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미연재 소설 속 작가 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루즐
작품등록일 :
2021.05.12 17:00
최근연재일 :
2021.07.05 21:15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12,622
추천수 :
626
글자수 :
386,675

작성
21.07.02 21:15
조회
75
추천
1
글자
20쪽

Chapter.13 신의 적의 (2)

DUMMY

시간을 조금 거슬러 올라가, 제로가 누군가의 공격에 의해 떨어진 직후.


제로에게 가장 큰 관심이 있었기에, 응시했기에, 바라보고 있었기에 엘렌 역시 그것을 볼 수밖에 없었다.


남아있던 유일한 희망의 추락을.


그것은 엘렌에게 있어 모든 것을 잃은 것과도 같았다.


아니 그보다도 더한 고통이 따랐으리라.


엘렌은 지금에서야 평범한 10대의 소녀처럼, 어쩌면 약간 뒤틀렸을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평범한 소녀로 보였다.


하지만 그 근간은 분명 슬픔과 괴로움, 고통과 절망의 연속이었다.


희망을 찾을 수 없던 곳에서 절망만이 있기에 죽음을 바라는 것이 엘렌의 운명이었고.


당장 제로가 그녀를 구하기 직전까지만 해도 심하게 망가졌었다.


그런 의미에서 엘렌을 지옥의 나락 끝에서 구해준 제로는 특별했다.


아니 그 이상으로 중요했다.


엘렌에게 있어 제로는 기둥이다. 그리고 희망이기도 했다.


하지만 희망이기에, 기둥이기에.


그것이 유일했기에.


무너진다면, 모든 것이 무너져내릴 수밖에 없었다.


“······.”


엘렌은 침묵했다. 다만 조용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녀의 싸늘한 눈빛에, 모든 학생들은, 심지어는 선생들마저도 꼼짝없이 정지했다.


황제의 혈통, 단순히 혈통에서만 초월자가 둘에 당대의 황제까지도 준 초월위에 오른 우월한 혈통.


돌변한 엘렌은 피에 잠재된 재능을 깨운 것이다. 의도하지 않았으니, 엘렌의 상태에 따라 알아서 깨어난 것에 가깝겠지만.


“······.”


비행정 갑판에는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한 침묵이 쭉 이어졌다. 그곳에서는 무언가를 추론하는 듯한 엘렌의 싸늘한 음성이 가끔 들려올 뿐이었다.


“누가, 도대체 누가···?”


뚝뚝 끊기는 엘렌의 음성은 사뭇 싸늘하기에 그지없었다. 당장이라도 사람 한 명 변사체로 만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날카로운 음성이었다.


엘렌은 천천히 주변을 돌아봤다. 용의자를, 제로를 떨어트린 그자를 찾기 위해 하나둘 정보를 수집해갔다.


그럴수록 그녀의 등 뒤에 떠다니던 5자루의 검은 검게 물들어갔으며, 그녀의 눈은 살기가 가득 찬 듯 붉어졌다.


엘렌의 시선이 박히면, 그 사람은 석상처럼 굳었다. 저절로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그것이 ‘황제의 권위’라 불리는 혈통에 내재 된 힘이었다.


“셋.”


무언가를 정리하는 듯한 음성.


그 음성이 흘러나옴과 동시에 완전히 검게 물든 5자루의 검중, 3자루가 쏘아지듯 무언가를 향하여 날아갔다.


다만 죽일 의도는 없었는지 타겟의 피부를 살짝 스치게 베어내고 몸을 구속한 것이 다긴 했다.


“마나의 흔적이 없다. 마법사는 아니다.”


엘렌은 소거법을 통해 하나둘 용의 선상을 줄여나갔다.


애초에 화염 속성 마법이 흔하지 않기도 했으니 사람을 찾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다만 확실해야 했다. 그렇기에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높은 형의 집행은, 더 완벽한 증거와 죄목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높은 권력을 행할 때 반드시 떠올려야 하는 규율이었다.


