어 올리며 덧붙였다.


“이 세가지가 섞이면 치료 혹은 재생기능이 생기는 거고.”

“우음.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 그래서 결론이 뭐야?”


“이런 가정을 해 볼 수 있어. 너는 매직라이트의 마나를 네 눈으로 충전 했잖아. 만약 매직라이트 대신 데모닉을 네가 쬐면 어떨까?”

“...응?”


“크기도 작은 매직라이트로 마나가 충전된다면 데모닉 배터리는 어떻겠어? 매직라이트와 비교도 안될 정도로 용량과 출력이 크잖아?”

“그치만 아까 봤잖아. 내 몸 용량에 한계가 있어서 안된다고. 매직라이트도 다 못 받아들이는데 무슨.”


“레몬색과 검녹색이 섞인 용액 안에선 데모닉의 마나가 사라지지 않고 그 안에 저장된다며? 데모닉에 이 용액을 섞는 거야. 그리고 빛 에너지로 바꿔 네 눈으로 쪼이는 거지.”


“뭐? 내 눈에 뭘 한다고?”

“네 몸을 초전도 상태로 만든다고. 이 레몬색과 검녹색 앰플로 데모닉의 무지막지한 마나를 저장하는 거야.”


그러더니, 고개를 들어 슈를 쳐다봤다. 슈는 서진이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쳐다보자, 베개를 끌어안고 슬금슬금 침대 끝으로 뒷걸음치기 시작했다.


“왜, 왜 그렇게 쳐다봐?”

“흐흐, 내가 뭘?”


“너의 지금 얼굴은 보통 미친 짓 할 때나 짓는 표정이야. 또 뭔 짓을 하려고?”

“아이, 나처럼 친절하고 상냥한 소녀가 무슨 나쁜 짓이라도 하겠어? ···어딜 도망가? 안 잡아먹어!”


“왜 그래? 무섭게···.”

“자, 여기 편하게 누우세요, 인간 배터리씨.”


서진이 배시시 웃으며 침대 머리맡을 손으로 툭툭 쳤다.


“서, 설마!”

“아냐, 아냐. 그냥 충전한다 생각해. 언제 데모닉 배터리 같이 순도 높은 마나를 저장해 보겠어? 거기에 살짝 요 용액도 같이 배터리에 넣어서···.”


슈의 얼굴이 귀신을 본 것 마냥 핼쓱해진 얼굴로 소리를 빽 질렀다.


“미쳤어? 날 죽일 셈이야?”

“너도 알고 싶은거잖아, 네 기억.”


“알고야 싶지···. 아니, 그게 아니라 이런 방식은 아니지! 내 목숨을 걸면서까지 알고 싶지는 않거든?”

“목숨을 걸게 될지, 목숨을 살리게 될지는 해봐야 알겠지?”


“이 앰플들 개에게 주사한 거라며? 괴물같은! 내가 괴물이 되면 어떡해?! 만약 나 잘못되거나 이상해지면 어떡할건데?”

“라크리데이가 있잖아. .”


“어휴, 라크리데이가 무슨 만병통치약이냐? 그리고 이제 1/4밖에 안남았잖아!”


그러자 서진이 으으응! 하며 손가락을 좌우로 까딱거린다.


“경비견들은 라크리데이를 안먹었잖아. 네가 말했듯이 라크리데이가 들어가면 마나 냄새가 난다고. 내 어깨가 치유될 때도 향기가 났고. 그러니 문제 생기면 라크리데이가 알아서 치료를 할거야.”


“아오! 넌 애가 왜이리 극단적이야? 뭔지도 모를 이상한걸 주사한다니···.”

“이상하긴, 다 네게 익숙한 것들인데.”



침대 머리맡까지 뒷걸음 친 슈는 당황했는지 더 이상 뒤로 갈 수 없음에도 벽에 등을 기댄채 애써 다리를 움직여대며 소리 질렀다.


황당해하는 슈를 일별하곤, 서진은 매직라이트를 분해하기 시작하는데


슈가 후다닥 침대에서 내려가더니 호텔 방문을 열고 밖으로 도망쳤다.


