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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체스게임의 회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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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레쉬폰
작품등록일 :
2021.05.12 16:16
최근연재일 :
2021.06.29 22:49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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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200
추천수 :
2,625
글자수 :
157,299

작성
21.06.02 22:46
조회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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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글자
10쪽

Episode 6. 폐위(廢位) (2)

DUMMY

콰득, 콰드드득.


전신이 뒤틀리는 섬뜩한 소리에서도 메시지는 선명하게 들려왔다.

첫 번째 메시지가 들려왔을 때.


[고유 능력, ‘마왕화(魔王化)’를 발동합니다!]

[당신의 육신이 마족의 것으로 전환됩니다.]


나는 인간의 신체를 탈피하고 뿔과 날개가 달린 강인한 마족의 몸으로 탈바꿈했다.

그리고 두 번째 메시지가 떠올랐을 때.


[당신의 ‘마력’이 ‘마기’로 전환됩니다.]


본디 마력이 자리 잡고 있었을 심장은 불온한 마기를 토해내고 있었다. 나는 활화산과도 같이 쉼 없이 끓어오르는 힘에 전율했다.

이 힘이라면, 고블린 ‘킹’을 상대할 수 있다.

그 증거가 바로 눈앞에 있었다.


[당신은 온전한 ‘킹’의 자격을 갖추었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크게 상승합니다!]

[‘킹’급 스킬을 제외한 모든 스킬의 페널티가 제거됩니다!]


모든 스킬에는 페널티가 존재한다.

공격 스킬인 [웨펀 부스터] 같은 경우는 모든 마력을 소모하고, 백서현의 스킬인 [중급 마법]은 그 이상의 마법을 배우거나 사용할 수 없었다.

형평성을 위해 모든 종족에게 적용되는 규칙.


하지만 지금 보니 알겠다.


‘킹’급 직위에는 그 결점조차 없다는 것을.

홀로 예외에 속한 존재.

완전무결한 직위가 바로 ‘킹’이었다.


[새로운 기능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새로운 기능?

그게 뭔지는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랜드 마스터, ‘백(白)’이 명합니다.]


【죽여라.】


단 한마디에 불과한 진언(眞言).

뇌리를 깊숙이 파고드는 거친 의지에, 나는 어째서 ‘그랜드 마스터’들이 지금에서야 말을 건넸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네 첫 번째 행마를 마쳐라.】


부족했다. 그들의 음성을 내 온전한 정신으로 듣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틀림없이 일전의 격이었다면 나는 망가졌으리라.


[네놈. 그 모습은 대체······.]


흐려지는 의식을 붙잡게 도와준 것은 고블린 ‘킹’의 목소리였다.


[······미쳐버리겠군. 이 지하감옥에 갇힌 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상이야.]


나는 주먹을 쥐었다 폈다 했다. 넘치는 악력이 느껴졌다. 최소 근력 능력치가 5단계는 넘는 힘.

한번 시험해 볼까.


[설마 너 또한 프로모─]


나는 자리를 박차고 달려가 고블린 ‘킹’의 얼굴을 붙잡았다. 손아귀에 들려온 안면을 넘치는 완력으로 압박하자, 골격이 비틀리며 찌푸려졌다.


[······무슨!]


나는 있는 힘껏 고블린 ‘킹’을 내던졌다. 쾌속하게 날아간 녀석이 반대편의 벽에 충돌했다.


콰아아아앙─!


시끄러운 폭음과 함께 고블린 ‘킹’이 부서진 돌 더미 속에 파묻혔다.

잠시 후, 고블린 ‘킹’은 머리 위에 내려앉은 돌조각들을 털어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퉷.]


녀석이 바닥에 내뱉은 핏물에는 이빨 두어 개가 섞여 있었다.


[얕볼 상대가 아니었나.]


