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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아카데미의 역대급 신입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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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Go송
그림/삽화
매일 밤 12시 연재
작품등록일 :
2021.05.12 15:52
최근연재일 :
2021.06.12 23:47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7,941
추천수 :
357
글자수 :
151,541

작성
21.05.20 17:45
조회
301
추천
13
글자
11쪽

<Chapter 4> 합숙훈련지원서

DUMMY

기억났다.

이 우중충한 분위기.


수능이 끝난 학교는 이런 식이었다. 못 본 사람은 못 본 사람대로 우울했고. 잘 본 사람은 잘 본 사람대로 눈치를 봤다. 그래도 기억과 달라진 점도 있었다.


“강민아. 너 각성했어?”

“그러게. 얘 몸 봐봐. 그 멸치 맞냐?”

"야이 씨. 여기 만져봐. "


수능과 관계없는 주제라 그럴까. 내게 생긴 변화는,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 남자 애들은 다가와 팔뚝을 주물거렸고, 여자애들은 멀리서 저들끼리 수근 거렸다.


"미친. 이강민 어깨 봐. 두 배는 넓어진 것 같은데?"

"안경도 벗었어. "

"그래서 멋있냐?"

"저 정도면 괜찮은 거 아냐? 잘생겼다고는 못해도. 얘가 입만 안열면 중간은 넘지."

"그치...목소리가 좀 별로긴 하지."


이건 칭찬인지. 욕인지.

프로틴 덕에 청각도 좋아진건지. 수군거리는 소리도 전부 들을 수 있었다.


"왜 한번 꼬셔보지. 그러냐? 쟤 너 좋아했잖냐."

"야. 이강민이 좋아했던 여자가 한 둘이냐?"

"그건 그렇지. 여자 여럿 울렸었잖아. "


맞다...진짜 울렸었지. 고백공격으로. 씨바. 흑역사의 파노라마가 머리를 스쳐간다. 이런거 보면, 귀가 좋아진 게 꼭 좋은 건 아닌 것 같다.


"강민아."


제일 친했던 친구, 재하가 나를 불렀다. 힘들 때, 곁에 있어 준 고마운 사람. 고시원에 들러, 가끔씩 삼겹살을 사주던 친구였다.


"나 할 얘기 있는데. 잠깐 나올래?"


무슨 얘기길래 저렇게 심각할까. 고개를 끄덕이고 재하를 따라나선다. 교실 밖으로 나오자, 재하는 목소리를 낮추고 물었다.


“...괜찮은 거지?”

“뭐가?”

“...”


얼굴에 그늘을 드리울 뿐. 재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원래의 기억은 이렇지 않았다. 둘 다 수능을 잘 봐서, 서로 축하해줬지.


"이빨 부러졌다고 들었는데. 아니야? "

"..."


오늘 처음 듣는 얘기였다. 창피했던 모양인지. 권유철네 패거리는 그 사실을 숨겼으니까. 그리고 학교에도 나오지 않았으니까.


김하림에게 듣기론, 하교 길에 한적한 곳에서 나를 덮칠 계획이라고 했다.


"아니야?"

"야. 봐봐. 이게. 어디가 그런지."


괜히 걱정끼친 것 같아, 입술을 가로로 늘였다. 안쪽을 들여다보던, 재하 눈이 휘동그래진다.


“뭐야? 거짓말이었어?”

“당빠. 구라지. 니 친구 이제 각성자야.”


일부로 과장되게 말해서일까. 그제야 웃어보이는 재하였다.


" 어쩐지. 너무 멀쩡해보이더라."

“근데 누가 그래?”


짐작가는 바가 있지만, 직접 들어야겠다. 그 놈이 누구인지.


"솔직히 말하면... 아침에 권유철 만났거든. 걔 우리 동네 살잖아."

"그래서?"

“자세한건 나도 모르는데...걔가 그러더라. 이강민 학교 끝나고. 이리로 데려오라고. 많이 다쳐서, 도망갈지도 모르니까. 자기 얘기는 비밀로 하라고.”


장소는 김하림한테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런 일이 있는 줄은 몰랐네.