“야! 거기 안 서! 너 또 맞고 싶지 않으면 빨리 돌아와!”


그 순간, 책상 앞에 올려두었던 키카드가 사라지고 삐빅 방문 잠기는 소리가 들리더니

돌아가던 공기청정기와 전등이 동시에 꺼져 버렸다.


“아악! 야 이시우! 너 죽을래!”



* * *



“아이 씨. 이거 이음매가 어디야? 나사도 안보이고···. 아, 됐다!”


매직라이트의 아래쪽 기판을 열자 알약 캡슐처럼 보이는 hi-nergy 배터리가 드러났다.

[Hi-nergy 123xq031]


매직라이트의 배터리는 동물 주인 등록할 때 볼 법한 RFID 처럼 생겨먹었다···.


그리고 나서, 무저항 은선을 잘라 전기인두로 데모닉 배터리와 매직라이트 전원부를 납땜하고 고개를 들어 올렸다.


부루퉁해진 얼굴을 한 실내복 차림의 슈가 보였다. 이미 체념했는지 베개 두 개를 등에 대고 비스듬히 침대에 누워 있었다.


“괜찮아. 일단 한 방울만 배터리에 주사할거야. 그리고 네가 이상하다 싶으면 곧바로 눈을 감아. 그리고 내가 전구를 치우면 되잖아. 그러니 걱정할 것 없다고.”


그렇게 말하며 데모닉 배터리를 연결한 매직라이트의 전원을 켰다. 그러자, 주황색이었던 매직라이트의 빛이 붉은색으로 변했다.


“악! 눈부셔!”

“아파? 불 끌까? 눈 뜨기도 힘들어?”


“그 정돈 아닌데···, 데모닉의 마나가 너무 두껍고 무거워서 받아들이질 못하겠어. 마나가 꽉 차서 그런가?”


“흠···. 어쨌든 계속 한다?”


주사기에 매지톡스와 모스트로를 반반씩 넣은 뒤, 주사 바늘을 데모닉 배터리 튜브에 꽂고 주사기를 밀어 한 방울 정도 배터리 안으로 들어가게끔 했다.


“어때?”


서진은 배터리에 주사기 바늘을 꽂은 채 물었다.


“음···. 아무 차이가 없는데?”

“그래? 예상이 빗나갔나?”

“용액이 너무 적어서 그런 것일 수도···.”


“한 방울 더 넣어볼까?”

“응.”


“···. 지금은?”

“똑같아.”


“그럼 실패인가 보네. 더 넣으면 위험할 것 같으니 그만 하자.”


“흠. 막상 아무 변화도 없으니 아쉬운 느낌이 드네? 뭐, 이 미칠듯한 마나를 내가 가진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거···? 아악!”


“뭐, 뭐야?! 왜 그래?”

“내···, 내 눈!”


슈가 자신의 오른눈을 감싸 쥐려고 하다가 팔을 급격히 침대 시트로 내렸다. 마치 무형의 압력이 슈의 팔을 고정하듯이. 서진은 급히 손을 날려 매직라이트의 전원 버튼을 눌렀다.


딸깍.

···?

딸깍! 딸깍!

···에잇!


버튼을 눌러도 꺼지질 않자, 협탁에서 치우려 왼팔을 뻗었다. 그러나,


“앗 뜨거!”


화들짝 놀라, 매직라이트의 손잡이를 잡았던 팔을 급히 회수했다. 화상을 입어 시뻘겋게 달궈진 손바닥이 보였다.


하지만 손바닥의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옆에 널브러져 있던 노트북 본체를 휘둘러 매직라이트를 후려쳤다.


깡!

까강-!


협탁에 들러붙은 듯 꿈쩍도 하지 않는다! 당황한 서진이 이러저리 둘러보는데, 이번에는 배터리에 꽂혀있던 주사액이 부글거리며 저절로 배터리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는 것이었다!

서둘러 주사기를 빼내려 달려들었으나,


터엉!


침대 앞에서 무언가에 가로막힌 듯 서진의 몸이 튕겨져 나갔다. 주사액이 전부 빨려 들어가자,


“하아악!”


기괴하게 숨을 들이마시며 슈의 상체가 들어올려졌다가, 서서히 침대 위로 쓰러진다.