엘렌은 완벽한 증거를 잡기 위해, 또한 모두를 납득시키기 위해.


하나하나 잡아가며 자문자답을 진행했다.


그리고 결론은 단 하나의 인물을 가리켰다. 또한 이곳의 모든 인물 역시 억지로라도 그 사실을 납득했다.


대상을 속박하던 한 자루의 검을 제외한 모든 검이 범인의 목을 노렸다.


순간 목숨에 위협을 느낀 범인은 뒷걸음질 치며 비명을 질렀다.


“왜, 왜 나한태 그러는 건데!!”


놈은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주져앉아 있었고, 그럼에도 그는 팔로 조금씩 몸을 무르고 있었다.


“내가 굳이 또 설명해 줘야 해? 월로?”


범인에게 형을 집행하듯, 이미 재판은 끝났다는 듯한 엘렌의 말투.


이 시점에서 엘렌을 막을 수 있는 이는 없었다.


왜냐? 일단 그녀가 황녀인 것을 떠나서 위협을 가했을 뿐, 실질적으로 무언가를 행하지는 않았다.


검으로 몸을 구속시키는 과정에서 생긴 찰과상쯤이야 가볍게 넘어갈 수 있을 정도기도 했고 말이다.


거기에 더하여 엘렌은 성격이 반전되었을 뿐, 이성을 잃은 것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이성을 잃었다는 명목하에 제지할 수도 없었다.


그녀는 오히려 더 냉정해졌고, 또한 냉철해졌다.


판단 하나하나가 날카로웠고, 그로 인해 듣고 있던 선생과 학생들마저 설득시킬 정도였다.


실제로 그녀가 말한 모든 것들을 듣고 있던 이들이 납득해 버리는 수준에 이르렀다.


“기다려. 내가 아니라 다른 이가 한 거일 수도 있···.”


“다고 너는 말하겠지. 그래서 내가 방금까지 하나 하나 이야기했잖아.”


모든 정황이 너를 가리키고 있으며, 증거는 나왔다.


증인들은 모두 그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고, 재판은 끝이 났다.


엘렌의 싸늘한 목소리가 월로의 귀에 닿았다.


그 목소리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차가웠다. 단순히 목소리를 들은 것만으로 월로는 목이 떨어져나간 것인지 착각할 정도였다.


이것이 ‘어둠’에 담긴 힘이었으나, 황제의 권위에 담긴 힘이기도 했다.


다만 지금 이 상황에서 그걸 알 이가 어디 있을까.


“진짜 아니라고!!”


적반하장으로 짜증을 내는 월로. 그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그것뿐이었다.


“닥쳐. 대답을 들을 가치도 없으니까.”


이 시점에서 월로의 얼굴은 찬찬히 굳었다. 마치 죽음을 예견한 듯 모든 것을 포기한 표정이었다.


후회가 보였고, 생존 욕이 일었음에도 놈은 삶을 반쯤 포기하고 있었다.


검이 날아가려 하는 그 순간, 누군가가 엘렌을 말렸다.


“진정···, 일단 진정하게나.”


스패셜 클래스의 담임이자, 현재 이곳의 최고 책임자를 대리하고 있는 알렉스 선생의 음성이었다.


“진정이요? 그럴 필요가 있나요? 갑판 위의 인원 중 불 속성을 사용하는 이는 이거 하나뿐인데?”


그리고 제로와 데미안 일행이 이 상황을 목격한 것이 딱 이 시점이었다.


***


사형을 집행하듯 검을 세운 엘렌,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든 막고 있는 알렉스 선생까지.


상황은 매우 아슬아슬했다.


그게 얼마나 심각했으면, 데미안과 제로를 포함해 약 스물 정도가 되는 인원이 갑판 위에 올라섰음에도 눈길을 주는 이 하나 없었다.


