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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체스게임의 회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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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레쉬폰
작품등록일 :
2021.05.12 16:16
최근연재일 :
2021.06.29 22:49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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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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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7,157

작성
21.05.27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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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Episode 5. 몰락한 종족 (1)

DUMMY

숨이 끊어진 주술사가 축 늘어졌다.

나는 쓰러진 녀석을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주술사는 ‘그랜드 마스터’의 존재를 아는 눈치였다. 거기다 ‘기물’과 ‘스퀘어’에 관한 것들도.


도대체 어떻게?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단지 이 모든 상황이 정리되고 나면, 실마리가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에 만족할까.


[□□□의 주술이 파훼 되었습니다.]

[주문의 영향을 받은 모든 개체에게 ‘페널티’가 부여됩니다.]


메시지가 떠오르자마자 불길한 아우라가 괴물들을 덮쳤다. 한순간에 쇠약해진 녀석들이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크르륵, 스킬이 끊겼다?”

“마법 추장! 주술은 어디 갔는가!”


그리고 괴물들은 목이 터지도록 부르짖었다.


“아아 위대한 ‘담녹(淡綠)’이여! 담녹이여!”


‘담녹(淡綠)’이라. 부르는 호칭을 보아하니 ‘그랜드 마스터’로 추정된다. 이 세상에서 색깔 놀이를 하는 정신 나간 것들은 그들밖에 없었으니까.

하지만 제5회 <종족전쟁>에 참가한 ‘그랜드 마스터’ 중 그런 존재는 없었다.


그렇다면 대체, 괴물의 정체는 뭐지?


고민과는 별개로 상황은 쭉 진전되어갔다. 일방적으로 불리했던 전황이 서서히 뒤바뀌고 있었다. 괴물들이 페널티를 받아 주춤하는 사이, 사람들이 반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 새끼들, 뭔진 모르겠지만 약해졌어!”

“지금이다. 죽여!”


치이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강역 전체에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백서현의 발밑에서 솟구친 불길이 강물을 통째로 증발시키고 있었다.

화마는 곧 괴물들을 집어삼켰다.


케에에에엑─!


냉병기가 부딪치는 소리와 괴물의 비명이 합주처럼 겹쳐 들려왔다. 사람들은 지금까지 당한 빚을 전부 갚아주겠다는 듯, 놈들을 밀어붙였다.

전투가 끝난 것은 그로부터 십여 분이 지난 후였다.


[대다수의 괴물들이 사망했습니다.]


발 디딜 곳을 찾기 힘들 정도로 바닥에 널려 있는 많은 시체들. 그 위에 서 있는 것은 몇몇의 사람들과 제압당한 일부의 괴물들뿐이었다.


“읏.......”


주변을 둘러본 백서현이 짧게 신음을 흘렸다. 분명히 이긴 것은 우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패잔병처럼 우두커니 서 있었다.

나는 백서현에게 말했다.


“미안해.”


그녀뿐만이 아닌, 모두에게 보내는 사과였다.


“아니에요.”

“아냐, 내 잘못이 맞아.”


어째서 회귀 이전에 괴물들이 약했는지 알 것 같았다. 놈들은 ‘무언가’를 토벌하느라 약화된 상태였기에, 우리가 수월하게 이길 수 있던 거였다.

그런데, 내가 그걸 망쳤다.


“......선배. 솔직히 무슨 얘기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크게 자책하는 것 같으니 말할게요.”


백서현이 심유한 눈빛으로 나를 마주 보았다.


“선배는 잘못한 게 없어요. 다른 사람들이 많이 죽었지만... 그 인과에 잘못이 있다면 이 상황을 조종하는 누군가겠죠.”


이 모든 일의 책임이 ‘백(白)’에게 있다는 태도.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내 잘못이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래도 마음은 한결 편안해졌다.


“다들... 모여보시죠.”


그때 박규태가 불렀다. 살아남은 사람들이 발에 치이는 시체들을 넘어 강 건너편에 도달했다.

박규태가 살아남은 인원의 수를 세었다.


“......이게 전붑니까?”


희생은 적지 않았다. 사십여 명에 달했던 사람들은 이제 그 절반조차 남지 않았다.

그 사실에 박규태가 서슬 퍼런 눈으로 제압된 괴물들을 노려보았다.


“저 자식들을 당장......!”


혹여나 죽여버릴까 싶어 나는 그의 앞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박규태 씨. 진정하세요. 지금 놈들을 죽여서는 안 됩니다.”

“......후우. 알고 있습니다. 정보를 캐물어야지요.”


우리는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보았다.


+


< 여섯 번째 지령 - ‘심문’ >


─당신들은 괴물이 ‘무언가’를 토벌하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는 정보를 입수하였습니다. 더 자세한 정보를 캐물으십시오.


조건 : 그랜드 마스터, ‘백(白)’이 원하는 정보를 얻을 것


제한시간 : 24시간


보상 : 다크피스, ???


실패시 : 폐기


+


괴물들을 모두 잡지 않고 일부만 살려둔 이유.