신음소리를 내던 입은 크게 벌어져 있고 초점을 잃은 동공은 확대된 채.


오른쪽 눈동자는 검은자 흰자 구별없이 진홍색으로 덮여져 빛나고 있었는데, 그 빛이 원을 그리며 맹렬하게 회전하고 있었다.


“그, 그래! 라크리데이!”


서진은 슈의 머리맡에 놔두었던 1/4남은 라크리데이에 손을 뻗었다.

라크리데이 또한 부글거리다 못해 펄펄 끓어오르며 유리병 안에서 요동치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무언가 투명한 막에 가로막혀 손에 닿을 수 없었다.


“아악! 제바알!”


어떻게 해서든지 라크리데이를 잡으려 전진하려 하였으나, 오히려 무형의 기운에 점점 뒤로 밀려날 뿐이었다. 마치 같은 극끼리 서로 밀어내는 자석처럼!


실내임에도 바람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침대 주변에 떨구어 놓았던 실험재료들이 바람에 흩날리며 유리창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미닫이 유리창을 덮고 있던 커텐이 마구 휘날린다.


누워있는 슈를 중심으로 회오리바람이 발생하며 옷가지들을 바깥으로 밀어내고 있었다.


“허억, 숨막혀! 오, 온도가!”


서진이 뜨거운 듯 얼굴을 바닥 아래로 갖다 대었다. 그녀의 몸에선 마치 한증막에 있는 것처럼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그러다가,


“으···. 추, 추워···.”


이번에는 몸을 덜덜 떨며 바닥에 고꾸라졌다.


그녀의 왼손바닥은 화상으로 살갗이 벗겨지고 물집이 올라오고 있었다. 반면에 오른손은 동상에 걸린 듯, 시퍼렇게 얼어붙고 있었다.

그런 상태로 서진은 슈가 누워있는 침대로 기어가 외쳤다.


“슈! 정신차려!”

“아나아 아칸···.”


“잇슈···, 이시우!”

“아나 스아희르 에아카···, 소우프 누드미르 히에로니무스···. 스와나크띠르 히에로니무스...! 아아악!”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던 슈가 갑자기 비명을 질러댔다. 슈의 팔과 다리, 몸통에서 입고있던 옷을 찢고 동시다발적으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그리고 서진은 보았다.

맹수의 날카로운 발톱처럼 보이는 무수한 상아색 뼛조각들을.


13년 전, 김수만의 오른손을 찌르고 사라진 정체불명의 뼛조각 말이다.


슈의 몸 전체가 침대 위에서 부양하기 시작했다. 바닥에서 1미터 정도 떠올랐을 때, 튀어나온 뼛조각들이 서로를 마찰하며 정전기를 일으켰다.


서진은 슈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거센 파동에 가까이 다가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망연자실하게 지켜만 볼 뿐이었다.


또다시 회오리 바람이 부는데, 이번에는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할 정도로 반투명한 둥그런 막이 슈를 감싸고 있는 것이 보였다.

둥근 막 안쪽은 정전기를 넘어 작은 번개가 생성되고 사라지고를 반복하고 있었다.


일렁이는 공간 속에서 서진의 눈에 슈와 그를 둘러싼 반투명 공간만이 휘어지는 것 같아 보였다. 마치 이차원 속의 호텔 방에 손가락으로 꾹 눌러 홈이 파이듯, 슈의 공간만이 뒤로 물러나 있었다.


뼛조각들은 슈의 피를 머금고 천천히 몸 속으로 사라졌다.


쩌적.


바람의 압력이 점점 거세어졌는지, 유리창에 실금이 갔다. 그대로 두면 이 막강한 압력에 호텔 건물이 터질 것처럼 보였다.


서진은 엉금엉금 기어가 유리문의 걸쇠를 풀고 샷시를 밀어제꼈다.


쐐애애액-!


창문이 열리자 방안을 꾸역꾸역 채우던 파동의 압력이 급격하게 병목현상을 해결하며 작은 폭풍우를 일으켰다.

서진은 폭풍우에 밀려 벽에 머리를 부딪히고 정신을 잃었다.