일단 제로와 데미안, 그리고 다른 기사단의 일원들은 상황을 관찰하기로 했다.


“한 사람이 죽었습니다. 이놈의 탓으로요. 이놈은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될 공격을 했고, 의도가 어떠하든 죽였습니다.”


엘렌이 말했다. 마치 형을 내리기 직전에 집행인이 그 죄목에 대해 설명하는 듯한 어조였다.


“맞다. 월로가 한 것은 정황상, 아니 어떻게 봐도 확실하다. 그 탓에 사람이 죽은 것도 사실이고.”


그것에 마법 전공으로 보이는 한 여선생이 대꾸했다. 알렉스 선생은 엘렌의 검을 막기 위해 긴장 중이었기에 저 선생이 나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월로를 죽인다고 해결될 문제인가?”


“그건···.”


확실히 월로가 죽는다고 해결될 것은 아니었다. 월로의 목과 제로의 목숨. 그 무게의 차이는 너무나도 거대했으니까.


“물론, 월로를 죽이면 이 사건은 끝이 나겠지. 하지만 엘렌 너의 목표가 이 사건을 끝내는 것이냐?”


저 선생은 조금 더, 근본적인 곳을 건드렸다.


월로를 죽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냐, 아니지 않느냐. 하는 의미가 담긴 것이었다.


하지만 그 대화를 도저히 못 들어주겠다고 생각한 이가 있었으니.


누구겠는가.


죽었다고들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멀쩡히 살아있어 이 상황을 지켜보던 이.


제로였다.


“아니 듣자 듣자 하니 죽긴 누가 죽어?”


일단 상황을 보려곤 했는데, 안 되겠다. 특히 엘렌이 자꾸 자신이 죽었다고 말하는 것을 보니 가슴이 아파서라도 멈춰야겠다.


굳이 상황을 살필 이유는 없긴 했다. 그래도 이게 전개가 된다면 서사로 포함되지 않을까, 혹은 서브 에피소드로 포함되지 않을까 싶어서 가만히 있었는데 안될 것 같았다.


“?”


제로가 존재감을 표함과 동시에 이 장소에 있는 모든 이의 얼굴이 귀신이라도 본 듯한 표정으로 변했다.


“멀쩡한 사람 죽이지 말고, 일단 진정들 합시다. 좀!”


이 살벌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장난스럽게 말한 것이 없지 않아 있긴 했다.


“제로···? 네가 어떻게···?”


제로의 얼굴을 봄으로써 가장 당황한 이는 월로였다.


자신이 직접 죽였는데 어떻게? 하는 표정이었다.


“죽을 운명이 아니었나 보지.”


제로의 생환 사실에 모두가 당혹감에 빠져있었다. 그것은 상황을 주도하던 엘렌이며 사건의 시발점인 월로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렇기에, 데미안이 상황을 주도했다.


“일단 모두 해산하게나. 상황은 우리가 인계받겠다.”


데미안이 시선을 끌어모았고,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데미안의 얼굴까지 본 선생들과 학생들은 아득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것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지금 제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오직 엘렌 뿐이었다.


황금같이 빛나던 눈이 붉게 물들었으며, 하얀 검이 전부 검게 변한.


심지어는 성격도 반쯤 변해버린 상태가 된 엘렌이 더 중요했다.


“그러니 엘렌 너는 나랑 따로 같이 좀 있자.”


방금까지 그녀는 월로를 죽일 기세였다. 그리고 그 살기는 아직까지도 유지되고 있었다.


오히려 제로가 돌아옴으로써 더 편하게 월로를 죽일 수 있을 것만 같은 표정이었다.


사고를 치기 전에 관리를 해야만 했고 거기에 더해 엘렌의 흑화까지 진정시키려면 제로와의 시간이 필요했다.


***


엘렌이 진정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5시간이었다.


그 시간 동안 가장 고생한 것은 다름 아닌 제로였다.