입가를 슥 닦은 고블린 ‘킹’이 대검을 들어 올렸다. 칼날 위로 솟구치는 녹색의 강기. 나도 질세라 스킬을 사용했다.


[스킬, ‘웨펀 부스터’를 발동합니다!]


낡은 검신(劍身)의 위로 마기가 넘실거렸다. 마족의 ‘킹’이 되면서 스킬의 페널티가 제거되었기에, 기운의 양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었다.

나는 발끝에 힘을 싣고 녀석을 향해 달려갔다.


카아아아앙!


서로의 검이 맞물렸다. 두 강대한 기운이 부딪치며 만들어낸 날카로운 파찰음이 울려 퍼졌다.


[죽어라!]


고블린 ‘킹’이 현란한 움직임으로 대검을 휘둘러왔다. 목과 심장 같은 급소를 노리는 것이 아닌, 몸을 양단 내버리겠다는 투박한 검술.

나는 피하지 않고 정면에서 검격을 받아쳤다.


카가가가각!


검에 실린 기운이 충돌하며 폭발이 일어났다. 한 발짝씩 밀려난 우리는 곧바로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고, 재차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캉! 카아아앙!


검과 검이 부딪칠 때마다 동굴이 무너져 내렸다. 머리카락과 어깨에 회백색의 돌가루가 수북이 쌓였지만, 계속해서 휘둘러지는 검에는 서로의 혈흔밖에 묻어나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나 더 공방을 주고받았을까.


[······이대로 가다간 끝이 없겠군.]


먼저 거리를 물린 것은 고블린 ‘킹’이었다.

녀석이 내 쪽을 향해 손을 뻗었다.


[고블린 ‘킹’이 ‘약자멸시’를 발동합니다!]


그러자 녹색의 기운이 나를 휘감았다.

갑자기 중력이 두 배, 세 배는 강해진 느낌.

태산이 어깨를 짓누르는 듯한 감각에 나는 입술을 짓씹으며 메시지를 확인했다.


[‘약자멸시’의 효과로 당신의 전투 의지가 감소합니다.]

[‘약자멸시’의 효과로 당신의 움직임이 둔화합니다.]

[‘약자멸시’의 효과로 당신의 모든 능력치가 감소합니다.]


뭐, 이딴 사기 스킬이 다 있지?

나는 검을 들어 올렸다. 온전한 자세를 잡기까지 약 2초. 확실히 움직임이 느려진 게 느껴졌다.

[마왕화]를 발동한 내게 이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스킬은 많지 않았다.


[이게 너의 ‘고유 능력’인가.]


이젠 기물이 아닌데도 상당한 위력이었다.

고블린 ‘킹’이 말했다.


[네놈에게 묻고 싶은 게 한 가지 있다.]

[······갑자기?]

[직위가 ‘킹’인 것 치고는 변변찮은 스킬과 움직임. 그리고 인간종족에서 마족으로의 변화.]


나는 잠시 무슨 말인가 생각했다.


[너는 ‘프로모션’을 사용한 ‘폰’이다. 그렇지 않나?]


맞다. 용케도 알아냈군.

보통 [프로모션]의 발동조건은 극악이나 다름없었기에 그 가능성은 배제할 텐데.


[다른 연놈들을 여기서 내보낸 것은 그 모습을 숨기기 위해서겠지. 같잖은 희생 따위가 아니라.]


······그것도 맞다.

이 모습을 남들한테 보일 수는 없으니까.


[크륵! 위선자에 배신자. 내가 싫어하는 것들은 전부 모아놨군.]


무슨 착각을 한 것인지, 고블린 ‘킹’의 표정에 격노가 차올랐다. 녀석의 감정에 동조하듯, 칼날에 덧씌워진 녹빛의 강기가 더욱 부피를 키웠다.