작가의말

Ep 8. 각성 끝.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전생을기억하는마법소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시간은 오전 11시 20분입니다. +1 21.06.02 49 0 -
47 47화. 도주의 끝 - 1부 완. 21.06.22 70 3 16쪽
46 46화. 이젠 더 이상 참아주지 않을거야 21.06.21 50 1 8쪽
45 45화. 오물은 오물통에, 똥덩어리는 변기에 +1 21.06.20 67 3 15쪽
44 44화. 그래, 일단 자비를 조금 베풀어 볼까? 21.06.19 67 2 12쪽
43 43화. 도주극(4): 우린 너를 잡으러 온게 아니야 21.06.18 63 3 12쪽
42 42화. 도주극(3): Hi-nergy, More Powerful Most Dynamic 21.06.18 52 1 9쪽
41 41화. 도주극: 저길 어떻게 넘었지? (2) 21.06.16 63 3 14쪽
40 40화. 도주극: 쫓는 자와 쫓기는 자 (1) 21.06.15 74 7 12쪽
39 39화. 수원으로 (3) 21.06.14 70 2 13쪽
38 38화. 수원으로 (2) 21.06.13 74 2 14쪽
37 37화. 수원으로 (1) 21.06.12 77 3 12쪽
36 36화. 추격 (6) 21.06.11 74 3 11쪽
35 35화. 추격(5) 21.06.10 66 3 12쪽
34 34화. 추적 (4) 21.06.09 70 4 14쪽
33 33화. 추격(3) 21.06.08 80 4 12쪽
32 32화. 추격 (2) 21.06.07 80 3 10쪽
31 31화. 추격 (1) 21.06.06 90 2 16쪽
30 30화. 채수영 경위 21.06.05 85 2 19쪽
29 29화. 남서부 강력팀 21.06.04 101 1 10쪽
28 28화. Lacri Dei 오리지널 (2) 21.06.03 101 1 12쪽
27 27화. Lacri Dei 오리지널 (1) 21.06.02 116 1 13쪽
» 26화. 각성 (3) 21.06.01 137 3 11쪽
25 25화. 각성 (2) 21.05.31 137 5 14쪽
24 24화. 각성 (1) 21.05.30 148 4 14쪽
23 23화. 마법사 (4) 21.05.29 140 6 9쪽
22 22화. 마법사 (3) 21.05.28 152 2 13쪽
21 21화. 마법사 (2) 21.05.27 149 6 13쪽
20 20화. 마법사 (1) <-- 소제목 변경 21.05.26 155 6 15쪽
19 19화. 도박장 (4) 21.05.25 155 6 13쪽
18 18화. 도박장 (3) +1 21.05.24 153 6 12쪽
17 17화. 도박장 (2) 21.05.23 165 3 12쪽
16 16화. 도박장 (1) 21.05.22 167 6 13쪽
15 15화. 엔조정밀 (4) 21.05.21 177 4 14쪽
14 14화. 엔조정밀 (3) 21.05.20 182 4 14쪽
13 13화. 엔조정밀 (2) 21.05.20 201 4 15쪽
12 12화. 엔조정밀 (1) 21.05.19 232 6 13쪽
11 11화. 야바위 21.05.18 248 6 16쪽
10 10화. 소년은 자라지 않는다. (4) +2 21.05.17 316 9 17쪽
9 9화. 소년은 자라지 않는다. (3) 21.05.16 324 9 12쪽
8 8화. 소년은 자라지 않는다. (2) +1 21.05.15 362 10 13쪽
7 7화. 소년은 자라지 않는다. (1) 21.05.15 464 11 12쪽
6 6화. 13년 전: 뒤바뀐 아이 (5) +1 21.05.14 468 16 13쪽
5 5화. 13년 전: 뒤바뀐 아이 (4) 21.05.13 488 14 16쪽
4 4화. 13년 전 (3) 21.05.13 498 14 14쪽
3 3화. 13년 전 (2) 21.05.12 610 15 13쪽
2 2화. 13년 전(1) 21.05.12 921 22 16쪽
1 1화. 전생의 파편 +2 21.05.12 1,436 41 1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