과연 다른 이들을 피해 방에 들어가 있길 잘했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여러 번 말했듯 타락 엘렌은 망설임이 없었다. 정확하고 논리적인 결론만 있다면 무엇이든 행할 수 있었다.


그 말의 뜻은 참고 있던 욕망이 분출될 수도 있었다는 뜻이다.


실제로 그것 덕분에 제로는 고생 아닌 고생을 했기도 했고.


“정말로···, 다행이야···.”


마나의 속성이 돌아온 것은 아니었지만, 엘렌의 목소리는 평소대로 돌아왔다.


상냥하고 친절한, 음악과도 같은 선율. 살기 가득한 싸늘한 말투는 사라져있었다.


문제는 역시 눈과 변해버린 마나의 속성이었지만.


“그래서 언제 풀어줄 건데···?”


“싫어.”


뭔가, 대화가 이어지지 않는 느낌이었다.


“뭐가 싫다는 건지···.”


엘렌이 진정하기까지 5시간이 필요했으나, 아무래도 조금 더 필요할 것 같다.


지금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몸과 시간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제로는 마음 편히 몸을 내어주고 먹통이 돼 있던 시스템을 열었다.


마치 신이 자신을 관음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며,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강해지는 시선과 결국 사라질 것이라는 사실이며 하는 것 덕분에 시스템에 신경을 끈지 오래였다.


어차피 놈이 자체적으로 알림을 보내기도 했고, 능력치 부분은 움직이면서 자세히 추측할 수 있었기에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제로가 의도적으로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춘 것이긴 했지만, 결국 좋은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마냥 가만히 둘 상황이 아니었다.


가고일이며, 크리서스의 마나며, 세미 드래곤이며 하는 것들.


그리고 오지 않은 다른 한 인물까지, 이해가 안 되는 것 투성이었으니까.


거기에 아직 오지 않은 에피소드에 관한 알림 역시 궁금증을 키우는 이유가 되었다.


시스템을 띄웠지만, 놈은 계속해서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


[······.]


먹통이 된 것은 아닌 듯 저 알림이 실시간으로 [·········.]하는 식으로 변하긴 했다.


무언가 시간이 필요한 것일까, 생각됐다.


진실은 그것과 거리가 멀었다. 단순히 제로에게 보내야 할 알림이 너무 많았고, 단지 시스템은 그 순서를 결정하기가 힘들었던 것이었으니까.


뭐, 애초에 ‘보내야 할 알림이 많다.’라는 것이 곧 문제가 있음을 반증하는 지표긴 했다.


‘일단 내 스탯부터 볼까···.’


가슴팍에 얹어져 있는 미녀 덕분에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시스템을 확인할 정도는 됐다.


스탯의 경우는 대충 40 언저리로 추측하고 있긴 했다.


그래도 이번 기회에 정확히 보는 것은 나쁘지 않았다. 혹시 자신의 추측과 다른 부분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기회가 될 때 보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제로는 속으로 ‘상태창’을 읊었다.


실로 오랜만에 불러온 시스템 창은 상상 이상으로 제로가 노력했음을 보여주었다.


[이름: 제로]


[스탯: 힘 37, 민첩 39, 체력 38]


[오러: 381/10050]

[재능: 루인, 마나 감응, 오러 감응, 블레이드 마스터리, 오버 드라이브]


아무리 크리서스의 마나라는 편법이 있었다고 할지라도 이 정도의 성장은 대단한 노력이 깃들어있음을 보여주었다.


아니, 애초에 크리서스의 마나를 흡수하는 방법 역시 그가 직접 생각하고, 노력해서 만든 물건으로 가능한 것이었으니 그 전부가 그의 노력이라 말할 수 있었으리라.


이제는 가히 3학년을 압도할 정도로 뛰어난 스탯, 그리고 데미안과 견줄 수준의 마나 총량.


‘그래도···. 부족해···.’


