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가가 왜 그럴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doha93
작품등록일 :
2021.05.12 15:20
최근연재일 :
2021.06.16 10:52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2,861
추천수 :
107
글자수 :
199,876

작성
21.05.15 01:53
조회
105
추천
1
글자
12쪽

대장장이 테인-2

DUMMY

<대장장이 테인>


근육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처음으로 그가 시킨 일은 장작 패기였는데, ‘역한 몬스터의 내부도 파헤치는데 장작이라고 별거 있겠어?’ 싶었지만 그건 큰 오산이었다.


테인의 뒷마당에 있는 날카로운 도끼를 들고 장작을 내리쳤다, 당연히 장작은 쪼개져야 했지만, 커다란 나무 장작은 도끼의 예리함조차 반항하듯 튕겨냈다.


오죽하면 도끼가 튕겨 나가 테인의 집을 부술뻔했다, 집이 날아갈 뻔한 테인은 나에게 조언 한 가지를 주고는 도면을 다시 그리러 가버렸다.


“흠흠, 나무를 잘 보시게”


나무를 자세히 보니 나뭇결의 방향이 보였다, 결을 따라 도끼를 들고 내려찍었더니 쩍-! 소리와 함께 장작은 두 동강이 나버렸다. 요령을 익히니 장작 패기는 아무 일도 아니었지만, 문제는, 양이었다.


어마어마한 장작들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온종일 장작을 패다 겨우 침대로 돌아왔다.

여관 입구에서 비틀거리며 들어온 내 모습을 본 패티 아주머니는, 오늘은 무슨 일이냐 추궁했지만, 난 너무 피곤한 나머지 도시락통에 돈을 넣어 돌려줄 뿐이었다.


그래도 수확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침대에 누워 스테이터스카드를 확인해본 결과 Lv이 5가되 있었고 많은 능력이 큰 폭으로 상승해있었다. 지금까지 몬스터 사냥으로만 오르는 줄 알았는데 꼭 그런 건 아닌가 보다.


모험가를 시작한 지 삼 년도 넘었지만, 모험가들의 생활에 대해 아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해체가 같은 경우는 lv도 오르지 않고, 그저 수동적인 행동만 반복하니 알 수 있는 정보는 직접 몸으로 체험해본것과, 주변에서 들리는 신뢰할 수 없는 소문들뿐이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내일 다시 테인에게 굴려 질 생각을 하니 어서 자야겠다고 느껴졌다.


***


아침에 일어나보니 다행히 근육통은 없었다, 몸은 쓰면 쓸수록 강해진다는 말이 세삼 체감되었다.

피트 아주머니가 주신 밥을 먹고 한시바삐 테인에게 달려갔다.


“흠흠. 뼈, 뼈가 필요하네 스켈레톤의 뼈가”

“네?, 스켈레톤의 뼈요?”


트롤의 어금니를 사포로 긁고 있었는지, 수염에 가루를 잔뜩 묻힌 체 테인이 날 보며 이야기했다.

원래라면 담금질을 해야 하지만, 트롤의 어금니가 그 정도의 고온을 견딜지 의문이기도 하고, 차라리 스켈레톤의 뼈를 잘게 부셔 펴 바르는 방법이 오히려 강도를 높일 수가 있다고 한다.


오히려 스켈레톤이라 안심이었다, 자의식과 지능이 없어 공격패턴도 단순하며, 마석 위치 또한 또렷이 보여, 나같은 해체가도 비교적 상대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흠흠. 할 수 있겠소?, 쉬운 일이 아니라고 들었는데”

“그럼요, 맡겨주세요!”

“흠흠. 모험심 있는 해체가···. 나쁘지 않군”


테인은 만족한 듯 콧노래를 부르며 작업을 재개했다.

돈보다 신념을 우선시하는 드워프, 모험심 있는 해체가 멋진 콤비라 생각했다.


***


“누구냐, 신분을 밝혀라!”

“피트 레인, 해체가 입니다!”