권유철. 이 자식. 일을 참 추잡하게 만들어. 이런 양아치같은 놈을, 나는 왜 두려워 했을까.


“근데 걔가 너를 왜 찾아? 아무 일도 없었다며. 화도 엄청난 것 같던데. ”

“나도 모르지. 용건 있으면, 직접 연락하면 될 일을.”


마땅한 이유가 생각이 나지 않아, 대충 얼버무렸다.


나를 데려가지 않는다면, 재하에게 책임을 지우겠다는 의미. 그 정도는 서로 말하지 않아도 안다.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연락해 볼테니까, 신경쓰지마."

"혹시 뭔 일 있으면..."

"이강민.”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재하는 말을 잇지 못했다. 고개를 돌려보니, 담임선생님께서 내게 손짓하고 있었다. 합숙지원서를 써야 할 시간이었다.


“재하야. 나 교무실 갔다가 조퇴할 거니까. 내일 보자.”

“어. 어. 그래 알았어.”


김하림한테 삥 뜯은 돈으로, 삼겹살이나 사주려 했는데... 지난 인생에 얻어먹은 건, 다음에 갚아야겠다.


유철이 녀석 처리하고, 각성자협회도 가야하니까.


*


“하림이. 그 자식은?”

“아프다는데?”


유철은 인상을 찌푸렸다. 지난번에 이강민 에게 맞은 그 자리가 아직도 욱씬거렸다.


“여기 안 아픈 사람이 어딨어?”

“냅 둬. 그 새끼 원래 겁쟁이잖아.”

“의리도 없는 놈.”


유철이 작게나마 욕을 지껄일 때.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던 범룡이 말했다.


“유철아. 이강민 오늘 학교 나왔는데, 멀쩡했다는데...?”

“뭐?”


유철은 범룡의 스마트폰을 뺐어들고, 카톡을 확인했다. 그럴 리 없다. 그럴 순 없다고 생각했는데...전부 사실이었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유철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마치 의견을 내보라는 듯.


"포션 마신 거 아닐까? 이강민도 각성자라 구할 수 있잖아. "


범룡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하지만 유철을 완벽하게 납득시키진 못했다.


포션의 능력은 한정적이기 때문이었다. 게임처럼 포션이 만병통치약이었다면, 힐러들이 그렇게 귀한 대접은 받지 못했다. 포션을 마셨다 해도, 골절은 치료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빨은? 이빨은 멀쩡하대?”

“그건 모르겠는데. 한 번 물어볼까?”


유철은 고개를 끄덕였다. 달라지는 건 없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였다.

범룡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다, 유철에게 말했다.


“모르겠대. 그리고 조퇴한 지 꽤 됐다는데? 이 새끼 이거. 도망간거 아냐?”


그럼 그렇지. 아직 몸이 성하지 않으니 도망친 거다. 분명 그때 더 많이 맞은 쪽은 이강민이었으니.


"그럼 찾아오게 해야지. 여기만큼 좋은 장소도 없으니까. "


유철이 친구들과 몰래 술을 마시던 폐가. 이렇게 밝은 대낯에도, 사람 하나 쏘다니지 않는 장소였다. 여기만큼 누구 하나 밟기에, 좋은 장소가 있을까.


"어떻게 찾아오게 해?"

"내가 괜히 신재하 시켰을 것 같냐?"

"아..."


시킨 일을 못했으니, 벌을 주면 될 일이다. 각성자도 아닌 신재하 따위. 유철 혼자서도 충분한 일이었다.


“결국엔 신재하가 데려오겠지.”


어차피 도망쳐버린 이강민. 이미 승패는 정해진 듯하다. 겁에 질린 놈만큼 밟기 쉬운 것도 없으니까.


그러고 보니..유철은 인생을 참 편하게 살았던 것 같다. '대장', '싸움짱'이라는 타이틀에, 대부분의 또래들이 알아서 머리를 조아렸으니까.


감히 신고나 고자질할 생각도 못했다.

압도한다는 건. 누군가에게 공포가 된다는 건.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유철 자신도 알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느꼈다.

이런 인생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더 이상 주먹으로 왕이 되기 힘들다는 것을.