[너는 동족을 등진 선택을 후회하게 될 거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고블린 ‘킹’이 대검을 휘둘렀다. 나는 검을 들어 올려 막았다. 끼기기긱, 하는 불협화음과 함께 칼날에 실금이 서렸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 타 종족의 ‘킹’으로 ‘프로모션’하다니. 그 선택에 따른 결과를 아느냐!]


쩌저저적.


계속되는 충격에 검이 반토막으로 부러졌다. 이윽고 내게 쇄도하는 검극. 피하기는 이미 늦었다.


[모든 동족들이 너를 적대할 것이다!]


촤아아악!


녹색의 강기가 내 몸을 찢어발겼다. 상의가 찢어지고, 갈라진 복부에서 끊임없이 피가 흘러내렸다. 뒤이어 끔찍한 고통이 찾아왔다.


[그리고 네놈은 그 모두를 죽이겠지.]


하지만 지금 몸에 새겨지는 상흔보다도, 고블린 ‘킹’이 내뱉는 말이 더욱 쓰라렸다. 녀석의 말 자체가 아니라, 그 말이 뜻하는 진실이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가슴을 후벼팠다.

나는 부러진 장검을 들어 올렸다.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지.]


<스타 보드>에서 두 개의 직위를 선별 받았을 때, 고민한 적이 있었다.


나는 인간의 편인가, 마족의 편인가.


나는 상처 부위로 흐르는 피를 손으로 훑었다.

인간의 붉은 피가 아닌, 마족의 검은 피.

뿔과 날개가 달린 내 겉모습 또한 인간이라 부르기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인간이다.]


그렇게 살기로 결심했다.

이번 게임의 끝에서 내가 내릴 결정은 이전이랑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며.

그 결과는 이전과 다를 것이다.


[방금까지 밀려난 녀석이 말은 잘 하는군.]

[······.]

[너는 이곳에서 죽을 것이다.]


하지만 녀석은 모른다.

나는 아직 전력을 다하지도 않았다는 걸.


[그랜드 마스터, ‘흑(黑)’이 고블린 ‘킹’을 비웃습니다.]


확실히 고블린 ‘킹’은 강했다.

전투 센스도 뛰어나고, 경험 면에서도 나를 앞선다. 방금의 전투도 굳이 따지자면 나의 완패.

하지만, 전투라는 것은 기술만이 끝이 아니다.


[후우······.]


나는 육신에 남은 마기를 끌어 올렸다.

단 한 번의 손짓에 모든 생명체를 궤멸시키던 마족의 ‘킹’의 무위를 떠올리며. 천천히 기운을 부러진 칼날의 한점에 집중했다.


고오오오오!


주변의 대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불길한 낌새를 느낀 고블린 ‘킹’이 얼굴을 딱딱하게 굳혔다.


[이건······.]


내 손에서 흩뿌려진 마기가 동굴 전체에 만연하고 있었다. 세상에 어둠을 덧칠하듯, 안 그래도 어두운 동굴 내부가 완전한 암막으로 물들었다.

이것이 진정한 ‘킹’이 가지는 위세.

고블린 ‘킹’은 내보이지 못한 격의 현신.


[······그런가. 이제 나는 ‘킹’조차 아니었나.]


죽음을 직면한 고블린 ‘킹’이 담담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마치 그 순간을 오랫동안 바라왔던 것처럼. 그는 안식을 찾았다.


이젠, 그 무거운 왕관을 내려놓을 때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나는 검을 휘둘렀다. 붙잡고 있던 기운을 놓아주는 해방감과 함께, 지축을 크게 뒤흔드는 굉음이 울렸고.


콰콰콰콰콰콰!


[무구, ‘낡고 허름한 장검’의 내구도가 다했습니다. 장비가 파괴되었습니다.]

[스킬, ‘웨펀 부스터’가 비활성화됩니다.]


나는 내 손에서 바스라지는 검을 놓았다.


[당신은 전(前) 고블린 ‘킹’을 쓰러트렸습니다!]

[성공적으로 번외 지령을 완수하였습니다.]