“혼자 오다니, 요즘 해체가 는 겁도 없나 보군”

“경비병님이 계시지 않습니까?. 하하”


죽은자의 묘지 앞을 지키는 경비병에게 내 스테이터스카드를 보여줬다. 스켈레톤의 뼈를 얻기에 던전은, 다른 몬스터가 나오고, 현재 나는 파티도 못 구하니 스켈레톤만 자주 출몰하는 지역에 가는 게 최선이었다.


“그래서 해체가 여긴 무슨 일이지?”

“스켈레톤의 뼈를 구하러 왔습니다”


도끼와 창을 합친듯한 무기 할버드와 가죽 갑옷을 착용하고 있던 경비병은, 나를 보고는 어이없는 듯 말했다.


“참나, 그래서 해체가 어떻게 잡을 거지?, 설마 나보고 도와달라는 건 아니겠지?”

“괜찮습니다, 경비병님은 평소대로 있으시면 됩니다”


자신은 이런 일에 끼고 싶지 않다는 듯, 경비병은 손사래 치며 거절했다. 묘지 앞은 낡은 비석들이 가득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스켈레톤은 무기를 든 채 묘지에서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나는 흑요석 나이프를 꺼내 들고, 다른 한쪽 손에는 돌을 들고는 가만히 서 있는 스켈레톤을 향해 던졌다.


퍽-! , 스켈레톤은 본능적으로 돌이 날아온 위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 역시 스켈레톤을 항해 움직였다. 역수 형태로 단검을 부여잡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스켈레톤 몸 중앙 마석을 향해 내리찍었다.


작은 빛과 함께 마석이 부서진 스켈레톤은 그 자리에 쓰러졌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움직임에 놀랐다. 론델만큼 빠르지도, 라미만큼 예리한 공격은 아니지만, 난생처음 날카로운 쾌락이 나의 뇌리를 관통하고 있었다.


학살이라 봐도 무방하다, 서 있는 스켈레톤은 단 하나도 없었다. 손은 저릿저릿했지만, 호흡은 고르다. 지친 기색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봐 정말 해체가 인가?”


내가 싸운 것을 본 건지 아까보다 조심스러운 태도로 경비병은 말했다. 나는 쾌락이 섞인 미소로 답했다.


“그럼요 해체가입니다”


***


“흠흠, 안간다니까, 그러네! 포기를 모르는구먼”

“그렇지만, 이번에도 못 데려오면 집에 올 생각 하지도 말라 했다고요”

“흠흠, 그건 네 사정이고”

“정말 애도 아니고!”


가방에 스켈레톤의 뼈를 가득 싣고 돌아가던 중, 테인의 집 입구에서 누구와 실랑이를 하고 그가 보였다, 자세히 보니 히페스터스에서 근무하던 셰리였다. 내 기척을 느꼈는지 가볍게 눈인사를 하고, 테인을 향해 다시 한번 말하고는 가게 방향으로 가버렸다.


나는 그의 가게 내부로 들어와 가방을 내려놓고 물어봤다. 뜻밖에 그는 순순히 대답해주었다.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이에요, 어르신?”

“흠흠, 자꾸 필요도 없는 집으로 돌아오라 하는군”

“집이요?”

“흠흠, 저기 북쪽에 있는 히페스터스 말하는 거네”

“뭐라고요..?”


꽤 충격적인 내용이라 나도 모르게 탄성을 흘렸다. 나는 충격을 수습한 후 다시 물었다.


“그러니까 어르신 말은 히페스터스가.. 집이라는 거죠?, 점장은 부인이고.. 그럼 저분은..?”

“흠흠.딸”


대수롭지 않다는 듯 충격적인 말을 내뱉는 테인 때문에 머리가 아파져 올 지경이 되었다.


“그런데 왜 이런 곳에서 고생을 하고 계시는 거예요?”


테인은 한쪽 발을 모루에 올려놓고, 백발의 수염을 쓰다듬으며 내질문에 대답을했다.


“흠흠, 자네 내가말한 첫번쨰 신념 기억하고 있나?”