이렇게까지 성장했음에도, 제로는 성장에 대한 갈증을 느꼈다.


세미 드래곤을 상대할 때도 부족함을 느꼈고, 자신의 진짜 적은 세미 드래곤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될 강자임이 느껴졌으니까.


분명 이정도의 스탯은 높았으나, 만족할만한 수준은 못 됐다.


대충 상태창 열람을 완료함과 동시에 시스템은 다시 한 번 알림을 보냈다.


[누락 된 알림이 아주 많습니다. 온 순서대로 열람이 시작됩니다.]


‘그래···.’


솔직히 조금은 쉬고 싶었다.


자신의 배 위에 얹어져 있는 미녀 때문에 조금 더 놀고 싶기도 했고, 같이 침대에 누워서 쉬고 싶기도 했다.


며칠간 쉬지도 않고 전투를 해온 것은 제로도 마찬가지였으니까.


당장 잠들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는 용케 정신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지금 꼭 해둬야 하는 것이었다. 시스템의 알림은 정보를 주는 몇 안 되는 길이었으니까.


[에피소드가 틀어졌습니다.]


시작은 그 알림이었다.


[당신은 에피소드를 회피했습니다. 몇 명의 신이 당신의 행동에 크나큰 반감을 가집니다.]


아마 이 시점이 잡혀야 에피소드가 시작됩니다. 하는 것을 본 시점일 것이다.


[몇몇 신이 당신에게 패널티를 부여하고자 합니다.]


이것은 정해진 계획이 틀어졌기에 생긴 당연한 반발이었다.


당장 제로도 계획이 틀어지면 짜증을 느끼기 일쑤였으니까.


[만세의 대도서관이 당신에게 적대한 모든 신에게 제재를 가합니다.]


다만 만세의 대도서관은 아무래도 변한 에피소드를 인정한 모양이다. 그렇기에 제로를 가로막는 것들을 치웠다.


‘이게 가고일 전투 첫날에 왔어야만 했던 알림이다.’


왜 이제야 온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무언가 분명한 이유가 있을 터.


제로는 다음 알림으로 넘어갔다.


둘째 날의 알림.


그것은 스탯의 상승을 제외하면 딱히 이렇다 할 것이 없었다.


다만, [한 신이 당신에게 크나큰 적대감을 흘립니다.]


[어떤 또 다른 신이 경고합니다. 이 이상으로 진실에 다가가지 마십시오.]


‘역시 나를 보고 있는 게 분명하구나.’


크리서스 역시 ‘멸살자’라는 이름을 가진 신이다. 그것도 신살을 행할 수 있는 강력한 신.


다른 신들도 보는 이것을 그라고 못 볼 성싶은가.


특히 자신이 김무성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는 놈이 바로 크리서스다. 그러니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 봐도 무방했다.


놈은 아주 정당한 권리와 권한으로, 제로가 살아가며 적고 있는 이 세계의 이야기를 읽고 있음에 틀림없었다.


그러지 않고서야 직접 시스템을 통해 불편한 감정을 보이진 않았겠지.


심지어 제로에게 불편한 감정을 가진 신이 크리서스 뿐만이 아니었다는 점은 상당히 놀라웠다. 어째서 신을 죽이기 위해 살아가는 멸살자에게 호감을 보인다는 것인가.


물론 그것은 멸살자를 향한 호감은 아니었다. 단지 제로를 싫어했기에 보낸 알림이었을 뿐이었다. 그 사실은 제로로선 알 수 없었다.


다음, 3일 차의 알림이다.


[누군가의 짙은 마나가 느껴집니다.]


라는 알림이 수십, 수백 개.


[스탯이 상승했습니다.]


라는 알림 역시 똑같이 수백 개.


마지막으로, [반신의 존재를 목격했습니다.]


라는 알림.


이것은 무언가 새로운 흐름이 일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뭐, 이미 크리서스가 개입했다는 것을 안 그 시점부터 흐름이 변했음은 잘 알았지만.