그래서 이강민을 더 밟고 싶은 지도 모르겠다. 왕좌에서 내려가는 지금.

그 놈은 분명 커다란 오점이었으니까.


이강민.

그 놈은 꼭 박살내고 만다.

그런 생각을 하며, 몸을 일으키던 때였다.


“어디가? 나 기다린 거 아니였냐?”


언제 나타났는지. 이강민이 다가오고 있었다.

예상을 뒤엎는 반전에, 유철의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어떻게 여기를 알고 있는지.

왜 이렇게 멀쩡해 보이는지.

무엇보다 정말로 대책 없이 혼자 온 것인지.


“권유철. 너 부른건데. 왜 대답이 없어?”


이강민의 부름에, 유철은 정신이 들었다.

이미 엎지러진 물. 이 딴 걸 고민할 때가 아니었다.


유철은 이미 자신을 따르는 친구들을 불러모았다.

지금 망설여봤자, 돌아오는 건 개망신과 비웃음일 뿐이었다.


“도망간 줄 알았는데.”

“도망은 니가 앞으로, 내 얼굴 보고 할 일이고.”


강민의 대답에, 유철은 헛웃음이 나왔다. 이런 말을 듣고도 가만있다면...남자도 아니지. 유철은 주먹을 그러쥐고, 강민에게 달려들었다.


이미 5명으로도 우세였던 싸움이었다. 9명이 된 지금은 절대 질 리가 없다.

저번처럼 이강민과 투닥거리면, 다른 애들도 달라붙어 린치를 가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었다.


뻑!


강민의 발차기가 자신의 배에 꽂히기 전까지는.


단 한방.

유철은 바닥에 쓰러져버렸다.

이틀전. 그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


*


===


이름: 이강민

레벨:0

근력:5.2

민첩:5.2

체력:5.2


스킬: 없음


===


애초부터 상대가 안되는 게임이었다.

이틀 전엔, 졌더라도 비등비등하게는 싸웠으니까.

그때보다 2배이상 강해진 나였다.


“아...아...”


3놈은 도망갔고, 6명은 바닥에서 신음했다.

나는 이제 시작일 뿐인데... 권유철은 벌써부터 자비를 바라고 있었다.


“강민아. 이제 그만 하면 안돼? 벌써... 3번째야.”

“안 돼지. 유철아. 입 벌려.”


인벤토리에서 꺼낸 포션을, 유철의 입에 들이 붓는다. 온 몸에 들었던 멍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다 나았네. 포션이 이래서 좋아.”

“강민아...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그러니까 이제 그만 하자. 응?”

“안돼. 아직 포션 일곱 개나 남았다고. 그리고 너무 걱정하지는 마. 힘조절은 잘하고 있으니까.”


원래는 이 정도만 하려고 했어. 근데 적당히 끝내면, 또 이럴 것 같애.

밟을 땐 확실히 밟는게 맞아.


'그래서... 무력감을 복습시키는거야.. '


과거에 내가 너희 앞에서 그랬던 것처럼.

아무리 괴롭혀도, 개길 엄두조차 못내게.


“엄살 그만부리고. 빨리 일어나. ”

"강민아. 좀만. 좀만. 있다가."

"그럼 내가 일으켜 세워줄까? 아까처럼? "


유철의 팔을 잡아올렸다.

엄살부릴 때마다 관절기를 걸었던 기억탓인지.

질색하며 몸을 일으키는 그였다.


"아냐. 강민아. 내가 일어날게."

"옳지. 자세 잡아. 좀 팔딱거려야. 나도 해 볼맛이 나지. 안 그래?"


고기도 먹어 본 놈이 잘 먹는다고.

괴롭힘도 당해본 애가, 더 잘 괴롭히는 걸까?

언젠가...이놈들한테 들었던 말이 내 입에서 나왔다.


유철은 엉거주춤하게 팔을 들어올렸다.

다시 한번 배를 걷어차지만, 반격할 생각조차 못하는 유철이었다.

팔로 엉거주춤하게 발을 가로막을 뿐.


"야. 너 그러다 뼈 부러진다. 이거 가지고는 회복 못하는 거 알잖아?"