“무기는 사용되어야 한다?”

“흠흠, 잘 기억하고 있군 그렇지만, 내 아내는 나와 가치관이 달랐지, 자네도 알다시피 드워프는 돈을 아주 좋아하네 그 반짝거리는 금화를 보면 어떻게 참을 수 있나?, 내 아내도 마찬가지지, 화려한 쓰레기를 만들어 비싸게 팔았다네, 가봤다면 알고 있을 거 아닌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그게 쓰레기인지 아닌지 알 수는 없었지만 말이다.


“흠흠, 나는 무기는 누군가 사용할 때 가장 빛난다고 생각하네! 금은보화보다 말이야. 드워프들에게 이혼이란 것은 없지만, 다른종족이 보기에는 그렇게도 보이겠군”


드워프의 사랑을 인간인 내가 알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그의 눈빛을 보면 여전히 사랑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아직도 서로 좋아하시는 것처럼 보입니다, 진짜 싫다면 딸분도 오지 않았겠죠”

“흠흠. 그래보이나..?”


백발의 수염을 끊어질 것같이 팽팽하게 잡아 당기고 있었다. 부끄러운 듯 얼른 화제를 내가 가지고온 스켈레톤 뼈로 돌렸다.


“흠흠, 많이도 가지고 왔군”

“하하.. 경비병분들이 도와주셨습니다”


당연히 거짓말이다. 처음 느껴보는 쾌락을 주체 할 수 없었던 것. 테인은 가지고 온 뼈들을 망치로 몇 대씩 내려찍어 잘게 부셨다. 그것들을 트롤의 어금니를 가공해 만든 나이프 위에 올려놓더니, 어디선가 가지고 온 쇳물을 부었다.


나중에 물어보니 어금니 가루를 고온에 녹인 거라 대답해주었다. 그 상태로 굳을 때까지 기다렸다 다시 사포질하고, 또 일정 부분까지 사포질하면 붓는 것의 반복이었다. 굉장히 지루해 보이는 작업이었지만, 테인의 눈은 그 어느 때보다 밝게 빛나고 있었다.


나는 낡은 벽에 기대어 나이프를 만드는 백발의 드워프를 보며 잠을 청했다.


***


톡톡톡.. 소리에 일어나보니, 테인은 밤을 샌 듯 망치를 들고 무언가 하고 있었다. 벽에 기대어 기지개를 켜자 그 소리를 듣고는 테인이 말했다.


“흠흠, 일어났구먼?”

“밤을 꼬박 새우신 건가요?”

“흠흠, 자려고 해도 이 녀석이 마음에 걸려서 말이지, 자 사용해보게!”


테인은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다가와 내 손에 뭔가 쥐여주었다, 그것은 칼집에 담긴 아이보리색 나이프였다. 나이프를 들고 칼집에서 뽑았다. 빛마저 삼킬듯한 까만 도신, 간담이 서늘할 정도의 예리함을 자랑하는 칼날에 테인의 혼이 느껴졌다.


나는 넋 놓고 칼을 쳐다봤다. 왜 히페스터스있던 사람들이 그러고 있는지 조금 이해된다.

멍하니 칼만 쳐다보니 테인은 자랑스럽게 말했다.


“흠흠, 잘 보면 작게 내 이름도 새겨놨네, 그만큼 내 자랑이라고도 할 수 있지 허허허”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훌륭한 나이프를 만들어주시다니···.”

“흠흠, 내 자랑은 끝났네! 나머진 자네의 자랑으로 채워주게나"


그렇게 말하고는 테인은 짐을 하나둘 정리하기 시작했다.


"어르신?"

“흠흠, 가볼까 하네 집으로, 가끔.. 얼굴을 보러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테인은 부끄러운 듯 코밑을 긁으며 말했다, 그리고 만들고 싶은 게 있다면 히페스터스에 언제든 찾아오라 말한 후 북쪽의 거리로 걸어갔다. 나는 그런 테인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


“정말, 해체가 맞는 거야?”