반신의 존재는 세미 드래곤이되 놈은 반신의 힘을 온전히 사용하지 못했다.


그러지 않고서야 제로에게 죽지 않았겠지.


다음.


제로가 떨어진 직후의 알림 역시 누락 되어 있었다.


[······! 에피소드가 새롭게 진행됩니다.]


[수많은 요소가 어우러져 운명의 축이 크게 변화합니다. 향후 에피소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에피소드- ‘생존기’가 진행됩니다.]


[하나의 변수가 에피소드의 축을 다시 한 번 변화시킵니다.]


[에피소드가 소실되었습니다.]


굳이 깊게 생각할 필요는 없었다. 그냥 바꾸고 바뀌고 바뀌어 이 에피소드는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았다.


차라리 다행이다, 생존기같은 귀찮은 것이 사라진 것은 호재였다.


이걸로 안 온 3일의 알림은 끝이 났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이 남아있었다.


바로 안 온 이유. 그리고 지금 와야 할 알림까지.


시스템은 제로가 그 의문을 떠올림과 동시에 새롭게 알림을 보냈다.


[한 신이 에피소드에 개입했습니다.]


[만세의 대도서관에 도움을 요청···.]


[만세의 대도서관에 큰 피해가 생겼습니다. 시스템의 요청이 거부됩니다.]


[누군가의 권능이 시스템에 개입합니다. 그것과 관련된 모든 알림이 강제 누락 되기 시작합니다.]


[······]


이게 그 원인이었고.


[만세의 대도서관의 복구가 완료되었습니다. 누락 된 알림이 재발송됩니다.]


이제야 그 내용이 뜬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누락 된 알림은 여기까지였다.


‘어쩐지, 오러에 관한 알림은 왔다 했는데···. 크리서스가 개입한 내용만 가려진 건가?’


크리서스의 직접 개입. 그 신이 특정된 것은 아니었지만, 정황상 크리서스라 봐도 무방했다. 그리고 신의 개입은 상상 이상으로 위험했다.


크리서스는 곧 신이다. 그리고 같은 신을 죽일 수 있는 힘을 가진 진짜 신 중의 신이다.


지금까지야 대도서관에 도전자(사서)로 묶여 큰 움직임을 취할 수 없었다곤 해도, 대도서관이 피해를 입었다는 그 시점에서 놈은 어떤 형태로든 이 세계에 개입했을 것이다.


어쩌면 그것을 노리고 놈이 직접 대도서관을 공격했던 것일 수도 있고.


물론 놈이 개입할 요소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리고 제로의 눈에는 딱 한 가지 그럴 요소가 보였다.


‘날 떨어트린 놈. 그놈에게 개입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어떤 방식으로든 말이다. 어쩌면 떨어트리기 이전에 이야기를 한 것일 수도 있고, 떨어트린 이후 접근한 것일 수도 있겠지.


문제는 어떤 방식이든 제로에겐 좋지 않았다.


‘생각보다 귀찮아지겠는데···?’


신과의 직접적인 대립. 특히 바라지도 않을 신과의 전쟁이 시작될 것만 같았다.


당장은 아니지만, 왜인지 그럴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자신에게 남아있는 새로운 과제를 생각하자 정신이 아득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남은 알림은 물 흐르듯 지나갔다.


굳이 자세히 볼 것들은 아니었다.


[에피소드의 완수를 알립니다.]


[운명의 축-개벽의 에피소드를 완성했습니다.]


[당신의 오러에 조율의 힘이 담깁니다,]


[당신의 격이 상승했습니다.]


돌고 돌아 완성된 에피소드에 대한 보상이 주어졌고.


[새로운 서사가 완성되었습니다.]


[초월자의 개입으로 서사의 내용은 열람이 불가능합니다.]