[보상으로 ‘킹’급 아이템······.]

······.


이 외에도 수많은 메시지가 떠올랐지만, 그것을 읽을 시간은 없었다. 방금의 일격으로 천장의 지반이 무너지며 돌무더기가 쏟아져 내려왔다.


후두두두두!


이제 여기서 탈출해야 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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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29 zcx3692
    작성일
    21.06.02 23:11
    No. 1

    근데 만약 쥔공이 다시 프로모션해서 백킹&흑킹 둘다하면 어캐되나요? 걍 두족종의 왕이 되나? 그럼 쥔공만 있으면 흑&백은 다른 왕 없어도 유지 가능?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21 알테리오
    작성일
    21.06.10 00:38
    No. 2

    엔드게임엔 무조건 갈거고 프로모션 한번 더 쓸 수 있다는건데 진짜 인간의 왕이랑 마족의 왕 겸직한 뒤 자살해서 양측 왕이 동시에 죽는 판정 나오면 어떻게 되는거지?

    찬성: 2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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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Episode 9. 백병지왕 (2) +2 21.06.24 1,754 78 15쪽
29 Episode 9. 백병지왕 (1) 21.06.21 1,778 76 11쪽
28 Episode 8. 왕의 증명 (3) 21.06.18 1,807 78 13쪽
27 Episode 8. 왕의 증명 (2) 21.06.16 1,834 80 11쪽
26 Episode 8. 왕의 증명 (1) +5 21.06.10 1,867 83 12쪽
25 Episode 7. 즉위(卽位) (4) +3 21.06.09 1,879 81 15쪽
24 Episode 7. 즉위(卽位) (3) +1 21.06.07 1,884 81 10쪽
23 Episode 7. 즉위(卽位) (2) +1 21.06.05 1,914 80 10쪽
22 Episode 7. 즉위(卽位) (1) +3 21.06.04 1,943 80 9쪽
21 Episode 6. 폐위(廢位) (3) +3 21.06.03 1,963 83 11쪽
» Episode 6. 폐위(廢位) (2) +2 21.06.02 2,006 75 10쪽
19 Episode 6. 폐위(廢位) (1) +1 21.06.01 2,061 71 8쪽
18 Episode 5. 몰락한 종족 (4) +2 21.05.31 2,113 65 9쪽
17 Episode 5. 몰락한 종족 (3) 21.05.29 2,141 67 12쪽
16 Episode 5. 몰락한 종족 (2) +1 21.05.28 2,211 71 9쪽
15 Episode 5. 몰락한 종족 (1) +5 21.05.27 2,301 72 11쪽
14 Episode 4. 엄습 (4) +5 21.05.26 2,359 76 11쪽
13 Episode 4. 엄습 (3) +2 21.05.25 2,417 73 9쪽
12 Episode 4. 엄습 (2) 21.05.24 2,496 76 9쪽
11 Episode 4. 엄습 (1) +1 21.05.23 2,568 78 9쪽
10 Episode 3. 추격자들 (3) +6 21.05.22 2,636 79 11쪽
9 Episode 3. 추격자들 (2) +4 21.05.21 2,688 78 16쪽
8 Episode 3. 추격자들 (1) +5 21.05.20 2,760 82 10쪽
7 Episode 2. 적자생존 (3) +10 21.05.19 2,829 83 9쪽
6 Episode 2. 적자생존 (2) +5 21.05.18 2,928 91 11쪽
5 Episode 2. 적자생존 (1) +4 21.05.17 3,158 103 8쪽
4 Episode 1. 오프닝 (3) +9 21.05.15 3,463 114 10쪽
3 Episode 1. 오프닝 (2) +6 21.05.14 3,583 125 17쪽
2 Episode 1. 오프닝 (1) +4 21.05.13 3,853 125 12쪽
1 Prologue. 게임이 재시작됩니다 +9 21.05.12 4,581 155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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