“그렇다니까, 내가 저번에도 확인을 했네 이 사람아”

“말이 안 되지 않아?, 저게 어딜 봐서 해체가인데? 내가 아는 해체가 와 전혀 다른걸”


두 명의 경비병이 속닥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스테이터스가 오르기 시작한 후부터 묘하게 감각이 예리해진 것을 느끼며 앞의 스켈레톤들을 자르고 있었다.


테인이 만들어준 나이프의 위력은 굉장했다. 예전에는 마석을 집중적으로 공략하지 않으면 안됐지만 지금은 스켈레톤의 뼈가 종이 자르듯 서걱서걱 썰려져 간다.


칼의 위력을 보기 위해 죽은자의 묘지로 돌아와 테스트를 해보고 있었다.

결과는 보는것처럼 더는 스켈레톤은 나의 적수가 아니게 되었다.


스켈레톤을 죽여나온 마석을 자루에다가 넣고는 모험가 길드로 향하기로 했다. 가는 도중 계속해서 경비병들이 속닥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분명 마석을 회수하는 모습이나 해체하는 모습을 보면 해체가 맞는데, 싸울 때는 완전 딴판이네”

“그러게나 말이야, 다른 모험가가 보면 정말 탐내겠군. 저 소년이나, 끼고 있는 무기나”


무기에 대한 존재는 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갑자기 해체가가 이렇게 좋은 무기를 들고 오면 의심을 사기 마련이니까.

모험가 길드에 도착하니 에이블린이 나를 반겨주었다.


“피트 요즘 통 안 보인다 했는데, 필드에 있었군요”

“생각보다 파티가 잘 안 구해지네요”

“그래서 경비병과..?”

“하하 별수 있나요, 그건 그렇고 여긴 언제나 북적거리네요”

“요즘에는 더 심해졌어요,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던전에서 몬스터 출현 빈도가 높다던가, 중층에 있어야 할 몬스터들이 상층으로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니까요”

“중층의 몬스터들이 올라온다고요? 상층으로?”

“그래요 그거때문에 지금 길드 내부도 정신이 없어요 보스가 출현한 게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고요”


보스 출현?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해체가가 왜 그럴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이렇게 저의 공모전은 막을내렸습니다. 21.06.17 14 0 -
39 힘의도시-8 21.06.16 12 0 11쪽
38 힘의도시-7 21.06.15 13 0 11쪽
37 힘의도시-6 21.06.14 15 0 11쪽
36 힘의도시-5 21.06.13 21 0 11쪽
35 힘의도시-4 21.06.12 20 0 11쪽
34 힘의도시-3 21.06.11 19 1 11쪽
33 힘의도시-2 21.06.10 19 0 11쪽
32 힘의도시-1 21.06.09 27 1 11쪽
31 상인-3 21.06.08 23 1 11쪽
30 상인-2 21.06.07 29 2 11쪽
29 상인-1 21.06.06 32 2 11쪽
28 거절 21.06.05 32 2 11쪽
27 팔라딘 추천서 21.06.04 40 2 11쪽
26 습격 그 후 21.06.03 34 0 11쪽
25 여신상-3 21.06.02 50 0 11쪽
24 여신상-2 21.06.01 44 3 11쪽
23 여신상-1 21.05.31 43 1 11쪽
22 수성-3 21.05.30 48 0 11쪽
21 수성-2 21.05.29 38 0 12쪽
20 수성-1 21.05.28 44 2 11쪽
19 검과 갑옷 21.05.27 46 2 11쪽
18 항구도시-2 21.05.26 50 0 12쪽
17 항구도시-1 21.05.25 57 0 14쪽
16 항구로 향하는 길 21.05.24 61 0 11쪽
15 영주의 창고 21.05.23 77 0 11쪽
14 오거-2 21.05.22 65 1 11쪽
13 오거-1 21.05.21 74 1 11쪽
12 플레타 영지-2 21.05.20 76 1 11쪽
11 플레타 영지-1 21.05.19 82 5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