무언가 초월자의 개입으로 시작된 하나의 서사가 완성되었으며.


[엘렌 디 카라드의 정보가 일부 수정되었습니다.]


하는 엘렌에 대한 정보가 조금 더 공개되었다.


다만 제로는 굳이 그 정보를 보지는 않았다. 직접 물어보면 되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이렇게 시스템으로 보는 것은 마치 자신이 이 세계의 사람이 아닌 단순한 관찰자가 되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서사 및 에피소드 완수에 관한 보상이 정산됩니다.]


[퇴고 스택 3개가 지급됩니다.]


[필요한 상황에서 퇴고 스택이 미지급되었습니다.]


이것은 분명 제로가 떨어지는 그 시점을 의미하는 것일 터.


[그에 대한 보상으로 지금 지급되는 퇴고 스택이 2배가 됩니다.]


당시에는 그게 없었기에 죽을 뻔했지만, 잘 살아온 지금은 그냥 개꿀이었다.


[현재 퇴고 스택: 10개]


이것으로 알림은 끝이었다.


작가의말

수정 내용: 전채적인 문장 및 엘렌 관련된 씬을 조금 다듬었습니다. 또한 여러 부분으로 다듬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미연재 소설 속 작가 생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챕터 13 전면 수정 들어가겠습니다. 21.07.14 18 0 -
공지 ~7/13일 휴재 안내 +1 21.07.11 15 0 -
공지 주 5회 연재입니다. (월, 수 제외 모든 요일 연재) 21.06.29 13 0 -
공지 후원금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21.06.29 10 0 -
62 Extra Episode. 크리언 21.07.05 66 0 18쪽
» Chapter.13 신의 적의 (2) 21.07.02 76 1 20쪽
60 Chapter.13 신의 적의 (1) 21.06.30 77 1 14쪽
59 Chapter.12 변화하는 운명 (6) 21.06.29 53 0 11쪽
58 Chapter.12 변화하는 운명 (5) 21.06.29 67 0 12쪽
57 Chapter.12 변화하는 운명 (4) 21.06.20 74 2 13쪽
56 Chapter.12 변화하는 운명 (3) 21.06.20 42 2 13쪽
55 Chapter.12 변화하는 운명 (2) 21.06.19 56 2 11쪽
54 Chapter.12 변화하는 운명 (1) 21.06.19 66 2 12쪽
53 Chapter.11 피어오르는 위험 (5) 21.06.16 75 2 12쪽
52 Chapter.11 피어오르는 위험 (4) 21.06.15 60 2 12쪽
51 Chapter.11 피어오르는 위험 (3) 21.06.15 62 2 11쪽
50 Chapter.11 피어오르는 위험 (2) 21.06.14 77 2 12쪽
49 Chapter.11 피어오르는 위험 (1) 21.06.14 74 1 12쪽
48 Chapter.10 시험 끝 (3) +1 21.06.11 85 3 16쪽
47 Chapter.10 시험 끝 (2) 21.06.10 107 5 15쪽
46 Chapter.10 시험 끝 (1) 21.06.09 104 6 11쪽
45 Chapter.9 마왕의 흔적 (4) +1 21.06.08 103 5 12쪽
44 Chapter.9 마왕의 흔적 (3) 21.06.07 108 6 12쪽
43 Chapter.9 마왕의 흔적 (2) 21.06.06 101 7 15쪽
42 Chapter.9 마왕의 흔적 (1) +3 21.06.05 124 7 12쪽
41 Chapter.8 마족의 파편 (5) 21.06.04 113 6 13쪽
40 Chapter.8 마족의 파편 (4) +2 21.06.03 129 7 10쪽
39 Chapter.8 마족의 파편 (3) 21.06.03 126 6 14쪽
38 Chapter.8 마족의 파편 (2) +1 21.06.02 152 8 12쪽
37 Chapter.8 마족의 파편 (1) +3 21.06.01 147 11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루즐'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