빈 포션병이 쌓여갈수록, 유철은 점점 무력해져갔다. 반격을하던 놈이, 막기밖에 안했고. 막기라도 하던 놈이, 나중엔 그냥 맞기만 했다.


발악이 짜증으로 바꿨고.

결국엔 짜증마저 어색한 웃음으로 바뀔 때야, 나는 권유철을 놓아주었다.


"범룡아."


여기서 멈출 생각은 없었다. 아직 피날레가 남았다.

가장 큰 무력감은 김범룡을 위한 것이었으니까.


"이젠 너 차례야. 유철이 하는거 잘 봤지?"


범룡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ㅠㅠ

이제 전개좀 빨리 해서, 주인공 아카데미에 보낼게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 작성자
    Lv.11 프린터임
    작성일
    21.05.21 12:39
    No. 1

    포션....ㄷㄷ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4 Go송
    작성일
    21.05.21 16:49
    No. 2

    애가 꽁돈 벌어서 그런가...돈을 막쓰는 것 같네요. 고생 좀 시켜야지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9 tootoo39..
    작성일
    21.06.07 10:56
    No. 3

    공개고백하는 미친놈이 드디어 소설에 등장했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4 Go송
    작성일
    21.06.07 11:15
    No. 4

    제가 잘못 알고 쓴 줄 알고. 위키까지 찾아봤잖아요 ㅎㅎ

    고백공격.
    외모나 매력 또는 주위의 평판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람이, 연애감정의 교류가 없었던 상대에게 느닷없이 사랑 고백을 함으로써 심대한 불쾌감을 안겨주는 행위를 일컫는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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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Chapter 7> 합숙훈련 2주차 +1 21.06.12 93 7 13쪽
31 <Chapter 7> 합숙훈련 2주차 +2 21.06.11 93 7 9쪽
30 <Chapter 7> 합숙훈련 2주차 21.06.10 108 8 12쪽
29 <Chapter 7> 합숙훈련 2주차 21.06.09 115 8 11쪽
28 <Chapter 7> 합숙훈련 2주차 21.06.08 142 9 9쪽
27 <Chapter 7> 합숙훈련 2주차 +2 21.06.07 162 5 9쪽
26 <Chapter 7> 합숙훈련 2주차 21.06.06 183 8 13쪽
25 <Chapter 7> 합숙훈련 2주차 21.06.05 189 8 10쪽
24 <Chapter 6> 합숙훈련 1주차 +4 21.06.04 184 8 11쪽
23 <Chapter 6> 합숙훈련 1주차 +2 21.06.03 186 10 10쪽
22 <Chapter 6> 합숙훈련 1주차 21.06.01 191 10 9쪽
21 <Chapter 6> 합숙훈련 1주차 21.05.31 203 11 12쪽
20 <Chapter 6> 합숙훈련 1주차 +2 21.05.30 219 9 11쪽
19 <Chapter 6> 합숙훈련 1주차 21.05.29 237 9 11쪽
18 <Chapter 6> 합숙훈련 1주차 +2 21.05.29 236 10 10쪽
17 <Chapter 6> 합숙훈련 1주차 +2 21.05.27 238 11 9쪽
16 <Chapter 6> 합숙훈련 1주차 (내용수정) +2 21.05.26 244 10 12쪽
15 <Chapter 5> 합숙훈련 입소식 21.05.25 254 10 12쪽
14 <Chapter5> 합숙훈련 입소식 +2 21.05.24 260 11 11쪽
13 <Chapter 5> 합숙훈련 입소식 +4 21.05.23 265 11 13쪽
12 <Chapter 4> 합숙훈련지원서 +4 21.05.22 265 9 10쪽
11 <Chapter 4> 합숙훈련지원서 +2 21.05.21 283 11 10쪽
» <Chapter 4> 합숙훈련지원서 +4 21.05.20 302 13 11쪽
9 <Chapter 3> 초보자 수련장 +4 21.05.19 291 11 11쪽
8 <Chapter 3> 초보자 수련장 +4 21.05.18 297 12 8쪽
7 <Chapter 2> 각성자 시험 +6 21.05.17 310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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