그것은 새롭게 내려진 지령 때문이었다.


“먼저 제가 나서겠습니다.”


뚜둑, 박규태가 손을 천천히 풀면서 괴물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한쪽 무릎을 꿇어 놈에게 시선을 맞추면서 말했다.


“목적이 뭔지 말하는 게 신상에 좋을 겁니다.”


꽤나 신사적으로 묻는데.


퍽! 퍼억!


......아니었군.

박규태, 그는 할 땐 하는 남자였다.


“켁, 케헥! 그냥 죽여라!”

“언제까지 버티나 한 번 보겠습니다.”


박규태가 괴물을 몰아붙였지만, 놈들은 침묵을 고수했다. 백서현이 불길로 위협하는데도 여전한 태도. 죽음이 두렵지 않은듯한 모습이었다.

나는 박규태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


“고작 주먹 정도로 되겠습니까?”


내 손에서 휙휙 돌아가는 검. 괴물들의 안색이 살짝 굳는 게 보였다.

일단 이 녀석의 정체부터 알아볼까.


[스킬, ‘마안(魔眼)’을 발동합니다!]


일말의 기대를 안고 스킬을 사용해봤으나.


[대상의 ‘기물 정보’를 열람할 수 없습니다.]

[대상은 <종족전쟁>에 등록된 ‘기물’이 아닙니다]


젠장, 역시 안 되나.

내가 가진 [마안]은 기물에만 적용된다. 즉, 이 괴물들은 기물이 아니라는 소리.

그렇다면 심문을 어떻게 이끌어야 할까.

주술사는 ‘기물’과 ‘스퀘어’라는 단어에 반응했다. 이 두 가지 키워드가 핵심이었다.


“보니까 ‘기물’도 아니던데, 너희들 대체 정체가 뭐냐?”


내 말에 녹색 괴물이 몸을 움찔 떨었다.


“크륵, 무슨 대답을 듣고 싶은 거냐.”


이것 봐라? 아직도 반항기가 섞여 있군.

나는 녀석의 손등에 칼을 박아넣었다.


“크, 크륵.......”

“너희들의 정체는 뭐지?”


묻고 싶은 건 그뿐만이 아니다. 이 녀석들이 토벌하려는 ‘무언가’의 정체는 무엇인지, 어떻게 스킬에 가까운 기술을 사용할 수 있었는지.


모조리 알려줘야겠어.


“케, 케에엑─”


칼날을 옆으로 비틀자 괴물이 고통에 신음했다.


“마, 말하겠다! 우리는 ‘고블린’이라는 종족이다.”

“......뭐?”

“그리고 너희들과 같은 ‘기물’이었다.”


그게 무슨?


예상치 못한 말에 잠시 벙쪄있던 사이, 시야에 두 줄기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당신들은 몰락한 종족, ‘고블린’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였습니다.]

[□□□의 단어가 해금됩니다.]


나는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바라보았다.


[녹색 괴물은 <종족전쟁>에 두 번 참가한 전적이 있는 기물로, ‘고블린’이라 불리는 종족입니다.]

[그들은 제3회 <종족전쟁>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어 ‘담녹’의 총애와 보상을 받았습니다.]

[허나, 제4회 <종족전쟁>에서 그들이 벌인 만행과 형편없는 성적에 분노한 ‘담녹’이 기물을 포기했고, 그들은 종족의 자격이 박탈되어 현재 <스타 보드>의 구성품으로 활용되었습니다.]


고블린, 고블린이라.......

처음에는 생소한 이름의 종족이라 생각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퍼뜩 떠오르는 게 있었다.

어째서 이걸 잊고 있었는지, 스스로가 의아할 정도로 선명하게 떠오르는 기억.

누군가가 ‘고블린’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지워버린 것만 같은 이 현상은, 나뿐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그래. 고블린, 고블린이었어! 내가 왜 이걸 생각 못 했지?”

“판타지에서 항상 나오던 거잖아!”


판타지(Fantasy). 지금은 현실의 삶이 되어버린 장르였지만, 한때는 허구로 치부되던 이야기.

그 속에는 분명 ‘고블린’이라는 종족이 등장한다.

눈앞의 녀석들처럼 왜소한 체구에 녹색의 피부. 대중들에게 흔히 잡몹이라는 인식이 박혀있는 이종족이 바로 그들이었다.


“그러니까, 너희들이 ‘기물’이었다고?”

“그, 그렇다.”


스킬과 비슷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었던 건 그 때문이었나. 덕분에 궁금증 하나는 풀렸다.

다만, 그렇다면 또 다른 의문이 든다.


“게임에서 탈락한 너희가 어떻게 살아있는 거지?”


게임에서 승리해 ‘대가’를 청구하는 게 아닌 이상, <종족전쟁>에 탈락한 기물은 사망하는 게 당연했다. 그런데 어떻게 살아있는 거지?

게임에서 탈락해도 살아날 방법이 있는 건가?


“우린 위대한 ‘담녹’의 분노를 사 되살아난 채 이곳에 유폐되었다.”


그 말에 문득 <스타 보드>에서 심판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기물로 선택받지 못한 인간들은, 그대로 지구에 남아있을 겁니다. 운이 좋다면 멀쩡히, 나쁘면 죽거나 게임의 구성품으로 사용되겠죠.


......그게 기물인 우리에게도 해당하는 거였나?

어쩌면, 이 게임에서 승리한다고 해서 밝은 미래만이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종족을 박탈당했다는 건....”

“크륵, 말 그대로의 의미다. 지워진 거지. 기물로서 사용가치가 떨어진 종족은, 그대로 처분되어 게임의 구성품으로 사용된다.”


말하다가 감정이 북받쳐 오른 것인지, 고블린이 못내 울분을 터트렸다.


“우리는 버려진 것이다! 위대한 ‘담녹’에게! 그리고 그 모든 원흉은 빌어먹을 ‘킹’. 그 학살자의 원죄임이 틀림없다!”


......드디어, 원하던 정보가 나왔다.


[그랜드 마스터, ‘백(白)’이 고블린 ‘킹’에 대한 정보에 눈을 빛냅니다.]


“선배! 이것 좀 봐요!”


그때 백서현이 나를 불렀다.

그녀는 괴물들의 품을 뒤지다 낡은 가죽으로 만들어진 한 물품을 찾아냈다.

나는 그녀에게서 물건을 건네받았다.


[아이템, ‘E4 스퀘어의 지도’를 획득하였습니다.]


지도인가.

간소화하게 그려져 있는 ‘E4’ 스퀘어의 지형.

지도의 곳곳에는 괴물들의 언어로 보이는 상형문자가 빼곡히 적혀있었다.

적혀있는 문자를 읽는 건 어렵지 않았다.

<스타 보드>에서 심판이 설명한 바로는, ‘전종족의 언어’가 하나로 통일되었다고 했으니까.


그리고.......


[당신들은 ‘배신자 처단’ 작전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하. 그런가.”


대충 읽어보니 알겠다. 지도에는 녀석들이 노리는 ‘킹’이 어디에 있는지, 그를 처단하기 위해 모이는 괴물들의 정보가 적혀있었다.

지금 이걸 얻었으니.......


[그랜드 마스터, ‘백(白)’이 이제 고블린은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말 안 해도 안다.

나는 검을 휘둘러 남은 괴물들을 정리했다. 그리고 쓰러지는 괴물들을 보며 생각했다.


이미 전개는 정해진 노선에서 틀어졌다. 이후에 벌어질 상황은 내가 아는 것과는 다르겠지.


하지만 나는 그랜드 마스터, ‘백(白)’의 성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쉽게 예상이 간다.

아마도 이번 스퀘어의 최대의 난적이자, 이다음에 우리가 상대해야 할 적은.......


[그랜드 마스터, ‘백(白)’이 다음 지령을 준비합니다.]


놈들의 수장, 고블린 ‘킹’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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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Episode 8. 왕의 증명 (3) 21.06.18 1,811 78 13쪽
27 Episode 8. 왕의 증명 (2) 21.06.16 1,839 80 11쪽
26 Episode 8. 왕의 증명 (1) +5 21.06.10 1,872 83 12쪽
25 Episode 7. 즉위(卽位) (4) +3 21.06.09 1,883 81 15쪽
24 Episode 7. 즉위(卽位) (3) +1 21.06.07 1,889 8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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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Episode 7. 즉위(卽位) (1) +3 21.06.04 1,947 8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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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Episode 6. 폐위(廢位) (2) +2 21.06.02 2,012 75 10쪽
19 Episode 6. 폐위(廢位) (1) +1 21.06.01 2,066 71 8쪽
18 Episode 5. 몰락한 종족 (4) +2 21.05.31 2,118 65 9쪽
17 Episode 5. 몰락한 종족 (3) 21.05.29 2,146 67 12쪽
16 Episode 5. 몰락한 종족 (2) +1 21.05.28 2,216 71 9쪽
» Episode 5. 몰락한 종족 (1) +5 21.05.27 2,308 72 11쪽
14 Episode 4. 엄습 (4) +5 21.05.26 2,364 76 11쪽
13 Episode 4. 엄습 (3) +2 21.05.25 2,423 73 9쪽
12 Episode 4. 엄습 (2) 21.05.24 2,504 76 9쪽
11 Episode 4. 엄습 (1) +1 21.05.23 2,575 78 9쪽
10 Episode 3. 추격자들 (3) +6 21.05.22 2,642 79 11쪽
9 Episode 3. 추격자들 (2) +4 21.05.21 2,692 78 16쪽
8 Episode 3. 추격자들 (1) +5 21.05.20 2,765 82 10쪽
7 Episode 2. 적자생존 (3) +10 21.05.19 2,835 83 9쪽
6 Episode 2. 적자생존 (2) +5 21.05.18 2,934 9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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